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perienced Newbie RAW novel - Chapter 34
34
회귀 방정식
현의 ‘균형 잡기’가 끝나기까지 꼬박 5일이 걸렸다. 에이네 또한 현이 정상으로 돌아올 때까지 상념의 바다에서 나오지 않았다.
생명 없는 눈동자를 한 두 사람을 여관 직원들이 암암리에 생귀生鬼라고 부르기도 했다.
두 생귀가 여관을 나섰다. 별명과는 전혀 다른 팔팔한 모습이었다.
“후.”
폐 깊숙한 곳까지 스며들었던 촉촉한 공기를 닷새간 속에서 찌든 공기와 바꾸며 현은 크게 심호흡했다. 광신에 가까웠던 믿음은 음모론을 믿는 청소년의 그것과 비슷해졌다. 그 사실을 믿되 믿음과 현실의 경계를 확실히 서로 침범하는 일이 없었다. 그러나 작은 계기만 주어진다면 경계가 약간은 허물어지리라.
그때 현은 비로소 믿음을 원하는 형태로 사용할 수 있다.
주로 양민학살이라고 불리는, 다대일 전투에 특화된 형태로.
‘지금은 다 무의미한 일이지. 내가 양민인데 학살할 양민이 어디 있어.’
당시는 한 번도 그런 생각을 가지지 않았지만, 피라미가 된 자신의 처지를 떠올리면 현은 부작용 없는, 그러면서도 일관적이고 강한 믿음을 가진 이들이 살짝 부러워지기도 했다. 그러나 어쩌랴. 믿음은 마음껏 취사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으며, 믿음의 정도를 바꾸는 것도 쉽지 않았다. 믿음의 강도를 조절하는 현은 매우 특이한 경우에 속했다.
“바깥바람이 그리워서 나오긴 했는데, 뭐 할 게 있긴 있어? 그놈 꽁무니나 쫓아다니게?”
“어디 폐관 수련장이나 빌려볼까.”
“으엑, 난 반대. 절대 반대. 차라리 숲에 들어가서 몬스터를 잡을래.”
폐관 수련이라는 말에 에이네가 학을 뗐다. 태어나서 쭉 통에 갇혀 있다가 막 세상에 나온 참인데 다시 지하로 들어가라니. 죽으라면 죽었지 그건 못할 것 같았다.
“이 근처에 몬스터는 없을걸. 치안을 위해 잡는 것도 있고, 용돈 벌이를 하는 놈도 많을 테니까.”
규모만 보면 황야의 팔레트는 신서울 이상의 대도시다. 근처에 몬스터가 서식지가 발견되면 바로 사냥꾼들이 나선다.
“그럼 왜 여기로 온 거야?”
“위원회의 영향력이 적으니 쉽게 걸리지도 않을 테고, 또 다양성의 도시라면 할 수 있는 게 많을 테니까. 영약 제조라든가, 폐관 수련이라든가.”
“처음부터 폐관이 목적이었단 거잖아!”
나를 다시 지하에 처넣을 생각이었다니! 에이네는 이제껏 없었을 정도로 사색이 되어 현과 거리를 벌렸다.
“넉넉잡아도 두세 달밖에 못하는데, 좀 참아라.”
“그 두세 달이 누군가에게는 평생의 트라우마가 된다는 것도 좀 알아라.”
골방에서 솔잎이나 곡단을 씹으며 버티는 광경이 떠오르자 에이네는 피가 말랐다. 그녀가 아무리 싫다 한들, 현이 하자고 하면 해야 했다. 명예와 같았던 최후의 안드로이드라는 이름이, 안드로이드라는 신세가 이토록 원망스러웠던 적이 있었던가. 맹렬한 거부 반응을 보이는 에이네에게 현이 광명과도 같은 말을 했다.
“그리고 아마도 생각하는 건데…… 폐관이 아니면 수련할 시간도 얼마 없을 것 같단 말이야.”
“왜?”
“그놈 때문에.”
“아, 그놈이 있었지.”
에이네도 이제야 알았다는 듯이 끄덕였다. 현에게 들은 회귀자란 놈. 회귀자가 있는 장소는 아주 높은 확률로 사고가 터진다. 단순한 예감이 아닌, 그녀의 머리에 통계로도 있는 자료였다. 논리적으로도 설명 가능하다.
사고는 많은 경우 기회로 이어진다. 그리고 회귀자는 그 기회에 빨대를 꽂는다. 기연이나 그 비슷한 걸 얻을 기회가 있는데 가만있으면 멍청한 짓이다. 사고의 내용과 전개, 해결법까지 알고 있는데 가만히 있다면 멍청을 넘어 머리가 이상한 놈이었다.
“그러니까 준비해야지.”
“간단하게 그냥 도망가면 되잖아.”
“이건 내 믿음하고 관련된 거라서 그건 불가.”
