Auto Hunting With My Clones RAW - Chapter (37)
루키 (4)
* * *
서울로 가는 차 안.
상우는 분신 2, 3, 11호와 함께 서울로 향하는 중이었다.
운전을 하고 있는 건 다름 아닌 2호.
[재생력이 0.001 올랐습니다.]
[재생력이 0.001 올랐습니다.]
[근력이 0.001 올랐습니다.]
[체력이 0.001 올랐습니다.]
[재생력이 0.001 올랐습니다.]
···
능력치가 쉬지 않고 오르고 있었다.
메시지 창이 시끄러울 정도.
그 사이 상우는 뒷좌석에 앉아 무언가하고 있었다.
그의 시야는 지금 두 곳을 비추고 있었다.
하나는 차안을 바라보는 상우 본체의 시야.
나머지 하나는 운전을 하고 있는 2호의 시야였다.
이렇게 시야를 두 개로 나눠서 볼 수 있게 된 건 패밀리어 스킬의 기능이 강해졌기 때문이었다.
───────────────
[패밀리어/시전형(Lv.17)]: 대상 예속 개체의 감각을 공유합니다. 레벨에 따라 감응 범위가 늘어납니다.
-현재 시전 범위: 17km
-멀티태스킹이 가능합니다.
-최대 연결수: 1기
───────────────
‘내가 강해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분신을 제어하는 사령탑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야 돼.’
패밀리어 스킬은 레벨당 1km씩 거리가 증가하기 때문에 100레벨을 찍으면 범위가 100km로 늘어나 매우 유용할 터였다.
그래서 상우는 지난 6개월간, 시간이 될 때마다 열심히 패밀리어 스킬을 운용했었다.
그로 인해 분신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패밀리어 스킬임에도 불구하고 꽤 가파른 성장을 이뤄냈다.
오로지 상우의 힘만으로 이뤄낸 성과였다.
그리고 그렇게 성장시킨 패밀리어 스킬은 10레벨이 되자, ‘멀티태스킹’이라는 추가 기능이 열렸다.
이제 패밀리어 스킬을 항시 운용하면서도 다른 일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때문에 상우는 패밀리어 스킬의 숙련도를 올리기 위해 스킬을 운용하면서도, 동시에 다른 일을 하고 있었다.
상우의 오른손에 들린 단검이 웅웅거렸다.
‘음··· 검을 손의 연장이라고 생각하면서··· 마나를 얇게 펼쳐서 끊어지지 않게···.’
그는 지금 헌터들 사이에서 ‘검기’ 혹은 ‘오러’라 불리는 스킬을 익히기 위해 연습 중이었다.
허나, 도무지 성공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한 번만 성공하면 분신 시키면 되는데.’
그 한 번이 너무나 어려웠다.
그래도 상우는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했다.
그렇게 연습하고 있을 때였다.
지잉-
귀에 걸린 고글에서 약한 진동 알림이 울렸다.
메시지가 온 거였다.
“확인.”
그러자 고글로부터 홀로그램이 펼쳐지며 상우에게 온 메시지가 떴다.
-[웬수]: 오빠 올 때 치킨 사와
-[웬수]: 순살 알지?
여동생 지우가 보낸 메시지였다.
상우는 한숨을 푹 쉬었다.
-[상어]: ㅇㅋ 1마리?
-[웬수]: ㄴㄴ 3마리
상우는 병원에 들르기 전에 치킨집부터 들르기로 했다.
* * *
지우가 있는 마나집적환자실.
어느 정도 안정기를 되찾은 지우가 혼자 쓰는 1인실이었다.
그곳에 지우와 일단의 교복입은 여학생들이 몰려 있었다.
찰칵.
누워있는 지우 주변으로 옹기종기 모여서 단체로 셀카를 찍은 그녀들.
“사진 봐봐. 잘 나왔어?”
“응. 이뿌다. 헤헤.”
“내 인스타에 올릴게.”
지우는 스마트폰을 두두다다 두드려서 SNS에 사진을 업로드했다.
───────────────
jiwoo_gae #환자 #병실 #친구 #셀카놀이
병실에만 있어서 너무 외롭던 찰나···
친구들이 와줬어요!
