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ut or Die RAW novel - Chapter 390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390화
모든 요소와 키워드가 겹친다면, 당연히 무대는 비슷한 결과물을 향해 간다.
선아현이 안무를 맡고 내가 리더를 맡기까지 했으니 당연한 일일지도 몰랐다.
이번 퍼포먼스는 점점 1차 팀전의 무대와 유사하게 완성되어 가는 것은.
“고생하셨습니다.”
“형 여기!”
“고맙다.”
나는 수건으로 턱에 맺힌 땀을 닦았다.
“형 이런 무용 쪽 안무가 잘 맞으시나 봐요! 진짜 엄청 빠르시고 완성도도 벌써 대단하고….”
“그러냐. 운이 좋았네.”
이미 아니까.
현재 연습 중인 후렴 안무의 수정안은 내가 따로 체득할 것도 없었다. 거의 똑같아서.
그뿐만이 아니다.
편곡 구성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난다.
‘…그게 얼마나 괜찮은 선택이었는지 이렇게 증명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전문가가 당시 첫 팀전이던 나와 비슷한 선택지를 고르는 것으로 말이다.
일주일 만에 ‘예술’ 콜라보를 완성해야 하는 만큼, 무대 퀄리티를 위해 사내 전문가들이 전보다 훨씬 많이 붙었다.
그리고 중간 평가 직전에 받은 피드백이 이것이다.
“내가 보기엔 브릿지를 좀 더 살리면 어떨까 싶은데….”
“…예.”
“아무래도 다른 두 친구가 댄스 파트를 많이 했으니까, 요건 콜라보 형태로 해서 처리하자. 너 솔로로.”
내 솔로.
에서도 똑같이 했었다. 보컬 스탯 어필을 위해 아예 고음역대로 편성해서.
사실상 편곡 구성이 거의 일치하게 된다는 선고나 다름없는 말.
“어때?”
“저는 완전 찬성이요…!”
그러나 아무도 반발하지 않는다.
“…….”
나는 손에서 힘을 빼고 입을 열었다.
“네, 알겠습니다.”
그러나 편곡자는 어딘가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자기 어깨를 두드리더니, 툭 말을 뱉는다.
“혹시 건우 어디 아파? 영 애가 맥아리가 없는데.”
“…!”
안 되지.
서바이벌에서 기운 없어 보이는 건 태도 논란으로 번질 수 있는 지뢰다.
자진 납세가 제일 낫다.
나는 즉시 목소리를 키웠다.
“아니요! 몸살이 좀 있었는데… 컨디션 나쁜 게 겉으로 드러났다면 죄송합니다.”
“아니 죄송할 건 없고… 몸 관리 잘해야지. 이제 데뷔 코앞이야. 알지?”
“예.”
그리고 도리어 양옆 놈들이 종알거린다.
“형 죄송해요. 몸 아프신 줄 모르고….”
“물이라도 좀 드세요.”
“아니야. 내가 말 안 한 건데 무슨.”
나는 주단에게 물이나 받으며 상황을 넘겼다. 편곡자가 재차 묻는다.
“그럼 브릿지 그렇게 간다? 건우 보컬 강조하는 쪽으로.”
“예.”
반발은 금물이다. 지금부턴 더 전념하는 모습으로 카메라에 비춰야 변수가 없다.
‘이게 맞아.’
하지만 이 쓸데없는 거부감이 문제였다. 기량이 연습 내내 제대로 나오지 않는 불쾌한 느낌.
‘망할.’
“저희 푹 쉬고 내일 다시….”
“지금 더 열심히 하면 밤에 더 푹 잘 맛이 날 거야.”
“……옙.”
나는 내 컨디션을 염려한 팀원들의 ‘굵고 빡세게 해서 일찍 끝내고 쉬자’라는 미친 소리를 자제시켜가며 그날 오후 연습을 끝마쳤다.
한숨이 안 나올 수가 없군.
‘제정신인가.’
카메라 돌아가는데 기량이 기분에 좌우될 수준이면 때려치우는 게 맞지 않나.
제대로 안 하냐? 동료 뽑기고 나발이고 그 명성치로 내 스탯이나 각성시켜야 할지도 모르겠다.
“형 식사는…?”
“이거 마치고 갈게. 먼저 먹어라.”
나는 꽤 오랫동안 스트레칭을 한 뒤 마치고서야 식당으로 향했다.
씻고 중간 평가받은 뒤에, 야밤에 다시 나와서 다듬을 생각이다. 기분이 엿 같았다.
드르륵.
저녁 시간대가 아니라서인지 식당엔 사람이 없었다. 독서실처럼 쓰고 있는 한 놈을 제외하고는.
“안녕하세요, 형. 여기 앉아요.”
청려다.