믿음이 약해진 지금 도망친다고 제약이 걸리진 않는다. 그러나 이런 일이 차곡차곡 쌓이면 후폭풍이라는 이름으로 돌아온다. 인지부조화를 일으키거나, 정신이 엇나가거나, 또 기타 등등 여러 가지 형태로. 이유는 그것만이 아니었다.
“하나 더, 회귀자가 관여하는 일에 세계정세가 어떻게 바뀔지 모르니 처음부터 몰랐다면 모르되 한 발 걸칠 수 있다면 걸치는 게 옳아.”
현이 알기로 현재 위원회는 분리되어 있다. 위원회 자체가 폐쇄적인 환경이고 어플에 올라오는 건 단순한 업무 내용뿐이니 어떤 식으로 위원회가 갈라졌는지 현은 몰랐다.
세계 각지의 사고를 막는 위원회, 그리고 회귀자가 몰고 다닐 사고들. 두 가지가 합쳐져 위원회 내부 정치가 변할 수도 있다. 변할 가능성이 높다.
사고에 끼어들면 간접적으로 위원회 사정도 알아볼 수 있다.
덤으로 회귀자가 먹을 떡고물에 눈독 들여볼 수도 있고.
모든 이익을 무시하고 도망가기엔 눈앞에 놓인 먹이가 너무 컸다.
“흐응…….”
에이네도 싫은 눈치는 아니었다. 성가신 건 싫지만 그녀의 안에는 그보다 더 큰 호기심이 있었다. 세상은 넓었고, 아직 세계엔 그녀가 모르는 것들이 너무 많았다. 보고 싶다. 알고 싶다. 기계로 주입된 지식이 아닌, 감각 세포로 느끼는 살아있는 앎을 원한다. 호기심은 고양이를 죽인다는 속담처럼, 알기 위해선 약간의 위험을 감수할 필요도 있음을 에이네도 알았다.
“…… 한 달이면 되겠지?”
호기심과 폐관 사이에서 고민하던 에이네가 조그맣게 말했다.
“어쩌면 그보다 더 짧아질 수도 있고.”
에이네에게는 희소식이었지만, 현에게는 좋지 않은 말이었다.
***
폐관 수련장을 구하는 건 쉬웠다. 폐관 수련장은 나름의 수요가 있다. 말이 수련장이지 밀폐된 지하실을 어떻게 쓸지는 자유였고, 그런 공간을 원하는 사람은 많았다. 현은 방음도 제대로 안 되는 지하 창고만도 못한 수련장을 모조리 걸러내고 폐관 수련장이라는 이름을 써도 될 법한 지하실을 찾아냈고, 즉시 계약했다.
그 후로 한 달이 쏜살같이 흘렀다.
마력 없이 레벨 500에 육박하는 에이네의 육체는 그 자체로 손댈 게 없는 완성품이었다. 마력을 스스로 모을 수도 없으니 그녀는 천마신공 극의 투로, 주먹질만 연습하였다. 그리고 에이네는 몸을 다루는 것에도 꽤 재능이 있었다.
에이네와 반대로 현은 할 게 많았다. 몸과 그릇은 막 초석을 쌓아 올리는 단계였으며, 마력 적성은 턱없이 낮았다. 마력도 모아야 했고, 전생과는 다른 싸움법에도 적응해야 했다. 반사신경을 포함한 신체 능력 전반의 잠재력이 높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었다.
한 달, 짧은 시간이나 넘치는 재능을 가진 두 사람이 유의미한 발전을 이루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한 가지 흠이 있다면 대련을 하지 못했다는 점. 현과 에이네의 실력 차는 에이네의 압도적 우위였지만, 에이네는 힘 조절에 서툴렀다. 대련 중 삐끗하면 죽는 수가 있다. 그래서 대련은 없었다.
“나는 살아 있다!”
쾅! 수련장 문이 폭발하듯 열리고 안에서 튀어나온 에이네가 만세를 불렀다.
“근황만 알아보고 다시 들어갈 거다.”
“피도 눈물도 없는 놈. 네가 그러고도 인간의 자식이냐, 이 악마야.”
“악마는 북대륙 가서 찾고.”
“그래, 차라리 북대륙으로 데려다줘. 악마를 잡을래. 아니, 악마를 잡으면 천마가 움직이는구나.”
의식 저편에 잠들어 있던 끔직한 나날이 떠오르자 팔에 소름이 돋았다. 에이네는 양팔을 문지르며 중얼거렸다.
“취소, 취소. 차라리 폐관할래.”
혼자 북 치고 장구 치고 꽹과리까지 치는 에이네를 보며 현은 픽 웃었다. 현도 천마의 수련은 떠올리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지나치게 조용하지 않아?”
