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treme Concept RAW novel - Chapter 245
110화.
작품 제목: 프리쉘 성벽
“그래. 그런 식으로 조합을 하면 되는 거야. 쉽지? 이게 다 이 몸이 마법을 잘 만들어 놔서 그래.”
죽음의 권능을 활용할 수 있게 된 천마는 악신으로부터 그 힘을 컨트롤 할 수 있는 속성 강의를 받고 있었다.
워낙 이목이 집중 되고 있어 도시에서 벗어나 외진 곳을 찾아 훈련 중이었는데, 이미 소문이 퍼질 대로 퍼진 상태이긴 했다.
“사람들한테 일단 정확한 건 밝힐 수가 없다고 말해 놓긴 했는데, 지금 온통 관심이 지금 형이 쓰고 있는 스킬이야.”
천강도 천마가 시체들을 일으켜 구울, 좀비와 같은 몬스터들을 만들어 내는 게 여전히 적응되지 않았다.
“그것이 본좌의 업이니라. 그 어디를 가든 주목을 받게 되어 있지.”
“그런 뜻이 아닌데······.”
“아무튼, 저들이 뭐라고 떠들던 상관없다. 이 힘으로 수적 우세를 뒤집어 놓을 수 있다.”
천마의 말대로 죽음의 권능은 눈앞으로 다가온 중국과의 전투에 크게 쓰일 예정이었다.
이것이 가진 가능성은 그야 말로 무궁무진!
부족한 인원수를 채우고 지속된 물량전으로 풀어 나간다면 전투는 천마신교가 승리하게 될 것이다.
“근데 너······.”
잠깐 천마와 천강이 나누는 얘기를 듣고 있던 악신이 조심스레 물었다.
“뭐하던 놈이었냐?”
“그게 무슨 소리지?”
“내가 네 몸에 들어가면서 이런 저런 기억들도 같이 흡수하게 되었단 말이지. 전부는 아니더라도. 근데 네 이력이 이상한데? 도대체 어느 세상에서 살다 온 놈이야?”
“너희가 이해하지 못 하는 곳이다.”
“허-. 나 누군지 몰라? 나 악신이야, 악신. 내가 이해하지 못할 게 뭐가 있어?”
“음······. 지금 같이 네가 본좌의 몸에 갇힌 거 같은 상황?”
“······.”
악신은 갑자기 말이 없어졌다.
그는 아직도 자신이 왜 천마의 몸에 갇혔는지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흠흠. 아무튼, 그건 그렇다고 치고. 이제 어떻게 하려고?”
“싸워야지. 어차피 적들은 우리가 먼저 다가오기를 기다리고 있으니까.”
시시각각 카르만 대도시에 관한 보고가 천마에게 들어오는 중이었다.
그들은 병력을 한 곳에 모으고 절대 밖으로 나가지 않고 있었다.
처음에는 그들도 병력을 일으켜 공격을 가하려 했으나, 천마가 네크로맨서의 힘을 가졌을지도 모른다는 정보에 출진을 미룬 것이었다.
“그래서 언제 출진을 하려고?”
“왜 그게 궁금하지?”
“그, 그거야 얼른 네가 내 힘으로 놈들을 싹 쓸어버리면 나도 대리만족을 하고 뭐 그런 거지.”
천마는 이미 리벨리오의 음흉한 뜻이 뭔지 알고 있었다.
“네놈은 본좌가 어서 이 힘을 마구 써서 폭주하는 걸 보고 싶은 게 아니더냐?”
“무, 무슨 소리야.”
“본좌는 이미 알고 있다. 네놈이 틈을 엿보고 있다는 것을. 하지만 기대하지 말거라. 이와 같은 힘을 갖는 게 처음은 아니라서 말이지. 조심해야 한다는 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그게 쉬울까?”
악신도 자신의 속마음이 들켰다는 걸 알고는 더 이상 숨기지 않았다.
“내 힘을 다른 이에게 조금 나눠 주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 그리고 단 한번도 이 힘에 취하지 않은 자가 없었지. 결국 놈들은 그 힘에 압도당하여 사라지고 말았다. 너라고 다를 것 같아?”
“본좌의 기억을 조금이라도 봤다면 알 텐데.”
“내가 말했잖아. 네 기억을 전부 보진 못 한다고.”
“그렇다면 천천히 지켜보거라. 본좌가 어떻게 네 힘을 다루는지.”
천마는 몬스터들을 부리던 힘을 거두었다. 이 힘은 분명히 앞으로의 전쟁에서 충분한 힘을 발휘하게 될 터. 그러나 결코 이 힘에 먹힐 일은 없을 것이라고 천마는 다짐했다.
