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u (Shin Yun-hee) RAW novel - chapter 58
“하아, 정말 부드럽다. 비단결이 이보다 매끄러울까.”
무자리가 서현의 편편한 아랫배를 쓰다듬어 내리며 감탄했다.
“지금은 안 돼요…… 어머나!”
간지러운 듯 몸을 꼬며 무자리의 손길을 피하려던 서현은 문득 등 뒤로 느껴지는 느낌에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굵은 막대처럼 뻣뻣하게 일어선 것이 그녀의 등허리를 쿡쿡 찌르고 있었다. 일단 성이 나면 어지간하게 달래서는 안 된다는 걸 잘 아는 서현은 어쩔 줄 몰라 했다.
“봐라. 어쩔 수 없지?”
열에 들뜬 무자리가 사뭇 뻔뻔하게 말하자 서현의 얼굴은 더더욱 달아오르고 말았다.
그간 어찌 참았는지 스스로 믿기지 않을 정도로 무자리는 더욱더 지독하게 서현에게 중독되었다. 그녀의 살결이 스치기만 하여도, 그녀의 향을 맡기만 하여도 그의 아랫도리는 묵직하게 일어섰으니, 한 번 그리되면 끝내 서현을 품지 않고는 수그러들지를 않았다. 그리고 한 번은 결코 한 번으로 끝나는 법이 없었다.
“여기도 달겠지?”
무자리가 서현의 속곳 사이로 은근슬쩍 손을 밀어 넣으며 물었다.
“아…… 안 돼요!”
소스라치게 놀란 서현이 얼른 다리 사이를 오므렸다. 가슬가슬한 거웃을 쓰다듬어 내린 손길이 매끄러운 음순을 슬쩍 문지르다 그 사이로 미끄러져 들어가려 하고 있었다. 촉촉한 온기를 품은 그 은밀한 곳으로.
서현이 몸을 바르르 떠는 것은 문 밖에 떡하니 버티고 있는 주모 탓만은 아니었다.
“알았다. 이 맛은 안 볼게. 그럼 되지?”
“제, 제발요…….”
“그래, 내 참으마. 그러니 다리를 좀 벌려 보련. 손이 움직이질 못하잖니. 응?”
무자리는 울상이 된 서현을 은근하게 얼렀다. 그러곤 그녀가 마지못해 다리를 벌리자마자 순식간에 더 깊이 손을 밀어 넣었다.
“하아…….”
남자답고 투박한 손이었지만 서현을 애무할 때면 더없이 섬세하게 움직이는 무자리의 손길이 무성한 거웃으로 덮인 음부 전체를 움켜쥐었다. 제 것이라는 걸 확인하듯 손에 힘을 주었으나 거칠거나 아프지는 않았다. 통통하게 솟은 음순의 돌기를 압박하며 전체를 부드럽게 주무르는 손길에 서현은 자지러질 듯 신음했다.
“으으음…….”
이윽고 그 손길이 앞뒤로 움직이기도 하자 서현의 신음과 헐떡임은 점점 더 심해졌다. 손으로 제 입을 막고 입술을 깨물어 보았지만 간헐적으로 터져 나오는 날카로운 신음은 어찌할 수가 없었다.
“소리를 내면 아니 될 텐데.”
무자리가 낮게 키득거리자 약이 오른 서현이 홱 고개를 돌렸다. 뒤돌아보자 욕정으로 흐려진 검은 눈동자가 빨갛게 달아오른 그녀의 얼굴을 단숨에 집어삼킬 듯 바라보고 있었다. 서현은 부르르 몸을 떨었다.
“절대 소리 내지 마라.”
낮게 갈라진 음성으로 경고한 무자리는 그대로 서현의 입술을 삼켜 버렸다. 뜨거운 입맞춤에 서현은 신음했다. 그러나 무자리는 그녀의 날숨 하나도 남김없이 모조리 삼켜 버렸다.
아래를 쥐고 흔들어 대는 무자리의 손길이 빨라질수록 더욱 가팔라지는 서현의 신음을, 빨갛게 달아오르며 점점 커지는 그녀의 헐떡임을 모두 제가 삼켜 버렸다.
“음, 음!”
어느덧 서현의 이마에 촉촉하게 알땀이 맺히고 허리께가 바르르 떨리자 무자리가 다급하게 반닫이의 이불을 잡아당겨서 바닥에 깔고는 그 위에 서현을 눕혔다. 허겁지겁 제 바지를 벗어 내리자 퉁기듯 솟아오르는 검붉은 남근은 이미 장대하게 발기한 상태였다.
“헉헉…….”
저도 거친 숨을 내쉬며 무자리가 서현의 허벅지를 잡아 벌리고 질펀하게 젖은 그 사이로 제 양물을 밀어 넣었다. 쑥 빨려 들어간 양물이 순식간에 질 속 깊숙이 꽂히자, 두 사람의 입에서는 동시에 외마디 신음성이 터져 나왔다.
“아흣!”
“흡!”
