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715)
714화 La union hace la fuerza (7)
.후반 30분
아틀레티코 1 : 1 셀타 비고
에너지가 고갈됐다.
하프 타임이 끝나고 후반전이 시작됐을 때부터, 배터리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신호가 여기저기에서 튀어나왔다.
내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나는 여전히 달릴 수 있다.
그러나.
‘이런!’
타이밍에 맞춰 오버랩한 나는 코케가 패스를 보내 주기를 기대했었다. 하지만 그의 다리는 빠르게 움직이지 못했고, 한 번 멈칫거리는 사이 다닐 바스(Daniel Wass)가 압박해 볼을 빼앗는 것에 성공했다.
볼을 빼앗긴 지점이 대단히 좋지 않았는데, 오버랩을 하느라 비워둔 왼쪽 측면은 텅텅 비어 있었다.
안타까워할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한 나는 그대로 뒤로 돌아 다시 스프린트를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코케를 지나쳤는데, 그는 움직이고는 있었지만 달린다기보다 경보 중이라고 말하는 게 더 정확한 속도로 이동 중이었다.
사실, 코케 외의 많은 이들이 현재 그렇게 뛰고 있다.
‘빌어먹을.’
부상이 없다는 전제하에, 이번 시즌 아틀레티코의 로테이션 인원은 대충 18명으로 봐야 했다. 선발과 교체 명단을 딱 맞추는 수준이다.
얼핏 괜찮아 보이는 숫자이긴 하지만, 실상은 주전으로 나서는 이들에게 큰 부담이 쏟아지고 있다.
이 팀은.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늦게 처리해.’
대체 불가인 자원이 너무나도 많았다.
실력이 너무나 뛰어나서?
글쎄.
“에-이!!”
“응?”
오른쪽 공간으로 파고든 다닐 바스는 크로스를 띄우고자, 페널티 박스를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드리블이 살짝 엉키면서 축구공이 잠깐 가랑이 사이에서 놀았고, 그것을 수습해 볼을 오른발 앞쪽으로 다시 놓아두는 틈을 타 난 어깨를 밀어 넣는 것에 성공했다.
화들짝 놀란 다닐 바스가 균형을 잃으며 무너지고, 이에 셀타 비고의 선수들이 파울이라고 소리를 내질렀다.
그러나.
‘헛소리.’
다닐 바스는 미안함과 민망함에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넘어진 것뿐이었다.
볼을 가로챈 나는 그대로 몸을 돌리며, 힘겨워하는 와중에도 열심히 달려왔던 가비에게 볼을 건넸다. 그러곤 반대편을 향해 손을 뻗으며 패스를 전개해 나갈 방향을 알렸다.
하프 타임 때 후안프란과 교체된 시메는 체력적으로 괜찮았고, 볼을 처리하는 모습으로 보아 컨디션 역시 좋아 보였다.
마음 같아서는 이대로 공격 진영까지 달음박질치고 싶었지만, 오늘 워낙 정신없이 뛰어다닌 터라 내게도 숨을 고를 시간 정도는 필요했다.
“후우~”
뭐랄까, 조금 답답했다.
.
(정지현) – SBS Sports 해설위원
“보는 제가 걱정될 정도로 많이 뛰고 있습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다른 선수들이 좀 더 뛰어 줘야 해요. 근래 코파 델 레이 8강과 준결승전을 연달아 치르며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긴 했습니다만, 그건 셀타 비고도 마찬가지거든요? 그런데 너무 지쳐 있습니다.”
(배정세) – SBS Sports 아나운서
“오늘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왼쪽 진영의 모든 곳엔 김다온의 발자국이 찍혀 있을 것 같습니다.”
.
흔한 표현이 있다.
있을 때 잘할걸.
현재 내가 느끼고 있는 기분은 마치, 질려서 헤어진 옛 여인을 그리워하며 그녀가 얼마나 좋은 사람이었는지를 곱씹으며 슬퍼하는 것과 비슷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대단한 클럽이다.
감독의 역량을 떠나, 선수 개개인이 지닌 능력 자체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보다 월등히 뛰어나다. 체력적으로 부침을 겪는 순간에도, 뮌헨의 대다수는 번뜩이는 무언가를 만들 줄 알았다.
하지만 이곳은 조금 다르다.
