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hwa Manri RAW novel - Chapter 413
백서린은 쾌감에 신음하다가 끙끙 앓기도 하고 괴성을 지르는가 하면 울기도 하면서 섹스의 환희를 만끽했다.
파트너의 그런 반응이 기수를 기분 좋게 만들었다.
그녀가 첫 번째 절정 등반에 성공하자 기수는 중심을 굳세고 단단하게 유지해서 그녀로 하여금 마음껏 비비며 느끼도록 해주었다.
그리고 한참 만에 축 늘어진 그녀를 천천히 부드럽게 애무해주었다.
역시 무공을 익힌 여인답게 오래지 않아 다시 몸이 뜨거워졌다.
“자. 이제 엎드려볼까?”
“아이… 그냥 이대로 하면 안 돼?”
“안 돼지. 엎드리면 느낌이 확 달라질 거야. 나를 믿어 봐.”
“아, 알았어.”
백서린은 기수의 손길에 이끌려 자세를 잡았다.
처음 동침했을 때 이미 해 본 거라 부끄러움은 크지 않았다.
사실, 조금 전과 같은 쾌감을 얻을 수만 있다면 무슨 짓이건 시키는 대로 다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기수는 입 모양 만으로 와우! 하고 환호성을 질렀다.
‘역시 허리가 잘록한 몸매일수록 이 포지션이 정말 아름답단 말야.’
기수는 무릎걸음으로 희고 탐스런 둔부의 갈라진 틈 사이에 바짝 다가갔다.
“허리는 좀 더 내리고… 그래. 바로 그거야. 자! 이제 들어간다.”
“아아!….”
백서린의 온몸이 거칠게 경련했다.
기수의 말마따나 전혀 다른 자극이 가해진 것이다.
기수는 그녀의 허리를 양손으로 잡고 천천히 스피드를 올렸다.
훤히 내려다보이는 결합 부분. 그녀의 빨갛고 긴밀한 속살이 자신의 존슨에 감겨서 딸려 나왔다가 밀려 들어가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었다.
그리고 횟수가 거듭될수록 백서린의 교성은 뾰족해지고 윤활액은 점점 많아져서 존슨 표면이 번들번들 거렸고 사운드는 음란하게 질퍽거렸다.
‘좋아! 아주 좋아.’
기수는 시각, 청각, 그리고 촉각 모두에 만족하면서 점점 스피드를 올렸다.
백서린을 위해서가 아닌 자신을 위한 스피드였다.
그 격렬한 파워에 백서린은 머릿속이 백지가 되는 것 같은 극한 희열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마침내 기수가 절정의 분출을 시작하자 그녀의 몸 역시 거기에 맞춰 경련하며 그의 모든 것을 받아들였다.
기수는 정말 오랜만에 상쾌한 느낌으로 마지막 한 방울까지 짜냈다.
그러는 내내 백서린의 희고 매끈한 등, 잘록한 허리, 관능적인 힙 라인이 내려다 보여서 즐겁기 짝이 없었다.
그 자세를 한참 유지하며 여운을 즐긴 뒤에야 기수는 그녀를 풀어주었다.
백서린은 팔베개 해준 기수의 품으로 파고들어 꼬옥 안기며 말했다.
“너 정말 굉장해…. 헉헉!…. 이런 건 줄은 몰랐어. 헉헉!….”
“너도 굉장했어. 언니…”
기수는 황급히 입을 다물었다. 원래 하려던 말은 ‘언니보다 더 느낌이 좋아.’라는 것이지만 입 밖에 내선 안 되는 얘기였다.
백서린이 고개를 들며 물었다.
“언니라니?”
“아니. 언니라고 부르고 싶어질 정도로 좋았다고.”
“피!… 내게 왜 네 언니야? 누나라면 몰라도.”
“어라? 나보다 어린 게 까부네?”
기수는 손을 뻗어 그녀의 가슴을 주물럭거리면서 생각해보았다.