나는 즉시 벽 모서리와 식탁을 확인했다. 놈이 실실 웃는다.
“카메라는 없어요. 그래도 대화는 할 수 있지 않나.”
“…….”
나는 식판에 적당히 음식을 담고 놈의 맞은편에 앉았다. 안무 동선을 적은 노트를 점검하던 놈이 묻는다.
“몸이 아픈 건 아니죠?”
연습실을 같이 쓰다 보니 대충 이쪽도 귀에 들어온 게 있나 보지.
“알면서 뭘 확인하지.”
“음? 아니까 확인하는 거지.”
놈은 노트를 덮더니, 가벼운 어투로 묻는다.
“반응이 좋았던 작업물이, 없던 일이 돼서 다른 상황에 써보는 건 처음이죠?”
“…….”
“많이 신경 쓰이나 보네.”
대체 이걸 어떻게 한 거냐.
목까지 이 말이 올라왔지만, 당연히 하진 않았다. X발, 안 할 수 없으니까 했겠지 뭐.
“그 무대 맞나요? 첫 팀전에서 했던 무대.”
“그래.”
“첫 무대는 감흥이 남다르죠. 나도 아직 기억해요.”
이놈의 첫 무대?
“그러고 보니… 나도 서바이벌에서 했었네. 여기서.”
“…….”
“재밌는 공통점이 꽤 있어요. 그렇죠?”
놈은 허공을 잠시 응시하며 말이 없었으나, 곧 빙긋 웃었다.
“괜찮아요. 이것도 한번 해보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깨닫거든. 어차피 여긴 현실도 아니라면서요? 오히려 허무할걸.”
“…그럴 수도 있지.”
나는 식판에 꽂았던 젓가락을 성의 없이 옆으로 내렸다.
내가 이놈한테 이런 소리나 하고 있다니.
“그런데 거부감이 컨디션에까지 영향을 주는 게 문제야.”
“저런.”
놈은 적고 있던 노트를 덮었다. 그리고 조용히 말한다.
“오늘은 더 연습하지 말고 일찍 자요. 그리고 잘 먹고.”
“…….”
“사람의 사고력은 의외로 신체 상태에 지배당하기 마련이라. 관리할 생각은 있죠?”
나는 고개를 느리게 끄덕였다. 놈이 어깨를 으쓱한다.
“그래… 정 못 할 것 같으면 대안을 생각하던가요.”
“그 짓을 왜 하냐.”
턱!
나는 거칠게 물잔을 내려두었다.
“정답이 있고, 내가 할 수 있는데.”
“알고 있네.”
놈은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턱짓으로 내 식판을 가리켰다.
“그거 비우고 자요.”
“…….”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놈은 나갔다.
“후.”
원래도 없던 식욕이 바닥난 기분이군.
[밥은 진짜 꼭 드셔야 해요….]먹고 체할 가능성을 시험해 보는 것보단 그냥 포도당이나 입에 때려 넣는 게 낫지 않나?
[그럴 리가요!?]나는 기겁하는 팝업을 보며 피식 웃었다. 앞으로 할 일에 대해서는 좀 정리되었으나, 컨디션은 더 가라앉았다.
‘일단 하면 괜찮아진다…라.’
그 예상도 기분 더러운 게 문제다. 망할.
이후 몇 분간 식판 위에 있는 음식을 다 위에 집어넣었다. 썩 유쾌한 기분은 아니었다.
그리고 식판을 정리하고 일어날 때쯤.
드르륵.
식당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굳이 쳐다보진 않았으나, 소리가 들렸다.
목소리가.
“아.”
“…!”
고개를 돌렸다.
이틀 전에 봤던 놈이 서 있다.
검은 머리 선아현.
“안녕하세요. 이렇게 또 뵙네요.”
“…….”
나는 고개를 숙였다가 올렸다. 하지만 놈이 손을 내저었다.
“그렇게 안 하셔도 괜찮아요…! 말씀도 편하게 해주시면 좋겠어요.”
“멘토로 출연하셨는데 그럴 수는 없죠.”
“그래도 지금은 촬영을 안 하니까요.”
놈은 희미하게 웃으며, 식당 문을 조심스럽게 닫고 안으로 들어왔다.
굳이?
“교통 사정이 좋아서 일찍 도착한 덕분에 돌아다니다가 여기까지 왔어요.”
그러냐.
“저도 여기 앉아도 될까요?”
설마 멘토한테 안 된다고 말할 참가자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진 않겠지.
“예.”
“감사합니다…!”
뭐가 감사하다는 건지 모르겠다.
일어나기도 애매하게 됐군. 나는 다 먹은 식판을 보며 고민했다.
그러자 먼저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린다.
“주신 캔디 잘 먹었어요. 저도 가끔 먹는 캔디라서요. 음, 인터미션 때 스테미나 보충용으로.”
