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super-class hunter with 10 times the experience RAW novel - Chapter 131
131화 오버 더 레전더리(1)
『 새로운 장(章)이 추가됩니다. 』
『 타재간파의 서(書) : 제 2장 』
– 타인에게 깃든 가능성의 ‘결말’을 엿볼 수 있습니다.
『 타재간파의 서(書) : 이계 규율의 장 』
– 이제 동료가 아닌 타인의 재능도 파악할 수 있습니다.
메시지를 읽어내려가는 내 눈이 가늘어졌다. 시야가 흐릿해졌다. 각성 기술과 일자베기의 후유증이 동시에 밀려왔다.
‘으윽.’
일단은 포션부터 마셨다.
본질베기를 사용한 뒤라 수명도 감소했을 거다. 감소하는 수명의 양이 어느 정도인지 미래의 엘리스는 말해주지 않았다.
그 양이 적다면 내가 무리하게 사용할 것이고, 그 양이 많다면 너무 소극적으로 될 수도 있다나 뭐라나.
‘당장은 불가능하지만 엘리스의 능력이 성장하면 깎여나간 수명도 복구할 수 있을테니 괜찮다.’
난사하는 것까진 어렵더라도 중요한 순간에 수명을 희생할 가치는 충분했다.
‘일단은 능력부터 확인하자.’
두 가지 능력이 추가 되었다.
백문이 불여일견.
‘직접 사용해보는 게 좋겠지.’
나는 멍하니 서 있는 신태양을 향해 타재간파를 발휘했다.
『 해당 존재의 가능성을 확인하시겠습니까? 』
녹색 빛의 기운이 신태양을 향한다. 녀석의 신체를 한바퀴 맴 돈 녹색의 빛이 내 앞에서 메시지 창으로 변화했다.
『 신태양 – 저주 받은 검성(SSS) 』
『 해당 인과의 실현 가능성은 96%입니다. 』
‘오······.’
신태양이 미래에 도달하게 될 경지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는 기능이었다.
‘근데 저주 받은 검성이라니.’
타재간파의 능력으로 확인했던 신태양의 재능은 총 세 개였다.
오러 블레이드, 저주 받은 재능, 리미트 해제.
그 중 하나가 저주 받은 재능이었다. 정확히 무슨 재능인지 몰라 대신 리미트 해제를 개화했던 건데.
미래의 신태양에게서 딱히 저주 받았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내가 모르는 미래로 향하고 있다는 건가.’
일주일 동안 너무 많이 굴렸나 싶어진다. 다만, 저주 받았다는 수식어가 마냥 나쁘다고는 볼 수 없다.
저주류의 스킬도 사용하기에 따라 그 효용이 달라지는 법.
‘결국엔 구를 운명이란 걸지도 모르지.’
내가 쳐다보자 신태양이 불안한지 내게 물었다.
“스승님, 하실 말씀이라도······?”
“아니, 딱히 없어.”
그러면 엘리스의 미래는 어떨까.
『 A급 헌터 엘리스의 가능성을 간파합니다. 』
『 엘리스 스튜어트 – 시간 조율자(SSS) 』
『 해당 인과의 실현 가능성은 93%입니다. 』
이변 없이 평범하다.
어쨌든 타재간파의 서 제 2장의 능력은 이러했다.
‘이런 식으로 사용되는 거란 말이지.’
단순하지만 활용도가 높은 능력이었다. 사실상 미래 예지급의 스킬이나 다름 없다.
‘굉장한데.’
각 영웅들의 성장 방향성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을 뿐더러, 다른 사람들 중에 재능을 가진 사람을 골라낼 수도 있는 거였으니까.
내가 확인한 미래에서 활약한 것은 최후의 10인이 전부였다.
‘이 세계에는 아직 만나지 못한 재능을 가진 헌터들이 분명 존재할 거다.’
어쩌면 최후의 10인을 뛰어넘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고.
스윽.
