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520)
520화
천마신교의 원정군은 여러 개의 부대로 이루어져 있었다.
각 대에 소속된 유저들은 독립적으로 움직이긴 하지만, 부대들 간에는 분명한 서열이 있었다.
가장 낮은 서열은 일반 교도 병사들이 있는 흑풍대.
가장 높은 서열은 교주 직속 친위대이자, 총사령관인 고월추가 있는 천마혈검대였다.
전대 거마, 초월자 NPC들이 있는 만마전은 사실상 천마신교의 전투부대 중에서 가장 강력한 부대.
중국 서버 최정예 부대인 천마혈검대를 머리에 두고.
흑풍대, 흑수대, 천랑대 등이 각자 개별 행동을 하는 게 중국 서버 원정군의 방침이었다.
물론 모든 부대가 힘을 합쳐 움직이는 게 훨씬 더 강하긴 하다.
그러나 이런 방식을 선택한 것은, 그것이 바로 중국 서버 유저들의 방식이기 때문이다.
-내가 옳고 내가 하는 게 맞아! 나한테 맞춰 주지 않는 이 녀석들이 죽일 놈이지.
-어이가 없군. 네 방식대로 했다간 우리 모두 죽을 게 뻔한데? 나는 자살하는 취미는 없다.
소황제.
갑질이 일상화되고, 자신의 뜻만이 옳다고 우기는 현대 중국인들의 사회현상.
플레이어는 모두 현실의 중국인인 만큼, 그 현상은 그대로 게임 속에도 따라왔다.
일단 소속 부대 내에서 내려오는 지시에는 따르지만.
다른 부대가 명령을 내리면 대뜸 욕부터 내뱉는다.
말로만 싸우면 그나마 낫지만, 서로 칼부림까지 해 가며 싸우기 일쑤.
차라리 모아 놓지 않느니만 못한 게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번 원정군은 각 부대가 독자적으로 움직이며, 큰 전투를 앞둔 때에만 모이기로 정해져 있었다.
“…….”
“…….”
즉, 각 부대의 대장들이 모인 것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다들 상황은 들어 알고 있겠지.”
천마혈검대 대주 고월추가 말했다.
“흑풍대가 당했다. 1만5천 명의 정예부대가 3천 명이 되었지.”
“…….”
“더욱 어처구니없는 건, 그 녀석들이 단 두 명에게 당했다는 거다.”
차라리 동물 반란군의 물량 공세에 당했다면 억울하지도 않을 것이다.
단 두 명의 플레이어에게 흑풍대가 전멸에 가까운 피해를 입었다는 것은 것은 천마신교의 수치였다.
“흑풍대는 해산이다. 소속된 유저들은 전부 일반 평교도로 강등. 수라대 휘하에 소속시켜 전투를 속행한다.”
“존명!”
“그리고 그 두 놈에 대한 정보도 공유하지.”
말을 마친 고월추가 스크린샷 사진 두 장을 던졌다.
“한 명은 중장년 남성 플레이어, 도술과 변신술을 쓰는 도사다.”
“다른 한 명은…….”
“다른 한 명은 해골병을 쓰는 시체술사, 파푸니루다.”
“파푸니루……!”
각 대의 대주들이 눈을 빛냈다.
파푸니루.
중국 서버에서 다른 서버의 네임드들을 수집할 때.
최근 6개월 동안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들어 온 인물이다.
일본 서버의 다이야마토를 점령해 오다 노부나가의 야욕을 막았고.
신대륙을 개척했으며 수많은 업적을 쓰고 있는 한국의 메인 플레이어.
그자를 쓰러뜨릴 수 있다면, 천마신교의 이번 원정에서 가장 큰 공을 세우게 되리라.
문제는 파프닐을 어떻게 쓰러뜨리냐는 것.
“파푸니루를 쓰러뜨릴 방안이 있는 자 있나?”
“…….”
“…….”
흑풍대의 희생 덕분에 파프닐의 스킬이나 해골병의 스펙, 전투 스타일 등의 여러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그 수준은 그야말로 먼치킨.
흑풍대가 그렇게 당한 것도 이해가 갈 정도였다.
“역시 전대의 힘을 모으는 수밖에 없겠군.”
“음?”
“그렇게까지 말입니까?”
“교주님께서 파푸니루를 쓰러뜨릴 수 있다면 반드시 쓰러뜨리라고 하셨다.”
“……!”
“어째서…….”
“나도 이유는 모른다. 아마 뜻이 있으시겠지.”
출정 전, 고월추는 새로운 천마신교의 교주에게 지시를 받았다.
동물 반란군 토벌.
그 과정에서 중국 서버의 이득을 최우선으로 하되.
파프닐을 만나면 최우선적으로 놈을 노리라고 말이다.
“일단 가장 먼저 해야 할 게 있지.”
천마신교 군단이 이곳에서 생포한 특이 동물은 총 네 마리.