에이네가 위를 가리켰다. 지하 수련장에서 나왔을 뿐 두 사람의 위치는 아직 지하였다. 에이네의 감각이라면 지상의 소리를 충분히 들을 수 있을 만한 거리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녀의 귓바퀴는 어떤 소리도 모으지 못했다.
현의 마력이 얇은 막이 되어 지상으로 향했다. 지상은 텅 비어 있었다. 거리에 사람은 없었고, 부는 바람에 낮게 깔린 검은 안개가 흔들려 스산했다. 안개에는 죽음이 깊게 베여 있었다.
“…… 한 달은 조용할 줄 알았는데.”
기어코 회귀자가 사고를 쳤다. 회귀자가 쳤다기보다는 사건이 일어날 자리에 회귀자가 있었다는 말이 더 정확하지만, 현에게는 거기서 거기였다.
“뭔데?”
“죽음. 죽음이 뿌리내렸어.”
세상 모든 음의 기운을 모아둔 듯한 마력은 죽음의 신자들이 가지는 특징이었다.
‘역병 다음은 죽음. 정말 찐하게 얽히는구나.’
역병의 사도를 처리하고 한 달이 됐다. 어떻게 하면 한 달 만에 또 재앙과 마주하는지, 위원회에서 한창 활동할 때도 이 정도 비율은 아니었다고 불평하며 현은 지상을 향했다.
***
추주성은 산을 올랐다. 등이 굽고 비쩍 마른 노인은 한 걸음 한 걸음이 위태로웠다. 노인의 뒤에선 청년이 뒤따르고 있었는데, 노인과 걸음을 맞추면서 노인의 모든 걸 눈에 담았다. 보폭, 숨소리, 보보步步에 담긴 의지마저 읽어내기 위해 눈을 부릅떴다.
산을 오르는 노인을 결코 도와주어선 안 되었다. 저건 노인만의 숭고한 과정이었다. 평생 갈고 닦은 정신을 끌어올려 빛내는, 한 줌의 부정도 허락하지 않는 비탈길이었다. 땀을 뻘뻘 흘리며 추주성은 정상에 올랐다.
소맷자락으로 땀을 닦아내며 그는 하늘을 보았다. 육신을 초월한 정신이 하늘로 뿜어졌다. 하늘이 노인에게 들어간다. 노인이 하늘로 올라간다. 청년은 거대한 경외감에 사로잡혔다. 감히 사람의 몸으로 하늘에 묻는다. 하늘을 벗겨내 그 속속에 든 장막을 들춰낸다. 그리고 드러나는 정수를 사람들이 칭하길 ‘천기’라 한다.
단순한 믿음으로는 절대, 절대 도달할 수 없는 경지였다. 이론과 경험을 토대로 고련하고 고련해야 겨우 천기의 끄트머리를 읽을 수 있다. 그러나 추주성은 그 노구에 숫제 하늘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게 무얼 의미하는지, 어떤 위업인지 아는 청년은 표현 불가능한 존경을 담아 노인의 모습을 노려보았다. 노인의 모습을 머리에, 영혼에 새겼다. 저게 저 거인이 보는 마지막 천기가 될 것이기에.
추주성과 하늘 사이에 통하던 길이 끊어졌다. 추주성은 길게 자란 수염을 쓰다듬으며 인자한 얼굴로 청년을 바라보았다.
“이선아.”
“이선이 여기 있습니다, 선생님.”
이선은 고개 숙였다. 자신의 존경이 조금이라도 스승에게 전달되길 바라며.
“일전에 내게 한 사람의 천기를 물으러 온 사람이 있었지. 그게 얼마 전이더냐?”
인간의 몸으로 이백 년이 넘는 세월을 살아온 추주성에게 3년은 엊그제나 다름없는 시간이었다.
“3년 전입니다.”
“그때 내가 뭐라고 했는지 기억하느냐?”
“산 것도 아니고 죽은 것도 아니라 하셨습니다.”
범상하지 않은 이선의 기억력은 그날의 일을 똑똑히 기억했다. 추주성에게 천기를 봐달라 하는 사람은 많았다. 하지만 추주성을 만나는 사람은 소수였고, 천기의 결과를 받아보는 사람은 더욱 적었다. 그날만큼은 예외였다. 추주성이 먼저 내려가 자신과 비슷한 또래로 보이는 청년을 맞이했고, 추주성은 바로 산을 올랐다. 그리고 나온 대답은 20년 동안 추주성의 수발을 들어온 이선도 처음 듣는 것이었다.
“그래. 그런데 그 별이 살아났다.”
“그렇습니까.”
죽지도 살지도 않았으니 언제 죽어도 이상할 것 없고, 언제 살아도 이상할 것 없다. 이선은 살짝 놀라긴 했으나, 그게 끝이었다.
