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swordsmanship instructor at the Fantasy Academy RAW novel - Chapter 112
아카데미의 검술 강사가 되었다 (112)
엄마가 반찬을 밥 위에 얹어 준다.
“콩자반 싫어? 다른 거 올려 줄까?”
이젠 왼손도 익숙해져서 괜찮은데….
“아니야, 괜찮아. 나 혼자 먹을 수 있어.”
“엄마가 해 주고 싶어서 그래.”
다시 괜찮다고 하려다가, 지난번에 젓가락질하다 반찬을 놓치니 거의 울 것 같은 표정을 하셨던 게 생각나서 말릴 수가 없었다.
걱정을 안 끼치려면 내가 더 잘해야 하는데, 매번 엄마가 이렇게 챙겨 주는 걸 말리지도 못하니… 이대로는 나아지지 않을 것 같아 걱정이다.
“그만 먹으려고?”
“응, 다 먹었어.”
“아직 반도 안 먹었잖아. 반찬이 별로라 그런 거면 배달 음식이라도….”
“아니야, 입맛이 없어서 그래. 그리고 많이 움직이지도 않는데 많이 먹으면 살찌잖아.”
“우리 민하는 좀 쪄도 돼.”
“안 돼. 엄마도 얼른 가서 밥 먹고 와.”
“알았어. 올 때 아이스크림 사 올까?”
“응. 난 딸기 맛.”
엄마가 나가고, 화장실이나 다녀올까 해서 일어나는데 나도 모르게 오른팔을 쓴다고 생각하니 통증이 찾아온다.
팔이 없는데 마치 팔이 있는 것처럼 가렵고 벌레가 물어뜯는 것만 같은 느낌이다.
수술이 잘못돼서 이러는 건 아니다.
의사 선생님 말씀으로는, 사지가 절단된 경우 발생하는 신경학적인 문제라고 한다.
뇌에 팔이 있을 때의 경험과 관련된 신경망이 남아 있어서,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팔을 존재하는 것처럼 느낀다는 것이다.
이를 악물고 일어나 침대 옆에 있는 전신 거울을 보고 섰다.
마치 잃은 팔이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해서 통증과 맞춰 움직이며 없는 팔로 한다고 암시를 하니 통증이 점점 옅어진다.
완전히 없어진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참을 만하다.
혼자 병실에서 이러고 있는 게 바보 같긴 하지만….
그래도 엄마가 없을 때 아파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화장실을 다녀왔다.
엄마는 아직인 것 같은데 계속 병실에 있으려니 답답하다.
밥 먹은 속이 더부룩한 게, 엄마가 돌아오면 산책이라도 가자고 해야겠다.
침대 옆에 있는 휴대폰을 켰다.
처음에는 반 친구들에게 연락이 많이 왔는데, 물론 지금도 은서나 다른 친구들이 학교 진도도 알려 주고 안부를 묻는 톡도 보내긴 하지만 처음보단 많이 줄었다.
내가 학교를 안 나가니 당연한 거겠지만….
알림을 꺼 둔 반 단톡이 계속 올라온다.
[내일 몇 시까지 운동장으로 가야 됨?] [7시 출발이니까 늦어도 6시 50분까진 와야지.] [2시간 좀 넘게 걸린다던데 점심은 기내식임? 아니면 일본 가서 먹음?] [2시간인데 기내식 주겠냐?] [12시 넘잖아.] [기내식 줄걸. 그런데 기내식 ㄹㅇ 별로임. 양도 코딱지고 맛도 별로.] [그래? 그럼 하나 더 달라고 하면 더 줌?] [돼지색2 보소. 남으면 더 준다고 하던데 물어봐.] [우리 여권은 발급된 거 맞지?] [그거 4월에 단체 신청했잖아. 진작 도착했지.] [그런데 왜 안 나눠 줌?] [3반 친구한테 들었는데. 나눠 주면 잃어버리는 애들 있을까 봐. 내일 공항에서 나눠 준다고 함.] [그런데 아까 선생님 말 레알임? 국제선 비행기 탈 때는 신발 벗어야 함?] [ㅇㅇ. 국제선 비행기는 탈 때 앞에 보면 신발장 있음.] [거기 넣어 두고 내릴 때 다시 신고 가는 거임.] [다들 재우 그만 놀려. 진짜인 줄 알잖아. 신발 벗는 건 선생님이 장난친 거야. 제주도랑 똑같이 신고 타니까 안 벗어도 돼.] [아, 서은서 왜 말해. 안 말했으면 이재우 진짜 신발 벗었을 텐데. 꿀잼각 놓쳤네.]그러고 보니 내일이 수학여행이구나….
그래서 그런지 다들 많이 들뜬 것 같다.
부럽다.
원래라면 나도 같이 갔을 텐데….
계속 보고 있으면 더 우울해질 것 같아 방을 나올까 했지만, 괜히 애들 분위기를 망칠 것 같아 휴대폰을 덮었다.
아무래도 선생님하고 괜히 약속한 것 같다.
