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ctor Player RAW novel - Chapter 104
#닥터 플레이어 104화
[전장 외과술! (현시점 습득 불가. ‘특수 클래스’ 전직 시 습득 가능)] [전장 환자 구조술! (현시점 습득 불가. ‘특수 클래스’ 전직 시 습득 가능)]이런 의학적인 것도 있었고, 심지어 이런 것도 있었다.
[군의관의 생존 병법! (현시점 습득 불가. ‘특수 클래스’ 전직 시 습득 가능)]‘……웬 병법? 힐러인 내가 병법을 알아서 어디에 쓴다고.’
의외의 스킬은 그것뿐이 아니었다.
[생존 본능 (현시점 습득 가능)]‘……이게 뭐야? 생존 본능? 이건 지금 익힐 수 있다고?’
[생존 본능]분류 : 보조 스킬(전쟁, 호신)
등급 : 유니크
숙련도 : D
-전장에서 강력한 적에게 스스로와 환자를 지키기 위한 호신 스킬입니다.
-일시적으로(1분) 체력, 감각 스탯 1.5배 상승.
1. 전장에서만 사용 가능.
2. 적이 플레이어보다 강력해야 사용 가능.
3. 일주일에 1회 사용 가능.
‘……1.5배면 체력, 감각이 얼마야?’
거진 60에 달하는 체력 스탯이다.
거기에 추가로 ‘치료사의 호신술’ 스킬이 더해지면 70에 가깝고.
그 정도면 도대체 얼마나 강해지는 걸까?
‘나 지금 얼마나 강해진 거지? 강해진 게 맞긴 한 건가?’
그는 스스로의 손을 바라보았다.
약골, 소심쟁이인 자신이 강해졌다는 게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았다.
‘뭐, 난 힐러니까. 강해지든 말든 크게 상관있는 일은 아니지. 저런 스킬을 사용할 일도 없을 거야. 누가 일부러 찾아와서 시비를 걸지 않는 한 말이야.’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이었다.
린든이 다급히 뛰어왔다.
“마스터, 큰일 났어요!”
“……?”
“망나니 새ㄲ…… 아니, 세이틸 왕자 전하가 와서 깽판을 부리고 있어요!”
“……!”
* * *
급히 들어가 보니, 망나니 새끼가 행패를 부리고 있었다.
“여기가 페닌 치료원인가? 더러운 그놈 핏줄처럼 누추하기 그지없군.”
세이틸이었다!
레이몬드는 인상을 찌푸렸다.
딱 봐도 시비 걸려온 게 눈에 보였다.
“여기는 무슨 일입니까?”
“무슨 일이긴. 치료받으러 왔지.”
세이틸은 팔뚝을 내밀었다.
작은 생채기가 나 있었다.
“치료해. 당장.”
“……!”
레이몬드는 한숨을 내쉬었다.
“린든. 치료해 드려라. 상처 연고 발라드려.”
“네, 넵!”
세이틸이 흉악하게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지금 장난하나? 왕족인 내가 왔는데, 밑의 힐러를 시킨다고? 죽고 싶나?”
말투를 보니, 단단히 작정하고 온 것 같았다.
‘어쩌지?’
그때, 마침 한슨이 뛰어왔다.
“마스터, 2번 침대 환자가 다시 고열이 끓고 있습니다! 의식도 처집니다!”
2번 침대 환자.
창상으로 심각한 감염증이 온 환자였다.
감염증이 악화하며 패혈증으로 진행하고 있는 듯했다.
레이몬드는 정중히 말했다.
“죄송합니다. 상태가 위중한 병사가 있어, 다음에 다시 오면 치료해 드리겠습니다.”
“닥쳐!”
세이틸이 콧바람을 내었다.
“그딴 건 중요하지 않아. 얼른 내 상처 먼저 치료해.”
결국, 이런 메시지가 떠올랐다.
[‘진상 새끼’가 ‘진상’을 부리고 있습니다!] [‘강철의 심장’이 발현됩니다!] [‘진상 대처법’이 발현됩니다!]결국, 레이몬드는 한숨을 내쉬고 강경하게 말했다.
“정말 죄송합니다만, 나가주십시오.”
“……뭐라고?”
“이곳은 치료의 탑의 인가를 받은 치료원. 초대 탑주께서 남기신 율령에 따라 다른 환자들을 위해 치료원에서 소란을 피우는 환자를 거부할 권한이 있습니다.”
하지만 세이틸은 물러나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더 씩씩거렸다.
