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549)
549화
-동물 반란군의 침공 이벤트, 인간의 승리로 끝나다
-한국 서버로 침공하던 반란군 본대 완전 격파
-다른 서버에 있던 동물 반란군 사도와 부대도 약해질 것……
동물 반란군 이벤트 종료.
대규모 콘텐츠가 끝났다는 이 소식은 순식간에 전 세계 호라이즌 서버로 퍼져 나갔다.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서버들에서도 동물 반란군은 중대 문제였다.
각 서버마다 특징이 있지만, 동물은 모든 서버에 존재하며 인간에게 여러모로 영향을 미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끝난 동물 반란군 이벤트의 상세한 내용은 거의 수 시간 만에 곳곳에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파프닐, 또 한 번 더 ‘일내다.’
-동물 반란군의 중심에 단신으로 공격, 우두머리 및 친위대를 처치
-무적의 금속 해골병들, 원숭이 영웅들을 압도하다
파프닐의 활약이 실시간 방송에 찍혀 있었기에, 기자들은 그걸 바탕으로 금방 기사를 쓸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뿐이었다면 호라이즌 게이머들 사이의 뉴스로 끝이었을 것이다.
지상파 뉴스에까지 파프닐이라는 이름이 등장한 것은, 파프닐이 천마신교, 나아가 중국 유저들의 공격을 받은 것 때문이었다.
-천마신교 원정군, 전투를 마친 파프닐의 뒤통수를 치다
-천라지망을 펼쳐 공격하였으나 실패
-역시 ‘짱X’ 게이머들 격분
중국 유저들이 파프닐을 공격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반응은 불에 기름을 부은 것처럼 엄청났다.
-중국은 진짜 어처구니가 없네. 동물이랑 싸우는 걸 돕기는커녕 힘이 빠진 틈을 타서 뒤통수를 쳤다고?
-진짜 이 와중에 그러고 싶나? 너무한다…….
-그래도 이건 양심적이긴 함ㅋ, 핵 안 쓰는 게 어디냐
-ㄴㄴ, 안 쓴 게 아니라 못 쓴 거지. 이 게임은 핵 못 쓰잖아.
-지금도 다른 게임에선 핵 쓴다. 배틀 아일랜드에서는 매칭 시작하자마자 무적치트, 맵핑 쓰고 함ㅋㅋ
게임 유저들 사이에서 중국에 대한 호감도는 바닥을 뚫고 지하실에 있는 상황.
파프닐을 공격한 중국 유저들, 나아가 중국 서버에 대해 격렬한 비난이 쏟아졌다.
그렇게 불타는 게시판을 지켜보고 눈을 빛낸 사람들이 있었다.
“김 선배, 이거 좀 보세요.”
“아, 호라이즌. 내가 좀 잘 알……. 오?”
기자.
예로부터 뉴스거리가 되는 이야기라면 항상 이들이 몰려들어 물고 뜯고, 씹고 맛본다.
기사로 낼 만한 자극적인 이야기라면, 확실하지도 않은 인터넷 게시글 하나를 그대로 본떠 가져올 정도.
그런 그들에게 파프닐의 행보는 그야말로 길바닥에 굴러다니는 황금이었다.
“게이머 파프닐……. 중국 유저들에게 집단으로 공격받다?”
“게임 속에서도 벌어지는 중국의 극한 이기주의……. 이거 불 좀 붙겠는데?”
“진행시켜!”
호라이즌이 축구보다 더 인기가 있는 시대.
파프닐과 천마신교 원정군의 전투는 곧 각 사이트에 수많은 뉴스로 퍼져 나갔다.
그 속에서 파프닐은 홀로 고독하게 싸우는 영웅이었고, 천마신교 원정대는 그런 파프닐을 핍박하는 악마들이었다.
이 순간 파프닐이란 이름은 어지간한 연예인, 정치인보다 유명하게 된 셈.
그런 파프닐에게 수많은 제안이 쏟아진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현실과 또다른 세계 기획팀입니다. 파프닐 님. 혹시 가능하시다면 저희 프로에 출연을…….
-호퀴즈입니다.
-무한모험 PD 장XX입니다. 혹시…….
각종 방송과 예능 프로그램들이 파프닐을 스카우트하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았다.
메시지를 보내는 건 기본.
인게임 안쪽에서 프론티어 길드에 찾아오거나, 게임 속 파프닐을 미행하기까지 했다.
안 그래도 전후 처리와 논공행상, 언데드 복구 등으로 바쁜 파프닐을 끈질기게 따라붙으며 취재!
길드의 논공행상 자리, 승전 연설과 축하 파티 자리.
심지어는 복돌이가 개들과 함께 뛰어노는 곳까지 찾아오면서 부탁했다.
현실의 김강한에 대한 정보가 알려지지 않은 게 천만다행일 정도.
결국 그 모습을 보다 못한 파프닐이 PD들에게 대답했다.
