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 Hunting With My Clones RAW - Chapter (39)
생존자 (2)
분신은 그래도 옷은 입고 있지만, 바지만 입은 상태긴 했다.
[분신술 스킬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분신강화 스킬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그리고 분신이 소환되면서 분신술 스킬의 레벨이 나란히 상승했다.
“앗싸! 분신술 스킬 렙업했다.”
상우는 기쁜 듯이 자랑했다.
허나 김우현은 분신을 가리키며 빽 소리를 질렀다.
“야! 옷은 입히라고!”
바지만 입고 있는 상우의 분신은 울룩불룩한 상체 근육을 드러내고 있었다.
김우현은 그 모습을 보며 민망한 마음에 짜증을 냈다.
“옷이 1개밖에 복사가 안되는 걸 어쩌라고. 확, 티셔츠만 복사해버릴까보다.”
“변태새끼.”
“뭐 어때, 남자끼리만 있는데. 아, 맞다. 너 남자 취향이었지. 괜히 내가 또 마음에 불을 지폈구만. 흐흐.”
“게이 아니거든!”
티격태격하는 두 사람.
사실 상우의 분신술은 10레벨이 넘으면서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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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신술(Lv.12)/시전형]: 기운을 소모하여 자신과 똑같이 생긴 분신을 소환합니다. 레벨에 따라 소환 가능한 개체수가 늘어납니다.
-현재 소환 가능한 개체수: 12
-재사용 대기 시간: 20시간 45분
-본체의 장비 1개를 복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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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를 복사할 수 있게 된 거였다.
어떤 장비가 복사되는 건지는 상우가 직접 취사선택을 할 수 있었다.
덕분에 이제는 옷가지 정도는 입힌 상태로 복사를 할 수 있었다.
물론 지금처럼 상하의를 나눠입는 평상복일 때는 바지 정도만 입힌 채로 말이다.
‘내가 전투슈트를 입고 소환하는 게 제일 편하긴 하지.’
상하의가 이어진 전투슈트는 장비 1개로 취급되어 같이 복사되곤 했다.
대신 복사된 장비는 영구히 유지되지는 않았고, 분신이 역소환되면 같이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분신술 스킬의 레벨이 올라가면서 달라진 점이 또 있었다.
바로 재사용 대기시간이 더 빠르게 줄어드게 된 거였다.
원래는 분신술의 재사용 대기시간 감소가 레벨이 오를 때마다 15분씩 감소했었는데, 10레벨 이후부터는 30분씩 감소했다.
‘이 기세면 50레벨 이전에 재사용 대기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는 건가. 그러면 무한 분신을···.’
마나만 있으면 무한으로 분신을 뽑을 수 있기 때문에, 지금처럼 분신들을 일일이 데리고 다니지 않아도 될 터였다.
그날을 위해 상우는 열심히 노력하고 있었다.
“자, 3호야. 포션 빨리 다 먹고 움직이자.”
분신들에게 독(?)을 먹이면서.
그렇게 400병에 가까운 포션을 먹인 상우.
포션을 먹이느라 3호와 새로 소환한 2호까지 역소환시킨 그는 남은 포션들을 챙겼다.
“우현쓰, 나 간다. 재료는 곧 구해올게. 좋을 걸로다가.”
“빨리 가버려. 재료 못 구하면 오지도 말고.”
그리곤 김우현에게 인사를 한 뒤 사무실을 나섰다.
이제 박원태 단장을 만날 차례.
상우는 강준모와 함께 케이너스 길드로 향했다.
케이너스 길드 사옥 역시 강남이라 금방이었다.
거대한 케이너스 길드 사옥에 들어서자, 새삼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볼 때마다 크네요. 역시 국내 3위인가.”
“하하, 헌터님은 조만간 저런 건물 수십 채를 가지게 되실 겁니다.”
“에이, 그런 입에 발린 소리를. 기분 좋네요. 하하.”
상우가 멋쩍게 웃었다.
“농담 아닌데요.”
강준모는 진지해보였다.
사실, 6개월만에 C급이 된 헌터이자, 휘하에 웬만한 헌터들보다 뛰어난 분신들을 자유자재로 부리는 헌터가 어디 흔하겠는가.
그는 정상우가 1인 길드로 성장할 수 있다고 보았다.
S급 헌터처럼.
‘최고의 자리, 반드시 같이 따라갈 겁니다.’
강준모는 상우의 성공에 있는 힘껏 빌붙을 작정이었다.
물론 상우는 그런 강준모의 진지함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이윽고 도착한 박원태 단장의 집무실.
