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Leader of a Girl Group Destined To Fail RAW novel - Chapter (30)
30화.
“팀 사계절.”
도희영이 씩 웃으며 우리에게 가벼운 박수를 쳐 주었다.
“축하드립니다. 1위입니다. 팀 사계절은 네 명 모두 골고루 매력을 보여 준 점이 가장 돋보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훌륭한 팀워크로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 주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렇게 서로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겁니다.”
도희영은 우리에게 칭찬을 한 후, 팀 러브유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팀 러브유. 여러분이 이번에 아쉬운 결과를 낸 것은, 여러분의 재능이나 매력이 적어서가 아닙니다. 네 사람이 어울려서 시너지를 낸 것이 아니라, 오히려 마이너스 효과를 냈기 때문입니다.”
도희영은 네 사람과 하나하나 눈을 맞추었다.
“전략이 아쉬웠습니다. 한 사람에게 기대거나 모든 것을 맡기기보다는, 서로 힘을 합쳐서 자신의 매력을 돋보이게 했어야 합니다. 양보만이 최고의 미덕은 아닙니다. 때때로는 팀원들을 위해 내가 나서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게 진정한 팀워크죠.”
도희영은 큐 카드를 넘겼다.
“팀 사계절은 다음 미션 때 베네핏을 받게 될 겁니다. 팀 러브유도 다음번에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 주세요.”
베네핏이라는 말에, 우리 네 사람의 정신도 돌아왔다.
이제야 피부에 와닿았다.
그제야 우리는, 각각 이상한 감탄 소리를 낼 수 있었다.
“흐흐흐흐흐.”
“저…! 저…! 저 5…! 5위…!”
“나 다섯 계단 올라왔어! 나도!”
“다들 진짜 고생 많았어.”
우리는 서로 얼싸안았다.
폭풍 같았던 10일을 모두 보상받은 기분이었다.
“또한.”
그때, 도희영이 선배다운 미소를 지었다.
“심사 위원 선정 두 번째 미션의 MVP를 발표하겠습니다.”
오.
“먼저 그 전에, 이번 현장 투표 1위와 MVP의 베네핏을 공개합니다.”
도희영의 손짓에 따라 전광판 속 화면이 빙그르르 돌다가 멈췄다.
‘온라인 투표 베네핏 50,000표’
“대박.”
주변에서 오, 하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무려 5만 표다. 순위에 영향이 없을 수가 없었다.
김금의 얼굴이 눈에 띄게 밝아지는 것이 느껴졌다.
“그럼, 바로 이번 MVP 발표하겠습니다. 이번 미션 MVP는….”
도희영은 잠시 뜸을 들였다.
“윤청 연습생.”
“…!”
나?
“축하드립니다. 두 번째 MVP로 선정되었습니다.”
우와악!
하는 소리와 함께 우리 팀이 나를 끌어안았다.
“언니, 대박!”
나는 얼떨떨해서 도희영만 쳐다보았다.
나 싫어하는 거 아니었어?
“윤청 연습생은 팀의 맏언니로서, 모든 포지션을 도왔다고 들었습니다. 비록 작사 포지션이었지만 훌륭한 올라운더의 모습을 선보였으므로 이번 미션 MVP로 선정되었습니다.”
…알긴 아는군.
나는 그제야 미소가 새어 나왔다.
그래, 그렇게 작곡도 하고 안무도 같이 짜고, 컨셉도 머리 쥐어짜 냈는데 이 정도는 받아도 되겠지.
“축하드립니다, 윤청 연습생. 하지만 아직 끝난 것이 아닙니다.”
그때 도희영이 흥을 깨는 말을 했다.
그녀의 말이 옳았다.
아직 본 게임이 남아 있었으니까.
***
“아, 죽겠다.”
현장 투표 순위를 발표하다가 시간이 12시가 넘어 버렸기 때문에, 촬영은 강제로 중단되었다.
여기 있는 애들 절반 이상이 미성년자였으니까.
결국 우리는 투표 결과를 미친 듯이 궁금해하며 퇴근했다.
“소문에 의하면, 1위 득표수가 30만 표가 넘는대요.”
연주홍이 포도 맛 젤리를 주섬주섬 먹으며 말했다.
넌 왜 항상 볼 때마다 뭘 먹는 기분이니.
“미친.”
김금의 험한 말에, 나도 모르게 주변을 둘러보았다.
혹시나 팬들의 귀가 썩진 않을까 싶어서.
“너 내가 입 좀…!”