나는 다시 메시지 창으로 시선을 옮겼다.
‘다음 능력은······.’
『 타재간파의 서(書) : 이계 규율의 장 』
– 이제 동료가 아닌 타인의 재능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아군말고도 다른 존재의 재능을 간파할 수 있다는 건데.
‘설마, 적에게도 사용이 가능하단 건가······?’
이전에도 시험삼아 적에게 사용해 본 적이 있었지만 발동 되지 않았다. 당장은 적이 없어서 시험해 볼 수 없겠지만.
‘정말로 그게 가능하다고 해도······.’
적의 재능을 개화 시켜주는 건 위험 부담이 크지 않은가.
어쨌든 차차 확인해 볼 일이다.
시스템 메시지를 전부 닫은 그 순간이었다.
팅.
『 업적 달성 추가 보상을 수여합니다. 』
『 초월의 코인을 지급합니다. 』
내 앞으로 새하얀 빛과 함께 순백색의 코인 하나가 생성 되었다.
『 초월의 코인 』
– 최상위 존재들과의 거래에서 통용되는 화폐
나는 코인을 인벤토리에 집어 넣었다.
이걸로 두 개째다.
‘이것도 쓸모가 있겠지.’
내 기록이 아카식 레코드에 기록 되고 있다는 메시지와 함께, 몇 초월자가 내게 관심을 가진다는 알림이 있었다.
조만간 어떤 형태로든 만나게 될 확률이 높다.
“대적······. 자여······.”
선혈의 마족이 죽은 자리에는 붉은 핏덩이 하나만 남아 있었다. 심장처럼 생긴 기이한 고깃 조각.
“아아······. 후회······.”
희미한 목소리로 무언가 말하고 있었다. 중위 전투의 마족과 마찬가지로 그 잔재가 남아 있는 것이다.
덥썩!
뒤쪽에서 뛰어든 오르티마가 고깃덩이를 한 입에 먹어치웠다.
녀석의 몸이 붉게 빛나더니 퐁하는 소리와 함께 내 쪽으로 파편 하나를 내뱉었다.
『 신기한 재능의 파편 』
‘이것도 순식간에 세 개가 모였군.’
용인족 하렐을 잡고 하나. 뱀파이어 드라구트를 잡고 하나. 그리고 상위 마족을 잡아서 마지막 하나.
미약한 재능, 특이한 재능 그리고 신기한 재능.
‘파편의 합성은 김건에게 맡기면 되겠어.’
미래에서도 기계를 만들어뒀을 정도니 지금의 김건도 해낼 수 있을 거다.
“다들 고생했다.”
“후우, 고생하셨습니다. 스승님.”
마기의 끈적함이 사라지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 왔다. 검은 땅 너머의 푸른 초목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사부님, 이 세계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엘리스가 아쉬운 듯 내게 물었다. 그런 녀석의 손에는 빵이 들려 있다. 양치기 소년이 싸준 음식 중 하나였다.
“글쎄······.”
당분간은 주인 없이 마계의 틈을 떠돌게 될 거다. 미래에서 전해들은 이야기에 따르면 그랬다.
하지만 마족이 멸절 되지않는 한 어떠한 세계도 안전하지 않다.
그것은 우리의 세계도 마찬가지다.
“그러면 돌아가자.”
그래도 선혈의 마족을 처치함으로써 일시적인 평화는 얻어냈다.
이 세계에도, 우리 세계에도 조금은 말이다.
* * *
“결국······. 결국 그런 식으로 일을 그르치는군.”
어린 소년이 나이에 걸맞지 않은 한숨을 푸욱 내쉬었다. 나약의 마족이었다.
그는 가죽 소파에 몸을 뉘인 채 씁쓸하게 허공을 응시했다.
선혈이 마족이 죽었다는 소식이 그의 귀에 들어가기까지 하루가 걸렸다.
“너무 상심하지 말게나. 선혈을 대신할 마족은 많으니 말일세.”
