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enders score goals well RAW novel - Chapter 107
두 팀의 악연도 꽤 역사가 생겼네요
챔피언스리그 C조
1위 바이에른 뮌헨 4승 1패 승점 12점
2위 레알 마드리드 3승 2패 승점 9점
3위 웨스트햄 2승 1무 2패 승점 7점
4위 페네르바체 1무 4패 승점 1점
우리는 11일 후 바이언과 홈에서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한다.
같은 시간에 벌어지는 레알 대 페네르바체 경기에서 레알이 지고 우리가 바이언에 이기면 승점 1점 차이로 우리가 조 2위가 될 수도 있다.
바이언은 토너먼트 진출 확정으로 우리에게 져도 조 1위를 유지했다.
런던 홈경기고 동기부여에서도 우리가 바이언을 이길 가능성이 충분히 있었다.
그런데.
이런 잡다한 경우의 수들이 웨스트햄 선수들의 집중력을 흔들었다.
뻐어어어엉- !!
[고오오오올~!! 웨인 루니가 전반전 시작부터 원더골을 터트립니다! 웨스트햄 선수들의 반응이 늦었어요. 루니를 놔두면 안 되죠.] [웨스트햄 0 대 1 맨유]오늘 상대는 맨유였다.
죽을 각오로 붙어도 이길까 말까 한 강팀이다.
퍼거슨 감독은 우리 팀의 내부 분위기를 아는지 시작부터 강하게 몰아쳤다.
4-4-2 포메이션의 윙어를 공격적으로 올려서 4-2-4로 쓰며 웨스트햄을 맹폭했다.
“다들 정신 차려! 홈팬들에게 쪽팔리지도 않아!?”
나는 후방에서 동료들을 갈구며 맨유의 시스템을 파악했다.
오늘 퍼거슨은 김지승과 대런 플레처를 윙어로 기용했다.
둘 다 뛰어난 하드 워커로 전형적인 윙어는 아니었다.
[웨인 루니! 직접 볼을 빼앗아서 역습 시도합니다!]판니와 투톱으로 나온 루니도 전형적인 스트라이커는 아니다.
퍼거슨 영감은 이런 변칙적인 선수들로 다소 변태적인 4-4-2 전술을 운영했다.
[웨스트햄! 홈에서 맨유에게 완전히 농락당합니다!]윙어 김지승과 플레처가 측면에서 안으로 들어오면 맨유는 순간적으로 중앙 미드필더가 4명이 되는 효과를 얻었다.
우리는 중원 장악력에서 밀리며 맨유에게 끌려다녔다.
뻐어어어어어엉- !
[판니스텔루이! 논스톱 슈티이이잉! 고오오오올~!!] [웨스트햄 0 대 2 맨유]이번에는 김지승이 중원에서 마크의 볼을 빼앗아 루니에게 연결했고 루니는 측면으로 벌리며 수비진을 끌어들인 후 판니에게 킬러 패스를 찔렀다.
판니의 깔끔한 마무리.
바이언과의 1차전 악몽이 떠올랐다.
삑! 삑! 삐이이익- !
우리는 고개를 푹 숙이고 라커룸으로 돌아갔다.
마드리드에서 레알과 싸우고 3일 만에 하는 경기라 다들 몸이 무거웠다.
“너희들. 힘들다는 거 안다. 하지만 우리는 프로야. 팬들 앞에서 이렇게 부끄러운 경기를 하면…”
“잠깐만요. 감독님.”
나는 손을 들어 졸라 감독의 연설을 끊었다.
무례하기 짝이 없는 행동이었지만 지금은 예의 따질 때가 아니었다.
하프타임 때 해결책을 찾지 못하면 우리는 끝장이다.
“우리 힘들지 않습니다. 챔스를 병행하고 있는 건 맨유도 마찬가지에요. 그러니까. 그 얘기는 그만두죠. 맨날 힘들다 힘들다 하면 진짜 힘들어져요.”
“맞아. 영웅이가 지적한 대로다.”
“감독님. 맨유의 변칙적인 윙어를 역으로 이용해보면 어떨까요?”
“역이용하자구?”
나는 전반전에 관찰한 김지승, 플레처의 습성을 설명했고 역이용할 방법을 제시했다.
다들 고개를 끄덕이며 내 작전에 동의했다.
“그렇다면…”
졸라 감독은 피로 누적으로 오늘 결장한 페넌트와 베나윤을 보았다.
둘이 눈을 반짝이며 이렇게 말했다.
“명령만 하세요! 저희는 언제든 뛸 수 있습니다.”