방송을 하면서 게임 속에서 사냥 및 콘텐츠를 진행할 수 있는 프로라면 출연하겠다고 말이다.
***
“안녕하세요!”
“나인석.”
“유채린의!”
“호라이즌 라이프입니다!”
양들이 돌아다니는 초원.
중년 남성과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미모의 여성이 카메라를 보며 인사했다.
“오늘의 게스트는 다들 알고 계시지요?”
“한국 서버의 자랑! 일반인 플레이어에서 정점까지 오르고, 일본과 중국 서버로부터 우리나라를 지켜 준…….”
“파프닐입니다!”
호라이즌 라이프.
톱급 MC이자 예능인인 나인석과 아이돌 유채린이 진행하며.
매주 호라이즌의 유명인들을 한 명씩 게스트로 섭외한 뒤, 대담 및 모습을 보여 주는 방송.
호라이즌이 출시된 후.
항상 시청률 15%를 넘기는 방송계의 강자였다.
그런 호라이즌 라이프를 총괄하는 공 PD는 카메라들을 보면서 득의양양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파프닐이 처음으로 게스트로서 출연하는 방송……! 이건 굉장한 프리미엄이지.’
처음 파프닐의 조건을 들은 순간, 공 PD는 하늘이 자신에게 대박의 기회를 내려 주었음을 깨달았다.
다른 PD들도 어떻게든 조건을 맞추려 했으나, 공 PD가 제의를 넣는 게 한발 더 빨랐다.
‘이 정도면 올 연말에 실적 하나는 확실히 얻겠군.’
두둑한 보너스는 물론, PD로서의 커리어 기록에도 한 획을 긋는 일이 되리라.
지금 온 미디어의 관심을 받는 파프닐을 처음으로 출연시킨 프로그램은 그럴 만한 가치가 있었다.
“시작합니다!”
“오케이, 레디…… 큐!”
신호가 떨어지자 카메라가 돌고, 나인석과 유채린이 멘트를 하기 시작했다.
“일단 이번 이벤트에서도 또 엄청난 활약을 하셨더군요. 단신으로 동물 반란군의 진군을 막고, 별동대 동물들과 우두머리를 잡으셨다고 하던데요.”
“네.”
“정말 고생하셨겠어요. 저도 호라이즌의 세상을 즐기는 모험가의 한 사람으로서 감사를 드립니다.”
“제 할 일이니까요.”
파프닐은 단답형으로 대답했다.
“동물 반란군의 동물들 중엔 어떤 동물이 가장 상대하기 어려웠나요?”
“롱암이었습니다.”
“롱암이요! 역시 최종 보스답군요. 혹시 무엇이 가장 어려웠는지…….”
“무적 회피랑 쿨타임 없이 마법을 쏘는 스킬을 가지고 있더군요.”
“…….”
“그러고 보니 주, 중국 유저들의 습격을 받으셨었죠. 절체절명의 상황이셨을 텐데. 어떻게 그 위기를…….”
“적의 약점을 공격하고, 공격을 피하면서 우두머리를 먼저 치면 됩니다.”
“…….”
잔디밭 위로 서먹서먹한 분위기가 내려앉았다.
‘이런 젠장…….!’
공 PD는 급히 손짓으로 사인을 보냈다.
‘아…… 저건!’
다음 플롯으로 넘어가라는 뜻.
고개를 끄덕인 나인석이 준비한 멘트를 소리쳤다.
“자, 파프닐 님이라 하면 역시 그 전투력이죠! 네크로맨서이면서도 최상위 기사, 검사 랭커들을 찜 쪄 먹는 근접 능력! 그 비밀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차피 파프닐의 진가는 화려한 언변이나 인기가 아니다.
미국 서버가 구애하고, 일본 서버가 눈치 보고, 중국 서버는 전전긍긍하는 전투력.
단신으로 초대형 길드 한 개급의 성과를 내는 네크로맨서 파프닐의 실력을 보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한 게 아니던가.
시청자들이 이번 방송에서 기대하는 것도 그것이리라.
그러나 호라이즌 라이프라는 역대급 프로그램의 총책임자, 공 PD는 알지 못했다.
파프닐과 같이 있으면서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하는 말이 바로 사냥을 하자는 말임을 말이다.
“사냥이라……. 가시죠.”
파프닐의 입꼬리에 미소가 나타났다.
“마침 좋은 사냥터가 있으니까요.”
***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
“다음 날 아침까지 사냥을 하니 방송 분량이 다 나왔다면서 철수하더군.”
파프닐의 대답에 킨도르한은 배꼽을 잡고 웃었다.
“크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핰! 아이고 배야.”
“왜 웃지?”
“그야 웃기지. 그 녀석들을 그렇게 시원하게 멕여 버리다니.”
“……?”
말도 안 되는 소리에 파프닐은 고개를 저었다.
어제의 사냥은 랭커를 노린다면 누구나 해야 하는 기본적인 사냥 루틴이다.