“아이, 뭐. 요 정도는.”
하여간 진짜.
나는 김금의 귀를 잡아당겼다.
“포기하세요. 쟤 원래 저러니까.”
류보라는 진즉 포기했다는 어투였다.
“30만 표 맞을걸. 나도 작가님들이 얘기하는 거 들었어.”
“심지어 그거 베네핏 합산된 것도 아니고, 순수 표만이잖아요.”
“그렇지.”
서백영이 연주홍의 말을 거들었다.
“근데 그건 한 분당 투표할 수 있는 횟수 안 정해져 있지?”
“하루에 열두 명까지 매일 투표할 수 있대요. 단, 한 연습생당 하루에 한 표만.”
“투표 기간이… 2주였나?”
“네네.”
“최소한 2만 명 이상은 1등을 뽑아 주셨다는 거네.”
“대박적.”
2만 명이라니.
아직 데뷔도 안 한 연습생들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정말 큰 숫자였다.
“와, 그렇게 많은 표를 받으면 무슨 기분일까요?”
“좋은 기분.”
“….”
김금과 연주홍은 여전히 서로 으르렁거리고 있었다.
보니까 연주홍이 아직도 김금에게 약간의 앙금이 남아 있는 것 같았다.
연습생들은 삼삼오오 모여서 퇴근했다.
특히 우리 팀과 팀 버블검은, 무슨 한 뭉치처럼 몰려다니며 퇴근했다.
“러브유 팀은 어디 갔어?”
“몰라. 김려유 박차고 나간 다음에 그냥 뿔뿔이 흩어지던데.”
“하긴. 하위권 세 명이 한 팀에 있었으니까… 분위기 안 좋을 법도 하겠다.”
그렇게 말한 사람은 이주선이었다.
“어때. 다섯 계단 올라온 기분.”
“…흠흠.”
김금이 이주선의 정수리를 누르며 물었다.
이주선은 민망하게 고개를 돌렸다.
“침몰하는 배에서 저희가 구해 준 거라니까요, 언니.”
“…참 나.”
연주홍이 흐흐, 하며 넉살을 떨었다.
“그래도 다들 만족스러운 순위를 받아서 다행이다.”
“전 만족 정도가 아니고 컬러리스트님들께 삼보일배라도 할 수 있…”
“아휴.”
나는 버블검 팀을 슬쩍 보았다.
서백영은 맏언니답게 표정 관리를 잘하고 있었지만, 기분이 좋아 보였다.
연속으로 데뷔권 순위니까 당연하겠지.
신경 쓰이는 건 역시나 류보라 쪽이었다.
저번보다 한 계단 올라와서 4위.
절대로 낮은 순위가 아닌데도 별로 기뻐 보이지 않았다.
그냥 현장 투표 발표 전과 똑같은 눈이었다.
영혼도, 열정도 없는 무심한 눈.
애가 나쁜 애 같아 보이진 않는데 왜 저렇게 세상만사 귀찮은 얼굴이지?
나는 연습실에서 항상 늦게 퇴근하던 류보라를 떠올렸다.
데뷔하기 싫은 사람치고는 너무나 열심히 하던 류보라를.
이해할 수 없었다.
“우리 뭐, 회식이라도? 편의점 털러 가면 안 돼요? 치즈라볶이 땡기는데.”
연주홍이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뭔 회식이야. 당장 가서 뻗어서 잘 거야.”
“내일 얼굴 부어.”
김금과 나는 즉각 거절했다.
“아니, 언니들은 저한테 소갈비 사 줘야 된다니까요.”
“이주선이 고생시킨 건데 왜 나한테 사 달라 해. 이주선! 네가 얘 소갈비 사 줘.”
“…알았어.”
“아니, 그걸 또 왜 진지하게 받아 줘요, 언니는?! 분위기 싸해지게!?”
“아니, 뭐….”
이주선은 손가락을 꼼지락거렸다.
“나 때문에 다들 고생한 건 맞으니까.”
알긴 아는군.
나는 별 대꾸는 하지 않았다.
어쨌든….
“끝이 좋으면 다 좋은 거지. 뭘 또 기죽고 그래.”
김금의 말에 매우 동의했기 때문이었다.
“맞아요! 저희 크로스 한번 해요! 연주홍!”
연주홍이 팔을 대각선으로 들었다.
“김금!”
그리고 김금이 그 팔에 팔짱을 끼듯이 또 들고,
“이, 이주선!”
믿었던 이주선마저 거기에 동참했다.
“…꼭 해야 돼?”
