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ntasy My Mom Is an Alien?! RAW novel - chapter 42
“맞아. 그보다 일행이 있지 않아? 안 가봐도 돼?”
“아, 가봐야지. 그보다 너 진짜 잘 컸다. 옛날부터 잘생겼다고는 생각은 했었지만, 지금 보니까. 너무 잘생겨진 거 아니야?”
“그건 당연한 거고.”
“그 뻔뻔한 건 여전하구나? 그보다 누나라고 부르랬지? 너 끝까지 나한테 누나라고 안 한다?”
“……”
“혹시 아직 어렸을 때 일로 삐진 거야?”
“그 일을 삐졌다고 말해도 되는지 모르겠는데?”
“호호호! 진짜 삐졌네? 애는 성인이 되어서도 그런 걸 마음에 두고 사니. 다 어렸을 때잖아.”
웃으며 말하는 모습에 난 역시 상종을 하지 말아야 할 외사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때 아까 연락을 받고 온 사람이 보였다. 아무리 혼자 운전한다고 하지만 오인수는 노일 그룹의 차남이었다. 그런 사람을 혼자일 리가 없었다. 오인수를 모시는 사람이 와서는 내게 잠시 고개를 숙이더니 곧장 엎드려 자는 오인수를 조심히 흔들어 깨우기 시작했다.
“도련님, 일어나시지요.”
“으응? 오 비서잖아?”
“예, 오비서입니다. 정신 차리시고 집에 가셔야지요.”
“그래, 가야지.. 그보다 우리 동생 어딨나? 아, 현우 동생! 우리 잘생긴 현우 동생 때문에 내가 기분이 너무 좋아!”
혀가 살짝 꼬인 상태로 비틀거리며 일어나 내게 다가와 꽉 안는 행동에 확실히 취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아까 같으면 이런 행동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 그의 등을 살짝 두드려준 내가 말했다.
“오늘은 많이 취했으니, 다음에 또 같이 마시죠.”
“그래, 그러자고, 다음엔 좀 더 근사한 곳에서 내가 크게 한턱내겠네!”
“그러지요.”
“정말이지 약속했네? 동생은 분명 약속한 건 꼭 지킨다고 했었지?”
“물론이죠.”
“푸하하! 그럼 난 가보겠네. 으응? 그보다 아가씬 누구십니까?”
멀쩡했을 때와 달리 헤픈 웃음을 내던 오인수가 근처에 서 있는 김세영을 보고서 의아한 듯 볼 수밖에 없었다. 이런 모습에 김세영이 눈을 빛내며 말을 꺼내려고 했다.
“아, 전..”
“모르는 여자입니다.”
딱 잘라 모른다고 말하니 김세영은 외사촌 누나라고 말하려다가 말을 멈추었다. 살짝 현우를 째려봤지만, 현우는 모른 척할 뿐이었다. 이런 모습에 오인수는 고개를 갸웃하면서도 이내 알겠다는 듯 비서인 자의 부축을 받으며 바를 나가버리는 모습이었다. 그렇게 가버린 모습 속에 김세영이 어떻게 그럴 수 있냐는 듯 따졌다.
“내가 왜 모르는 여자야! 내가 너 외사촌 누나잖아!”
“그동안 모른 척 살았으면, 모르는 사람이지.”
“너 진짜.”
“아무튼. 반갑지 않았고 아쉽지도 않네. 부디 다음에도 보지 말자. 그럼 이만.”
그대로 바를 나가버리는 현우의 모습이었다. 이런 모습에 김세영은 두 눈은 표독하게 변해야 했다. 하지만 금방 풀리며 자신의 지인들이 자리를 잡은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곳에는 3명의 남녀가 있었다. 그들은 흥미로운 눈빛으로 김세영을 보고 있었다. 그들 중 한 남자가 조금은 화가 난 목소리로 말했다.
“어떤 자식이야?”
“아, 있어. 예전에 알던 외사촌 동생.”
“아. 외사촌 동생이었어?”
외사촌 동생이라는 말에 금방 화가 난 모습을 누그러트리는 모습이었다. 아무래도 좋아하는 여자가 잘생긴 남자에게 간 행동에 화가 났었던 모양이었다. 그때 같이 있던 한 여자가 감탄하듯 말했다.
“그보다 너 외사촌 동생이라는 사람 진짜 잘생겼다. 배우 지망생 같은 거 아니야?”
“나도 몰라. 한동안 연락도 안 했거든. 갑자기 잘살게 되다가 집안이 쫄딱 망해서 우리 집에 한동안 살다가 연락을 끊어졌었어.”