“정당한 치료 요구를 했는데, 소란이라니? 방금 그 발언은 네놈이 날 멸시한 걸로 여겨도 되는 거겠지?”
세이틸은 장갑을 레이몬드 앞에 집어 던졌다.
“본 왕자의 명예를 상하게 한바. 네놈에게 결투를 신청한다.”
“……!”
레이몬드는 눈썹을 꿈틀했다.
“지금 장난하시는 겁니까?”
“장난? 아니, 나는 진지한데? 네놈을 박살 낼 생각이야.”
세이틸은 고양이가 쥐를 노려보듯 흉악한 얼굴을 하였다.
“당장 검을 들고 밖으로 나와라, 이 빌어먹을 새끼야. 그 건방진 낯짝을 개박살 내주마.”
* * *
“당장 무기를 들어라!”
둘의 결투는 병사들의 시선을 끌었다.
“잠깐, 저게 뭐야? 우리 치료사님 아니야?”
“치료사님이 왜 결투를?”
막사 안에서 처음부터 상황을 지켜본 부상병 하나가 울분을 토하며 말했다.
“4왕자 전하가 처음부터 다짜고짜 시비를 걸었어.”
“어떻게 하지?”
누가 봐도 거인과 난쟁이의 결투였다.
저 환자만 아는 착한 치료사가 망나니의 상대가 될 리가 없었다. 분명 큰 봉변을 당하리라.
짧은 시간이었지만, 레이몬드에게 크게 감동한 병사들은 발을 동동 굴렀다.
“우리 착한 치료사님이 망나니 왕자의 상대가 될 리가 없잖아.”
“이대로 있으면 안 돼! 말려야 해!”
그때, 뜻밖의 인물이 등장했다.
“이게 무슨 난리이지?”
날카로운 음성.
라이프 공작이었다!
마침 주변을 둘러보다가 병영이 소란스러워지자, 발걸음 한 것이다!
라이프 공작은 세이틸을 바라보았다.
“이게 무슨 일이지?”
“저놈이 왕족의 명예를 훼손했습니다! 응징해야겠습니다!”
라이프 공작은 눈살을 찌푸렸다.
안 들어도 상황을 알 것 같았다.
‘말도 안 되는 시비를 걸었겠군.’
“그만. 쓸데없는 소란 피우지 말…….”
싸움을 말리려던 라이프 공작은 우뚝 입을 다물었다.
얼마 전 들었던 소문 하나가 떠오른 것이다.
‘페닌 남작은 어쩌면 휴스톤 왕국을 빛낼 검술 천재일지도 모릅니다!’
왕실 기사단의 상급 기사, 발턴이 한 말이었다.
‘확인해 볼 기회군.’
라이프 공작은 태세를 바꿨다.
만약 부상을 당할 것 같으면 그가 중간에 개입하면 될 것이다.
“좋다. 결투를 허락하마. 대신 날이 선 검의 사용은 금지이다. 생명을 빼앗아도 안 된다.”
“감사합니다, 외숙부!”
세이틸은 환한 얼굴을 하였다.
목검이어도 얼마든지 놈에게 치명상을 입힐 수 있었다.
‘죽는 것만 못하게 만들어주마.’
상황이 이렇게 되자, 곤란해진 건 레이몬드이었다.
‘이런, 빌어먹을. 가재는 게 편이라더니.’
라이프 공작의 속마음을 모르는 레이몬드는 라이프 공작이 조카인 세이틸의 편을 들었다고 여겼다.
‘이렇게 된 이상, 결투는 피할 수 없어. 어쩌지?’
그때, 퀘스트가 떠올랐다.
[진상 새끼에게 참교육을 내려라!](인술 퀘스트)
선행도 : 소의(小醫) 급
난이도 : 중
퀘스트 설명 : 진상 새끼가 말도 안 되는 시비를 걸고 있습니다. 이는 심각한 진료 방해 행위. 놈에게 참교육을 내리십시오!
클리어 조건 : 진상 참교육
보상 : 보너스 레벨 업×2, 스킬 포인트 30점
특전 : 명성 상승
‘내가 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세이틸은 소드 익스퍼트 초급의 강자이다.
성격은 망나니일지언정, 검술 실력은 진짜인 것이다.
입이 바싹 말랐다.
근데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잠깐. 정말 안 되나?’
레이몬드는 눈동자를 데구루루 굴렸다.
‘……어쩌면 한 방 먹일 수도 있지 않을까?’
레이몬드는 스스로의 생각에 황당한 마음이 들었다.
소드 익스퍼트 초급의 강자를 상대로 한 방 먹이겠다니!