직접 싸우는 것도 아니고 옆에서 지켜보거나 보조하는 역할 정도만을 했을 뿐인데.
그것이 멕여 버리는 일이라니.
“하하하…… 하…….”
웃음이 잦아들은 킨도르한이 한마디를 더 했다.
“진심이냐?”
“진심이다.”
“…….”
“아무튼 그렇게 방송 하나를 마치긴 했는데, 이상하게도 그 후로 출연 제의나 연락이 전부 끊기더군.”
전부는 아니지만 방송 몇 개를 골라서 모습을 보일 생각이었는데.
막상 그렇게 생각하자마자 방송국 PD들이 일제히 발을 뺐다.
하지 않겠다고 하면 몰려들고, 하겠다고 하면 사라지다니. 이상한 일이라고 파프닐은 생각했다.
잠시 파프닐을 묘한 표정으로 보던 킨도르한이 슬쩍 거리를 벌렸다.
“왜 그러지?”
“아니, 아무것도.”
‘이상한 반응이군.’
파프닐은 그렇게 생각하며 시상식 행사를 소화했다.
왕성에서 보상과 칭찬, 명예를 얻은 뒤엔 곧바로 로그아웃!
기지개를 켠 김강한은 집 앞에 온 택배 상자를 확인했다.
“왔군.”
택배 상자를 열자 안에서 커다란 햄버거들이 비닐에 싸인 채 가지런히 쌓인 게 보였다.
복돌이에게 약속했던 최고급 강아지용 햄버거였다.
[환상의 단맛!] [애견용 honey 꿀버거!]“복돌아.”
“멍?”
거실을 돌아다니던 복돌이가 고개를 돌렸다.
“여기 예전에 약속했던 햄버거다.”
“멍멍!?”
복돌이의 눈이 크게 뜨였다.
햄버거!
TV에서만 나오던 바로 그 음식이 아닌가.
파파팟.
곧바로 달려온 복돌이가 꼬리를 흔들며 김강한 앞에 앉았다.
“멍! 준비됐습니다, 멍!”
“좋아.”
김강한은 햄버거, 아니 꿀버거를 꺼내 복돌이의 밥그릇에 담아 주었다.
“……좀 끈적끈적하다. 멍.”
“꿀 때문에 그런 걸걸.”
“멍? 꿀?”
돼지 같은 소릴 내는 복돌이에게 김강한은 피식 웃으며 손짓했다.
“일단 먹어 보는 게 어때?”
“끄으응…….”
TV에서 보여 주던 버거와는 살짝 다른 모습.
망설이던 복돌이가 천천히 입을 벌리고 꿀버거를 씹었다.
“멍?”
처음 빵을 씹은 그 순간.
복돌이는 저도 모르게 꼬리를 번쩍 치켜들었다.
“……맛있다 멍!”
다음 순간 복돌이의 고개가 그대로 밥그릇에 처박혔다.
와랄랄랄핥핥!
순식간에 꿀을 모조리 핥아 먹고, 남은 햄버거도 게 눈 감추듯 삼켜 버리는 모습.
그야말로 식신이 따로 없었다.
“그렇게 맛있나요?”
어찌나 맛있게 먹는지 방 안에 있던 미즈호마저 관심을 보였다.
“자, 여기 하나 더.”
“멍멍!”
원래는 햄버거 하나로 멈췄겠지만, 이번에는 복돌이의 공이 컸으니 한 개를 더 뜯어 주었다.
두 번째 햄버거에도 달려든 복돌이가 꿀을 마구 핥아 먹기 시작했다.
“진짜 맛있게 먹네…….”
“너무 맛있다! 멍! 고맙다! 주인!”
휴대폰 어플로 찍어 보자, 복돌이의 얼굴에 있는 감정이 행복 100%로 나타났다.
미소가 한가득한 모습.
“너도 먹을래?”
“저, 저는 됐어요.”
미즈호는 두 손을 내저으며 들어갔다.
그사이 두 번째 버거도 비운 복돌이가 트림을 하더니, 벌러덩 바닥에 누웠다.
“자, 햄버거도 먹었으니 산책 가자.”
“멍꿀멍꿀…….”
“……복돌아?”
“멍꿀……. 멍…….”
풀린 눈으로 꼬리만 살짝 흔든 복돌이가 눈을 감았다.
‘이거 이대로면 복돌이가 아니라 복꿀이가 되겠는데?’
살이 피둥피둥 쪄서 돼지랑 구별하기 힘들 정도가 된 복돌이를 떠올린 김강한은 천천히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히 저런 게으름엔 옛날부터 내려온 치료 방법이 있었다.
“웃차.”
김강한은 신문지를 꺼내 둥글게 만 뒤, 복돌이의 머리를 향해 냅다 휘둘렀다.
“이 녀석……. 얼른 일어나 운동해!”
“깨갱!”
쫙!
신문지로 머리를 때리는 경쾌한 소리가 집 안에 퍼져 나갔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