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mensional Survival Strategy RAW novel - Chapter 2203
가왕(歌王)의 말대로 그의 초능력은 음파로 물질을 진동시켜 분자와 원자의 결합을 끊어내 완전히 분해하는 것이었다.
실제로 그도 가희의 노래에 다른 왕들과 비슷하게 당해버렸다.
“나의 노래는 음파분해로 파괴만을 불러.
난 노래로 지성체의 인지를 변화하거나 감정을 조정하지 못해.
모두 잘 알잖아?
그런데 왕들의 인지조차 조정하는 전장의 노래 은하계 가희들과 노래 승부가 될 리가 없지.”
자신이 없는 표정으로 가왕(歌王)이 거절하려는 모습에 다른 왕들이 빠르게 설득하려고 한다.
전장의 노래 창조주가 알려준 대로 사랑의 발라드는 증오의 록으로 대응한다는 방식이 가장 빠른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파악했기 때문이다.
“싸우기 전에 포기하지 마라.
너는 노래의 왕이다!”
“탑에 인정받은 가왕(歌王)!
노래로 너를 이길 존재는 없다.”
“파괴나 창조나 어차피 수단은 같은 노래잖아?
하면 할 수 있어.”
“세계를 음파로 분쇄하는 노래의 왕이니 록가수쯤은 쉬운 것 아니야?
사랑 어쩌고 하면서 지저귀는 어린 여자아이쯤은 순식간에 따라잡을 수 있겠지.”
“전장의 노래 은하계의 가희들이 감정을 움직여도 세계를 파괴할 수 없다.
그러나, 너는 할 수 있다.”
왕들의 칭찬과 격려의 해일을 처음 받아본 가왕(歌王)의 표정이 풀렸다.
그는 은근히 칭찬과 관심, 아니 부추김에 약한 타입이었다.
“그…그렇기는 하지.
노래로 물질을 파괴하나 감정을 조절하는 것의 난이도는 비슷할 거야.
탑도 그렇다고 하네.”
이제 수백만 명이 넘는 가수계열 각성자들이 모인 가수탑의 통합인지의 판단이 가왕(歌王)에게 자신감을 불어넣는다.
“좋아!
나는 이름 없는 길거리 출신이기는 하지만 원래 가수였지.
초능력을 음파파괴로 각성한 덕분에 이렇게 되었지만, 노래가 주투기였지.
내 잠재력을 깨우면 전장의 노래 가희에게 대응이 가능할 거야.”
원래 음파파괴가 아닌 사람들을 격동시키는 가수를 죽도록 하고 싶었기에 모든 왕의 기대를 받아들이기로 한 가왕(歌王)은 머리카락을 한 손으로 쓸어올리면서 말한다.
“그런데 이 시대에 와서 겨우 록이라니?
그건 너무 구리잖아?
유행이 지났어.
발라드는 우습지.”
“아!? 노래라고 하니 넘치는 자신감!”
“결심했군요.
노래로 도전하시겠습니까?”
“오! 역시 노래의 왕이다!”
왕들이 환호하자 자신의 전신갑옷을 둘러본 가왕(歌王)은 웃는 표정으로 말한다.
“노래할 준비가 제대로 안 되어있군.
잠깐만 기다려.
내가 가수시절에 입었던 무대의상을 입고 오지.
하늘거리는 드레스를 입은 가희따위는 단숨에 날려주지.”
“자신감이 좋아!”
“희망이 보인다.”
무슨 생각은 했는지 아주 자신감이 넘치는 가왕(歌王)의 분위기에 왕들의 분위기는 달아올랐다.
그러나, 자신이 무명가수 시절에 입었던 복장이라고 다시 입고 나온 모습을 본 순간 왕들의 표정은 참혹하게 일그러졌다.
가왕(歌王)의 무대의상은 아무리 잘 봐줘도 가난하고 위험한 나라의 깡패였다.
‘머리는 온통 파마하고, 온몸에 이상한 문신을 했다.’
‘무슨 장신구가 저렇게 많아?
천박하잖아?’
‘얼씨구?
소용도 없는 권총은 몇 자루나 왜 주머니에 넣어놨어.’