뭔가 우당탕하는 느낌이다.
전술적인 부분도 뭔가를 함께 만들어 가는 것보다, 공간과 포지션에 관한 부분에 집중되어 있다.
그렇기에, 개인 역량이 중요하다.
.
(개리 탭하우스) – Sky Sports La Liga 코멘테이터
“브르살코. 컷백. 하지만 방향이 올바르지 않습니다. 바로 공격을 전개하는 비고. 속도를 높입니다. 라도야. 에르난데스에게 패스. 파블로 에르난데스. 나아갑니다. 그리고 이아고 아스파스를 찾습니다. 그리고 구이데티!!! 이 시간에서의 득점이라뇨!! 이건 치명적입니다!!”
.
{“…….”}
“…….”
피치가 차갑게 식어 간다.
조금 전 시메의 컷백은 평소라면 얼마든지 붙잡아 둘 수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발이 무거웠던 앙투안은 미끄러지며 주저앉았고, 셀타 비고는 단 두 번의 패스만으로 페널티박스 안으로 침투하는 것에 성공했다.
그만큼 뒤에 비워 둔 공간이 넓었기 때문인데, 나 역시 공격을 위해 잔뜩 전진해 있던 상태였다.
더구나 볼을 빼앗기는 타이밍과 겹쳐 우고 마요와 살짝 부딪히면서, 수비진영으로 달려 나갈 타이밍을 놓쳐 버렸다.
이아고 아스파스가 파블로 에르난데스의 패스를 논스톱으로 받아 그대로 욘 구이데티에게 연결했고, 역시나 논스톱으로 낮게 깔아 찬 슈팅은 골대 안쪽으로 들어갔다.
기뻐하는 셀타 비고의 선수들은 야유에도 아랑곳없이 셀레브레이션을 나누고 있다.
[후우- 씨팔.]여긴, 팀으로서 더 나아져야만 한다.
***
.후반 35분
아틀레티코 1 : 2 셀타 비고
경기는 뒤집혔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승점 3점이 아니라 올 시즌 첫 비센테 칼데론 패배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그것을 원치 않았던 디에고 시메오네는 공격 자원 둘을 동시에 피치로 들여보내려고 했다.
활동량이 떨어진 야닉 카라스코와 페르난도 토레스를 빼고, 니콜라스 가이탄과 케빈 가메이로를 투입하려고 한 것이다.
“잘 들어! 지금은 수비를 신경 쓸 필요가 없다!”
많은 기대 속에 이적한 가이탄과 가메이로지만, 정작 아틀레티코에서의 삶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수비 가담과 연계를 중시하는 디에고 시메오네의 요구사항을 충분히 만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애초부터 둘은 수비적인 기여가 그리 크지 못했고, 그것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안드레아 베르타와 디에고 시메오네의 실수란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오히려 두 사람의 공격적인 능력이 보탬이 될 수 있었다.
두 사람에게 공격적인 마인드를 갖출 것을 주문한 디에고 시메오네가, 지시사항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을 교체 전 다시 한번 강조한다.
“니코! 자네는 볼을 지켜 줘야 해!”
역전에 성공한 이후, 셀타 비고가 내려앉으면서 아틀레티코가 일방적으로 볼을 점유하는 상황이 되었다.
하지만 체력적으로 지친 아틀레티코의 선수들은 볼을 지켜 내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두 번째 실점 상황처럼 셀타 비고에 한두 차례 위험한 역습을 허락했다.
그러자 수비 라인이 전진을 포기해 버렸고, 넓어진 미드필드와 수비진의 간격은 시한폭탄이 되어 버렸다.
만약 저곳에 있는 욘 구이데티나 이아고 아스파스에게 좋은 패스가 연결된다면, 세 번째 실점을 허락하지 않을 거란 보장이 없었다.
그래서 시메오네는 수비수들에게 라인을 끌어 올리라고 말하기 전, 그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가이탄을 투입해 압박으로부텨 버텨 내고자 했다.
“케빈!”
그리고 다음으로, 디에고 시메오네는 케빈 가메이로에게 박스 안에 머물 것을 주문했다.
“수비라인과 나란히 서! 저들이 함부로 올라가지 못하도록 충분한 위협을 줘야 해! 그리고 네가 눌러앉는 동안, 앙투안이 아래로 내려가서 볼을 받는다. 무슨 말인지 알겠지?”
