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Leader of a Girl Group Destined To Fail RAW novel - Chapter (133)
가요연말대전 녹화가 끝나고.
우리는 모두 숙소로 돌아와 그대로 뻗었다.
다들 정말 죽은 듯이 방에 들어가서 잠들었다.
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러다, 새벽에 문득 깼다.
그 추위에 그렇게 오랫동안 있었으니, 아직도 온몸에 오한이 들었다.
가뜩이나 약한 윤청의 몸으로는 버티기 힘든 추위였다.
그렇게 일어나서 본 것은.
-일어났어?
솜 뭉탱이였다.
“또 왔네.”
솜 뭉탱이는 휘휘 날아다니다가, 내 무릎에 앉았다.
-한동안 나 찾는 소리에 시끄러웠는데. 급한 문제 해결되니까 이젠 내가 필요 없어졌나 봐?
“그런 셈이지.”
가장 힘든 문제는 넘겼으니까.
성대도 완전히 고쳐졌고.
윤청(백녹하)
노래: 99/100
능력치도 정상으로 돌아왔다.
원래 최대 능력치가 97이었는데, 99로 상승한 건… 나도 조금 성장했다는 뜻일까.
김 이사는 컬러즈에서 횡령과 회사 내부 정보 유출로 고소되었고.
김려유는 재기할 수 없을 정도로 완전히 몰락했다.
[탑 오브 아이돌>에서도 신유화와 함께 하차했고.신유화야 뭐, 폭행죄로 고소당했다고 하더라.
컬러즈는 홍 사장이 거의 완전히 정복했다.
성 이사는 김 이사의 사례를 보며 본인도 많이 놀랐는지 자중하는 게 보였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안심하고 내버려 둘 홍 사장도 아니었기에, 계속해서 적당히 경계만 하는 걸로 해 두는 듯했다.
마음에 걸리는 게 있다면, 홍 사장이 너무 많은 권력을 가져갔다는 것이다.
한때의 동지가 영원한 동지라는 보장은 없으니까.
…그래도 김 이사보다는 낫겠거니 생각하는 중이다.
원래 직장 생활이라는 게 완벽할 순 없는 거니까.
아무튼.
이제 남은 일은 차기 앨범 준비 후에 신인상을 타는 것뿐이었다.
이제 순조롭게 앞으로 나아갈 일만 남았다는 말이다.
-…라고 생각했지?
“아냐?”
솜 뭉탱이는 커다란 입을 열며 씩 웃었다.
-글쎄. 나는 소원을 들어줄 순 있어도 예언을 해 주진 않아, 백녹하.
그럴 거면 왜 그렇게 의미심장하게 웃는 건데?
“솜 뭉탱이. 궁금한 게 있어.”
-뭔데?
나는 고민하다가, 그간 계속해서 가졌던 의문을 털어놓았다.
“진짜 윤청은… 어떻게 됐어? 그 애는 잘 지내고 있는 거 맞아? 지금 날 보고 있어? 내가 하고 있는 모든 것들… 그 애도 괜찮아 해?”
내 질문에, 솜 뭉탱이는 잠시 말이 없었다.
그러다가 천천히 불어오는 바람에 두둥실 떠올랐다.
-궁금한 게 많았구나, 백녹하.
“많았지.”
-그 모든 질문에, 나는 대답할 수 없어.
솜 뭉탱이는 내 코앞까지 다가왔다.
-한번 네 자신에게 물어보는 건 어때? 네가 윤청이었다면, 어땠을 것 같아?
내가 윤청이었다면.
윤청이 되어 지금의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면.
“…애쓰고 있구나, 할 것 같아.”
-가혹하네. 자기 자신에 대한 평가가 고작 ‘애쓰고 있구나’라니.
솜 뭉탱이는 낄낄 웃다가, 내게서 멀어졌다.
아마도 내게 아무것도 말해 주지 않을 생각인 것 같았다.
어쩔 수 없지.
사실 기대도 안 했다.
“왜 온 건지나 말하고 가.”
-정산해 주러 왔지. 그동안 작고 큰 퀘스트들을 꽤 많이 성공했잖아.
그건 사실이었다.
