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CEREED RAW novel - Chapter 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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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주곡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우람한 체구의 사내가 자신의 병기를 손질하며 말했다.
“자네 그 소문 들었나?”
그의 말에 수중에 들어 있는 돈을 만지고 있던 사내가 대꾸했다.
“무슨 소문?”
그의 신경은 온통 돈에 쏠려 있었다.
“이번에 카인 용병단이 용병단원을 직접 모집을 한다더군.”
우람한 체구의 사내는 짐짓 놀랍게 말했다. 그만큼 대단한 사항이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모집을 한다고 공표한 날이 어제였지 않았는가?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그러니 자신의 친우가 놀라는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친우의 반응은 심드렁하기만 했다.
“어디서 거짓 정보가 흘렀나보네.”
그의 손에는 금화 하나가 들려져 있었다. 그는 금화를 이리저리 살피더니 이빨로 가져갔다. 진짜인지 확인해볼 요량이었다.
그때 우람한 체구의 사내가 말했다.
“이 답답한 화상아! 정말 이란 말이야! 그래서 지금 대륙에서 대규모 이동이 시작되고 있어. 카인 용병단에 들려고 말이야!”
우람한 체구 사내의 말대로 카인 용병단이 본격적으로 용병단원을 모집하기 시작했다.
심사는 존과 벨하가 맡았고, 케이프와 6호는 카크가 휘베리오에게 내린 부탁을 그대로 수행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것은 수련이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말을 한 것이 있는데, 6호를 기준으로 정예 살수단을 만들라고 한 것이다.
여하튼 카크의 명령에 카인 용병단이 모집을 하기 시작했고, 덕분에 심사를 맞게 된 존과 벨하는 간만의 휴식에 기뻐했다.
콰득-
사실이란 말에 그는 자신도 모르게 금화를 강하게 깨물었다. 덕분에 이빨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눈물을 찔끔 보여야 했다.
그래도 할 말은 다 했다.
“썅! 왜 이제 말해! 아씨 아파서 뒈지겄네! 어디서 모집한데?”
어금니로 꽉 물었는지 그는 손바닥으로 자신의 턱을 슬슬 문질렀다.
그의 쌍소리에 우람한 체구의 사내가 병기를 다 손질했는지, 하늘 높이 쳐들곤 이리저리 살피며 말했다.
“크로스 왕국.”
대륙의 용병들이 소식을 듣고 하나 둘씩 크로스 왕국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그만큼 그 동안 짧은 기간에 쌓아 올린 카인 용병단의 명성은 대단한 것이었다.
*** *** ***
전학생의 이름은 나르디였다.
처음 전학생을 봤을 때, 상당히 낯이 익었었다. 우선 회색의 머리칼과 눈동자. 그리고 눈썹이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그것이 알고 보니 내 꿈에도 나타난 듀메인이란 인간의 기운과 꽤나 흡사한 것이었다.
듀메인은 내 기억으론 미치광이였다. 그리고 신비한 인간이었다. 갑자기 사라진 것도 그렇고, 내 꿈에서 까지 나타난 것을 보면 말이다.
나르디는 듀메인과 비슷한 기운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강했다. 소드 마스터를 상회하고 있는 수준이었다. 정확히는 어찌된 사연인지는 몰랐지만, 아직은 별 탈 없이 아카데미 생활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내가 그다지 상관할 바는 아니었지만, 나르디에게서 자꾸 듀메인이 겹치니 여간 신경 쓰이는 것이 아니었다.
게다가 묘하게 나르디가 라이먼을 주시하고 있는 기분 까지 들었으니, 신경이 배로 쓰였다. 직접 물어보지 않는 이상 라이먼을 주시하는 나르디의 뜻을 알지 못하기에, 그냥 강자는 강자를 알아보는 가 생각하고 있을 뿐이었다. 물론 나르디에게 물어보았다. 하지만 나르디는 그저 모른다는 말과 말 할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마치 백치처럼.
그나저나 휘베리오가 일을 잘 처리하고 있는 모양이군. 아카데미까지 소문이 쫙 퍼진 것을 보면 나의 용병단에 대한 기대감이 차오른다.
어찌되었건, 라이먼에 대해 알아내기도 바쁜 판에 나르디라는 신경 쓰이는 놈이 전학을 오니, 많이 산만해진 느낌이다. 주변의 영향을 받아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아카데미가 나르디와 라이먼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하니 나에게 까지 영향을 끼친 것 같다.
그런데 시험 시작을 앞두고 무슨 잡생각이 이리도 많은지, 내 자신이 의문스럽다.
이놈의 의문과 답이 없는 혼자만의 생각은 없어지지 않을 것만 같다.
방금 시험을 막 마친 나는 기숙사 방에 있는 침대에 누운 채로 한참동안 천장을 바라보고 있다. 순백색의 천장이 무의미 하게 다가왔다. 아무런 감흥도 주지 않는 순백색의 천장은 나에게 무료함을 주었다. 뭔가 색이라도 있다면 그나마 괜찮았을 텐데, 이상하게도 아쉬움이 묻어났다.
벌써 시험이 끝났다. 이 말은 벌써 여름의 끝에 다가와 있다는 말이다. 거참 시간 빨리 흐르는군.
이 아카데미는 시험이 끝난 학생은 바로 방학을 맞이한다. 그러니 시험이 단 2개 밖에 없는 나는 아카데미에서 가장 먼저 방학을 맞이한 꼴이다.
소환술은 이론과 실기로 시험을 치렀고, 철학은 선생과의 1:1 대화로 점수가 매겨졌다. 점수는 방학이 끝나면 발표가 난다고 전해 들었었다. 시험 성적이야 아무래도 상관없으니 그냥 평소의 실력으로 보았다.
