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livery Man From Murim RAW novel - Chapter 406
405화. 집들이 (2)
다음 날 저녁.
양춘각에서는 오늘도 맛있는 냄새가 풍겼다.
오늘은 2차 집들이가 있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메뉴 역시 어제와 비슷했지만 다른 점이 있었다.
그건 바로, 냉장고 안에 식탁 위에 올라가기를 기다리고 있는 소주와 맥주가 있다는 것이다.
어제는 초대받은 이들이 집들이를 끝내고 장사해야 하는 상인들이었기 때문에 음료수와 맥주로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오늘은 시간도 저녁이었고, 또 스케줄을 다 비우고 오는 것이기에 소주까지 등장한 것.
“순태야. 소주는 언제 내놓을까?”
“이따가 어느 정도 모이면 내놓자. 소주도 맥주처럼 시원해야 맛있으니까.”
“알았다.”
오늘은 김지은과 오동수가 집들이를 돕지 못했다.
오동수는 아직 미성년자였기 때문에 늦은 시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술자리가 될 가능성이 높은 집들이의 서빙을 돕게 할 수 없었다.
그리고 김지은은 오늘 일이 있어서 나오지 못한다고 했다.
사실 그건 오늘 초대되는 손님들 중 김지은을 알아볼 사람들이 몇 명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의 정체가 홍염의 마녀 흑장미 헌터라는 것을 숨기기 위해서 눈물을 머금고 나오지 못한다고 알린 것.
“탕수육 완성입니다!”
“네.”
황진혁은 연신 싱글벙글이었다.
오늘 점심 상견례가 있었고, 화기애애하게 웃으며 마쳤다고 했다.
그리고 결혼식 날짜를 잡았는데, 내년 봄에 식을 올릴 예정이라고 했다.
“혁, 탕수육은 제가 놓을게요.”
그리고 그런 황진혁에게서 접시를 받아드는 한 여성.
최예진이었다.
오늘, 강소 혼자 홀을 맡아야 한다는 말에 흔쾌히 도와주러 온 것이다.
‘오시는군.’
강소는 씩 웃으며 유순태에게 말했다.
“집들이 손님 오셨다.”
“아, 그래?”
약속 시각은 저녁 7시였다.
“안녕하세요.”
7시가 되기 5분 전.
문이 열리며 들어온 이는 김명희와 성진호였다.
역시 시간 약속에 있어 칼 같은 각성자 협회 직원다웠다.
“집들이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들의 말에 유순태와 강소가 감사를 표했다.
“아, 이거 집들이 선물이에요.”
성진호와 김명희는 자신들이 들고 온 선물을 벽 옆에 붙여 놓은, 빈 테이블 위에 놓았다.
휴지와 주방세제였다.
“뭘 이런 것을 다. 잘 쓰겠습니다.”
그때 2층에서 임소영이 내려왔다. 부른 배를 안고 힘겹게 계단을 내려왔다.
그 모습에 유순태가 얼른 내려와서 그녀를 부축해 주었다.
“이렇게 와 주셔서 감사해요.”
그녀 역시 인사를 나누었다.
“편하신 곳에 앉으세요.”
“네.”
그때 강소가 미소 지었다. 그 미소에 유순태가 물었다.
“하영이 오냐?”
“응.”
그리고, 약 3분 후.
차 소리가 들렸고, 문이 열리며 유하영이 차현태와 백현미 그리고 하태복과 함께 들어왔다.
“다녀왔습니다.”
“하영이 왔네!”
“어서 와.”
김명희는 미리 준비한 초콜릿을 유하영에게 선물했다.
“이건 하영이 집들이 선물.”
“와! 초콜릿이다! 감사합니다!”
물론 유하영은 무척 좋아했다.
김명희는 유하영의 기운이 예전과 다르게 무척 강해졌음을 깨달았다.
그녀는 강소를 보았다.
자신도 알아차린 것을 강소가 모를 리가 없었다.
‘훈련 중인 건가?’
그렇다면 혹시나 그녀가 무의식적으로 능력을 발휘함으로 인해 생길 문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했다.
한편, 그들을 본 성진호는 자신과 김명희 사이에서 낳은 딸을 데리고 놀이동산에 가는 상상을 하고 말았다.
덕분에 얼굴이 붉어졌다.
‘윽! 안 돼! 지금 이런 상상을 하면!’
그때 김명희가 고개를 돌려 그런 성진호에게 물었다.
“왜 갑자기 얼굴이 붉어져? 어디 아파?”
“아, 아니. 갑자기 열이 올라서. 하하하.”
“왜 갑자기…….”
그때 뒤에서 발랄한 목소리가 들렸다.
“소영 언니!”
“저희 왔어요! 야호!”
그들은 유하와 메리였다.
그녀들의 등장 덕분에 성진호는 곤란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임소영은 그녀들을 반갑게 맞이했다.
“어서 와. 정말 오랜만이다. 그런데 어떻게 같이 와?”
그 물음에 메리가 대답했다.