그런 나약의 마족을 위로하는 노인.
단정한 수트에 깔끔하게 자른 수염이 그를 훨씬 젊어보이게 했다.
나약의 마족은 짜증이 난다는 듯 미간을 좁혔다.
“어줍잖은 위로는 집어치워. 네 놈이 무능한 탓이잖나.”
소파에서 일어난 소년은 테이블에 앉아 있는 노인을 향해 성큼성큼 다가갔다.
“네 놈은 대적자의 행적 하나 찾아내지 못하면서 뭣하려고 문명계에 숨어 있었던거냐.”
그는 짜증난다는 듯 테이블 위의 명패를 집어 던졌다. 바닥에 떨어진 명패가 산산조각이 났다.
“헌터 협회의 부회장씩이나 되면서 말이야. 인간 놀이가 참 즐거우셨겠어?”
“허허, 대적자를 찾아내지 못한 건 유감스럽게 생각하네. 아무래도 대적자의 동료가 협회에도 있는 것 같네. 정보는 아래쪽 직원들이 더 가까운 법이거든.”
노인은 그저 웃을 뿐이었다.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손자의 응석을 받아주는 할아버지로만 보였겠지만, 그 정체는 상위 환상의 마족이었다.
환상의 마족은 협회의 부회장직을 맡고 있었다. 게이트 발생 초기에 인간 사이에 숨어들어 힘을 키워 온 것이었다.
“뭐, 자네가 이리 화내는 것도 오랜만에 보는군. 슬슬 화를 가라 앉히게. 그래도 프로젝트 아포칼립스에 차질은 없지 않은가.”
“쯧, 그거야 모르는 일이지. 예상보다 대적자의 힘이 강력하다. 게이트 내부의 모든 권속이 토벌 당한 거야 그렇다지만, 선혈이 그렇게 쉽게 당했을 리가 없어.”
선혈의 마족은 마계의 틈에 고유 공간을 소유하고 있었다. 불리한 상황이 된다면 도망칠 정도의 사리분별은 하는 놈이었다.
그리고 마계의 틈에서 선혈의 마족이 패배하는 그림은······.
나약의 마족이 아무리 계산해도 나오지 않는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거냐.’
고작 인간이.
무슨 수로.
나약의 마족의 입에서 피가 배어나오고 있었다. 그런 소년을 바라보는 노인의 입가엔 지긋한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자자, 자네와 내가 힘을 합친다면 대적자도 충분히 제거 할 수 있을 걸세.”
“말은 잘하는군. 모르긴 몰라도 그렇게 말한 마족들이 전부 죽었다는 건 알겠군.”
“크하하, 재밌는 농일세.”
노인은 한동안 배를 잡고 낄낄 웃더니 고개를 들어 올렸다. 그의 입가엔 미소가 맺혀 있었다.
“아니지, 지금까지와는 다를걸세. 협회의 부회장이라는 지위를 이용하는 이는 없었을테니. 지도자의 어리석은 판단은 헌터들을 사지로 내몬다. 이런 시나리오 어떻겠는가?”
그리 말하는 노인의 눈동자가 섬뜩하게 번뜩였다.
* * *
게이트를 공략하고 하루가 지났다.
신태양, 엘리스와의 훈련 기간인 일주일 동안 꽤 많은 일이 있었다.
– 은빛의 날개 길드장 천상혁 돌연 사퇴
– 은날의 새로운 미래 ‘윤지은’
– 부마스터였던 그녀가 마스터로······.
은빛의 날개 길드장이었던 천상혁이 물러났다.
따라서 본래 부길드장이었던 윤지은이 길드장으로 올라섰다.
S급 게이트 최초 공략의 공로.
적절한 시기의 지원과 현명한 판단.
미래를 책임질 인재들을 등용한 선구안까지.
윤지은이 길드장이 되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른데.’
본래대로라면 꽤 길드장에서 오래 버티다가, 악재가 거듭되고 나서야 사퇴를 결심하는데. 이번 공략의 충격이 꽤 컸던 모양.