* * *
“과연 천마가 보여 준 이 힘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보여드리는 영상처럼, 천마신교의 수장, 천마는 마치 네크로맨서가 된 듯한 능력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능력에 놀란 중국 길드들은 공격 명령을 전면 중단하고 카르만 대도시에 모여 수성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천마의 힘이 영상을 통해 퍼져 나가면서 외신들도 이에 대해 시끄럽게 떠들어댔다. 또한 중국 길드들도 천마가 네크로맨서의 힘을 가졌다는 정보를 받아 섣불리 움직이지 않았다.
네크로맨시.
이 힘은 아직 그 어떤 플레이어도 갖지 못 한 권능이다.
죽음을 다루며, 죽은 자들을 일으켜 그것을 군단으로 쓰는 막강한 힘.
당연히 이 힘에 대해 알려진 것이 많이 없고, 이 힘이 가진 가능성이 어디까지인지도 알 수가 없다.
그동안 검은 마법사와 같은 종류의 것에 플레이어들이 벌벌 떨었던 건 전부 이 네크로맨시 때문이 아니던가.
죽은 자를 일으켜 군단으로 쓴다는 것만큼 무시무시한 게 또 없다.
“게임이 이렇게 되면 정말 중국 길드들이 전부 천마 손에 들어가겠는데?”
레이피드의 말을 시작으로 다른 길드원들도 입을 모았다.
“천마가 이번에 새로 얻었다는 스킬이 과연 어디까지 영향을 미칠지는 모르겠으나, 아직 중국 길드 쪽이 더 우세합니다. 또한 일본 길드들도 중국 길드와 힘을 합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요.”
“하지만 만약 정말로 남쪽 대륙 전체가 한국 손에 들어간다면 생각보다 그 파급력이 대단할 겁니다.”
이들 모두 네브레 길드의 간부들로 판테온의 정복 전쟁을 돕는 중요한 인물들이었다.
“근데 우리 왕께서는 남쪽 대륙이 천마 손에 들어가는 걸 아주 즐겁게 감상만 하고 계시잖니.”
“부길드장님. 지금 우리 네브레 길드는 동쪽 대륙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목표는 서쪽. 지금은 남쪽 대륙을 굳이 상관할 필요가 있습니까?”
“예. 남쪽 대륙은 어차피 자기들끼리 싸우다 힘이 빠지게 될 겁니다.”
이들의 의견대로 레이피드도 딱히 남쪽 대륙을 노리는 게 아니었다.
“나도 알아. 오히려 난 남쪽 대륙을 가장 마지막에 차지하고 싶어. 그게 우리 왕께서 원하시는 일이기도 하고.”
“길드장······ 아니. 왕께서 정말 그걸 원하십니까?”
“너희들도 알잖아. 판테온이 천마에게 관심이 아주 높다는 걸. 그리고 사냥감이 커지면 커질수록 더 스릴이 넘치는 법이지. 그러니까 길드원들한테 잘 말해 놔. 혹시라도 남쪽 대륙과는 충돌하지 말라고.”
레이피드의 명령에 간부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판테온은 내정 관리를 레이피드에게 위임하고 있어 정말 중요한 일이 아닌 이상, 대부분의 안건은 레이피드가 결정을 내린다.
그렇기에 그의 말이 곧 판테온의 말과도 같았다.
“난 솔직히 우리 판테온이 다른 왕국을 공격하는 것보다, 천마가 중국 길드와 어떻게 싸울지를 더 기대하고 있어.”
그건 모두가 같은 마음일 것이다.
굳이 티를 내지는 않고 있지만, 바실레이아를 플레이하는 플레이어들은 천마가 과연 얼마나 강한 네크로맨시를 보여 줄지 모두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얼른 다 큰 모습을 보고 싶네. 넌 나한테 받을 빚도 있잖아?”
레이피드는 저번 날 혼돈의 탑에서 천마에게 빚을 하나 지었다. 그의 심기를 건드려 결정적으로 지금과 같은 세력을 만들게 한 건 레이피드의 공이 크다는 것이다.
그리고 천마는 여전히 레이피드에게 그날의 빚을 받을 날만 기다리고 있었다.
* * *
“출진이다!!”
“가즈아!!”
리브롤 성벽을 점령하고 일주일이 지난 뒤에 천마는 다시 병력을 소집했다. 이제 카르만으로 가기 위해서는 마지막으로 남은 성벽 하나를 더 넘어야 한다.
“다음 목표는 프리쉘 성벽이다!!”
“천마님을 따라 반드시 그곳을 정복한다!!”
천마는 그들을 이끌고 카르만 대도시로 향하는 마지막 성벽으로 진군했다. 그러나 프리쉘 성벽에 도착하고 나서 천마는 병력을 전진시키지 않았다.
“모두 뒤에 남아 본좌의 명령을 기다리도록.”
“예!”
200만이 넘는 병력이 천마의 명령에 따라 대기했다. 그리고 천마는 악신의 마법을 펼쳐 보였다.
“오. 드디어 하는 거야?”