“천기가 뒤엉키고 있어 별들이 내는 빛에 눈이 멀 것만 같구나. 너무 밝아 그것은 어둠과도 같았다. 어둠 속에서 빛을 더듬어야 하건만 빛 속에서 어둠을 더듬게 만드니 세상이 뒤집힐 징조다.”
서서히 이선의 표정이 변해갔다. 팔괘, 구궁, 이극二極, 태천太天, 육선六線을 모두 익히고 그걸 믿음으로 천기를 읽는 스승이었다. 추주성의 천기누설이 틀린 적은 20년간 한 번도 없었다.
“내 몸은 걱정하지 않는다. 죽을 몸뚱이 걱정해봐야 무엇하겠누. 그러나 네가 걱정이구나. 환란은 사람과 장소를 가리지 않으니, 필시 곤륜에도 화가 미칠 터.”
“제 한 몸 건사할 정도는 된다고 생각합니다.”
추주성은 작게 고개를 주억였다.
“그래, 너라면 잘 하겠지. 그래도 세상일이란 모르는 법이다.”
“천기를 읽을 줄 아는 스승님이 하실 말은 아닐 줄 아옵니다.”
이선은 슬픔에 일그러지려는 입술을 꾹 다물고 억지로 농담을 꺼냈다. 추주성이 허허 웃었다.
“천기란 것도 결국 믿음으로 생겨나 움직이는 것. 모두 허상이니라. 진짜 하늘의 뜻은 어찌 될지 모르는 것이란다. 이론의 밑동이 흔들리고 믿음이 사라지는 세상이 온다면 더욱 그럴 할 것이니.”
“밤바람이 춥습니다.”
“이걸 가지고 네 천명을 찾아가거라. 길은 네 별이 가르쳐줄 것이다.”
추주성은 이선에게 부적 하나를 건네고는 하늘하늘 나비처럼 산에서 내려갔다. 홀로 남은 이선은 시간을 들여 감정을 추스르고 정신을 집중했다.
천명을 찾아가란 것은 천기를 보란 뜻이니, 이선은 스승의 유언을 듣지 않을 수 없었다. 한참을 집중하던 이선이 눈을 부릅뜨고 하늘을 보았다. 수백 개의 별빛이 수천 배나 강한 빛을 뿜으며 순서 없이 꼬였다. 추주성의 말대로 천기가 뒤엉키고 있었다. 자신의 눈으로 본 하늘이 이럴 진데 스승은 대체 무엇을 보았단 말인가! 경악하면서도 이선은 자신의 별을 찾았다.
바다 위의 쪽배처럼 흔들리는 그의 별이 뿜어내는 빛은 다른 별들과 이어져 있었다. 이선은 그중에서 가장 굵고 강한 빛을 내는 빛을 찾아냈다. 빛은 수 갈래로 분리되어 몇 개의 별을 거치고는 하나의 별에 도착했다. 이선이 눈을 부릅떴다.
수행에 좋다며 추주성이 시간 날 때마다 살피라고 했던 그 별이었다. 3년 전에는 빛을 내지 않고 있었으며, 불과 몇 달 전까지도 그 상태를 유지하던 별이었다.
그 별이 빛을 내고 있었다. 빛이 뒤엉키는 하늘에서 그 별은 셀 수도 없이 많은 다른 별들과 이어져 있었다. 어지러운 하늘에서 죽어 있던 별이 환하여 어지럽지 않았다. 이선의 별은 그 별과 특히 강하게 이어진 별 가운데 하나였다.
강렬한 고통에 이선은 눈을 감았다. 그 이상은 그에게 허락된 영역이 아니었다. 숨을 고르며 고통을 다스린 이선은 산에서 내려왔다. 스승의 처소에는 들어오지 말라는 뜻으로 향이 하나 피워져 있었다.
향, 죽은 사람에게 피우는 물건. 이선은 자리에서 밤새 눈물을 흘렸다.
기이할 정도로 오래 타들어 간 향이 모두 꺼졌을 때는 이미 새벽이었다. 이선은 향이 타고 남은 재를 치우고 싸늘하게 식은 추주성의 주검을 묻었다.
밤새 타오른 향은 추주성이 스스로 지낸 자신의 제사였다. 따로 제사를 지내는 건 불필요 했다.
봇짐을 싸고 마지막으로 스승과 함께 살던 집에 불까지 지른 이선은 조용히 산을 내려갔다. 어젯밤 받은 부적이 뭔지는 이선도 알았다. 산에 있다고 세상 돌아가는 걸 모르는 건 아니니까. 수시로 천기를 읽으니 어지간한 사람보다는 더 잘 안다고도 할 수 있었다.
부적이 제시하는 길과 그의 천기가 제시하는 길은 같았다.
축지의 술과 선풍의 술을 사용한 이선은 지형을 무시하며 쭉쭉 나아갔다.
위원회, 추주성이 생전에 속했던, 발만 살짝 담그고 있던 조직의 이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