‘그리 나쁜 사람은 또 아니었지.’
나름대로 최선의 판단을 내리려고 했으나, 그게 잘 되지 않았다는 걸 확실히 인지한 모양이었다.
어쨌든 윤지은이 길드장이 되었다.
“지한씨, 어서와요! 기다리고 있었어요.”
한층 짙어진 다크 서클의 윤지은이 두 팔 벌려 나를 환영해줬다. 그럼에도 그녀의 미모를 가리지는 못했지만.
“굉장히, 굉장히 바빠졌어요.”
길드장이 되며 부길드장이 잠시 공석이 되었다. 두 업무가 윤지은에게 쏟아지며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단 게 그녀의 설명이었다.
“전부 지한씨 덕분이에요. 필요한 게 있으면 언제든지 말하세요. 정말로요! 여기가 지한씨 집이다 생각하고 편하게······. 아, 또 연락이 왔네요. 잠시만요.”
돈도 들어와 있었다.
지난번 S급 게이트 고용 비용으로 내게 지급된 돈이 약 60억이었다.
‘부자 됐네.’
덕분에 현재 내가 소유한 현금은 약 110억 원. 김건에게 아이템 제작 비용으로 50억을 맡겼는데도 이 정도였다.
워낙 계좌에 찍힌 숫자가 크다보니 현실 감각이 없다.
‘아이템에 재투자 할 걸 생각하면 이것도 많은 돈은 아니지.’
다시 한 번 느끼지만 비빔면 사먹을 돈이 없었던 게 얼마 전이다. 사람 욕심이 끝이 없는 걸까.
그렇게 살짝 여운에 젖어 있는 찰나.
“사부님!”
뒤쪽에서 나를 발견한 엘리스가 달려왔다. 엘리스 또한 내 소개로 은빛의 날개에서 머무르고 있다.
– 네? 제가 있던 길드요? 저 엘리스. 오늘부로 과거는 잊고 사부님을 위해 올인 할거에요! 대한민국에 뼈를 묻겠습니다!
어차피 스카웃 해올 생각이기는 했지만, 그 각오가 남다르다. 꿈 속에서 받았다는 예언에 대한 신뢰가 정말 높은가보다.
엘리스를 향해 손을 들어 올리는 순간이었다.
휘이익!
뒤쪽에서 강한 풍압이 느껴졌다. 동시에 날아차기가 날아왔다.
나는 가볍게 몸을 틀어 피해냈다.
쿠당탕!
“으윽, 왜 피해요······.”
진세아가 허리를 붙잡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넘어지면서도 끝까지 양 손에 든 아이스크림을 사수하고 있었다. 은빛의 날개 복지 시설이 좋기는 한가보다.
“그때 뵀었던 분이네요! 사부님하고 아는 사이인가요?”
마침 엘리스가 진세아를 알아봤다.
“아, 그때 그 귀여운 외국인! 아니지, 그게 아니라.”
다시 진세아의 시선이 내게로 향했다.
“일주일 동안 나 두고 어디 갔었던 거에요! 나도 데려갔어야죠!”
“······그 말 후회하지 않을 자신있어?”
“와, 와우······.”
옆에 있던 엘리스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손에 든 버블티도 마구 흔들리고 있었다. 지난 일주일 간의 훈련이 떠오른 모양.
그 정도였나.
진세아도 엘리스와 내 눈빛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나보다.
“뭐, 뭐에요. 둘 다 왜 그런 눈으로 봐요?”
어차피 다음 공략을 위해서는 진세아가 필요한 상황이다. 게다가 진세아에게도 리미트 해제의 재능이 잠들어 있으니.
“그러면 훈련 좀 할까.”
상위 나약의 마족이 움직이기 전까지.
해야 할 일은 많다.
“아싸.”
진세아가 기뻐하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물론 그 말이 후회로 바뀌는 데에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