“예.”
그래. 이놈이 콘서트 중간에 먹다 시간 다 돼서 뱉던 게 기억난다.
여기서는… 발레 공연 인터미션 이야기겠지만.
인터미션은 쉬는 시간이 확보되어있으니 중간에 뱉을 일은 없었겠지.
“…….”
“…….”
단답으로 대화를 끊고 침묵이 계속된다. 그런데도 이놈은 말을 그만할 생각이 없는지 또 입을 연다.
“사실 복도에서 뵀을 때… 낯이 익어서 혹시 아는 분인가 생각했어요.”
뭐?
“그런데 가까이 가보니, 그런 걸 물어볼 상황이 아닌 것 같았어요. 고통스러워 보이셔서.”
“고통이라고.”
선아현은 살짝 움찔했으나, 고개를 끄덕였다.
“네. 고통스러워 보이세요. 지금도.”
“…….”
아주… 이놈 저놈 다 읽을 수 있게 개판인 상태로 다녔나 본데.
‘카메라에는?’
아니, 컨디션이 나빴다고 변명은 해뒀으니 괜찮을 것이다. 연습도 빼지 않고 제대로 굴렀고, 다른 놈에게 폭언한 적도 없으니 그 정도는….
“저한테 털어놓으실 의무는 없지만… 그래도 꼭 대화할 상대를 찾으셨으면 좋겠어요. 이건 제 상담 선생님 번호인데….”
“괜찮습니다.”
그만 좀 해라.
“…네. 죄송해요. 제가 너무 주제넘게 참견했어요.”
선아현의 얼굴이 흐려진다.
나는 한숨을 참았다. 그리고 숨을 내쉬려다가, 나도 모르게 불쑥 대답했다.
“주제넘은 건 아니고,”
“네.”
“그냥… 이미 같은 곡에 같은 컨셉으로 무대를 만들었던 적이 있어서요.”
“…이번 무대요?”
“예.”
나는 시선을 내렸다.
“…지금은 못 보는 친한 사람들과 다 같이 했던 첫 무대라, 지금 하는 걸로 방송에 먼저 나온다는 게 내키지 않아요.”
내가 말하고도 제정신인가 싶은 이유군.
선아현의 얼굴이 흐려졌다. 비슷한 생각을 하나 본데?
“그러면… 그렇게 힘든데 왜 말하지 않았어요?”
왜겠냐.
“그편이 결과가 더 좋을 테니까.”
“…!”
“그 무대는 반응이 좋았거든요. 검증된 걸 굳이 안 써먹을 정도로 바보는 아닙니다.”
이 반응을 타 소속사 월말평가쯤으로 오해할 수도 있겠군.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
선아현은 잠시 식탁을 보며 말이 없었다.
하지만 곧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꼭 좋은 결과만이 답은 아니에요. 스스로 마음이 고통스럽지 않은 선택도 답이에요.”
“…!”
프로답지 않은 발언이었다. 그러나 선아현은 무르지 않았다.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을 정면으로 거슬러 이겨야만 승리는 아니에요.”
놈은 머뭇거리다가, 흐린 목소리로 덧붙였다.
“저는… 지나치게 마음을 외면하고 살아서 고통스럽기도 했거든요.”
“…….”
“그리고 건우 씨는 분명 경로를 틀어도 좋은 무대를 보여줄 수 있어요. 무대와 해석에는 정답이 없으니까.”
그리고 부드럽게 정리했다.
“그러니까… 꼭 이겨내야 한다는 마음으로 고통을 고집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대안도 정답이 될 수 있어요.”
나는 대답을 찾지 못했다.
내용이 충격적이며 순간 혹했다는 것은 부정하지 않겠다.
그러나 하나 더.
‘…별 난관 없이 잘 사는 줄 알았는데.’
더듬지 않는 정제된 말투와 낯선 상황에서의 소통 적극성, 그리고 업적에 가까운 성공.
원래 세계에서 선아현이 되찾아가던 것들을 이미 다 가진 놈이다.
누가 봐도 이쪽이 잘 사는 놈 같아 보이지 않는가.
그런데 이놈이 하는 소리는 왜 저렇게… 아니, 처음 보는 놈한테 고통에 관한 이야기나 하고 있냐고.
꼭…….
[형?]‘아.’
침묵이 너무 길었군.
나는 가까스로 대답했다.
“…감사합니다. 참고하겠습니다.”
그렇게 하겠다는 답은 아니었으나, 선아현은 제법 기쁘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니에요. 갑자기 낯선 사람이 이런 말 해서 놀라셨을 텐데, 어른스럽게 받아주셔서 감사해요.”
“아뇨. 저야말로… 조언해 주셔서 위로가 됐습니다.”
