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hwa Manri RAW novel - Chapter 258
기수는 일이 끝나자마자 물가로 가 세수를 하고 이향을 기다렸다.
그러나 한참이 지나 다른 하인들이 몰려와도 그녀는 나타나지 않았다.
진송이 기수를 보고 물었다.
“자네 여기서 뭐 하고 있나?”
“아! 진노대. 아, 아닙니다. 달이 밝아서요.”
진송은 하늘을 힐끔 한 번 본 후 넉넉한 미소와 함께 기수의 어깨를 두드려주었다.
“기운 내게. 정 붙이면 그곳이 바로 고향이란 말도 있지 않은가.”
“예. 고맙습니다.”
이젠 세월이 오래 지나서 그런지, 전봇대의 전선들 사이로 보이는 서울의 달보다는 이곳의 달이 더 눈에 익은 느낌이었다.
기수는 자기 숙소로 돌아가 잠이 들었다.
그리고 다음날도 이향은 나타나지 않았다.
기수는 실망감을 느꼈다.
‘딱 한 번만 할 생각이었던 모양이구나. 그러기 쉽지 않은데…’
원래 남녀 간의 성행위는 아예 안 하는 사람과 계속 하는 사람으로만 분류될 뿐, 딱 한 번만 하고 마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닌 모양이었다.
‘좀 더 적극적으로 해줄 걸 그랬나?’
솔직히 여자보다 고기월병이 더 아쉬웠다.
요리를 배웠으면 그 재료를 추측해서 나중에라도 만들어 먹으면 되겠지만, 현재로선 레시피를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그렇게 아쉬움으로 보낸 지 사흘째 되는 날 저녁.
이향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양십일. 전처럼 오늘 새벽에 이리로 나와.”
기수는 몹시 반가웠다. 그리고 입 안에 침이 고였다.
“그동안 왜 안 왔어? 무슨 문제라도 있었어?”
“마님이 앓아 누우셨더랬어.”
“왜? 어디가 아파서?”
그러자 이향이 기수의 하복부 쪽을 슬쩍 본 후 말했다.
“그걸 몰라서 물어?”
“아!…. 내가 너무 아프게 했구나.”
“호호호!… 어쨌거나 이따 시간 맞춰 나와. 알았지?”
“알았어. 헤헤헤….”
이향이 떠난 후 기수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럼 그렇지! 어떤 여자도 나를 한 번 경험하면 중독될 수밖에 없어! 므흐흐하하하하!… 앓아누웠다고? 하긴 그날 좀 심하게 느끼긴 하더라. 후후…’
기수는 숙소로 돌아가 운기조식으로 몸과 마음을 정갈히 하고 새벽에 시간 맞춰 일어나 이향을 만나러 갔다.
약속장소에 도착하자 어둠 속에서 그녀가 손짓을 했다.
“이쪽이야!”
기수는 그녀를 따라 안채로 갔다. 며칠 전보다 길이 눈에 익어서 이향의 안내 없이도 찾아갈 수 있을 것 같았지만 그냥 계속 어리숙한 척 했다.
이향이 기수를 데려간 곳은 부인의 방이 아니라 욕실이었다.
따듯한 물이 통에 반쯤 찬 것으로 보아 미리 준비해둔 것 같았다.
이향이 남자 옷 한 벌을 놓으며 말했다.
“빨리 씻고 이걸로 갈아입고 들어가. 알았지?”
그리고는 서둘러 문을 닫아버렸다.
‘하긴… 요즘 거의 못 씻었지.’
기수는 구석구석 깨끗이 씻은 뒤 옷을 입고 부인의 방으로 갔다.
그녀는 지난번처럼 잠옷 한 벌만 입은 채 기다리고 있었다.
“어서오너라. 다시 만나니 반갑구나.”
“예. 마님. 헤헤헤….”
기수는 웃을 수밖에 없었다.
탁자에 전보다 큰 나무 찬합이 놓여 있었기 때문이다.