역시 너희들 뿐이얌
우리 우정 영원하자~
♥좋아요 3개
so0an_ha: 사진 잘나왔다 ♡.♡
lee_cheon00: 빨리 나아라
18.hyewon: 지우야 사랑해!
···
───────────────
“야야야, 빨리 좋아요 눌러.”
“알아써 이년아. 기둘.”
사실 지우는 근 반년간 병실에만 처박혀있었다.
MA바이러스 때문에 마나 밀집도가 낮은 환경은 위험했기 때문이다.
처음 지우는 치료 방법이 없는 바이러스에 걸렸다는 사실에 인생이 끝날 거 같은 절망감을 느꼈다.
게다가 유일한 가능성이 5000억짜리 엘릭서라니.
언감생심 꿈도 꿀 수 없는 가격이기에 지우는 좌절하며 슬픈 나날들을 보냈다.
근데 웬걸?
며칠 지내다보니 지우는 금세 상황에 적응했다.
병실 생활도 나쁘지 않았던 것이다!
그 이유는 바로 스마트폰.
스마트폰 중독인 지우는 우울하다가도 유튜브에서 웃긴 영상만 봐도 실실 웃음이 나왔다.
물론 의사는 이를 보고,
“조울증 초기 증상입니다.”
라는 소견을 내놓았지만 말이다.
때문에 이를 철썩 같이 믿은 가족들은 더욱 지우가 해달라는 대로 신경을 써줄 수밖에 없었다.
허나 지우는 전혀 상관이 없었다.
‘사실 이렇게 사는 것도 나쁘지 않아. 등 따숩고, 배부르잖아.’
5000억짜리 엘릭서는 바라지도 않았다.
어차피 헌터인 오빠가 돈을 많이 버니, 달달이 수천만원이 드는 병원비 정도야 어떻게든 감당해주겠지 하는 생각이 있었다.
생명에 큰 지장이 없다는 걸 깨닫자 좀이 쑤시기 시작했다.
그래서 처음엔 혼자만의 공간을 갖기 위해 다인실을 이용하다가 오빠를 졸라서 1인실로 옮겼고, 나중엔 노트북과 스마트폰을 가져왔으며, 그 이후에는 친구들을 불러서 놀았다.
무엇보다 인터넷 세상, SNS는 하루종일 해도 시간이 가는 줄 몰랐다.
은근히 은둔생활과 잘 맞는 지우였다.
때문에 그녀는 충분히 자기의 생활에 만족하고 있었다.
“근데 지우야, 치킨은?”
“좀 있으면 올 거야.”
그때, 병실문이 스르륵 열렸다.
“어, 치킨이다!”
그 말에 스마트폰을 보고 있던 모두의 시선이 병실 입구로 향했다.
저벅저벅 들어서는 인물은 치킨을 들고 있는 상우와 분신들이었다.
걸어오는데 훤칠한 기럭지와 평범한 옷으로도 가릴 수 없는 근육들이 꿈틀거렸다.
“오빠 안녕.”
“어, 안녕. 근데 친구들 와 있었네. 안녕.”
상우가 씨익 웃으며 인사했다.
큰 눈이 빙그레 호선을 그리며, 그 미소가 소녀들의 마음을 강타했다.
‘헐, 졸라 훈남이다!’
여학생들이 수줍게 인사를 했다.
“아, 안녕하세요오. 오라버니.”
“지우 오빠세요?”
“어, 응. 아니. 쟤랑 웬수야. 5000억짜리 웬수.”
“웬수라니! 이렇게 귀여운 웬수 봤어?”
지우가 입을 쭉 내밀며 짐짓 귀여운 척을 했다.
“주댕이 집으느어라. 죽탱이 맞기 전에.”
상우가 주먹을 부르르 떨며 협박했다.
그 모습을 보며 지우의 친구들이 키득거렸다.
“헤헤, 오빠 참 재밌으시네요.”
“재밌기는··· 진심인데.”
“농담도 참. 호호호.”
지우의 친구가 내숭을 떨며 웃자 지우가 어이없어했다.
“야, 김혜원. 너 왜 연기톤으로 웃냐.”