그중 두 마리는 서로 힘을 합치자 무적에 가까운 힘을 발휘했다.
계교를 써서 겨우 떨어뜨린 후.
한 마리는 흑풍대에, 다른 한 마리는 흑지대에서 관리하며 몇 겹으로 감시하고 있었다.
“그 동물들이 재합류하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 다른 대는 흑지대에 고수들을 파견하고, 흑지대는 진법을 펼치고 방어할 수 있도록.”
“존명.”
“다른 대는 파푸니루의 행적을 추적하는 한편, 동물 반란군 놈들을 계속 토벌하도록.”
“존명!”
각 대의 대주들이 고개를 숙였다.
그렇게 회의가 끝나려고 할 무렵.
“보고드립니다!”
진영 밖에서부터 무인 한 명이 들어와 엎드렸다.
“이놈, 회의 중인 게…….”
“아니, 듣지.”
다른 대주를 말린 고월추가 물었다.
“무슨 보고……. 아니, 알 것 같군.”
“네?”
“흑지대가 파푸니루에게 당했다는 말인가?”
“……! 그걸 어떻게.”
“역시나 그렇군…….”
뿌드득.
이를 간 고월추가 외쳤다.
“전대 대원들을 소집해라. 교의 이름을 걸고 파푸니루를 잡는다!”
***
광기에 젖은 수틀록의 사원.
레벨 600대 고대 마법사들의 영혼이 나타나는 상위 던전이었지만.
동물 반란군이 지나간 지금은 유적 몇 개가 남아 있는 유적지일 뿐이다.
파프닐과 홍길동은 그곳에서 정비의 시간을 가졌다.
‘흑지대를 쓰러뜨리고 얻은 보상은 이 정도인가…….’
막대한 경험치를 얻어, 무려 2레벨이나 레벨이 상승.
그 외에도 중국 서버의 유저들이 쓰는 검사나 창수 무기 여러 개를 얻었다.
‘예상보다 더 괜찮은데?’
파프닐의 입가에 미소가 어렸다.
‘고작 그 정도 녀석들을 처리하고 이 정도라니.’
흑지대 대원들이 이 생각을 알았다면 분통을 터뜨렸을 것이다.
그들의 주된 스킬, 즉 무공은 다름 아닌 대지 속성.
지(地).
이름답게 땅을 조종하거나 땅의 기운을 담은 무공을 쓴다.
그런데 파프닐은 금속을 다루는 메탈 담피르.
금속 지배 스킬로 땅을 고정하자 흑지대의 스킬 중 8할 가까이가 먹히지 않게 되었다.
사실상 모든 스킬을 떼고 상대해야 하는데.
이러면 흑풍대보다 훨씬 약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나저나 홍길동……. 보통내기가 아니야.’
비록 스킬이 봉인당했지만.
흑지대 요원들은 일반 스펙만으로도 해골병들과 싸웠다.
엄청난 일이었다.
파프닐의 해골병들은 일반 녀석들과 달랐으니까.
‘그런데 홍길동 쪽은 상성상 문제가 아니라도 비슷하게 싸웠단 말이지.’
파프닐은 구출한 동물들을 만지는 홍길동을 바라보았다.
“감사합니다…….”
“허허, 뭘. 율도국 왕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일세.”
마멋을 태운 펠리컨의 감사 인사에, 홍길동은 허허 웃어 보였다.
이로써 보로리가 준 구출 퀘스트도 완수 조건을 달성한 상황.
“저 펠리콘, 최선을 다해 여러분을 돕겠습니다.”
“동물 반란군은 해서는 안 될 짓을 저질렀어요. 새로운 신을 따라 인간과 몬스터 들을 전부 죽인다니……. 말도 안 되죠.”
더불어 두 동물은 같이 싸우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흠, 그건 조금 위험한데.”
홍길동이 난색을 표했다.
“만약 너희가 동물 반란군에 세뇌된다거나 하면, 우리가 구해 준 의미가 없잖아?”
“그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동물 반란군 신관들이 저희를 세뇌하려 했지만……. 그 정도야 금방 떨쳐 내죠.”
마르모트와 펠리콘은 자신만만하게 대답했다.
실제로 이들은 동물 반란군이 아니라 인간인 중국 서버 유저들에게 잡혔으니, 그렇게 말할 만도 했다.
“괜찮긴 한데……. 그 전에 질문을 좀 해도 될까?”
파프닐의 물음에 마멋과 펠리컨이 고개를 들었다.
“네?”
“보로리에게서 들었는데, 너희 둘이 힘을 합치면 무적이라는 이야기가 있더군.”
“아…….”
“무적은 아닙니다. 그 인간 놈들에게 제압당했었으니…….”
“흠…….”
파프닐은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어떤 능력인지 한번 보고 싶은데, 혹시 보여 줄 수 있나?”
“그야 간단하죠.”
곧바로 보여 줄 듯한 모습이었지만, 파프닐은 가볍게 손을 내저었다.