“Si, Boss.”
“좋아. 어서 가 봐!”
가이탄과 가메이로를 대기심에게 보낸 후, 테크니컬 에어리어 앞쪽으로 나아간 시메오네가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후반기가 시작된 1월 7일 이후 약 35일 동안, 아틀레티코는 컵 대회를 포함해 총 10번의 경기를 치렀다.
평균 3.5일에 한 번 경기가 있었던 셈이다.
“VAMOS!! 포기하지 마!!”
숨 가쁘게 달려온 코파 델 레이 일정이 결승전만 남겨둠으로써 정리가 되었지만, 당장 다다음 주 화요일에 레버쿠젠으로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 원정을 떠나야 한다.
이 말은 앞으로도 계속 비슷한 일정이 이어진다는 뜻이었고,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해서는 팀 전체가 단단히 버텨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떤 감독이었다면 로테이션을 가져가 팀에 여유를 주었겠지만, 디에고 시메오네는 많은 선수를 활용하는 타입은 아니다.
또 경기력에 관한 기준점 역시 높다.
스쿼드를 한계까지 몰아붙인 일정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단점을 노출하게 만드는 가운데, 시험에 든 디에고 시메오네는 승리의 염원을 담아 크게 소리쳤다.
“집중해!! 볼을 지켜!!”
하지만 이런 그의 바람에도, 손쉽게 볼을 빼앗긴 그리즈만의 모습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었다.
***
.후반 41분
아틀레티코 1 : 2 셀타 비고
선수 교체가 이뤄진 지 대략 5분 정도가 지나면서, 조금씩 그 효과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니코가 중원에서 볼을 지켜 줬고, 셀타 비고 수비수들과의 몸싸움 경합에서 밀리지 않은 케빈은 한두 차례 위협적인 상황을 만들어 내면서 코너킥을 끌어냈다.
그것을 보며, 난 생각했다.
‘더 일찍 바꿨어야 해.’
모든 축구 감독과 선수가 승리를 바란다고 알고 있겠지만, 가끔 우리는 타협 앞에 강한 유혹을 느끼고는 한다.
무승부가 합리적인 결과라며 멋대로 생각해, 승리하려는 노력을 언제부턴가 포기하게 되는 것이다.
다만, 당사자는 그것을 모른다.
분명 그 순간에는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믿지만, 정작 무승부로 경기가 끝나 버린 뒤엔 자신이 피치 위에 힘을 남겨 두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러고 나면, 남는 건 온통 후회뿐이다.
모든 걸 쏟아 버리지 않았으니까.
스스로가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를 깨달으며, 씁쓸함을 곱씹게 된다.
그건 정말이지 끔찍한 기분이다.
.
(정지현) – SBS Sports 해설위원
“글쎄요. 쓰읍- 결과론이긴 합니다만, 교체가 조금 더 빨랐어도 좋았을 것 같습니다. 니콜라스 가이탄과 케빈 가메이로의 컨디션이 괜찮아 보이거든요.”
.
펩은 무승부를 끔찍이 싫어했다. 그건 승리를 하지 못해서도 아니고, 무승부가 가져다준 승점 1점이 모자라게 느껴져서도 아니었다.
무승부로 끝난 경기에서 자신이 내린 판단 미스라든가 빗나간 전술적 접근이 그를 괴롭게 만들기 때문이었다.
나와 마찬가지로 미셸 플라티니의 ‘완벽한 축구론’을 좋아했던 그는, 완벽한 경기를 펼친 두 개의 팀이 얻을 수 있는 최선의 결과가 무승부라고 생각했다.
외의 모든 건 전부 다.
‘실수와 부족의 결과물이지.’
시메 브르살코의 날카로운 크로스가 코너킥으로 이어지는 걸 보며, 달리기를 멈춘 나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봤다.
오늘 우린, 너무나도 순진했다.
경기가 끝나고 결과를 받아 든 다음에야 좀 더 정확히 알 수 있겠지만, 어쩌면 우리는 힘든 일정 속에서 오늘 무승부만 거둬도 성공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전반 이른 시간의 실점이 그것을 잊게 하고 잠깐 셀타 비고를 몰아붙이게 했지만, 페르난도 토레스가 페널티 킥을 실축하면서 타협이 시작된 것이다.