“내가 유하 언니 집으로 가서, 언니 픽업해 왔지.”
“그렇구나.”
“그리고 나중에 매니저한테 데리러 와 달라고 했어. 음주 운전 하면 안 되니까.”
“오늘 달리겠다는 거지?”
임소영의 물음에 그녀들은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했다.
“그럼!”
“내가 언니 몫까지 마셔 줄게.”
“우리 사탕이를 위해서 언니는 참아야 해.”
“맞아.”
그녀들의 말에 결국 임소영은 웃음을 터트렸다.
“아, 하나 언니는 오늘 못 온대. 보미 언니는 이따가 따로 온다고 하고.”
메리의 말에 임소영이 말했다.
“안 그래도 아까 연락 왔더라고.”
“그렇구나.”
“하나는 여전히 바쁘네. 요즘 뮤지컬 한다고 했지?”
“응. 완전 잘 나가.”
코튼 핑크는 원래 5인조 그룹이었다.
하지만 임소영이 빠지면서 4인조 그룹이 되었는데, 리더 유하와 하나, 보미 그리고 메리였다.
그렇게 임소영과 해후를 나눈 유하와 메리는 유하영에게 다가갔다.
“우리 하영이도 있었네.”
“안녕하세요. 이모.”
“어떡해! 하영이 너무 귀여워!”
다음으로는 유순태에게 인사를 하고,
“안녕하세요. 형부.”
“어서 와요. 하하하.”
마지막으로, 강소와도 인사를 나누었는데 그녀들은 강소를 보며 감탄했다.
‘잘생겼어!’
‘다시 봐도 정말 잘생겼네.’
그때 다른 손님이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우렁찬 목소리로 단체 인사를 건네는 그들은 헤븐스 차일드였다.
그들은 자신들 앞에 서 있는 유하와 메리를 보더니 순간 당황했다.
하지만 얼른 정신을 차린 리더 오창수가 90도로 허리를 접어 인사했다.
“안녕하십니까! 선배님!”
리더의 인사에 다른 멤버들도 정신을 차렸고, 얼른 인사를 했다.
“catch your feeling! 헤븐스 차일드입니다!”
“반가워요. 후배님들.”
그걸 본 강소는 상황을 이해했다.
‘저 처자들이 저 녀석들의 가요계 선배들이군.’
그 뒤를 이어 들어온 자는 고영민이었다.
그가 헤븐스 차일드를 데리고 왔는데 주차를 하고 온 듯했다.
“아! 안녕하세요. RD엔터 고영민입니다.”
“어머! 실장님!”
유하와 메리는 고영민을 알아보았다. 워낙 업계에 발이 넓은 사람이었으니까.
“여기서 이렇게 뵈니까 반갑네요.”
그때 강소가 말했다.
“앉아서 이야기 나누십시오.”
그가 자리를 권하자, 그제야 사람들은 각각 자리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들이 인사를 나눌 때 문이 열렸다.
“안녕하세요.”
들어온 이는 손에 세탁 세제를 손에 든 윤진이었다.
그의 등장에 모든 이들의 시선이 그에게 쏠렸다. 그도 그럴 것이 윤진은 무척 유명한 배우였기 때문이다.
“안녕하세요. 아저씨.”
유하영이 먼저 배꼽 인사를 했고, 그런 유하영에게 윤진은 손을 흔들었다.
“반가워. 꼬마 아가씨.”
그는 주머니에서 롤리팝 사탕을 꺼내 선물로 주었다.
“자! 이건 꼬마 아가씨 주는 선물.”
“감사합니다.”
그때 문이 열리며 누군가 들어왔다.
“하하하. 제가 많이 늦은 건 아니죠?”
“어, 처, 천해진?”
“천해진 선배님?”
그의 등장과 함께 윤진에 대한 관심이 좀 밀려 버렸다. 천해진의 유명세는 넘사벽이었으니까.
하지만,
진정한 넘사벽은 따로 있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이신 헌터님도 오셨네요.”
“아, 성 과장님. 김 과장님.”
바로 이 시대의 초 파워 슈퍼스타인 제로급 각성자 이신이었다.
그런데,
“와우! 집들이는 처음입니다. 상당히 즐거운 분위기입니다. 하하하.”
이신과 함께 나타난 남자를 본 성진호와 김명희는 깜짝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의 이름은 조셉 화이트.
미국의 제로급 각성자였다.
‘아, 아니, 저자가 여기는 어떻게?’
두 사람은 급히 강소의 얼굴을 살폈지만, 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이 반갑게 그들을 맞이했다.
성진호는 말을 잃었다.
‘집들이에 초대한 거야? 미국의 제로급 각성자를?’
이번에 조셉 화이트가 한국에 방문했고, 그래서 각성자 협회 직원들은 일시에 긴장했다.
그가 왜 무슨 목적으로 한국에 왔는지를 몰랐으니까.
그리고 지금.
성진호와 김명희는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나마 이곳에 모인 이들이 조셉 화이트가 누군지 몰라서 다행이었다.