“그렇다면 다행이에요.”
분위기는 가까스로 훈훈해졌다. 카메라가 안 돌고 있어서 다행일 뿐이었다.
선아현은 좀 밝아진 얼굴로 이렇게 권유했다.
“그리고… 저희 나이 차이도 별로 안 나요. 편하게 부르셔도 괜찮아요.”
“그럼 멘토님부터 말 놓으세요.”
“아, 음… 먼저 놓으시면.”
놈은 애매하게 웃었다. 그럴 줄 알았다.
그리고 여기서 무슨 말을 더하기도 전에 놈의 직원에게서 지난번처럼 호출이 왔다.
“가보셔야 하지 않나요.”
“아, 네.”
그제야 놈은 일어섰다.
“곡이 바뀌어도 제가 상의한 일이라고 말할 테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그리고 가당치도 않은 이런 말을 하더니 식당을 떴다.
“…….”
그래도 멘토라는 놈이 한 말이라 그런가, 좀 속이 편하긴 하군.
‘꼭 할 필요는 없다…라.’
[형… 아현 님 말이 맞는 것 같아요. 형 싫으면 안 해도 되는 거 아닐까요??]그건 충격과 별개다. 필요하면 해야지.
드드드등!
팝업이 야유하듯 떨린다.
‘그만해라.’
그런 걸로 안 바꾼다.
그러자 이번에는 풀 죽은 듯이 줄어든다.
[ㅠㅠ… 그럼 그냥 커버무대 콜라보 같은 걸로 생각하는 건요? 아니 뭐 형 나온 아주사 한 번 더 하는 것도 아니잖아요! 후배랑 같이한다고 생각해 버려요!]헛소리처럼 들리는데 의외로 설득력 있는 발언이기도 했다.
그래, 확실히 시간도 다르고 아예 다른 프로그램이긴 하다. 차라리 둘이 별개의 상황이라는 걸 확실히 인지하고 가면….
“…!”
잠깐.
[형?]그래.
‘네 말이 맞아.’
[예?]내가 착각했다.
와 는 같은 프로그램이 아니다. 연도도 차이가 날뿐더러, 진행 방식과 수요층에 대한 어필점도 다르다.
‘즉, 평가 기준이 다르다.’
게다가 같이하는 멤버 숫자도, 퍼포먼스 주제와 구성도 다르지 않은가.
첫 팀전에서 완벽한 정답이었다고 여기서도 그러리란 보장은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차이점을 고려해서 상황을 다시 계산해 보면… 첫 팀전은 여기에 맞는 완벽한 정답은 아니다.
‘아… 멍청한 새끼.’
이걸 지금 깨닫냐.
[저… 그럼?]나는 깔끔히 결론내렸다.
‘…수정을 좀 해야 할 것 같은데.’
[오오오!]나는 피식 웃으며 식판을 반납했다.
다 치운 자리가 깨끗했다.
그리고 중간 평가에 들어가기 전, 거실로 팀원들을 모았다.
“어, 형!”
“씻으신다면서요.”
“할 말이 있어서.”
나는 거침없이 말했다.
“왜 이렇게 찝찝한가 했더니, 우리가 고려하지 못했던 요소가 하나 있었어.”
“네?”
“멘토.”
그래.
이번에 멘토는 무대 구성에 참여하고 조언할 뿐만 아니라 짧게 무대에 참여했다.
인트로에 팝아트를 그리다가 퇴장하고 그 그림을 찢으며 등장한다든가, 오케스트라가 아예 라이브 반주를 넣어준다든가 하는 식으로.
“우리 멘토는 발레리노잖아.”
“그… 렇죠?”
“그 사람이 우릴 잡아먹지 못하게 만들어야 해.”
아직 거실엔 카메라가 없다. 나는 거침없이 말했다.
“그러니까 같은 안무는 안 돼. 둘이 다른 느낌으로 시너지가 나서, 무대가 더 새로워지는 게 정답이야.”
“오…….”
놈들은 서로를 한번 쳐다보더니, 채율이 먼저 입을 연다.
“그러면… 수정하는 건가요?”
“삭제하고 추가할 요소가 좀 있지.”
나는 잠시 입을 다물었다가, 은근하게 입을 열었다.
“물론 이렇게 하려면 최종까지 좀 강행군이 될 것 같긴 한데….”
놈의 얼굴이 환해졌다.
“괜찮아요. 좋아요!”
“해보죠, 뭐.”
과연 VTIC이다. 예스맨놈들이 어디 안 간다는 게 이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좋아.”
나는 들고 온 공책을 펼쳤다.
그리고 ‘반쯤 갈아엎을 것이다’라는 소리에 당황과 기대, 걱정이 쏟아진 중간 평가를 지나….
며칠 후.
공연 날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