부인은 미소 가득한 얼굴로 다가와 기수 앞에 섰다.
그리고 기수의 상의를 젖히고 가슴과 배의 근육을 손으로 어루만졌다.
“어쩜 이렇게 단단하지? 그러면서도 피부는 매끄러워….”
기수도 그녀 옷 사이로 손을 넣어 가슴과 배를 어루만졌다.
“아아!….”
곧바로 신호가 온 부인은 기수를 침상에 집어 던지고는 맹수처럼 달려들었다.
기수는 이번에도 그녀의 리드에 온몸을 맡겼다. 그리고 부인이 체력 저하로 쉴 때는 새로 배우는 척 하면서 조금씩 주도적인 움직임도 보여주었다.
부인은 그로 인해 첫 번째 절정을 향해 가면서 갑자기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꺄아악!….”
기수는 이제까지 그녀에게서 느낀 적 없는 강렬한 조임에 깜짝 놀랐다.
그리고 그녀의 옹달샘은 갑자기 분수로 변해서 뜨끈뜨끈한 액체를 뿜어냈다.
홍익미녀의 사명 완수를 위해 불철주야 애쓰는 기수 입장에서도 그리 자주 볼 수 있었던 광경이 아니라 뭔가 기분이 뿌듯했다.
‘이 정도로 뜨거운 몸을 가지고 태어났다면 참는 건 무리지…’
그녀의 처지에 약간 동정심도 생겼다.
이불을 다 적셔버린 부인은 거의 실신할 지경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잠시 휴식 후에 곧바로 다시 달려들었다.
마치 세상의 종말이라도 맞은 사람 같았다.
‘사과나무나 심을 것이지.’
기수는 사과나무 대신 다른 걸 심었다.
그렇게 서너 차례의 폭풍이 지나간 후, 부인은 열심히 고기 월병을 먹고 있는 기수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너 정말 굉장해! 평생 이렇게 좋았던 적이 없어.”
그러면서 손으로 기수의 물건을 사랑스럽게 조물락거렸다.
그러나 그녀의 기대와 달리 사내의 물건은 도무지 일어설 줄을 몰랐다. 주인으로부터 그만하면 됐다는 명령을 하달 받았기 때문이다.
“이제 저 가야 될 시간이죠?”
기수가 월병 가루 묻은 손을 털고 옷을 챙겨 입으려 하자 부인이 그를 제지했다.
“아, 아냐! 오늘은 조금만 더 있다가 가.”
그러면서 다시금 힘을 불어넣어주려고 애썼다.
그러나 나무 찬합을 다 비운 기수는 배가 불렀다.
“마님… 이만 가서 자야 할 시간입니다.”
부인은 두 손으로 기수의 존슨을 꽉 잡고 말했다.
“잠깐만! 한 번만 더. 응? 제발….”
기수는 애원하는 그녀를 보고 마음이 약해졌다.
오죽하면 하인한테 애교까지 부리면서 해달라고 하겠는가.
그러나 주도적으로 해줄 생각까지는 없었다.
스스로 노력의 대가를 찾아간다면 또 모를까.
“마님. 오늘은 더 이상 힘이 들어가지 않네요. 왜 이러는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첫 날에 비하면 힘이 빨리 풀린 것 같아 죄송합니다.”
“너. 빨리 풀리는 거 아냐. 누구에 비하면 삼십 배, 사십 배 이상 오래 가는 거야. 하지만 한번만 더 힘을 내줬으면 좋겠는데… 어떻게 안 될까? 응?”
“저도 어떻게 해야 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까 마님 몸 속에 들어가 있을 때는 따듯하고 물기가 많아서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런 기분을 또 느낄 수 있다면 힘이 되살아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만….”
“그래? 하지만, 이렇게 힘이 없으면 들어갈 수가 없잖아?”
“그러게요.”
기수는 속으로 외쳤다.
‘머리를 달란 말야! 머리를… 아 놔, 방중술 책도 좀 보고 그러지…’
서른이 되어서도 그걸 모르는 건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기수의 바람을 모르는 부인은 계속 손으로만 조물락거렸다.