“내, 내가 뭘? 나 평소에도 이렇게 웃거든?”
티격태격하는 소녀들이었다.
상우는 그녀들을 말리며 치킨을 내려놓았다.
“그만 싸우고 치킨이나 먹자.”
“맞아. 근데 오빠, 왜 이렇게 늦었어.”
지우의 타박에 상우는 인상을 찌푸렸다.
“니가 걍 시켜먹던가.”
“아, 병원에서 못 시켜먹게 한다고! 짜증나 죽겠어.”
“너 처묵처묵해서 돼지 될까봐 병원에서 세심하게 배려해준 거지. 감사하게 여겨라.”
“뭐래, 돼지가.”
“이렇게 몸 좋은 돼지 봤냐?”
상우가 짐짓 팔을 들어 올려 알통을 만들어보였다.
긴팔 티셔츠로 가려진 몸이었지만, 티셔츠 너머로 알통이 울룩불룩 튀어나왔다.
‘와··· 근육 봐봐.’
소녀들이 그렇게 감탄하고 있을 무렵, 지우가 침대에서 내려왔다.
환자복만 입었을 뿐이지, 마나집적환자실 내에서는 일반인이나 다름없는 지우.
링겔도 맞지 않아서 걸리적거릴 게 없었기 때문에 곧장 상우의 팔에 매달렸다.
“오, 오오-! 오빠 힘 쩔어!”
“진짜? 오빠 저도 매달려봐도 돼요?”
“어? 응. 그래.”
상우는 나머지 팔도 쭉 펴서 옆으로 뻗었다.
그 팔 끝에 매달리는 지우의 친구.
하지만 상우의 팔은 요동도 안했다.
“와-! 진짜 쇠기둥 같애.”
“나두 해볼래.”
병실에서 벌어진 난데없는 놀이기구 시간이었다.
그렇게 한창 노닥거리다가 내려온 지우와 친구들.
상우는 투덜거렸다.
“하, 정지우. 살 좀 빼라. 진짜 니 몸무게 1톤 넘는 듯.”
“뒤진다.”
지우가 팔에서 내려오며 주먹으로 퍽 쳤다.
“지우야, 너 팔도 아프니? 주먹이 아니라 솜인 거 같은데.”
“아, 짜증나!”
퍽퍽퍽 상우를 때리는 지우였지만, 상우는 간지러울 뿐이었다.
그렇게 장난치고 있을 때, 지우의 친구들이 상우에게 물었다.
“오빠, 근데 다른 오빠들은 왜 말 안해요?”
“맞아요. 네쌍둥이에요?”
그 말에 지우가 낄낄거렸다.
“그거 아니야. 쟤네 울 오빠 아니거든. 분신들이야.”
“분신?”
“응. 우리 오빠 헌터잖아. 능력이 분신 만드는 능력이야.”
“오와!”
“진짜에요?”
“맞아. 얘네 내 분신들이야.”
신기해하는 친구들.
그렇게 분신들과 헌터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치킨도 먹고 같이 사진도 찍어준 상우는 분신들과 함께 병원을 나섰다.
이제 집을 들러 부모님을 뵈어야 했으니까.
‘밝게 지내줘서 고맙다. 정지우.’
그리고 지우와 함께 찍은 상우의 사진은, 지우의 SNS 계정에 업로드 되었다.
───────────────
jiwoo_gae #환자 #친오빠 #분신술 #헌터
C급 헌터인 상우 오빠.
일하느라 바쁠 텐데도, 아픈 동생을 위해 친히 치킨을 사다주는 착한 오빠다.
난 이런 친오빠가 있어서 너무 행복해!
나도 열심히 공부도 하고 운동해서 건강해질게!
오빠 사랑해~
♥좋아요 21개
kill_m0n: 상우? 설마 던전 죽돌이 정상우임?
huuuun_ter: C급 1위 정상우 씨 동생이었구나 ㅎㅎ 친하게 지내요!
ssssssss_guy: 오오오오~ 스킬이 분신술인가보네. 대박이다
···
───────────────
그때까지 지우는 그 한 장의 사진이 얼마만큼의 파급력을 가져올지 상상하지 못했다.
좋은 의미로 말이다.