“그래? 그보다 아까 술에 취해 나간 사람 어디서 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정말? 아까 보니 무슨 비서라는 사람이 도련님이라고 부르더라고.”
“그럼 어떤 기업의 오너가 사람일지 모르겠네? 너 외사촌 동생은 그런 사람하고도 잘 아는 사이야?”
“동생이라고 부르며 친근하게 부르긴 하더라고.”
“어, 잠깐. 나 이제 기억났어! 아까 부축되어 나간 사람 말이야.”
“누군데?”
“노일그룹 회장님의 차남인 오인수잖아!”
“뭐, 진짜?!”
“방금 나간 사람이 그런 사람이라고?”
중소기업을 부모로 둔 그들보다는 훨씬 차원이 다른 사람이었다. 그보다 김세영은 그런 사람을 외사촌 동생인 현우가 서로 형님 동생하고 있다는 것에서 기이한 느낌을 받아야 했다. 어떻게 그런 사람과 친하게 지낼 수 있는 거지?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모르는 뭔가 있는 것 같았다.
“너 외사촌 동생 보기보다 능력 있다?”
“그래 봤자지.”
그렇게 말하는 김세영이지만, 막상 이현우가 그런 사람과 알고 있다는 말에 욕심이 생겼다. 만약 오인수라는 사람을 유혹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어쩌면 자신은 대기업 오너가의 사람이 될 수 있었다. 문뜩 요즘 관심이 있는 최영우라는 남자를 보았다. 집안이 수백억 원대의 자산가 집안이라 나쁘지 않지만, 대기업과는 너무나 비교될 수밖에 없었다.
‘근데, 어떻게 연락하지?’
전화번호조차 없는 상황이라 연락할 방도가 없다는 게 문제였다. 하지만 그녀는 다음날이 되어서야 현우가 누군지 알게 되었다. 딱 맞게도 현우의 얼굴이 인터넷에 대문짝만하게 찍힌 것이다.
* * *
다음 날 아침.
“김세영! 너 어째 또 술에 잔뜩 취해서 왔지? 무슨 술을 그렇게 마시는 거야!”
아침부터 들려오는 엄마의 잔소리에 잔뜩 하품하고서 거실로 나온 그녀는 투덜거리듯 말했다.
“이게 다 나 잘되라고 그런 거야? 나도 결혼해야잖아. 대학도 못 간 내가 잘되려면 남자라도 잘 만나야지.”
“그렇다고 술을 그렇게 마셔? 평소보다 더 마셨잖니! 그러다 나쁜 일이라도 당하면 어쩌려고 그래!”
“무슨 짓을 당한다고 그래. 내가 다 알아서 해. 그리고 어젠 좀 기분이 상해서 더 마신 것뿐이야. 하필 거기서 이현우 그 애를 만날 게 뭐람.”
“이현우? 그게 무슨 말이니? 누굴 봤었다고?”
이현우라는 이름에 반응하는 엄마의 모습에 김세영은 들어보라는 듯 말했다.
“아니 글쎄, 어제 이현우 개를 본 거 있지.”
“정말이니? 현우를 봤었다고?”
“응, 고급 바에서 만났는데, 아는 사람이랑 왔었는데, 놀라지 마. 대기업 오너가 사람이더라고. 서로 형님 동생 하는 사이더라고.”
“어머나, 정말이니?”
“근데, 진짜 싸가지 없더라. 나보고 누나라고도 안 해. 심지어 반갑지도 않고 다음엔 보지도 말자고까지 하더라니까. 옛날부터 이상했지만, 지금은 더 이상해.”
“현우가 그런 말을 했어?”
“흥, 내가 어렸을 때 좀 괴롭혔다고 그런다니까. 그냥 초등학생의 행동이었을 뿐인데.”
“네가 얼마나 괴롭혔으면 그러겠니.”
“별거 안 했어. 내가 뭐 자기를 때렸나. 그냥 빨간 눈알 보고 빨간 눈 도깨비라고 말하고, 뭐, 또 여장도 시키기밖에 더했나. 그러고 보니 눈 색깔이 정상인 걸 보면 컬러 렌즈라도 꼈었나 보던데?”
“어이구, 그러니 현우가 널 싫어할 수밖에 없지!”
“어쨌든 개 연락처 알 수 없어? 엄마 혹시 외삼촌 번호 아는 거 없어?”
“엄마도 몰라. 중석이 그 녀석, 우리 집을 나간 이후로 연락을 뚝 끊고서 살았으니까.”
“그럼 아무도 모르는 거야? 아이참 그러면 안 되는데..”
“갑자기 그건 왜 물어보는 거니? 현우가 너보고 다신 보지 말자고 했다며?”