아무튼 이 나이에 시험을 볼 줄은 전혀 몰랐다.
내공이 이제야 8갑자에 육박했다. 예전 20갑자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지금은 쓸 일이 없기에 천천히 모으고 있는 중이다. 물론 마나는 지금 내 경지인 8클래스 마법을 사용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정도다. 하지만 역시 예전 무한에 가까운 마나가 되려면 멀었다.
게다가 실전 수련은 물론이고, 기본 훈련도 그 동안 등한시 해왔다. 그저 아카데미에 와서 집중적으로 한 것이라고는 소환술 뿐이었다.
그래서 수련을 할 겸 지루하지 않을 여행 계획을 잡아 놓았다. 비록 여행의 목적은 부하들에게 적합한 무기를 구하는 것이지만.
그러면서 여행 틈틈이 명상과 운기조식을 병행할 계획이다. 방학이 3개월이나 하니 기간은 문제없을 것이다. 그리고 방학이 거의 끝나기 전에 부하들이 있는 집에 들러야겠지. 무기도 건네줄 겸.
마침 떠 오른 김에 지금 당장 떠나는 것도 좋겠지.
그러고 보면 나도 정말 할 짓 없다.
아카데미 생활이 얼마나 지루하면 이런 짓 까지 하겠는가. 비록 내 어린 시절 동경의 대상이자, 상상 속에나 존재했던 아카데미였지만, 막상 몸으로 경험하니 그건 아니었다.
어릴 적 감정과 지금의 감정이 다르다는 것을 세삼 느꼈다. 게다가 시기도 그렇고, 지금 나의 모습 때문에 그저 그렇기도 했다.
그때는 그저 가고 싶었지만, 지금은 어릴 적의 기분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지 않다. 그래도 의외의 것들 때문에 싫지만은 않았다.
다른 이들은 방학을 어떻게 보낼까? 다른 이들이라고 해봐야 내가 아카데미에서 친분을 맺은 3명밖에 없다. 라이먼과 그를 좋아하는 셀리와 에나.
오랜만에 하는 혼자만의 여행이라 그런지 감회가 새로웠다.
아무에게도 말을 하지 않고, 제국 수도를 벗어나, 다른 도시로 들어섰다. 이미 제국의 수도에는 부하들이 쓸 만한 무기가 없다는 것을 알아봤었다.
옷만 달랑 입은 채로 발걸음을 놀리니 가벼운 기분이다. 부담감이 전혀 없었다. 그저 편안한 기분으로 몸을 움직일 수 있었다.
아카데미의 생활은 별 특별한 일이 발생하지 않으면, 그저 무의미 하게 지나갔다. 똑같은 일의 반복이다 보니 뭔가 기억에 남는 일이 없다. 그저 나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되는 것만 기억에 남을 뿐이다.
나는 특별히 기억나는 것들을 하나하나 되짚어 보며, 괜찮은 무기가 있을만한 대장간을 찾아 움직였다. 내가 직접 만들어 줘도 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무기에 마법을 주입하는 것뿐이지, 내가 기술이 있어 무기를 직접 제작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내가 찾는 무기는 별게 아니다. 그저 오래 쓸 수 있고, 흠집이 잘 나지 않는 것들이다.
이를테면, 데스 나이트들이 내뿜는 검은 오러에도 흠집이 나질 않는 무기들?
이정도면 대륙에도 흔하지 않을 게다.
카앙- 카앙-
저 멀리서 쇳소리가 거칠게 들려왔다. 작은 소리였는데, 거리가 상당한 모양이다. 대장간이 분명하다.
대장간은 5분 거리에 있었다.
대장간의 옆에는 아무런 건물도 없었다. 대장간은 멀찍이 떨어진 곳에 홀로 존재해 있었다. 그리고 그 앞에는 우람한 체구를 들어낸 채 열심히 망치질을 하고 있는 사내가 있었다.
몸에는 탄 흔적이 역력했고, 여기저기서 땀이 흐르고 있었다. 그자의 손이 움직일 때 마다 불꽃이 튀었다.
나는 그에게 다가가 말을 건네 보았다.
“무기 좀 보겠소.”
“맘대로 하슈.”
그는 나에게 시선을 주지도 않은 채 망치질에만 열중했다.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기 좋군. 나는 그의 승낙을 받고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안이라고 해봤자, 별 것 없었다. 그냥 천장 아래에 있는 곳이 안이었다. 대장간에는 안과 밖을 구분 짓는 벽이 없었다.
대장간 안에는 많은 무기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하지만 내 눈에 들어차는 무기는 보이지 않았다.
“잘 보았소.”
카앙-
나의 말에 대한 대꾸인지 쇳소리가 강하게 울려 퍼졌다. 나는 걸음을 옮겨 계속 걸었다. 그리고 하루를 소모해 다음 도시로 가서 대장간을 찾았다. 하지만 역시나 대장간에서 5분 이상을 머무르지 못하고 나와야 했다. 그렇게 더 일곱 군데의 도시를 다녔다. 도시에서 도시로 이동할 때는 시간을 아끼기 위해 경공을 사용해 대장간에 들렸다. 하지만 다 비슷한 무기였다. 그저 가격에서 약간의 차이가 날 뿐, 무기의 질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이러다가 드워프를 찾아가봐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어쨌건 먹지도 않고, 다시 걸음을 옮겼다.
이번에는 숲속을 경유해서 이동을 할 예정이다. 부하들의 무기를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몇 개월 동안 움직이지 않는 몸에 감각을 깨우는 것도 중요하다.
원래의 계획에 있던 실전 수련도 병행할 것이다.
우선은 체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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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롤은 용량에 지장이 없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대략 읽는데 불편을 느끼시더라도 꾹 참고…ㅠ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