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Server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93
나 혼자 프리서버 093화
093
다음 날 아침.
일찍부터 지휘관 회의를 열었다.
이제 곧 드워프 영지에 들어설 것이고 군략을 논해야 한다.
사실 군략이라고 할 것도 없었다. 정찰을 해 봐야 알겠지만, 이 정도 병력으로 영지를 함락시키지 못한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 일이었다.
아직 국왕의 길은 초반이다.
자작으로 향하는 길에서 막힌다면 유저들이 싫증을 낼 것이 분명하다. 운영자가 멍청하지 않고서야 퀘스트를 어렵게 만들었을 리가 없다.
가서 쓸어버려도 되지만, 이건 게임이 아니었다.
롬멜을 비롯한 기사단 조장들이 우려를 표했다.
“징집을 마쳤지만, 레벨이 너무 낮습니다.”
“맞습니다. 대부분 1에서 5 정도입니다. 화살 한 대만 맞아도 즉사할 지경입니다.”
“그런가.”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화살에 맞으면 사람이 죽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병사들은 죽지 않는다. 기사들은 말할 것도 없다.
레벨이 오르면서 능력치가 강화되었고 치명상만 아니라면 어지간해서는 치료가 가능했다. 특히나 포션을 상비한 경우라면 생명력이 질기다.
하지만 야인들은 아니었다.
레벨이 낮았고, 병사들이 칼질 한 번만 해도 죽을 판이었다.
그래도 방법은 있었다.
이들 역시 내 휘하에 들어왔다. 그 말은 프리서버 시스템의 영향을 받는다는 뜻이었다.
“그럼 어찌해야 할까?”
나는 지휘관들에게 의견을 물었다.
롬멜이 말했다.
“마침 영지의 경계 부근에 몬스터들이 꽤 많습니다. 사냥을 하면서 쩔로 키우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쩔로 키운다?”
“영지군은 강합니다. 고레벨 몬스터를 사냥하게 되면 야인들도 자연스레 빠르게 레벨 업을 할 겁니다.”
“그렇겠군.”
방침은 정해졌다.
화살받이로 사용할 오크들도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단순한 돌격으로도 충분히 드워프들을 쓸어버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래도 사상자는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
야인도 사람이다.
사람은 죽어서 부활할 수가 없다. 몬스터처럼 리젠이 되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하루 정도라도 키우고 나서 움직이는 것이 나아 보인다.
“그렇다면 사냥에 돌입한다. 이곳에는 트롤들이 살고 있지. 그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아나?”
“대량으로 포션을 제조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바로 그것이다.”
‘성수와는 또 다른 것이 포션이지.’
그렇지 않아도 신전에서 성수를 조달할 수는 있었다.
성기사의 서임을 받았으니 언제라도 신전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포션은 성수와는 조금 다른 성분을 가지고 있다.
성수가 내상에 특효라면, 포션은 외상에 특효였다.
“바로 사냥을 시작하도록 하지.”
“예!”
제64장. 트롤 사냥
진군이 시작되었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진군은 아니고 사냥을 위하여 진군하는 것이다.
작전의 개요는 모두 전달하였다.
드워프 영지를 토벌하기 전에 최대한 야인들의 레벨을 올린다. 야인의 레벨을 올리는 것이 위협적이지 않겠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아니다.
야인들의 레벨이 오를 때 영지군 병사들도 가만히 있는 건 아니었다. 그들은 직접 사냥을 하였고 더욱 빠르게 레벨 업을 한다.
누군가 한 명만 사냥을 해도 전체 병력의 경험치가 함께 올라간다. 나와 길드원들을 포함해서 말이다.
나 역시도 곧 있으면 레벨 70이다.
지금까지는 사냥을 해도 본격적으로 경험치를 올리지 않았기에 아직 69에 머물러 있다. 1 업만 더 하면 70레벨 특전을 볼 수 있게 된다.
그렇지 않아도 괴물처럼 성장하고 있었는데 레벨 70이 되면 얼마나 강해질지 자못 기대가 되었다.
곧 트롤 존에 진입한다.
나는 본격적인 몬스터 사냥에 앞서 야인들에게 주의점을 당부했다.
“너희들은 아직 레벨이 낮아 병사들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 섣불리 움직이지 마라. 전투는 판도라 영지군이 알아서 할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그들의 보호를 받는다니…….”
