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hwa Manri RAW novel - Chapter 175
식자재 창고에 들어가자마자 추매는 기수를 바닥에 자빠트리고 올라탔다.
“말해 봐. 사저가 뭘 어떻게 해줬어?”
“아! 그, 그건… 잘 기억이 안 나.”
“나보다 좋았어?”
기수는 정색하고 대답했다.
“무슨 그런 큰일 날 소리를! 비교할 걸 비교해야지!”
추매가 처음으로 생긋 웃었다.
그녀는 기수의 옷을 잽싸게 벗겼다. 그리고는 존슨이 드러나자마자 입을 댔다.
“으으……”
기수는 그녀의 급작스런 공격에 신음을 토했다.
부탁하지 않아도 알아서 해주니 그저 고마울 따름이었다.
수십 번 오르내리던 머리를 들고 추매가 물었다.
“어때? 사저는 이런 거 안 해줬지?”
첫 인사가 그것부터였다고 사실대로 말하면 왠지 안 될 것 같았다.
“자꾸 비교하려고 하지 마. 네가 월등해.”
“월등? 그럼 하긴 했다는 거야?”
“그랬던 것 같기도 하고… 기억이 흐릿해서 잘….”
“흥! 그래도 내가 더 잘 하지?”
그러면서 비교해 보라는 듯 다시 입술에 힘을 빡! 주면서 상승하강을 반복했다.
“오우! 좋아… 역시 네가 월등히 잘 해.”
정말로 자극이 훨씬 강했다.
“호호!…. 그럴 줄 알았어.”
그러더니 치마를 입은 채로 올라앉았다.
치마는 입었지만 속옷은 입지 않아서 곧바로 결합이 이루어졌다.
추매는 온몸을 비틀며 교성을 토했다.
“아아….. 바로 이 느낌이야.”
그녀는 천천히 그러나 점점 속도를 올려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기수는 그녀의 허리를 양손으로 잡고 움직임을 도와주었다.
어제 동매에게 밤새 시달린 것과는 확실히 비교가 되었다.
동매는 Rock보다는 Roll을 좋아하고, 체중을 실어서 돌리는 타입이라 기수 쪽도 체력 소모가 심했는데, 그에 비해 추매하고 하는 건 거의 휴식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렇다고 존슨에 가해지는 쾌감이 덜한 것도 아니었다. 강하고 세게 한다고 다 좋은 게 아닌 것이다. 오죽하면 음악에도 강약중강약이 있겠는가.
“아아….. 추매 너하고 하는 게 훨씬 좋아.”
진심을 담아서 한 말이었다.
“나도.. 헉헉… 너무, 헉헉… 좋아! 헉헉…”
추매의 집중하는 표정이 귀여웠다.
그녀하고라면 동매보다 훨씬 더 긴 시간이 가능할 것 같았다.
기수는 자세를 바꿔가며 추매에게 여러 차례 절정을 맛보게 해주었다.
하지만 발사는 하지 않았다.
추매가 예리하게 그 점을 물고 늘어졌다.
“너. 왜 안 해? 설마… 사저한테 가려고 그러는 거야?”
“아냐! 절대로 아냐.”
최대한 강력하게 부인했다.
“거짓말 마! 빨리 해! 전부 다 쪽쪽 짜내서 다른 여자한텐 못 가게 할 거야!”
참 무서운 소리를 잘도 했다. 하지만 그게 그렇게 쉽게 짜낼 수 있는 건감?
추매는 기수를 눕히고 다시 위로 올라가서 가열차게 짜내기에 돌입했다.
그러나 한참이 지나도 기수가 반응을 보이지 않자 추매는 짜증을 냈다.
“도대체 왜 안 하는 거야? 너 몸에 문제 있는 거야?”
“조금 그런 면이 있을지도…… 아! 우리 어제 했던 자세로 해볼까?”
추매는 그쪽 비주얼이 짱이었다.
“좋아! 네가 좋다면…”
그녀는 자세를 잡았고, 기수는 치마를 허리 위로 걷어 올리고 우선 시각적 즐거움을 충분히 즐긴 후 손으로 어루만지다가 천천히 결합 후 본격적으로 스피드를 올렸다.