그의 얼굴을 미국에서 공개하지 않고 있었으니까.
저들은 동명이인이라 생각할 터.
성진호와 김명희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자리에 앉았다.
하지만,
윤진과 천해진은 고개를 돌려 미소 짓고 있는 강소를 보았다.
‘역시 대단한 인간이야.’
‘후, 내 이블 웨폰이 정체를 숨겨 주는 능력이 있어서 다행이군. 그런데 대체 무슨 생각으로 제로급 각성자를 두 명이나 초대한 거지?’
그때, 문이 열리며 한 여자가 고개를 들이밀었다.
“저, 여기가 강소 씨 댁이 맞습니까?”
그녀를 본 성진호와 김명희는 다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일본 방위성 대마수국장 쿠로다 사유리였다.
“안녕하세요.”
강소를 발견한 쿠로다 사유리는 반갑게 웃었다.
“집들이에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이거 선물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장인이 빚은 명주입니다.”
“아! 이런 귀한 선물을! 감사합니다.”
집들이가 시작되었다.
참석자들의 면모를 살펴보면, 이곳이 집들이 장소가 아닌 것 같았다.
하지만 집들이가 맞았다.
“이렇게, 집들이에 참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유순태가 참석한 이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다음은 강소의 인사가 있겠습니다.”
“와-!”
사람들이 환호했고, 강소는 쑥스러운 표정으로 앞으로 나왔다.
“제 초대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즐거운 시간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강소는 짧게 인사를 끝냈다.
“그럼 건배하겠습니다.”
고영민이 타이밍 좋게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이 집의 행복을 위하여!”
“위하여!”
술이 모인 이들 사이를 매끄럽게 만드는 데 톡톡한 역할을 했다.
하도 유명 인사들이 많아 좀 얼어 있던 차현태와 백은하 그리고 하태복도 그들 사이에 끼어 어울리기 시작했으니까.
“진혁 씨랑 예진 씨도 많이 먹어.”
“네.”
그들은 유순태의 말에 대답하며 맥주잔을 들었다. 그리고 최예진은 피식 웃었다.
황진혁이 자신 옆에 앉은 유하와 메리, 그리고 뒤늦게 합류한 보미를 보며 동시에 최예진의 눈치를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걸그룹으로 데뷔한 지 꽤 오래되어 지금은 개인 활동 중이지만 그녀들은 여전히 예뻤다.
황진혁의 눈이 그쪽으로 향하는 건 남자로서 어쩔 수 없는 본능이었다.
그런 그가 귀여워 최예진은 피식 웃었다.
그녀는 황진혁이 다른 여자를 본다고 해서 질투가 나거나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의 눈치를 본다는 게 고마웠다. 그건 자신을 배려하고 있다는 뜻이니까.
그리고 솔직히 자신도 잘생긴 남자에게 시선이 가는 건 마찬가지였으니까.
자신 앞의 강소에게 눈길이 가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강소에게는 이성의 감정이 느껴지지 않았다.
뭔가 친척 오빠를 보는 듯했다.
‘왜지? 너무 잘생겨서 그런가?’
그렇게 분위기가 무르익었을 때, 유하가 유순태에게 말했다.
“집 구경시켜 주세요. 형부.”
“알겠어.”
유순태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집 구경하실 분은 같이 오시면 됩니다.”
그 말에 사람들은 자리에서 일어났고, 집을 구경하기 위해 위층으로 올라갔다.
이미 어제 집을 구경한 황진혁과 최예진은 1층에서 유하영과 놀아 주었다.
일행은 다시 내려와 술잔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며 강소는 미소 지었다.
사람들이 즐겁게 웃고 떠들며 교류를 나누는 그 모습이 왠지 보기 좋았기 때문이다.
저들은 유명인이기도 했고, 고위직에 있는 자들이기도 했다.
그건 그만큼 고충이 많다는 뜻이기도 했다.
사람은 그 사람 나름의 고충을 지니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이 순간만큼은 그런 고충을 잊어버린 것 같아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집들이를 축하해 주기 위해 이렇게 많은 이들이 와 주어서 무척 고마웠다.
* * *
그 시각.
전 세계의 첩보원들은 다급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지금 한국과 미국 그리고 일본의 거물이 비밀리에 회동하고 있습니다.”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지?”
“그게, 알 수가 없습니다. 그곳에 그들뿐만 아니라 몇몇 연예인들도 있습니다. 그들은 모두 손에 휴지나 세제를 들고 들어갔습니다.”
“혹시 새로운 아티펙트를 숨기기 위한 위장인가?”
알 수 없는 회동에 세계가 긴장할 때, 사정을 알고 있는 미국과 일본의 수뇌부는 그들의 동향을 보고 받고 피식 웃었다.
“조셉, 걔 집들이 갔는데?”
“음, 쿠로다 국장은 단순히 집들이에 간 것뿐인데 왜 저리 긴장들 하는지.”
그리고,
모든 보고를 받은 윤한종은 허허 웃었다.
무림에서 온 배달부 406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