“어서 오십시오. 강 대표님, 그리고 정상우 헌터님.”
“네, 안녕하세요. 대표님.”
“그동안 안녕하셨습니까. 박 단장님.”
상우의 인사에 박원태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웃었다.
“곧 쌩돈 5000억이 날아가게 생겼는데 잠이 오겠습니까? 그저 웃지요. 하하하.”
“에이, 아직 멀었죠. 그저 노력할 뿐입니다. 참, 분신은 여기 요놈으로 데려가시면 될 거 같습니다.”
상우가 옆에 11호를 가리키며 얘기했다.
“분신을 보내는 건 뭐 정기적인 거니 됐구요. 그보다는 이번에 유나랑 연락이 필요할 거 같습니다. 직접 출장 한번 가주시죠?”
그동안 상우도 일이 바빴기에 아이슬란드까지 직접 갔던 적은 처음 갔을 때 뿐이었다.
이후로는 분신을 내어주고, 통신으로 제어해주는 정도만 맡았을 뿐이다.
하지만, 거기에 변화가 생겼다.
최근, 분신을 통해서 오딘의 탑 내부의 변화를 읽어냈던 거다.
그 원인은 달라진 분신 강화 스킬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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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신 강화(Lv.31)/영구지속형]: 분신의 본체 능력치 반영 비율을 증가시킵니다.
-현재 능력 반영 비율: 65%
-본체에게 향하는 경험치 비율이 증가합니다.
-분신의 판단력이 증가합니다.
-분신의 협동성이 증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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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20, 30레벨을 넘겼을 때 생겨난 새로운 효과.
그 중 경험치 비율이 증가되는 효과가 추가되었을 때부터 상우에게 이상한 일들이 벌어졌다.
어떤 일을 하다가 갑자기 전혀 본 적이 없던 광경이 떠오른다던지, 잠을 자서 꿈을 꿀 때도 마치 누군가의 경험을 보는듯한 장면들이 떠올랐다.
상우는 자신에게 보인 그 장면들을 살펴보다가, 그것들이 하나 같이 ‘분신’들이 있었던 장소라는 걸 알아냈다.
즉, 상우에게 향하는 경험의 비율이 높아지면서, 상우는 분신들의 경험도 자신의 것으로 점차 받아들일 수 있게 된 거였다.
상우는 매우 기뻤다.
‘이거 분신 강화 스킬 레벨이 올라가면, 분신들을 공부시키면 되는 거잖아? 그 기억도 다 공유될 테니까.’
이제 시험 공부를 대신 시킨다는 로망을 실현할 발판이 마련된 셈이었다.
허나, 지금은 대학교는 휴학 상태.
지금은 꿈으로만 남겨둬야 할 로망이었다.
물론 처음에는 상우가 직접 하지 않은 기억들이 생각나거나, 분신들이 다치는 기억, 그리고 몬스터를 잔인하게 죽이는 장면들이 가끔씩 떠올라 괴로울 때도 있었다.
다행히 요새는 게임이나 영화를 보는 것처럼 무덤덤해졌다.
마치 공포영화도 자주 보다 보면 익숙해지고, 오히려 즐기게 되는 것처럼.
그리고 그런 부정적인 면보다는 긍정적인 면이 더 컸다.
무술을 익히거나, 스킬을 사용할 때, 분신의 관점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 이해하게 되었으니까.
어려운 동작이 있으면 분신을 시키고, 그 기억을 공유 받아서 상우가 움직이면 바로 체득되고는 했다.
그리고, 그 변화는 상우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되어주었다.
그런데, 최근에 상우에게 이상한 모습들이 보였다.
아무것도 없이 오로지 얼음과 눈, 세찬 바람만 오가는 극한의 빙결대지, 오딘의 탑.
그 속에 있는 꿈을 꾸었는데, 거기에서 생전 처음 보는 인간 무리들을 만난 거였다.
상우가 분신을 시켜 설치했던 벙커 쪽에 있었던 그들의 외투에는 선명하게 케이너스 길드 마크가 있었다.
‘생존자들이 있었구나.’
꿈에서 깬 상우는 그 기억이 분신의 기억임을 확신하고는 그 즉시 박원태에게 그 사실을 알렸다.
그리고 그 소식을 들은 박원태가 상우가 직접 가줄 것을 요청한 거였다.
아마도, 1층 생존자들과 직접 대화를 원하는 거 같았다.
상우가 입을 열었다.
“좋습니다. 대신 출장비는 챙겨주시나요?”