부상이건 피로 누적이건 체력 보호건 프로 운동선수들은 어떤 이유로든 경기에 못 나가는 걸 가장 싫어한다.
그들은 뛰고 싶어 했다.
두 윙어의 반짝이는 눈빛에서 나는 희망을 보았다.
삐이이이익- !
[후반전 시작합니다! 웨스트햄은 교체 카드 두 장을 벌써 썼습니다. 주전 윙어 페넌트와 베나윤이 투입됩니다.] [졸라 감독. 하프타임 때 결단을 내린 모양입니다.]경기 중계 화면이 반으로 나뉘어 졸라와 퍼거슨의 얼굴을 잡았다.
퍼거슨은 껌을 쫙쫙 씹으며 고개를 갸웃했다.
[안톤 퍼디난드! 돌아서는 루니에게 과감한 슬라이딩 태클!]첫 번째 기회가 찾아왔다.
공격을 전개하던 루니가 안톤의 태클에 걸렸다.
나는 튕겨 나온 볼을 재빨리 측면으로 찼다.
뻐어어어어엉- !
[나영웅의 과감한 전진 패스! 페넌트가 측면으로 벌리며 들어갑니다! 아무도 없어요!]페넌트를 1차 저지해야 하는 김지승이 위치에 없었다.
그는 중앙으로 들어와 있었다.
타이밍이 생명이다.
내 패스가 한 박자만 늦었어도 김지승은 미친 활동력으로 측면을 커버했을 거다.
이제부터가 진짜 승부다.
파아아앗- ! 투우우웅!
[페넌트! 드리블로 존 오셰이를 제칩니다! 노 마크에서 크로스!]단신 페넌트와 장신 오셰이는 미스매치였다.
작지만 무게중심이 낮고 재빠른 방향전환이 특기인 페넌트를 키 190센티가 넘는 오셰이가 막기란 쉽지 않았다.
위치가 중앙이면 피지컬로 밀어버릴 수 있지만 공간이 많은 측면에서 1대1로 상대하기는 어려웠다.
뻐어어어어엉- !
[아! 공중에서 헤딩으로 걷어내는 리오 퍼디난드! 웨스트햄의 역습이 실패합니다!]우리의 반격에 찬물을 끼얹는 남자가 등장했다.
리오 퍼디난드.
현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수비수로 불리는 그가 웨스트햄 투톱을 꽁꽁 묶어놓았다.
오늘 우리는 트윈 타워 셰링엄과 말론을 세워뒀는데 스피드와 반사신경에서 리오에게 잡아먹혔다.
[웨스트햄! 이번에는 왼쪽을 공략합니다!]베나윤이 플레처가 비운 측면으로 파고들었다.
부상으로 빠진 게리 네빌을 대신해서 오른쪽 풀백을 맡은 선수는 웨스 브라운.
그도 전문적인 풀백은 아니었다.
빠른 스피드를 자랑했지만 유연성이 부족해서 베나윤처럼 체구가 작고 부드러운 드리블을 하는 선수와 상성이 맞지 않았다.
뻐어어어어엉- !
[베나윤! 브라운을 제치고 크로스! 이번에는 셰링엄이 뛰어오릅니다!]파아아아앙!
[또 걷어내는 리오 퍼디난드! 왼쪽 오른쪽 어디든 나타납니다! 믿기지 않는 수비 범위!]중계 화면이 이번에는 반을 갈라서 리오와 안톤 형제를 보여주었다.
안톤은 오늘 형 때문인지 기합이 바짝 들었다.
[김지승! 측면으로 드리블 돌파 시도!]직접 상대해보니 김지승은 영리한 선수였다.
우리가 자신의 중앙지향적 플레이를 역이용하자 보란 듯이 측면 돌파로 대응했다.
“크로스 올리지 못하게 막아!”
콰아아아앙- !! 삐이이이익!
[안톤의 슬라이딩 태클! 아! 김지승! 비명을 지르며 쓰러집니다! 태클이 너무 깊었어요!]“이 새끼! 뭐 하는 짓이야!?”
“너 지승이 선수 생활 망치려고 작정했어!?”
“뭐! 왜!? 정당한 태클이었을 뿐이야!”
[맨유 선수들이 안톤의 거친 플레이에 항의합니다! 양 팀 선수들이 몸싸움을 벌입니다!] [두 팀의 악연도 꽤 역사가 생겼네요.]“…”
민망한 상황이었다.
경기가 중단되고 의료진이 들어왔다.
쓰러져서 괴로워하는 김지승을 보니 안타까웠다.
가서 상태를 물어보고 싶은데 지금 분위기에서 그랬다가는 난리가 날 거다.