악신도 자신의 스킬이 사용되고 있음을 느꼈다. 이윽고 천마를 기점으로 검은 힘이 퍼져 나가다 땅밑으로 스며 들더니, 그 위로 여러 몬스터들이 튀어나왔다.
“크오오오-!!”
얼마나 이 힘을 잘 다루느냐에 따라 몬스터의 질이 달라진다. 그리고 가장 먼저 땅위로 올라온 몬스터가 데스 나이트라는 것을 본 악신이 짧게나마 감탄했다.
“내 힘을 가져간지 며칠 안 됐을 텐데, 벌써 데스 나이트를 꺼내다니. 생각보다 적응이 빠른데?”
“본좌에게는 그 어떤 힘도 그리 어렵지 않다. 그리고 이제 집중을 해야 하니, 그 시끄러운 입은 그만 다물거라.”
“내 힘을 쓰는 거 가지고 내가 말하겠다는데 잔소리는.”
암흑의 갑옷을 입은 데스 나이트들이 흑마에 올라탄 채 포효했다. 그에 따라 수많은 몬스터들이 부름에 답하며 나타났다.
천마는 어느새 눈동자가 붉게 변하며 그의 눈이 번쩍일 때마다 몬스터 군단은 그 명령에 따랐다.
“여러분! 보십시오!! 죽음의 군단입니다!!”
“플레이어 사상 최초로 죽음의 군단을 이끄는 모습입니다!”
“단 한번도 있었던 적이 없던 바실레이아 대륙의 역사적인 순간입니다!”
이번 프리쉘 성벽 전투를 취재하러 달려온 기자들은 천마가 일으키는 죽음의 군단을 보고 호들갑을 떨었다. 하지만 그들이 이렇게 난리를 치는 이유가 있었다.
이제까지 그 어떤 플레이어도 죽음의 군단을 일으킨 적이 없지 않던가.
천마는 죽음의 권능을 활용해 몬스터 군단을 일으켰고, 그 몬스터 군단이 지금 프리쉘 성벽을 기어 오르고 있었다.
“막아라!!”
“놈들을 전부 죽여라!”
프리쉘 성벽을 방어하는 군사들은 성벽 위를 오르려 하는 몬스터 군단에게 화살과 마법 세례를 날려 저지했다.
그들의 압도적인 화력에 몬스터 군단은 힘 없이 무너졌고 군사들은 그것을 비웃었다.
“이게 다 냐?”
“다 덤벼라!!”
“여긴 절대 내주지 않는다!”
하지만 네크로맨시의 힘은 지금부터가 진짜였다.
“쯧쯧. 네크로맨서가 얼마나 무서운지 저놈들은 모르는 모양이군. 야. 가서 이 악신의 힘이 얼마나 무서운지 다 알려 줘라.”
“넌 그만 입 다물고 빠지거라.”
천마가 손을 들자 어둠의 기운이 다시 땅에 스며들었다. 그리고 수비군이 날린 화살과 마법에 맞아 죽은 몬스터들이 천천히 일어나더니, 더욱더 사악한 힘을 방출하기 시작했다.
“네크로맨서가 저게 무섭지. 무한 동력. 죽어도 죽어도 계속 살아나는데, 그걸 상대하는 입장에서는 답이 없거든. 거기다가 죽다 살아날 때 한 층 더 강해지게 되어 있어. 그러니까 상대는 저걸 죽이면 더 손해라는 거지. 왜냐하면 놈들이 더 강한 몬스터로 일어나게 될 테니까.”
악신의 설명대로 네크로맨시가 바실레이아 온라인에서 가장 사기적인 스킬이라 불리는 이유가 있었다.
소환한 몬스터가 죽으면 그것을 다시 부활시킬 수 있는데, 부활할 때 한 층 더 강한 힘을 가지고 부활시킬 수가 있다.
즉, 상대는 저것을 죽이면 더 강해져서 돌아오니 죽일 수도, 그렇다고 안 죽일 수도 없는 상황에 놓인다는 것이다.
“그래도 그렇게 막 써 버리면 너도 돌이킬 수 없을 거야.”
그러나 부작용도 있었다.
만약 천마가 계속해서 네크로맨시를 이용해 부활을 시킬 경우, 그가 어둠의 힘에 잠식되어 폭주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본좌도 알고 있다.”
그걸 알고 있기에 천마도 무리하게 힘을 쓰진 않았다. 대신, 성벽 위에 있는 수비군을 완전히 어지럽혀 놓은 뒤에야 대기 중이던 군사들을 움직였다.
“지금이다! 모두 프리쉘 성벽으로 돌진하거라!”
명령이 떨어지자 넋 놓고 구경 중이던 플레이어들이 뒤늦게 함성을 지르며 달려갔다.
카르만 대도시를 지키는 마지막 성벽이 천마신교의 손에 떨어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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