“하하. 그정 도는 당연히 드려야죠.”
“역시 케이너스군요. 그리고 저도 부탁드릴 게 있습니다.”
“어떤 부탁입니까?”
“제가 질 좋은 스켈레톤 뼈를 구해야하는데 국내에는 괜찮은 던전이 없어서···.”
상우가 박원태에 무언가 부탁을 했다.
* * *
타이베른 행성.
인간과 엘프, 드워프, 오크, 드래곤 등 다양한 종족들이 조화롭게 살아가던 그 거대한 행성은 전쟁으로 크게 훼손되어 있었다.
행성을 침입한 이종족, 크라니드 때문이었다.
벌레 같기도, 동물 같기도 한 괴이한 생명체인 그들은 어느 순간 포탈을 앞세워 타이베른 행성을 침공했다.
행성 곳곳에 동시다발적으로 생겨난 포탈이 생겨났고, 그 속에서 크라니드들이 튀어나왔다.
뿐만 아니라 크라니드는 그들과는 전혀 다르게 생긴 이계인들마저 부려서 쳐들어왔다.
처음에는 싸울만 했다.
오랜 시간 마법을 발달시킨 타이베른 행성의 저력도 만만치 않았으니까.
허나, 숫자에는 장사가 없다고 했던가.
죽여도 죽여도 끝도 없이 쏟아져 나오는 적들 앞에서 하나둘 무릎 꿇기 시작했다.
처음 멸망한 종족은 오크였다.
특유의 호전성을 바탕으로 절대 물러서지 않고 크라니드와 맞섰던 그들은, 결국 제일 빨리 멸망당했다.
결국 크라니드에 의해 점령당한 오크의 땅.
그곳은 마치 생명을 띈 것처럼 보이는 기괴한 물질로 뒤덮여 오염되기 시작했다.
오크들의 삶의 터전은 이내 거대한 결계로 뒤덮였고, 그 이후엔 결계 속에서 흉성이 가득하여 몬스터처럼 변해버린 오크들이 더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제 유일하게 남은 문명은 연합군 최후의 저지선인 유렌시아 제국 뿐.
그들은 드래곤들이 펼친 대륙 전체를 감싸는 거대한 결계 속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 결계 앞에서는 치열한 전쟁이 한창이었다.
파아아악-!
한 남자의 주먹질에 반경 100m의 범위가 초토화되었다.
원뿔형의 범위에 속해있던 몬스터들과 크라니드들은 모두 압살.
흔적만 남긴 채 사라진 모습을 뒤로 하고 남자는 다시 몸을 날렸다.
다음 목표는 거대한 바위덩어리를 던지려고 하는 사이클롭스였다.
“느리다.”
2m가 넘는 남자.
인간 치고는 매우 장대한 체격을 가진 그지만, 10m에 달하는 사이클롭스에 비하면 너무 작아보였다.
하지만 남자는 가벼운 발돋움으로 순식간에 사이클롭스의 머리로 날아올라, 주먹질 한방에 터트려버렸다.
스으으, 쿠웅!
사이클롭스가 넘어지면서 주변에 있던 다른 몬스터들을 깔아뭉갰다.
사이클롭스를 요격하고 반동으로 더 높이 뛰어오른 남자는 공중에 있는 날벌레처럼 생긴 크라니드들에게 주먹을 날렸다.
주먹에서 쏟아져 나오는 무형의 기운.
직접 맞지 않았음에도, 새까맣게 하늘을 덮고 있던 비행형 몬스터들이 한줌 핏물로 산화했다.
그러자 몬스터들로 가려졌던 푸른 하늘이 잠시 보였다.
허나 눈앞에 펼쳐진 몬스터들은 지상, 공중 할 것 없이 셀 수 없이 많았다.
마치 몬스터들의 물결처럼 보일 정도였다.
그런 몬스터들을 줄이기 위해 결계 너머에서는 쉬지 않고 마법과 포탄들이 날아들었다.
콰과광!
파이어볼과 같은 마법 투사체들이 적중하며 몇몇의 몬스터들을 날려버렸지만, 뒤에서 몰려오는 몬스터들에 의해 금세 자리가 메꿔졌다.
그리고 피아를 가리지 않는 그 마법들은 남자의 몸도 가격하고 있었다.
파악!
허나 상처 하나 남지 않는 남자의 몸.
“시원하군.”
다만, 옷가지는 그 충격을 이기지 못했는지 거의 벌거벗은 것처럼 변한 그였지만, 개의치 않는 듯 했다.