그저 하나로 연결되었을 뿐인데 지독히도 만족스러웠다. 괴로운 사람처럼 인상을 쓰며 고개를 뒤로 젖힌 서현은 무자리가 이내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하자 두 손을 모두 써서 제 입을 틀어막았다. 그러다가는 견딜 수 없다는 듯 손을 뻗어서 무자리의 등과 허리를 힘껏 잡기도 했다.
“아, 아…… 앗!”
한껏 두 다리를 벌린 채로 저도 모르게 허리를 뒤틀면서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이 무자리에게는 더욱 큰 자극이라는 걸 서현은 결코 알지 못했다.
제가 몸짓을 할 때마다 출렁이는 뽀얀 젖가슴과 유두를 입에 넣고 혀로 굴리며 희롱하다가 잘근잘근 씹거나, 한껏 빨 때마다 서현의 아래가 움찔움찔 조여들었다. 착 감겨 붙는 듯한 그 조임에 무자리는 온몸을 꿰뚫는 지독한 쾌감을 느꼈다. 딱 미쳐 버릴 것만 같았다.
“좋으니?”
무자리가 정신없이 제 거근을 더욱 깊숙하게 밀어 넣으면서 서현에게 물었다. 서현은 두 눈을 꼭 감은 채 두 팔을 무자리의 목에 걸고 있었다. 질문을 못 들었는지, 아니면 차마 답할 수 없는지 서현은 아무런 대꾸도 없었다.
“응? 말해 봐. 너도 나처럼 이렇게 미칠 듯 좋아?”
그러자 무자리는 허리를 더 크게 뺐다가 일시에 꽂듯이 움직이면서 서현을 채근했다. 그래도 서현은 입술을 깨물며 끙끙 앓는 소리만 낼 뿐이었다.
그러자 무자리는 어쩐지 짓궂은 생각이 들고 말았다. 서현 안에 깊게 삽입한 채로 상체를 일으키고는 두 팔을 뻗어서 그녀의 등허리를 감싸 안아 일으켰다.
“흐읏!”
갑자기 닥쳐 온 더 큰 자극에 서현이 깜짝 놀라 비명을 질렀다. 무자리의 어깨에 매달려 어쩔 줄 몰라 했다. 그러나 무자리는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허리를 그대로 쳐올렸으니 당황한 서현의 얼굴은 더욱 붉어지고 온몸의 살결이 촉촉하게 땀으로 젖어 들었다.
쏟아지는 한낮의 햇살이 그런 서현을 하얗게 감싸서 빛나니, 그야말로 무산선녀가 따로 없었다. 이른 아침 먼 산에 흰 구름이 일고, 저녁나절 마당에 부슬비가 내려도 하나도 모를 만큼 황홀한 아름다움이었다.
그것이 제 품에 있는 것이다. 제 여인인 것이다. 하여 무자리는 크게 기쁘고, 크게 행복했다.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어렸으니 더할 나위 없는 희소였다.
몸은 마음을 따라 움직였으니, 무자리의 몸짓은 한층 격렬해졌다. 그 탓에 그의 허벅지에 걸터앉은 형상이 되어서 깊게 방아를 찧듯 엉덩이를 들썩거리며 서현이 울먹였다.
“너, 너무 깊어요.”
여태 몇 번이고 무자리와 몸을 섞었지만 이런 자세도, 이런 감각도 처음이었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곳을 찔러 대는 양물의 움직임 때문에 그녀는 자꾸만 엉덩이를 움찔거렸다.
“그래서 싫어?”
“모, 모르겠어요. 이상한걸요.”
“그럼 좋은 게야?”
요새 서현은 무자리가 은근히 집요한 성격이라는 걸 깨달았다. 특히 이렇게 몸을 섞을 때는 더욱 그러했다. 지금도 어떻게든 제 입에서 답을 듣고야 말겠노라 마음먹은 것이 틀림없었다. 제대로 답해 주지 않으면 그녀가 너무 큰 자극에 시달리다 못해 항복할 때까지 괴롭힐 것이 틀림없었다.
그 괴롭힘이야 한없이 달콤하고 짜릿하다는 걸 서현은 잘 안다. 그러나 터져 나오는 제 신음과 쾌감에 취해 내지르는 제 비명은 어쩔 것인가. 필시 문밖의 주모에게 낱낱이 들릴 것이다.
곤란했다. 하여 서현은 두 팔을 무자리의 목에 감고 그의 강건한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그러고는 기어들어 가는 듯 작은 목소리로 간신히 답했다.
“저는…… 아마 그런 거 같습니다.”
“아마?”
흥건하게 젖어서 흐르는 서현의 중심을 향해 무자리가 억세게 허리를 치받자 서현은 까무러칠 것만 같았다. 터지는 신음을 참기 위해 무자리를 힘껏 깨물었다. 그러나 단말마의 비명이 새어 나가고 말았다.
“아앗!”
무자리의 허리가 멈추지 않는 탓에 서현은 그야말로 정신없이 들썩거렸다. 아래에서 솟구치는 날카로운 쾌감이 온몸으로 퍼지고, 이내 폭발할 듯 또다시 한군데로 응집하기를 거듭했다. 그때마다 윽윽 신음을 삼키던 서현은 이내 항복할 수밖에 없었다.
“……좋아요.”