그러나 기수의 여의봉은 굳은 의지로 팽창을 거부했다.
“뭔가 따듯하고 물기가 많은 게 없을까요?”
기수가 한 번 더 힌트를 주자 부인의 얼굴이 갑자기 붉어졌다.
기수는 쾌재를 불렀다.
‘오케이! 이제 감이 좀 잡히십니까?’
부인이 말했다.
“너. 잠깐 눈 좀 감고 있어 봐.”
“왜요?”
“어쨌거나. 감아! 명령이야.”
“아, 알았습니다.”
기수는 눈을 질끈 감았다.
“절대로 눈 뜨면 안 돼. 알았지?”
“알았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기수는 원하던 바를 쟁취했다.
‘오, 예! 베이비…. 바로 그거야. 므흐흐….’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녀의 머리는 극히 단순하고 기본적인 동작만 수행할 뿐이었다.
기수는 가르쳐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자기를 숫총각으로 알고 있는 그녀의 판타지를 깨기가 미안했다.
그래서 시간이 좀 오래 걸리는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으으….. 마님…. 으아아!”
그녀가 제대로 자극을 가하면 신음과 함께 몸을 비틀어서 ‘참 잘했어요.’ 도장을 온몸으로 표현해주었다. 그리고 여의봉에 10cc 정도의 혈액을 공급했다.
부인은 몹시 기뻤다.
자기가 하인의 몸을 입으로 머금게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지만 조금씩 커지고 단단해지는 것을 입술과 혀로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이 자기에게 가져다 줄 희열을 생각하니 이보다 더 한 짓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부인은 위를 올려다보며 기수의 반응을 면밀히 살폈고, 자기도 모르게 기수가 원하는 쪽으로 점 점 더 강한 자극을 가해주고 있었다.
“우웁!……”
그러다가 불시에 기습을 당하고 말았다.
황급히 입을 떼려고 했지만 기수가 머리를 꽉 잡는 바람에 피할 수가 없었다.
당혹감, 재채기, 욕지기에 숨이 막혀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까지…
위기감에 휩싸인 부인은 이빨에 힘을 주었다.
그러자 이번엔 기수가 공포에 휩싸여서 황급히 빠져나갔다.
그리고 결국 대부분의 분출이 그녀의 얼굴과 목, 가슴에 쏟아졌다.
“이, 이게 무슨… 어푸…. 짓이야! 어푸….”
“죄송합니다. 마님. 저도 모르게 그만…”
기수는 침상 옆의 수건을 집어들었다.
하지만 눈을 못 뜨고 더듬거리는 그녀에게 건네주지는 않았다.
제대로 된 피니시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니까 시각적 감상이라도 하기 위해서였다.
‘아! 이빨은 무서워…’
부인이 검지로 눈 주변을 훑어내서 시야를 확보하려 하자 기수는 얼른 수건을 줬다.
“여기 있습니다.”
얼굴을 닦아낸 그녀가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짓이야!”
“죄, 죄송합니다. 마님이 너무 기분 좋게 해주셔서…”
부인의 화난 표정이 한 곳을 보고 갑자기 변했다. 분출이 이루어졌음에도 늠름하게 자태를 유지하고 있는 물건을 보았기 때문이다. 분출은 곧 끝이라는 패턴에 익숙해져 있던 그녀에겐 경이로운 광경이었다. 그리고 화 낸 게 미안해졌다.
“그렇게 좋았어?”
그러면서 수건으로 기수의 존슨을 닦아주었다.
혹시 묻어 있는 것 때문에 임신이라도 될까봐서였다.
그리고 바로 침상의 젖지 않은 쪽에 걸터앉고 그걸 잡아당겨 입구에 맞추었다.
기수는 열심히 노력한 그녀에게 합당한 보상을 해주었다.
부인이 서서히 절정을 향해 올라가면서 잊기 전에 당부했다.