“아악!…. 나 죽어…. 아악!….”
추매는 다시 절정을 넘겼지만 기수는 여전히 홀딩에 성공했다.
“너. 헉헉… 도대체 헉헉…. 왜 안 하는 거야? 헉헉…..”
“나도 몰라. 이럴 때가 있더라고….”
“조, 좋아. 일어서 봐…”
추매는 다 짜내겠다는 자신의 목표를 기어이 이루고 싶었다.
그러나 연이은 절정으로 지치고 말라서 다른 방법을 쓰기로 했다.
“으음….”
기수는 신음을 토했다. 드디어 자기가 바라던 마무리 코스가 시작된 것이다.
추매는 자기 몸 속에 있던 거라 맛이 이상했지만 개의치 않고 스피드를 올렸다.
기수는 마침내 추매가 그토록 원하는 것을 해줄 수 있었다.
분출과정 내내 물러서지 않고 적극적으로 대응해준 추매는 기수가 끝내자 하얗게, 새하얗게 웃었다. 그리고 의기양양하게 물었다.
“어때? 너 여자가 이런 거 해준 적 있어? 없지? 처음이지?”
처음 동정을 깰 때 그랬다고 하면 실망할 것 같아서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건 처음이야.”
물론 오늘 기준으로 그렇다는 말이지만.
어쨌거나 그녀의 얼굴이 보기 좋은 것은 사실이었다.
‘아름다워라. 하얀 미소.’
잘 하면 노래 가사 하나 나올 것 같았다.
추매는 손가락으로 얼굴을 긁어서 입에 넣어 꿀꺽 삼킨 후 물었다.
“뱉어버리지 않고 먹는 거 보니까 기분이 어때?”
“응… 너하고 일체감이 느껴져서 너무 좋아.”
“호호호!… 그래? 나도 마찬가지야. 앞으로는 계속 이런 식으로 끝내기 해줄 테니까 사저한테는 가지 말고 나하고만 하는 거야. 알았지?”
“응. 그럴게.”
“아냐! 말로만 해선 못 믿겠어. 같이 가자.”
“잉? 같이 가다니?”
“너 잠자러 가는 길. 내가 동행해서 지켜줄게. 또 중간에 사저가 나타나서 납치해갈지 모르잖아. 자! 일어서.”
기수는 난생처음으로 여자 보디가드의 호위를 받고 귀가했다.
잠자리에 누운 그는 마냥 행복하고 흐뭇한 기분으로 창고에서의 상황들을 복기 했다.
그리고도 한참 동안 잠이 오지 않았다.
동매 때와 달리 체력적으로 별 무리가 없었기 때문인 것 같았다.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운기조식을 시작했다.
어차피 잠이 안 온다면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일단 집중하자 시간이 금방 가서 그대로 밤을 새고 말았다.
동창이 밝은 것을 보고 호흡을 갈무리한 기수는 조심스럽게 단전을 확인해 보았다.
진기 덩어리가 느껴졌다. 예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작았지만 그래도 꽤 단단하고 뜨거운 기운이었다.
‘북궁심법 이거 장난 아닌데? 이론적으로 20년만 연공하면 1갑자가 된다는 거잖아?’
남들보다 3배 빠르게 된다니 꿈만 같은 일이었다.
물론, 자기가 이미 옛날에 거대 규모의 내공을 운용한 경험이 있어서 진원지기와 기경팔맥의 메가 사이즈 인프라가 있고, 집중 교육을 받은 탓에 무학 이론에 빠삭하고, 결정적으로 타고난 천재라서 가능한 일이긴 하겠지만, 어쨌거나 3배 가속은 가히 혁신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1갑자를 위해 20년을 소비하는 건 여전히 너무 느렸다.
기수는 흡성공의 궁극 완성체라고 할 수 있는 음양대법을 알고 있었다.
탁지연을 만나러 가기 위해 역용술을 펼칠 수 있는 단계까지 내공을 모으는 게 우선은 당면 목표였다.
날이 밝으니까 슬슬 배가 고팠다.
그러나 식당으로 갈 생각을 하니 굶주린 두 마리 암사자가 떠올랐다.