두 달 기다린다고 달라지는 건 없을 텐데.
차라리 조금 더 빨리 그만뒀으면 진작 단톡도 나왔을 거고 엄마도 덜 고생시켰을 거고….
물론 선생님을 원망하는 건 아니다.
직접 범인까지 잡아 주셨으니까.
어차피 이제 약속한 시한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곧 자퇴 처리가 되겠지….
밀려드는 우울감에 베개에 얼굴을 파묻었는데 휴대폰이 울린다.
누군가 해서 봤더니 선생님이다.
[우리 민하 뭐해? 저녁은 먹었어?] [먹었어요….] [힘이 없어 보이네. 무슨 일 있어?] [아무 일 없어요.] [지금 들르려고 하는데 괜찮지?]학교 일로 바쁘실 텐데 선생님은 일주일에 세 번 이상은 꼭 들르셨다.
[내일부터 수학여행이라 바쁘실 텐데 괜찮아요.] [어? 알고 있었어?] [단톡 봤거든요. 괜히 저 때문에 무리하실 필요 없어요. 내일 일찍 출발하신다면서요.] [그러니까 가야지. 거절은 거절한다.]진짜 괜찮다고 답장을 하려는데 문이 열렸다.
“이미 도착했거든.”
* * *
이미 대부분의 오류를 수정한 터라 시간이 조금만 더 있었다면 김 선생이 완성할 수 있었겠지만 당장 내일이 수학여행이라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오류를 고쳤다.
“어? 정말 그렇게 적용하면… 와! 이게 되네요. 강 선생님은 진짜 천재세요.”
“천재는 무슨…. 그럼 이제 이론은 완성인 거죠?”
“네. 이론은 이제 더 손볼 곳 없는 것 같긴 한데… 이 이론대로 실제로 마법을 쓸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마나도 엄청 필요하고 마나 배열 방식도 기존 마법들이랑은 상당히 달라서 S 랭크 마법사들도 바로 익히긴 힘들 것 같은데.”
확실히 재생 마법이 쉬운 마법은 아니긴 하지.
“저는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하지만 나는 이미 이틀 전에 재생 마법을 마스터하고 김 선생이 이론을 완성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실 수 있겠다고요? 강 선생님은 마법 배우신 지 아직 3개월도 안 됐는데….”
“그만큼 기존 마법에 익숙하지 않으니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일단 실험해 볼까요?”
“실험이요? 새로운 마법을 실험하려면 마법사협회 윤리위원회에 정식으로 연구 신청을 해서 임상 허가를 받아야 해요.”
“동물실험이나 임상자들 모집을 안 하면 괜찮지 않나요?”
“그렇긴 한데… 그럼 어떻게 실험을…?”
“그렇다면 자가 실험은 괜찮다는 거잖아요?”
“자, 자가 실험이요? 강 선생님 설마….”
말을 하면 말릴 것 같아 수강을 만들어 내 새끼손가락을 잘랐다.
“꺄악! 강 선생님 뭐 하시는 거예요?”
아우, 딱 한 마디만 잘랐는데도 엄청 아프다.
루시엘이랑 연습할 때는 루시엘이 감각 차단 마법을 걸어 줘서 고통이 없었는데….
“혹시 안 되면 김 선생님이 붙여 주시면 되니까. 일단 해 볼게요.”
재생 마법을 사용하자 초록색 빛과 함께 피가 멎으며 뼈가 자라나고 살이 덮이기 시작했다.
약간 징그러웠지만 이내 완벽히 원래 상태로 돌아왔다.
“가… 강 선생님?”
“역시 되네요. 아주 멀쩡한데요. 힘도 잘 들어가고.”
손가락을 까딱까딱 움직이며 멀쩡하다는 걸 보여 주자 김 선생의 눈이 왕방울만큼 커졌다.
“저… 정말 괜찮아요? 제가 만져 봐도 되겠어요?”
“네, 얼마든지 만져 보세요.”
놀란 표정으로 다가와서 내 손가락을 이리저리 만진다.
“정말… 멀쩡하네요.”
“네, 완벽한 성공이에요. 그럼 저건 보기 흉하니까 치울게요.”
삼매진화를 일으켜 잘린 손가락을 태워 없앴다.
“이론을 완성해도 실제로 성공하려면 적어도 3개월은 걸릴 줄 알았는데…. 이거 논문으로 정리해서 발표하면 올해 노벨마법상은 강 선생님일 거예요.”
노벨마법상이라 그런 상도 있구나.
“그런 상도 있군요. 저는 딱히 생각 안 해 봤는데. 저 혼자 만든 것도 아니니 상은 같이 받아야죠.”
“아니에요, 저는 한 것도 없는데. 이론은 전부 강 선생님이 만드셨잖아요.”
“처음 이론은 완전히 엉망이었잖아요. 김 선생님이 도와주지 않으셨다면 절대 완성하지 못했을 겁니다. 그러니 논문으로 발표하실 거면 공동 저자로 해야죠.”