나는 흥분한 루니를 뜯어말리며 사태를 진정시켰다.
그런데 갑자기 리오가 안톤에게 성질을 냈다.
“야! 안톤! 그런 더러운 수비는 어디서 배웠어!? 이런 짓을 하고 니들은 무사할 줄 알아!?”
“몰아가지 마! 그냥 사고였어!”
“사고? 흥. 너의 어설픈 태클 기술 때문에 벌어진 사고라… 그럴 수도 있겠네. 너의 실력이라면.”
“뭐야!? 형이라도 그딴 소리하면 가만히 안 둬!”
“이 새끼가 뭘 잘못 먹었나? 어디서 소리를 바락바락 질러?”
“그만해! 안톤!”
나는 리오에게 발끈한 안톤을 뜯어말렸다.
리오는 역시 무서운 인간이었다.
자기 팀의 승리를 위해서라면 친동생도 이용해 먹을 수 있었다.
“리오는 일부러 너를 흥분하게 하려는 거야. 넌 흥분하면 플레이가 거칠어지니까. 심리전에 넘어가면 안 돼.”
“…”
안톤은 화를 주체하지 못했다.
결국 발목을 심하게 다친 김지승이 들것에 실려 나가고 대신 호날두가 들어왔다.
갑작스러운 투입에 터치 라인에서 팔짝팔짝 뛰며 몸을 푸는 호날두를 보니 이길 가능성이 보였다.
“지금이 터닝포인트가 될 거야.”
호날두는 투입되자마자 화려한 개인기와 드리블을 뽐내며 측면에서 날뛰었다.
우리는 물러나서 몸을 단단히 움츠리고 수비에 집중했다.
“우우우우우우!!”
[웨스트햄 팬들이 야유를 보냅니다! 2대0으로 지고 있는데 왜 수비만 하냐는 질책이죠. 팬들이 이러는 경우는 정말 드문데… 실망이 큰 모양입니다.] [웨스트햄 팬들의 충성도는 잉글랜드에서도 최고거든요.]우리에게는 야유가 들리지 않았다.
잠시라도 긴장을 늦추면 호날두를 놓친다.
뻐어어어엉- !
[호날두! 다시 드리블 돌파! 정말 빠릅니다! 스펜서를 제쳤어요!]호날두가 가공할 스피드를 뽐내며 측면으로 파고들었다.
그는 박스로 침투하는 루니와 판니를 슬쩍 보더니 바로 크로스를 올리지 않고 한번 접었다.
콰아아아앙- !!
그 습관을 안톤이 노렸다.
[안톤 퍼디난드! 슬라이딩 태클! 호날두! 쓰러집니다! 심판! 휘슬 불지 않습니다!]이미 옐로카드를 받은 안톤이 김지승에게 했던 과감한 태클을 똑같이 호날두에게도 날렸다.
척-
튕겨 나온 볼을 캐릭이 잡았다.
파바바밧- !!
[나영웅이 올라갑니다! 과감한 오버래핑!]내가 달려들자 중앙을 지키던 스콜스와 앨런 스미스가 경계했다.
휘릭-
나의 먹잇감은 앨런 스미스였다.
그는 원래 공격수 출신으로 로이 킨이 빠진 중원을 땜빵하고 있었다.
로이 킨이 지키던 중원과 앨런 스미스가 지키는 중원은 차이가 컸다.
척- 파아앗!
[나영웅이 달리며 캐릭의 패스를 받습니다! 앨런 스미스의 태클!!]휘이이익-
나는 점프하며 스미스의 거친 태클을 피했다.
보복이 올 거라는 건 이미 예상했다.
“이 건방진 놈!”
어느새 전진한 리오 퍼디난드가 앞을 막으며 다리를 뻗었다.
나는 드리블 속도를 늦추지 않고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쿠우웅- !!
리오와 어깨를 부딪쳤다.
순간 중심을 잃었지만 가까스로 균형을 잡으며 왼발 끝으로 볼을 툭 차올렸다.
투우우우우웅- !!
[나영웅의 로빙 패스! 셰링엄이 가슴으로 받아서 돌아서며 슈티이이이잉~!!]뻐어어어엉!
나는 앞으로 쓰러지며 셰링엄의 슈팅을 보았다.
발등에 제대로 걸린 대포알 슈팅이 맨유의 골망에 시원하게 꽂혔다.
[고오오오오올~!! 테디 셰링엄의 그림 같은 터닝 슛! 누가 이 선수의 시대가 끝났다고 했습니까!? 웨스트햄이 1점을 따라붙습니다!] [웨스트햄 1 대 2 맨유]추격전은 이제부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