“우리는 용맹한 전사입니다! 누군가의 보호는 필요치 않습니다!”
“진정 그리 생각하는 자들이 있나?”
“…….”
아무래도 이대로라면 골치가 아플 것 같았다.
야인들은 스스로를 바이킹이라 생각하는 만큼 자존심이 강했다.
누군가의 호위를 받는다는 것이 낯설 수도 있었다. 그렇기에 보여 줄 필요가 있었다. 자신들이 얼마나 무기력한 존재인지 말이다.
“그렇다면 지원자를 받는다.”
“지원자라니요?”
“10명이 트롤을 상대할 수 있는지 지켜보자. 가능한 한 너희들에게 강요하지는 않겠다.”
이 정도면 관대한 처사다.
어차피 야인들에 대한 생살여탈권은 내가 쥐고 있었다. 아무리 날고 긴다고 해도 결코 내 품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뜻이다.
야인들의 레벨은 1에서 5 정도. 그에 비하여 트롤은 거의 레벨이 60에 달했다. 그런 괴물들을 놈들이 버틸 수 있을까.
아마 한 방에 즉사할 것이다.
몇몇 야인들이 손을 들었다.
“지원하겠습니다.”
“저도 지원하겠습니다.”
“어리석기는.”
병사들은 혀를 찼다.
그들 역시 가만히 앉아서 레벨 업을 한 것은 아니었다. 병사들의 레벨은 50에 근접해 있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피나는 수련과 사냥을 병행한 결과였다. 기사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조차 2인 1조가 되어서 사냥을 해야 할 판이었다.
즉, 코볼트가 트롤을 집단으로 사냥한다고 설치는 꼴인데 그 결과가 어찌 될지는 빤한 일이었다.
총 12명이 채워졌다.
나는 그중에서 가장 젊은 전사 둘을 뺐다. 괜한 목숨이 아까워서였다.
“너희들은 지켜보고 있어라. 불만 없겠지?”
“불만 없습니다. 저희는 그저 전사임을 증명하기면 하면 됩니다.”
“좋아, 롬멜 경!”
“옛, 영주님!”
“트롤 한 마리를 납치해 와라!”
“알겠습니다!”
“허어! 납치라니!”
야인들이 술렁거렸다.
죽이기에도 힘든 트롤을 어떻게 납치를 해 온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그것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트롤이 기절한 채로 질질 끌려왔다.
쿵!
트롤을 주둔하고 있던 병사들 가운데로 내던지자 둥글게 원이 형성되었다.
야인들의 장비들은 잘 갖춰져 있는 상태였다.
영지에서 직접 제작을 해서 가져온 것들이었고 기존의 영지군과 같은 군복을 입고 무기들을 들고 있었다.
그러니까 무장에는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아직 늦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물러선다면 없던 일로 해 주겠다.”
“그럴 수는 없습니다.”
야인들이 전의를 불태웠다.
역시나 전투에 미친 자들이다. 죽을 것이 분명한데도 불구하고 자존심을 굽히지 않는다. 자존심이 밥 먹여 주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시작하라!”
촤악!
롬멜이 트롤에게 물을 뿌렸다.
“크르르르.”
트롤이 낮은 괴성을 흘리며 깨어났다. 자신이 이렇게 끌려왔다는 것에 매우 분개하고 있었다.
“꾸워어어어!”
“방진!”
야인들은 방진을 펼쳤다.
나름대로 훌륭한 방진이다.
방패병 3명이 앞으로 나왔고 검병이 바로 2열에, 3열에는 창병들이 진형을 이루었다. 마지막에는 궁수가 한 명 서서 화살을 날렸다.
피융! 피융!
퍽퍽!
궁수가 화살을 날린다.
트롤에게 꽂히기는 했지만 두꺼운 가죽을 뚫을 수는 없었다.
단순한 화살에 맞아 죽을 정도라면 대형 몬스터라고 불리는 것이 부끄러웠겠다.
쿵쿵쿵쿵!
거대한 덩치를 가진 트롤이 방진을 향하여 달려들었다.
꽈직!
“끄아아악!”
방패가 저 멀리 날아간다.
아무리 부서지지 않는 방패를 쥐고 있어도 압도적인 힘에 놓을 수밖에 없었다. 순식간에 트롤이 방진 안으로 난입했다.
퍽퍽퍽!
“아아아악!”
트롤의 공격에 야인들이 뭉개지고 있었다.