* * *
지우가 입원해있는 병원으로부터 차로 10분 거리에 떨어져있는 아파트 단지.
그곳에 상우의 차가 멈춰 섰다.
그곳은 높이 20층짜리 주상복합 아파트였는데, 높은 곳보다는 벙커형태로 단단하게 지어진 지하층이 가격대가 높았다.
왜냐면 몬스터 침입에 대해 지상보다 안전했으니까.
그리고 상주하는 경비원들이 E급 헌터들이었기 때문에 보안이 상당해서 사람들이 선호하는 아파트였다.
물론 시세가 좀 높고, 관리비도 비싸긴 했지만.
상우의 가족들이 사는 아파트 층수는 지하였다.
“엄마, 나 왔어.”
상우가 문을 열고 집에 들어서자, 이애숙 여사와 강준모 에이전트가 거실 쪽에서 나왔다.
“아들, 왔어?”
“헌터님 오셨네요.”
“안녕하세요.”
사실, 부모님도 뵙고, 겸사겸사 세금문제를 상의하기 위해 강준모를 찾은 상태였다.
곧 5월이었기 때문에 세금신고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거실에 있는 소파로 향하면서 상우는 엄마한테 짜증을 냈다.
“엄마, 내가 분신 붙여준다니까.”
“됐어. 엄마는 괜찮으니까 그럴 시간에 분신 데리고 돈이나 더 벌어. 지우 치료제 구해야지.”
“아니, 그러다가 지난번처럼 몬스터라도 들어오면···.”
“하하, 말씀 중에 죄송한데요, 이거.”
소파에 앉자, 강준모는 눈치를 보며 상우에게 서류를 내밀었다.
“어머님께도 보여드렸는데, 여기 지난 매출입니다.”
“네, 감사합니다.”
두 모자의 말다툼이 일단락되었다.
복잡한 숫자들로 가득한 서류를 보며 상우는 인상을 찌푸렸다.
“음··· 어렵네요. 어떻게 보는 거죠?”
“여기 보시면 작년 매출이 33억입니다.”
사냥을 해서 벌어들인 수익과 케이너스 길드와 맺은 계약으로 인해 벌어들인 계약금 수익이었다.
그리고, 상우는 그 돈 대부분을 병원비와 집 구매, 쥬얼과 스킬 구매에 사용했다.
“소득의 상당부분을 다시 지출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소득공제를 받으실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자세한 건 세무사에게 확인해봐야겠지만요. 문제는 올해입니다.”
강준모는 한숨을 쉬었다.
“올해 벌어들인 수익이 4개월 동안 약 149억 정도 됩니다.”
상우가 괴마흡정 스킬을 얻은 건 11월이었다.
그 뒤로, 분신들과 함께 몬스터 사냥에 힘써왔는데, 트롤을 본격적으로 사냥하기 시작한 건 1월부터였다.
상우가 사냥한 트롤의 수는 처음에는 수 마리였다가, 나중에는 수십 마리, 그 이후에는 하루에 수백 마리씩 잡고 다녔다.
오죽하면, 몬스터 수거반에서 사체를 다 수거하지 못할 정도였다.
상우가 하루에 잡은 트롤들 중에서 일부만 수거해서 팔았음에도, 트롤이 워낙 고가라 최근에는 하루에 2억, 3억씩 벌렸다.
그래서 수익이 크게 불어나기 시작한 건 2월부터였는데, 그렇게 번 돈이 어느덧 150억에 가까워진 거였다.
“지금 기세로 봐서는 올해 거의 5~600억 이상 벌게 되실 거 같은데, C급 헌터 절세 혜택을 감안해도 세금만 30%입니다. 근데, 아시다시피 돈을 모아두기만 하면 세금 폭탄을 맞는지라···.”
강준모가 말하는 의미는 간단했다.
벌었으니 좀 쓰자, 라는 거였다.
“좋습니다. 이제 돈 좀 써야겠네요. 그럼 조만간 쇼핑이나 하러 가시죠.”
“쇼핑 괜찮죠. 근데 어떤 거 사시려고···?”
“헌터가 살 게 뭐 있나요.”
상우가 피식 웃었다.
“스킬이나 아이템 사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