“아니 그게, 어제 본 그 사람과 만날 수 없냐고 물어보려고. 개가 다리를 좀 놔주면 인연을 맺지 않겠어. 혹시 모르잖아. 내가 대기업 사모님 소리 들을 수 있을지.”
“아서라. 누가 너 같은 애를 좋아한다니.”
“엄마는 내가 그래도 또래 사이에선 예쁘다는 말 많이 듣거든!”
“그거 다 화장발이잖니, 지금 네 모습을 보면 누가 너보고 결혼하자고 하겠니? 쓸데없는 말 말고 이제라도 취직자리나 알아봐.”
“엄만, 맨날 취직이나 알아보라고 그러더라. 내가 지금 얼마나 중요한 기로에 서 있는 줄도 모르고.”
“헛꿈 꾸지 말란 말이야. 잔말 말고 일단 북엇국 끓어 놓았으니까. 그거라도 먹어.”
“네..”
속으로 투덜거리던 김세영은 식탁으로 가서 자리를 잡고 앉았다. 어느새 반찬이 이미 놓여 있었고 국그릇에 북엇국이 뜨며 내려놓는 모습 속에 그녀는 숟가락으로 국물을 떠먹었다. 술로 속이 뒤집힌 게 조금은 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러면서 그녀는 손목을 들었다. 손목에는 육각형 형태의 뭔가가 달린 팔찌가 차 있었다.
표면에 터치하는 순간 허공에 홀로그램 화면이 떠올랐다. 적성전자에서 나온 최신 스마트폰인 ‘지우스’였다. 사전예약을 통해 누구보다 빨리 구매한 것이다. 그녀같이 허영심에 가득한 여자에게 있어서 필수적인 물건이라 할 수 있었다. 아무튼, 홀로그램 화면을 터치하는 그녀의 손길은 제법 자연스러웠다.
처음엔 익숙하지 않아 버벅거렸지만, 지금은 상당히 자연스러웠다. 이런 모습을 본 엄마란 여인은 홀로그램 화면을 보면서 신기하다는 듯 말했다.
“이 엄마는, 그거 안만 봐도 익숙하지 않네.”
“시대가 그만큼 발전했다는 거잖아. 이게 얼마나 편한지 알아? 일단 화면 크기를 원하는 대로 늘릴 수 있고 좀 더 다양한 일을 편하게 할 수 있다고.”
자신을 SNS를 뒤지는 손길이 분주했다. 연락 온 사람이 없는지 살펴보고 있었고 옆으로는 최신 소식지가 자동으로 펼쳐지고 있었다. 그러던 순간 하던 행동이 멈춰질 수밖에 없었다. 어? 하며 시선을 돌린 김세영의 두 눈이 깜빡여졌다.
“이게 뭐지?”
곧장 손가락을 가져가 터치한 순간 화면이 전환되며 하나의 소식지가 나타났다. 그곳에는 큼직하게 「드디어 베일 속에 밝혀진 적성전자 이현우 전무의 모습!?」이라는 글과 함께 하나의 사진이 떠올라 있었다. 분명 이현우였다. 포르샤 조디악이라는 하이퍼카에 올라타는 모습과 함께 이어지는 설명으로 그가 누구인지 자세하게 적혀 있었다.
“적성전자의 전무라고? 엄마, 전무라면 높은 직급인 거야?”
“엄만 잘 모르겠는데? 너 아빠한테 물어볼래?”
“아빠!”
소리치는 김세영의 말과 함께 화장실에서 나오는 중년 남성의 모습이었다. 그런 아빠의 모습에 이세영은 벌떡 일어나서는 다급히 물었다.
“아빠, 전무라는 위치가 높은 거야?”
“전무이사면 제법 높지. 아마 임원 중에서는 가장 높은 직급일 게다. 세영이 네가 왜 그런 걸 물어보니?”
“진짜? 그럼 적성전자 전무라면 좋은 거야?”
“적성전자? 당연하지 않겠니. 다른 곳도 아닌 그곳의 전무이사라면, 사장과 부사장을 제외하면 가장 높은 직급일 거다. 연봉도 장난 아닐 거고, 사회적 위치도 상당히 높지.”
“아니, 20살에 전무가 될 수 있는 거예요?”
“하면 될 수 있지. 그러고 보면 적성전자의 전무이사라는 사람이 20살에 젊은 사람이라고 들은 것 같구나.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지금도 믿어지지 않는구나.”
“아빠, 애잖아요. 이현우! 우리가 아는 그 이현우라고요!”
소란을 떨면서 홀로그램 화면을 보여주는 곳에서는 멋들어진 턱시도를 입고서 차량에 올라타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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