하긴 생사가 오가는 전쟁 중의 누가 옷차림에 신경 쓰랴.
다만 그렇게 드러난 그의 가슴과 등에는 희한한 문신이 새겨져 있었다.
가슴에는 검붉은 색의 별이, 그리고 등에는 포효하는 듯한 사자의 형상이 보였다.
그렇다.
그는 바로 S급 헌터이자, 인류 최강의 남자라 불리는 ‘레오가르도’였다.
지구인인 그가 어떻게 타이베른 행성에 있는 것일까?
그런 의문을 뒤로 하고, 레오가르도는 가볍게 손과 발을 움직였다.
물론 그 가벼운 몸놀림이 가져온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콰앙!
파사삭!
그의 공격범위에 미치는 영역은 곤죽이 되어버린 몬스터들의 사체만 남았을 뿐이었다.
그야말로 전술핵무기 수준.
하지만, 몬스터들과 벌레처럼 생긴 괴생명체, 크라니드들이 그 자리를 순식간에 메꿨다.
그 숫자가 수백만인지 수천만인지, 도저히 가늠이 되지 않았다.
도저히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
사자갈기 같은 머리를 회날리며 레오가르도는 외쳤다.
“고작 이것뿐인가!”
호탕하게 소리치며 레오가르도는 힘껏 몸을 띄웠다.
그 힘이 얼마나 대단했던지, 레오가르도는 거의 땅에서는 보이지 않을 높이만큼 치솟았다.
그리곤 정점에 다다른 그의 몸에서 어마어마한 기운이 응축되기 시작했다.
마나로 뒤덮이며 뜨겁게 달아오르는 육체.
[유성체]
그는, 한 줄기 유성이 되어 지상으로 꽂혔다.
어마어마한 속도 탓일까.
그 움직임에 마찰을 일으킨 공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초음속을 견디지 못한 대기가 꽈앙-!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그 ‘유성’은 대지에 작렬했다.
콰아아아아앙-!
땅이 흔들리고, 대지가 해일처럼 치솟아올라 물결처럼 뻗어갔다.
비행 몬스터들이 대기의 압력과 고온에 휘말려 추풍낙엽처럼 쓸려나갔다.
핵폭탄이 떨어진 것처럼 레오나르도가 직격한 모든 주변이 초토화되었다.
잠시지만, 깨끗해진 대지와 하늘.
그 뒤로,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는 결계가 보였다.
이후 진공상태가 되어버린 공간을 메우기 위해, 어마어마한 광풍이 휘몰아쳤다.
쑤아아아아-!
불타오르는 거대한 크레이터 속에 서서, 고온의 태풍을 시원한 바람처럼 맞으며 몸의 열기를 식히고 있는 레오가르도.
허나, 고작 그 정도로는 어림없는 걸까.
폭발 반경에 휘말리지 않았던 몬스터들이 꾸물꾸물 몰려오기 시작했다.
“와라!”
땅을 박차는 레오가르도.
부서지는 땅의 파편과 함께 그가 다시 총알처럼 날았다.
* * *
발할라 포탈을 넘어 오딘의 탑에 도착한 상우와 케이너스 길드 수행원들.
상우는 분신을 들여보냈다.
냉기 내성이 오른 탓인지 예전처럼 그렇게 춥지는 않았다.
패밀리어 스킬로 보이는 시야에 비추는 벙커는 아무도 없는 거 같았다.
허나, 분신이 들어서고 얼마 안되었을 때였다.
공간 한쪽이 주욱 열리더니, 사람들이 뛰어나왔다.
“배달부 왔다.”
“요~ 오늘은 맛있는 것 좀 갖고 왔냐.”
“아, 오빠도 참. 장난치지 마요.”
“뭐, 어때. 인간도 아닌 거 같은데.”
두런두런 잡담을 쏟아내는 그들은 케이너스 길드 공략1팀원들이었다.
미친 듯이 추운 공간 속에서 격리되어 있음에도, 그들의 안색은 그리 어두워 보이지 않았다.
상우는 경험 공유로만 얼핏얼핏 그들의 얼굴만 봤었기에, 분신의 시야로 제대로 보자 신기했다.
상우는 본체로 수행원들에게 그 사실을 알려주었다.
“지금 공략1팀원들 만났습니다.”
“정말입니까?”
“와아-!”
“생존자는, 생존자는 몇 명입니까?”
기쁨과 걱정이 함께했다.
“지금부터 물어볼게요.”
상우는 다시 분신 11호에게 집중했다.
“안녕하세요?”
분신 11호가 공략1팀원들에게 말을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