필요한 건 간단한 시범 따위가 아니라 실전 데이터였으니까.
“잠깐만, 상대는 따로 있어.”
“상대요?”
“굳이 이 던전까지 온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파프닐은 말을 마치고 바닥의 포석 하나를 들었다.
다음 순간 유적이 진동하더니, 곳곳에서 빛 광선이 한 점을 향해 쏘아졌다.
-보이드 생츄어리 포탈이 개방되었습니다.
“들어가지.”
마법사의 유적에 모여 있던 마법사들은 각고의 노력 끝에 외차원으로 뚫리는 포탈을 연결해 냈다.
그리고 그곳에 있는 악마들을 노예로 부려, 바깥 공간에 미궁을 만들었다.
그 노예가 된 악마들과, 각종 술법을 통해 수명을 연장한 고대의 마법사들이 있는 곳이 바로 이 보이드 생츄어리였다.
출몰하는 몬스터의 평균 레벨은 무려 780.
현재 랭커들 중에서도 최상급 랭커들만이 이곳에서 사냥을 할 수 있었다.
‘원작 소설 속에서 네임드 길드들이 이곳에서 사냥했었지.’
주인공이나 파이브스타가 사냥한 곳은 아니지만.
충분히 강력한 몬스터가 나오는 던전.
힘을 시험해 보기 딱 좋은 장소였다.
끼에에에!
크워어어!
던전 입구.
안으로 들어온 파프닐 일행을 향해 뿔 두 개가 달린 거대한 인간형 악마, 데몬들이 격한 환영 인사를 해 주었다.
그대로 검은 대검이나 몽둥이를 들고 달려오는 데몬 무리.
“저 녀석들을 상대로 보여 주면 된다.”
“알겠습니다. 펠리콘!”
“아아.”
펠리콘이 입을 벌리자, 마르모트가 거대한 아래쪽 부리 안으로 들어갔다.
그 상태로 펠리콘은 데몬들 앞으로 달려갔다.
“이것이 방어형.”
다음 순간 부리 안에서 마르모트가 내지른 레이피어가 공기를 갈랐다.
“크워억!”
데몬들의 몸에 스펀지처럼 뻥뻥 구멍이 뚫렸다.
“오?”
“저건……!”
파프닐의 눈에 이채가 돌았다.
끼에에엑!
마르모트의 레이피어는 데몬에게만 통하는 것도 아니었다.
실체가 없는 유령 계열 몬스터.
불이나 물, 점액질로 이루어진 엑토플라즘형 몬스터도 레이피어에 찔리자 맥을 못 추고 쓰러졌다.
“계속 안으로.”
두 동물은 강력한 몬스터를 꼬치구이로 만들며 어려움 없이 전진했다.
파프닐 일행은 그 뒤를 따르며 경험치와 아이템을 주웠다.
크와아악!
네임드 데몬들 몇몇이 찔리면서도 주먹을 내질렀다.
그러나 그때마다 마르모트는 부리 안으로 몸을 숨겼다.
끼익!
펠리콘의 부리와 주먹이 맞부딪친 순간, 놀랍게도 거대한 데몬의 주먹이 90도로 꺾였다.
크워어!
“지금이군.”
그다음에는 어김없이 마르모트의 턴.
순식간에 몬스터들을 정리하다 보니, 던전 보스인 마법사의 영혼 덩어리가 나타났다.
“가…… 감히 마법의 성역에…….침입한 자가 누구냐!”
각종 실험을 반복하다가 악마, 동료 마법사들의 영혼들이 한데 묶여 거대한 덩어리가 되었다는 설정의 보스 몬스터.
여러 개의 영혼이 뭉쳐 있는 녀석답게 각종 스킬을 동시에 시전하며, 이동까지 하다 보니 굉장히 까다로운 보스 몬스터다.
그런 마법사 영혼 덩어리의 손에는 서책 하나가 들려 있었다.
그 서책에서 검은 마력이 새어 나와 영체 덩어리들을 만들었다.
금단의 마법서.
흑마법사나 마법사가 가진다면, 마법의 위력과 범위, 스킬 레벨이 크게 오르는 보물이었다.
‘괜찮은 장비군……!’
파프닐이 직접 써도 되고, 불깍이나 다른 엘리트 해골 마법사들에게 주어도 된다.
‘제대로 싸워야겠어.’
저 녀석은 절대 쉬운 몬스터가 아니다.
원작 소설에서는 레벨 800대의 명문 길드 셋이 힘을 합쳐 잡으려 했지만 실패한 몬스터였으니까.
난이도만 따지면 일본 서버 아오키가하라 수해의 네임드 몬스터나, 미스트 섬 대균열 아래층의 네임드 보스 몬스터와 맞먹는 수준.
“공략법은…….”
“가자!”
“아아아아아악!”
파프닐이 공략법을 말하려는 순간.
펠리컨의 부리에 탄 마멋이 그대로 거대 영체를 향해 쇄도했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