‘아! 오늘은 동매가 날 죽이려고 하겠구나!’
갑자기 전신에 소름이 끼쳤다.
추매하고 자는 것도 좋고, 동매하고 자는 것도 좋았다.
하지만 둘이 함께 있는 자리에 가기는 싫었다.
‘그래, 좋다! 굶자! 사부님이 밥 심부름 시키면 그때 잽싸게 가서 가져오면서 한 그릇 더 퍼오면 되지 뭐.’
그렇게 결정을 내리고 나니까 마음이 편해졌다.
기수는 잠시 일어나 몸을 푼 뒤 다시 본격적으로 운기조식을 시작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문밖에서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숙! 계세요? 드릴 말씀이 좀 있어서 왔는데요.”
동매의 목소리였다.
기수는 화들짝 놀라서 운기조식을 중단하고 기둥 뒤에 숨었다.
‘여긴 왜 온 거지? 사부님 근처엔 얼씬도 안 했었는데… 그렇게 고팠나?’
그러나 사부님이 있는 한 자기는 안전하다고 생각했다.
그때 문이 벌컥 열리더니 동매가 안으로 들어왔다.
‘미, 미쳤나? 감히 여길 들어오다니…’
기수는 그녀가 색욕에 빠져 실성했다고 생각했다. 백문조의 여섯 제자들은 평소 자기 사부를 무서워하는 것 이상으로 북궁천과도 거리를 두었기 때문이다.
기수는 사부의 반응이 궁금해서 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허걱! 없다!’
이불만 뭉쳐져 있고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북궁천은 가끔씩 미친듯이 산을 돌아다니기도 했다. 예전에 설매하고 하던 동굴을 들킨 것도 바로 사부의 그 방랑벽 때문이었다.
‘아! 운기조식에 집중하느라 사부가 나가는 것도 몰랐구나.’
기수는 어깨를 움츠렸지만 기둥은 그를 가리기엔 좁았다.
동매는 단숨에 달려들어 기수의 귀를 잡아끌었다.
“따라와!”
“악! 귀는 좀…. 아야! 아파… 제발…”
기수는 끌려가는 수밖에 없었다.
동비는 기수가 자기를 찾아오지 않자 주방으로 돌아가 보았고 창고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는 것을 듣고 추매와의 정사 현장을 보고 말았다. 그래서 기수를 박살낼 작정으로 나오기만 기다렸는데 도무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때 얼핏 북궁천이 외출하는 뒷모습을 본 것 같아서 잽싸게 들어가 기수를 끌어낸 것이다.
동매에게 끌려가면서 기수는 계속 신음을 토했다.
“귀 떨어지겠다! 아야! 제발 좀 다른 데 좀 잡아!”
“다른 데? 그래. 잡아주지.”
동매가 귀에서 뗀 손을 아래쪽으로 뻗었다.
기수는 비명을 질렀다.
“악! 털…. 악! 털….”
동매는 기수가 아무리 비명을 질러도 용서가 없었다.
그렇게 마당을 가로질러 질질 끌려가는데 추매가 길을 막았다.
“사저! 그를 놔줘요!”
독기가 오른 눈빛이었다.
기수는 순간적으로 자기가 올리브가 되고 추매는 뽀빠이가 된 기분이 들었다.
‘아! 정의가 살아있었구나. 다행이다.’
동매의 반응은 추매보다 더욱 살기를 내뿜었다.
“지금 나한테 명령하는 거냐?”
기수는 일단 그녀의 손아귀에서 풀려나서 행복했다.
‘몇 개나 빠졌을까. 아! 쓰라려…’
동매와 추매는 서로를 마주보며 노려봤다.
기수는 그들 사이에 바람이 불면서 동그란 덤불이 굴러갈 것 같은 분위기에 자기도 모르게 긴장이 되어서 조심스럽게 끼어들었다.
“저…. 사자매끼리 꼭 이렇게 싸울 필요는….”
그러나 두 사람은 기수를 무시했다.
“너 지금 사저인 나한테 하극상 하는 거냐?”
“흥! 나이는 내가 위잖아!”