가난뱅이 시절의 과거에는 가짜였겠지만 지금은 진짜인 금목걸이와 금반지를 주렁주렁 매달고서 이게 진정한 노래라면서 욕설을 끝없이 내뱉는데 들어줄 수가 없었다.
결국은 왕들이 지적을 쏟아냈다.
“야! 전신에 문신 뭐야?
우리 몸에 바늘이 들어갈 리가 없는데 언제 그렸나?”
“젠장! 문신이 스티커잖아?
가짜투성이일세.”
“임마! 왕이 악의 주구냐?
불량배냐?
노래하면서 욕설만 왜 지껄여?”
“작작하지 못해!
그게 무슨 노래야?”
왕들의 통합의견은 확실히 노래는 맞는데 단조로운 박자에 가사가 욕이나 비난이 끝없이 이어졌다.
그리고, 들으면 들을수록 적개심이 끌어 오르는 가왕(歌王)의 노래에 왕들이 화를 내자 바로 대답이 돌아왔다.
“어미 없이 무식한 것들! 이게 바로 최신의 노래인 바로 랩이다.
그중에서도 최고로 전투력이 높은 배틀랩을 이해하지 못하다니?
불쌍하구나.
다시 나의 노래를 들어라!
그리고, 싸워 서로 죽여라!
갓 뎀! 고우 투 헬! 유 아 몽키!”
가왕(歌王)이 과거의 가수시절로 돌아와 흥이 돋았는지 왕들에게까지 손가락질하면서 욕설을 해대자 결국 왕들도 폭발했다.
“감히 우리를 욕해?”
“오냐! 너부터 죽여주지!”
“풍선 주제에 필요해서 조금 띄워주었더니 대기권을 돌파하려고 해?
바로 터트려 주지.”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가왕(歌王)의 배틀랩이 자신들을 모욕하는 것으로 들려서 당장 가왕(歌王)을 두들겨 패려는 왕들을 말린 금왕이 기대가 어린 시선으로 쳐다본다.
“가왕(歌王)의 배틀랩의 효과가 확실히 있는 것 같군요.
본래 어지간한 일로는 감정이 흔들리지 않는 왕들이 이렇게 흥분하다니 놀라운 효과입니다.”
금왕의 칭찬에 옆에 있던 력왕이 영 떨떠름한 표정으로 중얼거린다.
“저건 노래이기 이전에 일단 욕이잖아?
당연히 들으면 화가 나지.”
“왕들의 감정이 흔들릴 정도면 권능이라고 해도 좋을 효과입니다.”
“저런 욕은 박자 안 넣고 들어도 화가 날 것 같은데?
노래가 아니라 평범한 도발이 아닌가?”
“….”
“….”
금왕도 이번 멸망에 자문 역할로 참가하고 있는 전장의 노래 창조주가 배틀랩을 하는 가왕(歌王)을 보면서 못 볼 것을 보았다는 표정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마음에 걸렸다. 하지만, 일단은 배틀랩이 효과가 있는지 시험을 해보려 한다.
‘모델러 코아님이 전장의 노래 가희의 정신지배에 연습할 수단도 주셨다.
전장의 노래 은하계에 마련된 콘서트장에 직결되는 차원문의 통제권이지.’
그는 전장의 노래 은하계의 가희들이 돌아가면서 노래를 부르는 콘서트장에 항상 열려있는 차원문을 개방한다.
그리고, 왕들에게 경고한다.
“배틀랩의 효과를 시험하기 위하여 전장의 노래 은하계의 콘서트장을 차원문으로 연결하겠습니다!
일단 황금방패를 전개하겠으니 모두 저의 뒤로 피하십시오.”
“헉!”
“이런!”
광역으로 변화를 방지하는 황금시대(黃金時代)는 아직 무리지만, 방패처럼 사용할 수 있게 된 금왕이었다.
그러니 다시 광팬이 되기 싫은 왕들은 그 뒤로 도망치듯이 움직였고, 곧 가희들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들려온다.
피이이이이이잉! 라라라라라-!