‘얘가 전에도 이 정도로 느낌이 좋았었나?’
분명 아니었다.
백서린 뿐만 아니라 다른 여인들 모두 마찬가지였다.
처음은 단지 심리적으로 기분이 좋을 뿐이지, 실제 느낌은 별로였다. 번거롭고 불편한 일이 더 많다고 할 수 있었다.
그에 비해 두 번째는 좀 각별한 것 같았다.
처음이 아니기 때문에 서툰 것도, 어색한 것도 덜하지만 아직 신선함은 간직한….
‘가만있어 봐. 그렇다면 양여옥도?…’
기수는 갑자기 그녀가 못 견디게 그리워졌다.
백서린의 매끈한 알몸을 안고 탐스런 유방을 조물락거리면서 다른 여자를 생각한다는 게 약간 미안하기는 했지만 남자의 본능이 그런 걸 어쩌겠는가.
그때 백서린이 물었다.
“무슨 생각해?”
“응? 아, 아냐…내가 왜 진작 너를 만나러 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호호!… 그러게 말야… 그런데, 너… 지난번에 보니까 여자들이 많은 것 같더라.”
“그게 무슨 소리야?”
“사해문의 호운혜하고 화양문의 양여옥이 널 아는 것 같은 눈치던 걸?”
“그, 그야… 예전에 무림맹 모임 때 너와 함께 만났었잖아. 그러니 아는 사이지.”
“너. 혹시… 그들과 정인 관계이거나 뭐 그런 거 아니지?”
“당연히 아니지!”
섹스파트너였을 뿐.
그런데 백서린은 왠지 모르게 못 미더운 눈치였다.
“솔직히 말해 봐. 너. 바람둥이지? 아니라면 날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렇게 대했을 리가 없어. 맞지?”
“뭐… 내가 경험이 좀 있기는 하지. 아주 야~악간. 하지만 바람둥이는 아냐.”
백서린은 눈을 흘겼다.
솔직히 자기 정도 가문과 미모를 겸비한 여인이라면 남자 쪽에서 죽자 살자 매달리는 게 정상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이 남자에게 푹 빠져서 헤어 나올 수 없게 되어 버렸는데…
“솔직히 말해 봐. 이제까지 만난 사람 중에서 나보다 더 아름다운 여자가 있었어?”
얘는 무슨 그런 질문을… 자의식이 너무 과한 거 아냐?
“아냐. 절대로 없어. 네가 가장 예뻐.”
어제 저녁 이후로…
“그럼… 나만큼 너를 만족시켜준 몸을 가진 여인은?”
오우! 그건 좀 과감한 질문인데? 하지만 미안… 네가 정말 참신한 느낌을 주기는 했지만, 그건 2부 리그 팀이 FA컵에서 1부 리그 팀을 이기고 올라갈 때의 신선함이랄까…
그렇다고 해서 기본 실력이 1부 리그인 건 아니거든?
단기 컵 대회에서만 보일 수 있는 반짝 실력일 뿐….
“네가 최고였어! 정말로…”
물론 어제 저녁 이후로…
기수는 만약 백서린이 지금 여덟 사매들 사이에 낀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하드웨어는 훌륭하지만 실력으로는 아무래도 강등권을 걱정해야 할 수준이었다.
‘그래도 1부 리그에서 생활하면 보고 배우는 건 있겠지.’
조금이 아니라 아주 엄청나게 많이 배울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된 이후라면 순위를 비로소 제대로 매겨볼 수 있겠지만 역시 상위권엔 워낙 경쟁자들 레벨이 장난이 아니라서…
백서린의 얼굴이 예쁘고 몸매가 빼어난 건 분명한 사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8명과 다르다는 다양성 측면의 가산점 효과가 사라진 뒤에 무인도 질문이 나온다면 과연 먼저 뽑히게 될지는 미지수였다.