“너. 다음에 또 할 때는 꼭 밖에다 해.”
이제 기수도 분출을 한다는 사실, 그것도 아주 많은 양을 한다는 사실을 알았으니까 혹시라도 생길지 모르는 사태에 대비하려는 것이었다.
“아까처럼 하라는 말씀이죠?”
“아니! 입엔 말고! 또 그러면 너 죽을 줄 알아!”
“그, 그렇게 싫으셨나요?”
“아까 조금 삼켰단 말야! 다른 데다 해.”
“다른 어디다 해야 하나요?”
“그건 네가 알아서 해야지.”
“하지만 방금 전이 제 평생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는데요.”
“그렇게 좋았어?”
“예.”
기수의 단정적인 대답에 부인은 망설이는 표정이었다.
그러나 생각은 더 이상 이어지지 않았다.
기수의 파워 스트로크에 머릿속은 텅 비고 교성만 점점 더 커져갔다.
그렇게 추가근무를 마친 기수는 이향의 안내를 받아 안채를 빠져나왔다.
이향은 불만 가득한 표정이었다.
이전보다 러닝타임이 훨씬 길어지면서 자기가 꼬박 날밤을 새야 했기 때문이다. 부인은 종일 잠을 자면 되지만 자기는 할 일이 있었다.
기수는 입이 댓자나 나온 그녀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여기서부터는 나 혼자 갈게. 넌 들어가서 자.”
“혼자 찾아갈 수 있겠어?”
“처음 가는 길도 아닌데 뭐. 내가 바보인 줄 알아?”
“너 바보 맞잖아.”
“헤헤헤…. 그래도 길은 찾아갈 수 있다.”
“알았어. 조심해야 돼.”
그리고는 바로 돌아서서 가버렸다.
기수가 경비무사들에게 들켜 버리면 먹지도 못하는 물건 배달하느라 밤잠 설칠 일은 없을 테니 차라리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는 듯 했다.
혼자가 된 기수는 우선 기감을 끌어 올려 주변 상황을 살폈다.
이향이 없으니까 혼자서 마음껏 장원 내부를 정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는 우선 안채를 한 바퀴 돌며 경비무사들의 움직임을 확인했다.
혼자서 모두 알아내려면 상당히 오랜 기간이 걸렸겠지만 이향이 요령을 가르쳐주었기 때문에 금방 시스템을 파악할 수 있었다.
‘그래. 이런 식이군.’
기수는 조금씩 행동반경을 넓혀가면서 남궁세가 내부 지도를 머릿속에 입력하기 시작했다. 잊어버리지 않도록 중간 중간 멈춰서 기억한 부분을 되살려보곤 했는데, 모든 구역의 형태가 다 생각났다.
‘내가 기억력이 이 정도로 좋았었나?’
바보 코스프레에 열중하다 보니 자신의 본래 능력을 잠시 망각했던 것이다.
내공 증진은 운동능력 향상과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의 증진은 물론 지능적인 측면에도 크게 도움을 주었다.
황궁 비고에서 읽은 책들이 대부분 기억에 남아 있는 판에 장원 내 건물배치도를 외우는 것 정도는 그다지 어려운 일도 아니었던 것이다.
‘그래. 이왕 나선 김에 지도를 완성시키자!’
경비무사에 발각되거나 기문진에 들어가지만 않도록 조심만 하면 되는 것이다.
30분 정도 이동한 기수는 창고로 짐작되는 건물들이 연달아 서있는 장소에 도착했다. 그 배치를 외우고 막 자리를 뜨려는데, 그의 시야에 움직이는 검은 물체가 보였다.
‘사람이다!’
기수는 자세를 낮추고 검은 그림자의 동정을 살폈다.
몹시 경쾌한 보법과 신법으로 지붕 위를 이동하다가 공제선이 가까워지면 지극히 조심스럽고 은밀한 동작으로 자세를 낮추었다.
‘도대체 누구지?’
자기 말고도 남궁세가를 정찰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강한 호기심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