나는 10대들의 텐션을 따라갈 수 없어서 고개를 숙였다.
“꼭 해야 돼요!”
“…윤청.”
젠장.
“사계절 크로스!”
아휴.
우리 네 사람은 야밤에 낄낄거리며 서로를 걷어찼다.
결국 우리는 연주홍에게 치즈라볶이와 식혜, 그리고 포도 젤리를 사 주고 나서야 집에 돌아갈 수 있었다.
***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어제와 같은 세트.
우리는 다시 한번 도희영의 앞에 섰다.
도희영의 뒤로, 다섯 개의 의자가 보였다.
각 의자에는 커다랗게 숫자가 쓰여 있었다.
5, 4, 3, 2, 1.
1위 의자는 유난히 크고 장식이 많았다.
…데뷔권 순위만 의자에 앉을 수 있다는 뜻이군.
나머지 연습생들은 일어서서 그 의자를 바라봐야 하는 거고.
잔인한 시스템이었다.
“컬러즈의 새로운 색이 되고자 하는 여정에 참여해 주신 우리 연습생 여러분들.”
열두 명의 연습생들은 이미 한번 긴장을 털어 내서 그런가, 어제보다는 덤덤해 보였다.
나, 김금, 연주홍, 이주선은 나란히 서 있었다.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연습생들도 같은 팀끼리 선 게 보였다.
물론 팀 러브유는 그다지 분위기가 좋아 보이진 않았지만.
“첫 번째 순위 발표식을 시작하겠습니다.”
도희영은 투표 방식과 집계 방식에 대해서 설명했다.
어제 연주홍이 설명했던 것처럼 2주간 투표가 이어졌다.
한 사람당 최대 열두 명에게 매일 한 표씩 행사할 수 있었다.
물론 한 연습생만 뽑는 것도 가능했다.
단, 한 연습생에게 하루에 한 표를 넘길 순 없었다.
“2주간 총 투표수는….”
2,130,108표.
“이백십삼만 백팔 표입니다.”
화면 전환과 동시에 도희영이 말했다.
2백만 표.
어마어마한 숫자에, 모두의 입이 다물어지질 못했다.
“현장 투표 1위와 MVP의 5만 표 베네핏은 가장 마지막에 합산됩니다. 먼저, 베네핏이 합산되지 않은 순위를 발표하겠습니다. 11위부터 발표하겠습니다.”
11위
박하은 61,234표
“박하은 연습생, 11위입니다. 총 61,234표를 얻었습니다.”
박하은은 낮은 순위를 짐작했다는 듯, 고개를 푹 숙였다.
별다른 소감 인터뷰 없이, 바로 다음 순위가 발표되었다.
우리 팀 사계절은 서로의 손을 꽉 잡았다.
여기로 출근하면서, 누가 어떤 순위를 받든 무조건 서로를 안아 주기로 약속했었다.
위로도, 축하도 없이.
10위
이경아 90,213표
9위
신유현 127,523표
8위
이주선 134,565표
이주선의 이름이 불리자, 우리는 모두 이주선을 꽉 안아 주었다.
이주선은 시원섭섭한 얼굴로, 눈물을 살짝 훔쳤다.
어쨌든, 처음으로 받았던 현장 투표 순위가 12위였기에 만족하는 눈치였다.
7위
조희온 158,796표
6위
연주홍 183,452표
연주홍은 이름이 불리자마자, 펄쩍 뛰어올랐다.
정말 많이 기뻐 보였다.
또 펑펑 우나, 했는데 눈물이 그렁그렁한 것에서 멈췄다.
하도 순위 발표식을 많이 하니까 적응된 것 같았다.
…내심 12위는 아닐까 계속 걱정했던 눈치였다.
물론 그동안 연주홍을 봐 왔기에 12위는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었지만.
나는 다시 한번 지금까지의 순위를 되새겼다.
첫 번째 미션의 현장 투표와 일치하는 부분이 있었다.
비 데뷔권 내에서는 순위가 조금씩 다르긴 해도, 어쨌든 비 데뷔권 후보 리스트는 같았던 것이다.
그 말은, 데뷔권 후보는 견고하다는 뜻.
하지만 이 순위는 오로지 첫 번째 미션까지만 방송되었을 때의 순위다.
다음번 순위 발표식은 두 번째, 세 번째 미션 내용이 모두 방송되고 나서의 순위이다.
두 번째 미션 내용이 방송되고 나면, 조금은 달라지겠지.
“이제부터는, 데뷔권 후보에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