“어! 이게 정말로 말도 막하네. 너 미쳤니? 그리고 나이가 왜 네가 위야? 고작 일곱 달 먼저 태어났으면서. 그 정도면 동갑이지.”
“어쨌거나. 내 양칠이 놔 줘.”
동매가 주먹을 불끈 쥐고, 이까지 갈면서 말했다.
“너…. 감히 사저의 남자를 가로채놓고 나의 양칠이라고? 절대 용서할 수 없어.”
추매는 지지 않았다.
“가로채긴 누가 가로채! 먼저 침 바른 건 나야! 네가 내 남자를 가로챘던 거라고!”
“뭐? 그게 무슨 소리야! 양칠인 나하고 먼저 했어!”
“웃기지 마! 나하고 먼저 했어!”
두 여인이 동시에 기수 쪽을 봤다.
뒤꿈치를 들고 조심조심 도망치던 기수는 뜨끔해서 걸음을 멈추었다.
추매가 기수에게 다그쳤다.
“말해 봐! 너 누구하고 먼저 했어?”
“아…. 그러니까 그게….”
추매가 살기를 띠며 경공을 펼쳐 기수의 완맥을 움켜쥐려 했다.
그러자 동매가 역시 몸을 날려 앞을 막아선 후 기수에게 말했다.
“괜찮으니까 사실대로 말 해. 그날 밤 있었던 일을.”
기수는 양쪽의 눈치를 봤다.
“그게….그날 추매하고 먼저…”
추매는 그거 보라는 듯 턱을 치켜들었고, 동매는 놀라고 당황해서 두 사람을 번갈아보았다. 그리고 뭔가 결심한 듯 말했다.
“누가 먼저 했느냐가 뭐가 중요해? 어쨌거나 내가 사저니까 이 남자는 내가 가질 거야. 앞으로는 쳐다보지도 마!”
추매는 한 발도 물러서지 않았다.
“누구 마음대로! 이건 내 거야! 처음부터 내 거였어!”
“난 양칠이 여기 온 날부터 찍었어! 이거 왜 이래?”
“찍으면 뭐 해? 먼저 먹은 건 난데!”
기수는 자기를 물건 취급하는 두 사람에게 불만이었다.
그리고 엄연히 따지자면 먼저 먹은 건 설매였다.
먹는다는 단어를 여자가 쓰는 건 좀 이상했지만, 생각해보면 생체 구조적으로 먹고 먹히는 쪽을 굳이 구분하자면 그게 맞는 것 같기도 했다.
“저기….. 얘기하는 중에 좀 미안하지만….”
그러자 두 여인이 동시에 기수를 노려보며 외쳤다.
“넌 입이 열 개라도 할 말 없어! 이 색마야!”
“이 나쁜 음적!”
기수는 억울했다.
“야! 내가 왜 색마고 음적이냐! 솔직히 말해서 난 너희들한테 당한 거다. 내 의사가 아니었다고.”
동매는 할 말이 없는 듯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추매는 할 말이 있었다.
“네가 먼저 입술 크기 재보자고 날 꼬셨잖아!”
동매는 도끼눈을 뜨고 기수를 노려봤다.
아무래도 자기가 불리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기수는 침을 꿀꺽 삼켰다. 원한 맺힌 여자한테 무슨 해코지를 당할지 몰랐다.
‘정신 차려!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된다잖아!’
상대가 암사자. 그것도 두 마리이긴 했지만 일단 아랫배에 힘을 주고 사나이답게 호통부터 쳤다.
“사자매지간에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다툼이야! 자매가 많기나 해? 달랑 여섯 뿐인데 둘이서도 이렇게 뭉치지 못해 가지고서야 이 험난한 강호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겠어? 그래? 안 그래?”
갑자기 기수가 세게 나오니까 추매와 동매는 입을 다물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기수는 헛기침으로 목을 가다듬은 후 다시 말했다.
“원래 우애 있는 자매는 콩 한 쪽도 둘로 나눠먹는 거야. 그걸 혼자만 먹겠다고 다투면 집안 꼴이 뭐가 되겠어?”
기수의 말에 추매와 동매가 당황한 표정으로 서로를 마주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