예를 들면,
[[연말 가요제에서 스페셜 무대를 해 보자!>보상: 50포인트] [[10,000명의 팬들을 직접 만나 보자!>
※관객석, 팬 미팅 등 서로의 얼굴을 인지할 수 있는 거리※
보상: 100포인트]
이런 것들 말이다.
-수고했어, 백녹하. 현재 너의 포인트는…
[현재 포인트: 1700포인트]-이 정도야.
“생각보다 많네?”
정신없이 살았더니, 포인트가 이렇게 쌓이는 줄도 모르고 있었다.
-아무렴. 잘 모아 둬. 혹시 모르잖아…. 또 쓰게 될 날이 올지? 아직 서바이벌도 두 개나 남았잖아.
“거기서 또 뭐 터지는구나. 그렇지?”
-글쎄.
솜 뭉탱이는 말을 흐렸다. 그러더니, 갑자기 다른 주제를 꺼냈다.
-전생에서의 일 말이야.
솜 뭉탱이가 갑자기 다른 주제를 꺼냈다.
-전부 기억은 나, 백녹하?
“당연히 다 나지.”
-그래? 그럼 그 기억을 한번 되짚어 봐. 지금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지금쯤?
기억을 되살려 보는 순간, 머리가 아파 오면서 미친 듯이 잠이 쏟아졌다.
이때쯤에… 무슨 일이 있었지?
-너라면 또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낼 거야, 백녹하.
그걸 어떻게 그렇게 확신해?
-왜냐하면, 내 눈은 정확하거든.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나는 잠에 빠져들면서도 피식, 웃었다.
짜증도 났지만-
묘하게 위로되는 말이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
번쩍.
눈이 뜨였던 것 같다.
“청청. 일어났어요?! 백영 언니가 떡국 끓여 놨어요. 떡국 먹으러 나오래요!”
“떡국… 탄수화물 덩어리….”
“오늘은 탄수화물 타령 사절이래요!”
“으응….”
이거 어째.
우리 엄마가 맨날 했던 잔소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인데….
그렇게 부엌으로 나와 보니, 다들 식탁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었다.
“다들 일찍 일어났네?”
“청청이 못 일어난 게 신기한 거예요.”
김금이 신기하다는 눈으로 날 보았다.
“윗집 공사해서 엄청 시끄러웠는데. 어떻게 단 한 번을 안 일어나요?”
“…그래?”
솜 뭉탱이가 좀 깊게 재웠나 보네.
나는 대수롭지 않게 내 자리에 앉았다.
“내가 떡국 먹으라고 계속 깨웠는데도 안 일어났어요.”
류보라가 내게 수저를 건네며 말했다.
“미안. 다음부턴 일찍 일어날게.”
“그럴 필요 없어요. 그런데 언니.”
“응.”
나는 떡국을 한 입 먹으며 대답했다.
서백영 요리 실력 갈수록 늘어.
간이 아주 딱 맞네.
“아직도 악몽 꿔요? 계속 잠꼬대하던데.”
“커헉.”
난데없는 질문에, 떡이 목에 걸리고야 말았다.
김금이 내 등을 퍽퍽, 두드려 주었다.
서백영이 건네는 물을 마시며, 나는 간신히 진정했다.
“내가 잠꼬대 뭐라 하는데?”
“망할 놈의 솜 뭉탱이, 뭐 그러던데. 무슨 괴물이라도 나오는 꿈 꿨나 했죠.”
…따지고 보면 괴물이 맞긴 하지.
생긴 건 제법 앙증맞게 생겼으나, 속내가 검은 괴물.
“그러게. 그런 악몽을 꾼 것도 같다.”
나는 애써 웃으며 대답을 회피했다.
그나마 다행이다.
의심을 살 만한 잠꼬대를 안 한 게 어디야.
“맞다. 우리 그, 탑돌 MC요.”
연주홍이 떡을 한꺼번에 다섯 개씩 입에 집어넣으며 말했다.
“기사 떴는뎅, 데이 선배가 할 거라던데요!?”
“헐.”
모두의 표정에 ‘왜?’라는 의문이 스쳤다.