하지만 턱도 없는 망상은 아니었다.
지금 떠올린 방법을 사용하면. 어쩌면, 잘하면 놈에게 한 방 먹일 수 있을지도 몰랐다.
‘한 방 먹이고 결투를 끝내는 거야!’
그전에 확실히 해둘 게 있었다.
“그러면 공작 각하께서 이 결투의 공증인이 되시는 겁니까?”
“……!”
당돌한 물음에 라이프 공작은 눈에 이채를 띄었다. 실력 차가 현격한데, 별로 두려워하는 것 같지 않아 보였기 때문이다.
“그래, 본 공작이 공증을 서겠다.”
“그러면 승패가 명확히 갈릴 경우 결투를 중단하는 것이지요?”
“당연하다.”
라이프 공작이 확답하자, 레이몬드는 세이틸을 바라보았다.
“패배할 경우, 승부를 인정할 겁니까?”
“하! 네놈이 미쳤구나?”
“대답해 주십시오.”
“그래, 혹여나 내가 질 경우 깨끗이 물러나 주지.”
세이틸은 스산하게 목검을 치켜들었다.
“그런 것보다 네 몸이나 걱정하는 게 현명할 거다. 지금 내가 많이 화났거든.”
레이몬드는 움찔하였다.
본성이 소심쟁이다 보니, 위협을 받으니 겁이 들었다.
‘겁먹지 말자. 되든 안 되든 한번 해보는 거야! 만약 잘 안 되어서 한 대 맞게 되더라도 실드 마법으로 방어하면 돼.’
그래, 그에게는 비장의 실드 마법이 있었다.
뜻대로 안 풀리면 실드로 한 방 맞고 기권하면 된다.
그렇게 생각하자 다소 마음이 안정되었다.
‘스킬 구입!’
[‘생존 본능’ 스킬을 구입하였습니다!] [스킬 포인트가 150포인트 소모됩니다!] [생존 본능]분류 : 보조 스킬(전쟁, 호신)
등급 : 유니크
숙련도 : D
-전장에서 강력한 적에게 스스로와 환자를 지키기 위한 호신 스킬입니다.
-일시적으로(1분) 체력, 감각 스탯 1.5배 상승.
1. 전장에서만 사용 가능.
2. 적이 플레이어보다 강력해야 사용 가능.
3. 일주일에 1회 사용 가능.
사용 조건 모두 부합되었다.
곧바로 스킬이 발현되었다!
[전장에서 강력한 적에게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생존 본능’ 스킬이 발현됩니다!] [1분 동안 스탯 수치가 크게 상승합니다.] [스탯](1분 한정)
체력 : 39 → 58.5
감각 : 34 → 51
그뿐이 아니었다.
[호신 스킬, ‘치료사의 호신술’이 발현됩니다!] [업적, ‘거인을 쓰러뜨린 난쟁이(2+)’ 업적이 발현됩니다!] [스탯]체력 : 58.5 → 68.5 → 72
감각 : 51 → 56.5 → 60
스탯이 어마어마하게 뻥튀기되었다!
체력 72, 감각 60!
‘도대체 얼마나 강해진 거지?’
모른다.
알 수 있는 건 몸이 어마어마하게 가벼워지고, 예민해졌다는 것.
지금껏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감각이 몸을 지배했다.
‘1분 안에 끝내야 해.’
레이몬드는 세이틸을 도발했다.
“그런데 제게 지면 어떻게 할 겁니까?”
“뭐?”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걱정되면 결투를 무르셔도 됩니다. 특별히 받아 들여주겠습니다.”
세이틸의 얼굴이 폭발할 듯 달아올랐다. 의도대로 도발에 넘어간 것이다.
“이놈!”
성난 황소처럼 달려들었다.
방어고, 뭐고 레이몬드를 때려잡을 생각만 가득한 돌격이었다.
‘됐어!’
레이몬드의 심장이 미칠 듯이 뛰었다.
하지만 그런 긴장과 별개로 세이틸의 움직임이 눈에 속속 들어왔다.
놀랍게도 별로 위협적이지 않았다.
충분히 피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게 체력 72, 감각 60의 신체 능력?’
그때, 세이틸이 레이몬드의 코앞에 도착했다.
“죽어라!”
후우웅!
강력한 내려치기였다!
마나가 실려 있어, 목검이라도 치명상을 피할 수 없는 공격이었다.
“안 돼!”
“치료사님!”
병사들이 곧이어 벌어질 끔찍한 참상에 눈을 질끈 감을 때, 믿을 수 없는 기적이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