가희들의 노래가 들려오자 재빨리 금왕의 뒤로 도망간 왕들은 배틀랩인지 뭔지 모르지만, 계속 욕설을 내뱉는 가왕(歌王)의 반응을 살폈다.
‘정말로 통할까?’
‘사랑의 발라드를 욕설의 배틀랩으로 대응한다.
억지를 부리면 대충 맞기는 해.’
‘그런데 말이야.
영 믿음이 안 가.’
갑자기 가희의 노래가 들리자 배틀랩을 연발하던 가왕(歌王)도 당황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과거 거리의 무명가수 시절로 돌아와 흥분하던 그는 영혼을 뒤흔드는 가희의 노래에 기겁했다.
“오오! 마이 갓! 이건 사랑의 발라드!
안돼!
나의 배틀랩이 무너진다.
왜 갑자기 그걸 왜 열어?”
가왕(歌王)도 왕들이 가희의 노래를 피해서 도망친 것을 알자 당황해서 같이 도주하려 했으나, 곧 입술을 악물면서 마이크를 잡았다.
“오냐! 나는 수백만 가수계열 초능력자의 왕인 가왕(歌王)이다.
노래는 노래로 대결하자!
다시 가수로 돌아온 내가 겨우 운 좋게 모델러 코아님의 가호를 받은 가희에게 질 것 같냐?”
라라라라라-!
가희의 달콤한 목소리에 적의 개념이 사라지고, 모두가 친구라는 인지변화가 몰려온다.
그러나, 가왕(歌王)은 피가 나도록 이를 악물면서 버틴다.
“으드드드득! 이건 내가 그렇게나 바라던 진정한 가수로 출세할 기회야!
나는 음파병기가 아닌 가수의 꿈을 다시 꾸겠어.
세계를 제패할 나의 배틀랩을 받아라!”
치카! 치카! 치카! 치카!
고개를 흔들면서 가희의 노래에 저항하듯이 박자를 맞춘 가왕(歌王)이 목에 핏대를 올리면서 외친다.
“으아아아아아-! 갓 뎀! 갓 뎀! 갓…브레스 유!
오우 쉑-! 이거 아냐!”
욕설로 이어지던 가사가 자신도 모르게 축복으로 변화한다.
“노노! 유아 파피! 유아 더스트! 유아…엔젤!
노오오오오-! 왜 이러는 거야?
유아 다이! 유아 다이!”
가희의 사랑의 노래에 가왕(歌王)의 욕설의 배틀랩이 잠깐 저항하는 것 같았다.
멋대로 듣기 좋은 칭찬으로 변화하는 가사를 필사적으로 고치는 가왕(歌王)이었다.
금왕의 뒤에 숨어있던 왕들은 고개만 살짝 내밀어서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오오! 조금이지만 된다!”
“역시 불에는 얼음인가?”
“발라드와 배틀랩이 서로를 중화하고 있어.”
“그런데 약해.”
“으아아아아! 내 노래가! 인생을 건 배틀랩이!”
매혹의 노래에 배틀랩의 저항 효과가 있어 보였지만, 역시 잠시였다.
곧 어디선가 나타난 형광봉과 머리띠를 두르고서 열심히 합창하는 가왕(歌王)을 모든 왕이 보게 되었다.
“오오! 카란! 시스터! 아이 다이! 아이 다이!”
자신들도 저런 꼴이었는지 끔찍하다는 표정을 지은 왕들이었다.
“에라이! 그럼 그렇지.”
“가사라고 욕만 할 때부터 알아봤다.”
“저렴한 무대의상의 한계지.”
모두가 가왕(歌王)의 추태에 실망하는데 금왕은 달랐다.
가왕(歌王)의 배틀랩 덕분에 황금의 방패에 걸리는 부담이 적어진 사실을 파악한 그의 얼굴은 확 밝아졌다.
“모두 들어보십시오.
가왕(歌王)의 배틀랩의 효과는 분명히 있습니다.
다만 매혹계열 노래 권능의 수준 차이가 커서 저렇게 되는 것 같군요.
그래도, 처음보다 오래 견디었습니다.”
“릴쉐 올드 시스터! 아이 다이! 아이 다이!”