‘뭐, 어차피 백서린이 사매들과 어울릴 일은 없을 테니까…’
기수는 그녀로 하여금 자기가 최고라는 환상을 마음껏 즐기도록 내버려두었다.
백서린과 앞으로 또 몇 번이나 만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녀 나름대로 배우고 때로 익히는 기회를 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기수의 손이 그녀의 팽팽한 복부를 거쳐 아래쪽으로 내려갔다.
“우리 한 번 더 해볼까?”
“아!… 나 지쳤는데…”
“이쪽 얘기는 다른데?”
“아이… 몰라…”
애무에 이어 다시 자세를 바꾸어 신나게 즐긴 두 사람은 훤하게 동이 터오자 일어나서 옷을 챙겨 입었다.
백서린은 기수의 품에 안겨 허리를 꽉 안으며 말했다.
“우리 오늘 밤에 여기서 다시 만나는 거야. 알았지?”
“별 일 없다면…”
기수는 머릿속으로 양여옥을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슬쩍 얼버무려 대답했다.
백서린은 기수의 입술에 진하게 키스를 한 뒤 말했다.
“나 먼저 들어갈게. 천천히… 나중에 들어와.”
그리고는 화양문 장원을 향해 경공을 펼쳐 멀어져 갔다.
기수는 기지개로 몸을 풀었다.
그리고 숲 반대편에 있는 난주 시내를 향해 걸었다.
밤을 샜더니 배가 고파져서 밥이나 사먹을 생각이었다.
거리는 한산했고, 문을 연 가게도 아직 보이지 않았다.
건물마다 여기저기 부서지고 탄 흔적들이 있는 것을 보면 사마연합 점령 당시 대대적인 약탈이 이루어졌던 것 같았다.
‘피해는 엉뚱한 사람들이 봤군.’
기수는 골목을 돌다가 문 연 노점을 발견하고 국수 한 그릇을 시켜 먹었다.
주인 부부의 난주 사투리 대화를 들으며 그릇을 반쯤 비웠는데 등 뒤에서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기 있다!”
“궁주!”
“헉!”
풍매와 아투사였다.
기수는 잘 먹은 국수가 체할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너희들이 여긴 어떻게…”
혹시 감시하고 있었던 것일까?
“얼마나 찾았는지 알아? 도대체 어디서 뭘 한 거야?”
다행히 어제 한 일을 들키지는 않은 모양이다.
“뭐, 그냥… 여기저기 돌아다녔어.”
그러자 풍매와 아투사는 걱정스런 표정으로 서로를 마주 봤다.
어제 기수가 돌아오지 않자 사매들은 반성과 자숙의 시간을 가진 바 있었다.
그런데 정말 궁주가 새벽이슬 맞은 초췌한 모습으로 뒷골목에서 국수 사먹고 있는 걸 보니까 더 괴롭히면 떠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을 느끼게 되었다.
기수는 그녀들이 조심스러워 하는 기색을 읽었다.
“언제부터 나를 찾아다닌 거야?”
“꽤 됐어. 일단 우리와 함께 가자. 급해.”
기수는 순간 아차! 싶었다.
지금 끌려가서 사매들에게 당하면 냄새와 맛으로 밤새 무슨 일이 있었는지 곧바로 들킬 게 분명했다.
“싫어. 난 당분간 여기서 지낼 거야.”
가더라도 목욕은 하고 가야지.
풍매가 말했다.
“그럴 수 없어. 천마교의 전령이 밤새 기다리고 있단 말야.”
“천마교?”
“응. 전에 봤던 그 한백랑인가 하는 여자가 찾아왔어.”
“아! 그래서 가자고 한 거구나.”
“그럼 뭐라고 생각한 거야?”
“아, 아냐. 어서 가보자.”
기수는 두 사매를 따라 화양문 장원으로 갔다.
거처 주변에 무림맹 사람들이 모여 웅성거리고 있다가 기수가 나타나자 일제히 입을 다물어서 조용해졌다.