“뭐가?”
이제는 잔잔한 파도가 치는 것처럼 느릿하게 는실난실 허리를 움직이면서 무자리가 짓궂게 되물었다.
“뭐가 좋은데?”
“지, 지금 이렇게…… 이녁과 이리…….”
서현은 차마 말을 맺지 못했다. 얼굴이 터질 것 같았다. 화끈거려서 견딜 수가 없었다. 그 이상은 무리인 것이다. 그것을 모두 아는 무자리는 더는 채근하지 않은 채 다시 물었다. 그것은 확인이었다.
“너 참말이지?”
흐뭇함을 감추지 못하는 무자리의 음성에는 웃음이 담뿍 배어 있었다. 제 등허리를 휘감은 무자리의 팔에 더욱 힘이 들어가는 게 느껴졌다. 땀에 젖은 채로 맞닿은 매끄러운 살갗과 살갗이 마치 원래 하나인 듯 찰싹 붙어 있었다.
“……예, 참말이어요.”
서현이 고개를 끄덕이자 그녀의 벌거벗은 어깨에 무자리의 뜨거운 입술이 와 닿았다.
“그래도 나만큼 좋지는 않을 것이다.”
어쩐지 목이 멘 듯한 음성이었다.
촉, 목덜미에 이어서 뺨에도 무자리의 입술이 닿았다가 떨어졌다. 그때마다 촉촉한 살결을 간질이는 감각이 이어졌다. 무자리는 그렇게 서현을 안은 채 거듭거듭 그녀의 몸 곳곳에 입을 맞추며 지분거렸으니 종내는 서현이 어깨를 움츠리며 작게 웃었다.
“간지럽습니다.”
“네가 달아서 그래.”
“땀이 나서 더러운걸요. 그만하셔요.”
“싫다. 그것조차 나한테는 달다.”
그러면서 가장 달콤한 것을 아껴 먹듯 서현의 입술을 탐하며 하나로 연결된 허리를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거친 노도처럼, 불뚝 일어서는 불기둥처럼 제 안을 파고드는 무자리의 남근을 받아 내며, 짙은 쾌감에 젖어 들던 서현은 어느덧 전에는 알지 못했던 또 다른 쾌감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발화하는 불꽃처럼 솟구쳐서는 금세 소리 없는 폭음을 만들고 그녀를 온통 뒤흔들었다. 눈을 감았는데도 눈앞이 아득하여지고 일시에 숨을 빼앗긴 사람처럼 숨이 가빠 왔다. 하여 서현은 정신없이 무자리를 붙들었다.
“아아, 아앗!”
그리고 한없이 추락하는 날개 젖은 새처럼 이내 무너지듯 무자리의 품에 안겼다.
무섭도록 몸을 떨며 서현 안에 한참을 파정하던 무자리도 낮지만 묵직한 신음을 길게 터뜨리며 그저 가쁘게 숨을 몰아쉬었다. 무자리는 서현의 이마에 입을 맞추면서 기진하여 제게 안긴 그녀의 젖은 몸을 계속해서 어루만졌다.
그때 밖에서 기어이 주모가 투덜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이고, 이젠 하다 하다 낮거리에 감투거리까지! 내 더 있다간 서러워서 죽겄네! 예끼, 과부 옆에 두고 그러는 거 아니유!”
서현은 짧게 꺅 소리를 지르며 무자리의 가슴팍에 얼굴을 폭 파묻었다. 그러다 무자리 하는 소리를 듣고는 눈을 들어 결국 그를 흘겨보고 말았다.
“설마 일부러 그랬겠나. 그리고 감투거리는 아닌데…….”
서현과 눈이 마주친 무자리가 멋쩍은 듯 웃었지만, 이내 뻔뻔하게 물어 왔다.
“이참에 감투거리도 해 볼까?”
뭔가 불길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서현은 불쑥 호기심이 일고 말았다.
“감투거리가 무엇인데요?”
그러자 무자리의 눈매가 가늘어지고, 입매가 사뭇 늘어지더니 얼굴 가득 음흉하기 짝이 없는 미소가 떠올랐다. 그는 서현을 더욱 바짝 끌어안고는 그녀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여인네가 사내 위에 올라타서 결합하는 걸 감투거리라고 한다더라. 사내와 여인네가 가장 깊게 연결될 수 있는 자세라 그 쾌감이 사뭇 비길 수가 없다던데. 하여서 일단 그 맛에 들리면 여인네들이 더 좋아한다는데, 우리도 한 번…….”
“꺅!”
화르르, 그야말로 불타오르는 것처럼 얼굴은 물론 온몸이 붉어진 서현은 무자리의 설명이 끝나기도 전에 그를 홱 밀쳐 내고는 얼른 이불을 머리에 뒤집어썼다. 그러나 무자리가 곧 그 이불 안으로 파고들어 왔으니, 그들은 결국 한밤중에야 저녁밥을 먹을 수 있었다.
* * *
“마마, 형조판서 듭시옵니다.”
조중원이 자경전에 들었을 때 박후겸은 막 대비에게 무자리와 서현이 섬에서 나와 상경 중임을 고한 직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