“그럴 수는 없어요. 제가 아니라 다른 마법사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인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혹시 같이 상 받으면 안 되는 이유라도… 아! 교감 선생님 따님이라는 게 알려질까 봐 그러세요?”
“어차피 아시는 선생님들도 있고 별로 상관은 없지만, 저는 정말 너무 한 게 없어서….”
“에이, 그러면 문제없는 거네요. 정 부담스러우시면 논문 정리랑 발표는 김 선생님께 부탁드릴게요.”
“정리는 해 드릴 수 있지만, 발표는 강 선생님이 직접 하시는 게…. 그리고 아무리 그래도 공동 저자는….”
“자꾸 그러시면 저 이론 발표 안 합니다!”
“네?”
“같이 고생했는데 어떻게 저만 상 받아요. 저 그렇게 나쁜 사람 아닙니다.”
“아… 알았어요. 그럼 제가 논문도 열심히 준비하고 발표도 최선을 다해서 할게요.”
어휴, 끝까지 안 하겠다고 하면 진짜 곤란할 뻔했는데 다행이다.
“저기… 그럼 저는 이만 가 볼게요.”
“벌써요? 기념비적인 날인데 나가서 식사라도 해요. 제가 살게요.”
“그러고 싶지만, 제가 이 마법 왜 만들었는지 아시잖아요?”
나는 노벨마법상 같은 걸 받자고 재생 마법을 배운 게 아니다.
“그렇죠. 제가 너무 들떠서….”
“괜찮습니다. 마침 내일이 수학여행인데 정말 다행이네요.”
“아, 그러네요. 그럼 저도 강 선생님 귀국하시면 바로 발표할 수 있게 준비할게요.”
잘 부탁드린다고 말하고 보건실을 나왔다.
바로 외출증을 끊고 차를 몰아 민하가 있는 병원으로 향했다.
가면서 전화를 할까 했지만, 깜짝 놀라게 해 주고 싶어 병원에 도착해 톡을 보냈다.
답장을 보니 어째 평소보다 힘이 없다.
물어보니 단톡에서 내일 애들이 수학여행 이야기를 하는 걸 봤다고 한다.
내일 일찍 출발해야 하니 오지 말라는데 그럴 순 없지.
[그러니까 가야지. 거절은 거절한다.]톡을 보내고 바로 병실 문을 열었다.
“이미 도착했거든.”
“선생님?”
“굿 이브닝. 어머니 안 계시네?”
“안 오셔도 괜찮은데…. 엄마는 식사하러 가셨어요.”
“그렇구나. 잘됐네.”
민하에게 다가갔다.
“잘되다니? 서, 선생님?”
“약속했던 날까진 기한이 좀 남긴 했지만, 더 빨리 지키려고.”
“저… 저기, 그래도 이건 좀 아닌 것 같아요. 제가 지난번에 분명히 동정심 때문에 하는 결혼은 싫다고 했잖아요. 그리고 저 아직 미성년자고 결혼한 것도 아닌데 이러시면….”
완전히 홍당무처럼 빨간 얼굴로 이야기를 하는데 아주 김칫국을 장독대째로 퍼먹고 있네.
딱―.
“악! 쌤, 저 환자인데….”
발칙한 생각을 하는 제자는 바로 응징이지.
“환자이기 이전에 내 학생이잖아! 개똥 같은 소리 하지 말고 선생님이 선물 줄 테니까 눈이나 감아 봐.”
“선물이요? 혹시 뽀뽀 같은 거 하시려는 건….”
얘가 병원에만 있었더니 이상해졌다.
한 대 더 맞고 싶냐고 하니 그제야 눈을 감는다.
눈을 질끈 감은 민하의 팔을 향해 재생 마법을 사용했다.
초록색 빛이 퍼지며 팔이 다시 생겨난다.
“저기… 선생님, 저 팔 느낌이… 어?”
재생되는 감각 때문에 그런지 시키지도 않았는데 눈을 떠 버린다.
“서… 선생님, 이게 도대체 어떻게…? 제가 환상을 보고 있는 거 아니죠?”
“글쎄, 일단 선생님 눈에도 보이는데. 못 믿겠으면 움직여 보는 게 어때?”
바로 손부터 쥐었다 폈다 하더니 이내 팔을 움직인다.
“어때, 아직도 환상 같아?”
“이, 이거… 꿈 아니죠?”
아까는 환상이더니 이번에는 꿈이냐.
“꿈 같아? 그럼 딱밤 한 대 더 맞으면 알 수 있지 않을까?”
“아, 아니에요. 저 정말 진짜로 팔이 다시….”
갑자기 와락 끌어안더니 우는지 옷이 축축하다.
결코 좋은 기분은 아니지만, 밀어내지 않고 등을 토닥였다.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그리고 선생님 믿고 기다려 줘서 고맙다.”
“서, 선생님, 진짜… 감사합니다.”
계속 달래는데도 울면서 고맙다는 말만 반복한다.
“감사하면 그만 울고 얼른 짐이나 싸자. 내일 수학여행 가려면 준비할 게 많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