롬멜이 슬쩍 나타나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영주님, 멈춰야 하지 않을까요?”
“아니다.”
“저러다가 죽습니다.”
“야인들도 깨달아야 한다. 자신들이 얼마나 나약한지 말이다. 그래야 앞으로 말을 잘 들을 거다.”
“으음, 역시.”
나름대로 교육이 필요한 놈들이다.
어차피 직접 체감을 하기 전까지는 모른다. 왜 내가 그들에게 보호가 필요하다고 하였는지 말이다.
트롤은 그야말로 닭장 안에 풀어 놓은 이리처럼 움직였다.
한 마리에 불과하였지만, 그 어떤 것도 트롤을 막을 수는 없었다.
야인들은 절망적인 표정으로 트롤을 바라보고 있었다.
야인들의 영지에서 원래 족장의 자리를 맡고 있던 밀튼은 바이킹족 전사들이 사정없이 죽어 나가는 장면을 지켜보고 있었다.
“트롤에게는 상대가 되지 않는단 말인가.”
판도라 영지에 병합이 되기 전에도 북부 지역은 금역이었다.
아무리 그들이 노력해도 트롤은 잡을 수가 없었고 그저 가지 않는 것을 상책으로 여겼다.
밀튼은 어떤 한계가 존재하고 있으리라고 생각을 했었다.
그렇다면 판도라 영지의 병사들도 마찬가지이지 않을까. 저들이라고 해도 트롤을 상대할 수는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만!”
밀튼이 외쳤다.
밀튼의 말에 전사들이 물러난다.
트롤은 씩씩거리며 이쪽을 노려보고 있었다.
“영주님! 판도라 영지의 병사들이 싸우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그래?”
영주는 병사 둘을 호출했다.
영주는 저 괴물 같은 놈을 영지군 병사 둘이 합공하면 충분히 잡을 수 있다고 말했었다. 그것이 허풍인지 아닌지 확인해야 한다.
‘판도라 영지의 병사들이 그 정도로 강군인가? 트롤은 대전사급이 아니라면 사냥할 수 없다. 그것도 대전사 몇이 모여야만 돼지. 그렇다면 판도라 영지의 병사들은 하나하나가 대전사 이상의 괴물들이라는 뜻인데…….’
병사 둘이 뛰어들었다.
하나는 방패병이었고 하나는 검병이었다.
창도 없이 과연 트롤을 상대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콰광!
방패병이 트롤의 공격을 막아냈다. 그것도 모자라서 방패로 쳐 버리기까지 하였다.
트롤이 비틀거린다.
검병이 방패를 밟고 도약하였고 그대로 멱을 따 버렸다.
서걱!
푸하하학!
녹색의 피가 튀었다.
그걸 지켜보고 있던 영주가 혀를 찼다.
“쯧쯧, 저 피는 포션의 원료인데 저렇게 쉽게 낭비를 하다니.”
“험험. 다음부터는 목에 구멍을 뚫겠습니다.”
“명심해라. 트롤을 사냥함으로써 너희들의 레벨이 올라가겠지만 부수입도 중요하다. 부수입, 중요하지 않나?”
“매우 중요합니다.”
“그럼 최대한 피를 낭비하지 말고 잡아라. 그래야 돌아갈 때 금화들을 한 아름 가져갈 것이 아닌가?”
“명심하겠습니다!”
“허어.”
밀튼은 자신도 모르게 탄성을 내뱉었다.
도대체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판도라 영지의 병사들은 괴물이다. 쉽게 사냥을 하기 위하여 2인 1조가 되었지만, 굳이 그럴 필요도 없어 보였다.
2인 1조로 편성을 한 것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였다.
“기사들은 트롤을 둘, 셋씩 상대할 수 있겠지?”
“물론입니다.”
“그럼 시작해 볼까. 아, 너희들은.”
영주가 몸을 돌렸다.
바이킹들은 밀튼을 의지하고 있었기에 그의 말이라면 무조건 따랐다.
영주가 자신에게 묻고 있는 것이다.
“어쩌겠느냐?”
“명령에 따르겠습니다.”
“죽은 자들은 어쩔 수 없어도 부상자들은 후방으로 이송하여 치료하라!”
“예, 영주님!”
“사냥이 끝난 후에 공평하게 분배할 것이다. 그러니 최선을 다하도록 해라!”
“사냥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