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CEREED RAW novel - Chapter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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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계
크림슨 제국 황제의 친필 서한이 담긴 한통의 서신을 받은 위다브 왕국의 황제 리드 폰 위다브는 극비리에 듀메인을 나라에서 추방했다. 추방 사실을 아는 사람은 황제와 마법사의 탑의 마스터인 하자뷰트. 그리고 6명의 장로들을 포함한 총 7명이었다.
대외적으로는 자신의 고향을 향해 떠났다고 공표하며, 나라가 어려울 때 언제든지 와서 도움을 줄 거라는 말도 함께 알렸다. 이렇게 하면 대외적으로 볼 때 위다브 왕국의 전력은 그대로인 것이다. 표면상으로나마.
그리고 드래곤 하트와 관련된 하자뷰트와 6명의 장로들은 위다브 왕국의 황제에게 간단한 추궁만 듣고 일상생활로 복귀했다. 황제가 강하게 밀고 나가기에는 이들 7명의 마법사들이 나라에 끼치는 전력이 상당했기 때문이다.
태양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고, 대륙의 숲이나 외진 길을 밝혀주는 건 밝게 빛나는 달과 별들뿐이었다.
어둠이 짙게 깔린 인적 드문 길을 한 인영이 무적이나 불안하게 걷고 있었다. 그렇게 불안하게 걷던 인영이 갑자기 멈춰서더니 이내 고개를 하늘위로 쳐들며, 광소를 터트렸다.
“크하하하하! 감히, 감히! 나 듀메인을 쫓아내다니! 드래곤 하트 때문에 그런 것인가? 노인네들이 말을 했나 보군. 크큭, 그래그래. 위다브 왕국이 어려울 때 도움을 주지! 그래, 주고 말고! 크크큭. 크하하하하!”
음침한 광소를 터트리며, 혼잣말을 한 듀메인은 다시금 휘청거리면서 불안한 걸음걸이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 *** ***
마계 생활 54년.
제기라알!
어디서 이렇게 강한 놈들. 아니, 녀석들이 나타난 거지?
검은색의 말을 타고, 검은색의 갑주를 입은 녀석들이었다. 암흑색의 투구 사이로 비치는 녀석들의 눈빛을 볼 때면 꼭 마비라도 된 것처럼 몸이 잘 움직여지지 않았다.
3년 전쯤 녀석들을 처음 봤을 때 상대하기가 힘들었지만, 지금은 괜찮아졌다.
하지만 죽이지는 못했다. 상대는 가능한데 없애는 게 힘들다. 아니, 불가능 한 것 같다.
전신내력을 주입해 검을 휘둘러 몸을 수십 조각을 내어도 다시 붙어 재생이 된다.
그 괴이한 경험 덕분에 잠시 멍하니 있었던 적도 있었다. 그래서 죽을 뻔한 적도. 젠장!
내 한계인 6클래스의 마법은 타격이 있기는 있었지만, 그리 크지는 않았다.
마법에 대한 엄청난 내성이 있는 모양이었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가능한 많은 조각을 내고, 녀석들이 재생이 되는 동안 도망가는 것뿐이다.
이런 상황이 오면 올수록 나의 힘에 대한 갈망은 더해진다.
나는 마물을 찾아다니는, 검은 말을 타고, 검은 갑주는 입은 녀석들. 즉, 데스 나이트들이 나타나면 몸을 피했다. 도무지 지금의 나는 그들을 이기지 못한다.
하지만 그것도 2년여가 흐르니 달라졌다. 데스 나이트들을 상대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게 되었다.
빠름과 힘.
이 두 가지의 적절한 조화. 그 조화 속의 불균형과 균형. 그 흐름을 데스 나이트와의 대결에서 깨달았다.
균형과 불균형은 마법이나 검술 모두 존재했다. 흐름의 깨달음으로 인해 마법을 사용할 때의 속도나 검의 빠르게도 한층 올라갔다.
하지만 이런 빠르기도 데스 나이트에게는 소용이 없었다.
데스 나이트(Death Knight)는 나의 공격에 아무런 타격도 입지 않았다. 6클래스 마법을 사용해야 아주 약간의 타격을 입을 뿐이었다.
머릿속에 있는 지식은 데스 나이트는 5클래스 이상의 마법만이 타격을 줄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그 보다 한 단계 높은 6클래스인 내가 아무리 마법을 사용해도 소용이 없었다. 지식이 틀린 건가?
현실을 목도하고 내가 직접 당했는데, 지금으로선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검기의 최상승인 황금색 검기도 녀석에게는 소용이 없었다. 수십 조각으로 녀석을 갈라도 금세 재생이 되는 것이다. 안개 같은 것들이 다시 뭉쳐지는 것이다.
이 부분 또한 머릿속에 있는 지식과는 많이 달랐다. 데스 나이트는 육신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기사가 죽기 전의 육체로 데스 나이트가 되는 것인데, 내가 상대하고 있는 녀석들은 아지랑이 같은 연기로 이루어져 있었다.
녀석들을 가르면 갑옷 사이로 암흑으로 일렁거리는 아지랑이가 스멀스멀 한곳으로 모여든다.
정말 믿고 싶지 않는 현실이다. 그건 머릿속에 있는 지식과 달라 더한 건지도 모르겠다.
내가 알고 있는 거라곤 머릿속에 있는 지식과 빈민가에서 주워들었던 잡 지식이 전부다. 그런데 머릿속에 있는 지식이 내가 목도한 사실과 다르니 의심이 가기 시작한다.
안되지, 안 돼.
나는 머리를 세차게 흔들어 피어오르려는 부정의 불꽃을 사그라트렸다. 날 믿지 않으면 누굴 믿어야 하지.
지금은 나 혼자다.
이럴 때 일수록 나를 믿어야 하고, 내 힘을 믿어야 한다. 검 하나와 마나에 의지한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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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 없는 부분을 삭제해서 분량이 적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