붕붕붕! 붕붕붕!
고개를 빙빙 돌리면서 양손에 쥔 형광봉으로 격렬하게 춤추는 가왕(歌王)을 본 왕들의 표정은 썩어들어갔다.
그러나, 현재 유일하게 가희의 노래에 저항이 가능한 금왕이 그렇다고 하니 뭐라고 하지 못했다.
“저의 황금권능과 권능의 수준을 올린 가왕(歌王)이 힘을 합치면 이번 멸망은 막을 수 있습니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희망을 보았습니다.”
어떻게든 사기를 올리려는 금왕이었는데, 력왕이 고개를 저으면서 말한다.
“내가 보기에 노래계열 권능의 강약이 문제가 아니라 가왕(歌王)은 배틀랩인지 뭔지의 가수로서 영 불량이다.
가왕(歌王)이 거리에서 노래하다 아무도 호응을 해주지 않아서 굶어 죽기 전에 각성해서 살았다고 하더니 진짜였어.
거리에서 두들겨 맞고 안 죽은 것이 용할 지경이야.”
“….”
폴짝! 폴짝!
가왕(歌王)은 매혹이 완전히 걸렸는지 제자리에서 점프하여 몸을 돌리는 고난도의 응원을 하기 시작한다.
이거야말로 진정한 노래라던 배틀랩은 부르지 않은지 오래였다.
“음왕(音王)이 아닌 가왕(歌王)이니 가수로서 적성은 분명히 누구보다 뛰어나겠지.
이건 선택한 노래계열의 문제야.
욕설의 배틀랩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저건 영 아니야.
저걸로 아무리 노력해도 전장의 노래 가희에게 영원히 닿지 않아.”
누구보다 큰 근육질 거인이 되면서 툭하면 힘자랑에 신기까지 도끼로 휘두르니 제일 무식한 것 같은데 언제나 묘하게 핵심을 찌르는 력왕의 말에 모든 왕의 시선이 모였다.
력왕은 잠시 눈을 감고 있다고 확신하면서 말한다.
“내 직감이 말한다.
얼굴 하얀 흑인인 저 녀석에게는 록이 아닌 팝이 어울려.
그리고, 하얀 양복과 신사 모자, 구두를 가져와서 입혀.
그럼 전장의 노래 은하계의 가희들에게 노래로 이길 가능성이 있어.”
“?”
“?”
가희의 노래에 혼자 매혹되어 격렬하게 응원하던 가왕(歌王)은 슬슬 지쳐가는지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헥! 헥! 아! 아이 다이! 헥!”
가왕(歌王)은 너무 매혹이 잘 되었는지 이제 잘못하면 응원하다 지쳐 죽을 지경이었다.
그러나, 력왕은 확고한 음성으로 선언했다.
“가왕(歌王)이 가황(歌皇)이 되는 날 우리는 승리할 것이다.
진정한 잠재력을 개방할 가왕(歌王)을 믿고서 제대로 붙어보자.”
“콜록! 콜록! 브…브로! 나 죽…죽어. 브…로! 도와…. 콜록! 콜록!”
왕들은 격렬한 기침과 함께 침까지 질질 흘리기 시작한 가왕(歌王)의 모습을 보니 지극히 불안했다.
‘저걸 믿으라고?
음악적 재능이 높아서인지 저번에도 가장 먼저 매혹에 넘어갔잖아?’
‘강하게 해도 괜찮을까?
가희에게 동조해서 우리부터 공격할 것 같은데 말이야.’
가왕(歌王)에게 불안한 요소는 수도 없이 많다.
다만 력왕의 직감이 굉장히 정확하다는 사실을 알기에 반대만 하지 않을 뿐이었다.
모델러 코아는 그렇게 왕들에게 다음 멸망의 내용을 알리고서 인어여왕의 자궁 속으로 작게 변해서 이동했다.
우웅! 우웅!
원래 모델러 코아를 낳았던 자궁 속에서 그녀의 신체를 정밀진단한 그는 고개를 끄덕인다.
‘좋아!
자궁을 선점하고 있던 보람이 있다.
아직 원래 모델러가 다시 태어날 징조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