그리고 소림사의 현명이 나서서 말했다.
“궁주님. 지금 천마교의 마두가 이곳에 와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렇다고 하더군요.”
“혹시 무슨 일인지 저희에게 말씀해주실 수 있습니까?”
“전에 말씀드렸듯이 저는 무림맹과 사마연합의 대결을 종식시키려고 합니다. 그 일환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으음…”
현명뿐만 아니라 다른 9파1방4문5가 사람들 모두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기운을 차리고 전력을 회복할수록 사마연합에 대한 복수심도 점점 더 커지는 듯 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그러나 기수가 하는 일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말하는 사람은 없었다.
기수는 그들에게 포권을 한 후 안으로 들어갔다.
사매들 모두 돌아와서 다행이라는, 안도하는 표정으로 궁주를 맞았다.
기수는 그녀들에게 안심하라는 손짓을 한 후 한백랑이 기다리는 방으로 갔다.
“오랜만이네.”
기수가 미소 지으며 말을 건넸지만 그녀의 표정은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적진 한 가운데 홀로 들어와 있으니 긴장할 만도 했다. 또, 원래 잘 웃는 얼굴도 아니었다.
“교주님의 말씀을 전하러 왔어요.”
그녀가 정색하고 나오니까 기수도 사무적으로 대하기로 했다.
“말씀해 보시오.”
“이곳엔 사람이 너무 많으니… 우리가 원하는 장소에서 만나고 싶어요.”
“그럽시다.”
한백랑의 눈빛이 흔들렸다.
조건도 들어보지 않고 너무 쉽게 승낙해서 놀란 것이다.
지난번에 본 바에 의하면 그것은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할 수도 있었다.
“제가 길 안내를 하겠어요.”
“갑시다.”
기수는 바로 일어섰다.
밖에 사람들이 더 모이기 전에 떠나고 싶었다.
기수는 포로들이 있는 방으로 가서 사로잡아 두었던 마령의 점혈을 풀어주었다. 사인교가 둘 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와 한백랑에게 각각 암천제와 자영의 사인교 앞쪽을 들도록 했다.
기수는 사매들에게 말했다.
“두 명만 나를 따라 가고, 나머지는 여기서 기다려.”
“무슨 소리야? 천마교 교주를 만나러 가는데 우리를 떼어놓고 간다는 게 말이 돼?”
“우르르 몰려갈 필요는 없잖아.”
“안 돼. 우리 전부 갈 거야. 천마교 교주가 어떻게 생겼는지 보고 싶다고.”
기수는 난감한 표정으로 한백랑을 봤는데, 그녀는 상관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결국 여덟 명 모두 따라 나서는 것으로 결정이 됐다.
사인교 두 채와 함께 밖으로 나가자 아까 들어올 때는 없던 얼굴이 보였다.
“혈매궁주. 우리 얘기 좀 합시다.”
무림맹주 주일비와 각파의 수장들이었다.
“예. 맹주님. 말씀하십시오.”
“저들을 어디로 데려가는 겁니까?”
“천마교 교주와 만나기 위해 가는 것입니다.”
주일비는 미간을 찌푸렸다.
“설마… 저들을 그냥 풀어줄 생각은 아니겠지요?”
기수는 살짝 기분이 나빠졌다.
‘내가 잡았고, 내가 풀어준다는데 너희들이 웬 참견?’
이라고 한 마디 쏘아붙이고 싶었지만 차마 그러지는 못했다.
난세 종식엔 그들의 협조가 필요하기 때문이었다.
“애당초 천마교 측과 약속한 일입니다.”
“하지만 저들은 우리 동도를 해친 원수입니다. 이대로 놓아 보낼 수 없습니다.”
암천제와 자영, 한백랑과 남자 마령의 표정이 굳었다.
아무래도 호랑이굴에서 빠져나가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판단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