“아니 뭐. 원래 라디오 진행이나 예능에도 관심 있으신 선배님이셨으니까. 그럴 수 있지.”
“저희 곡은 잘 만들고 계실까요?”
“아.”
나는 핸드폰을 꺼내서 식탁 가운데에 놓았다.
“안 그래도 어제 데모 나온 것 같더라. 들어 볼래?”
“그걸 왜 이제 말해 줘요.”
김금이 후다닥 플레이 버튼을 눌렀다.
말은 안 해도 되게 신경 쓰였나 보구나.
하긴, 본인이 작곡을 하고 싶은데도 하지 못하고 남에게 맡긴 거니까.
마음이 안 좋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했을 거다.
아무튼.
그렇게 노래를 틀자마자 우리는 잠시 충격에 휩싸여야 했다.
슈류류륭 리따 리리따
또로롱 띠립따리리
붐붐붐 파파파파 붐파붐파
“….”
데모곡이 이런 식이었기 때문이었다.
“아니….”
“곡은… 곡은 분명… 분명 좋은데. 우리가 요청한 대로 잘 만들어졌는데….”
“이거 데이 선배 목소리죠? 심지어 잘 불러서 더 컬받는데.”
주홍이 컬받는다는 말 인터넷에서 배워 왔구나.
“아무리 데모곡이라지만 가사를 왜 이렇게 경박하게 붙여서 부르신 거죠.”
“안 그래도 그게 문제야.”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데이 선배가 노래랑 같이 메시지를 보냈는데. 도저히 이 노래에 맞는 완벽한 가사를 못 쓰겠대. 가사는 우리가 한번 붙여 보라는데?”
“…저희 내일이 촬영 시작 날 아니에요? 내일까지 가사를 붙여서 가이드곡을 만들라는 거예요?!”
“진심 무리인데. 그냥 전문 작사가분들을 몇 분 초청해서 작사를 의뢰해 보는 게….”
“그럴 시간조차 없어, 사실은. 그래서 우리가 하긴 해야 할 것 같아.”
모두의 표정이 안 좋아지는 중에.
유일하게 급격히 표정이 밝아지며 눈을 반짝거리는 사람이 있었다.
“제가 하겠습니다악!”
일할 수 있는 순간만을 기다려 온.
김금이었다.
***
지이이잉.
알아들었어, 인마. 알아들었다고.
“설거지 다 끝났어요. 저 좀 씻을게요.”
“응응.”
멤버들을 뒤로하고, 나는 수건을 챙겨 욕실로 들어왔다.
지이이잉.
아까부터 계속 울리는, 이 핸드폰 때문에.
윤청의 핸드폰이 아닌, 바로 내 핸드폰이었다.
뭔데 아까부터 계속 울리냐. 불안하게.
나는 문을 잠그자마자 핸드폰을 켰다.
그러자 알림들이 빗발치듯이 화면을 메웠다.
[‘모먼트’, 5년 만에 초대형 신인 걸그룹 데뷔] [초대형 신인이 온다… 5대 기획사 ‘모먼트’ 걸그룹 출격] [[인라이븐>, 5대 대형 기획사 ‘모먼트’에서 데뷔… 신인상 휩쓰나]아.
그제야 알 수 있었다.
이때쯤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솜 뭉탱이가 어떤 것을 말하고 싶었는지.
원래 신인상의 주인이, 지금 나타났다.
[인라이븐>.6인조 걸그룹으로, 전생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데뷔하자마자 신인상을 타고, 바로 다음 해에 대상을 타네 마네 했으나.
타지 못했다.
이어서 터진 한 논란 때문에.
이래서 내게 나라면 해낼 수 있을 거라고 말한 거였군.
나는 진실을 알고 있으니까.
하지만 이번 일은 진실을 알고 있다 해도 밝혀내는 게 쉽지 않을 텐데….
그러나 진실을 밝혀 내지 못하면.
신인상을 뺏길 수도 있다.
무조건 해내야 한다.
[[인라이븐>, 음원 사재기 논란? 모먼트. ‘대응할 가치도 없다’] [음원에 이어 음반까지? 사재기 논란에 휩싸인 초대형 신인, [인라이븐>]근데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