그 증거는 급격하게 떨어진 후반전의 경기력에서 찾아볼 수 있다.
몸이 따라 주지 않았다고 말할 수도 있겠으나, 후반 30분도 아니고 후반 시작부터 그랬다는 건 승리를 위해 노력할 마음이 부족했다는 뜻이었다.
어차피 승점 1점밖에 획득하지 못한다고 해도, 리그 1위를 지키는 데는 문제가 없으니까 말이다.
‘……이게 다 뭐람. 바보 같아.’
스페인 라 리가는 지금까지 내가 경험해 왔던 환경과는 완전히 달랐다.
분데스리가보다는 포르투갈 프리메이라 리가에 좀 더 가까웠는데, 엄격한 강령보다는 개인의 의지에 맡기는 축구 문화를 가지고 있다.
이곳에서는 음주/섹스/취침 시간 등에 관한 그 어떠한 제약도 존재하지 않는다.
뤼카는 경기 다음 날 만취가 되어 연인을 구타하려다가 경찰에 신고됐고, 야닉은 수시로 문란한 파티를 벌여 전반기 내내 폼이 좋지 못했다.
그리고 결혼하지 않았거나 혹은 배우자가 있는 몇몇 선수들이, 집이 아닌 내연녀와 함께 호텔에서 잠을 자고 돌아오거나 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했다.
물론 훈련이 시작되면 다들 집중하고 또 성과도 만들어 내긴 한 데다가, 그 모든 것들은 개인의 사적인 부분에 해당하는 것이라 뭐라 할 부분이 아니기는 했다.
하지만, 난 묻고 싶었다.
전성기를 술과 여자 때문에 날려 버린 호나우지뉴와 같은 문제로 급기야 팀 케미스트리를 박살 내었던 호마리우를 보며 느끼는 것은 없느냐고 말이다.
챔피언이 되길 바라는 마음의 크기는 아틀레티코도 뮌헨과 그리 다를 것 없었지만, 이래서야 노력하는 몇몇이 우스꽝스럽게 되어 버린다.
코케, 가비, 토레스, 후안프란, 루이스, 고딘, 얀.
잘못된 선택으로 재능을 갉아먹는 이들 때문에 희생하는 다른 선수들을 생각하니 조금 부아가 치밀었다.
삐?익!
코너킥을 차기 위해 손을 들어 올리는 코케를 보며, 나는 다시 생각한다.
만약 FC 바르셀로나나 레알 마드리드의 팀 분위기도 이곳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면, 이번에 내가 받은 발롱도르는 온실 속에서 얻은 것이라고 말이다.
뛰어난 동료들과 훌륭한 감독의 전술이 그렇게 만들었을 뿐이며, 난 그것도 모르고 콧대를 한껏 세웠던 것밖에 되지 않는다.
‘웃기지 마.’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그 모든 것을 뛰어넘어 발롱도르를 수상해 왔던 것이라면, 나 또한 그들과 같은 일을 해낼 수 있다.
난.
팡-!
“…….”
직접 코너킥을 띄우는 대신 곁에 있는 가비에게 짧게 볼을 밀어 보낸 코케. 그리고 곧이어 아틀레티코의 주장이 띄워 보낸 크로스가 페널티 박스 안으로 날아들었다.
그리고 그에 뤼카가 힘껏 점프해 헤더를 시도했고, 볼은 옆을 향하지만 다닐 바스가 먼저 머리로 클리어를 해낸다.
살짝 떠오른 축구공은 그렇게 두둥실 떠올라, 골 에어리어 부근에서 대기 중이던 내 앞으로 떨어져 내렸다.
‘다 X까라지.’
동료들의 수준이 떨어지든, 기강이 느슨하든, 혹은 술과 여자에 빠져 스스로를 망치든 내 알 바 아니다.
그들의 삶은 그들이 책임져야 한다.
그리고 만약 그런 이들이 피치 위에서 내 발목을 붙든다면, 난 그것까지 달고 있는 힘껏 내달려 언제든 승리를 가져갈 것이다.
이대로 주저앉는 건, 죽어도 싫다.
펑-!!
떨어지는 축구공을 기다리다, 난 그것이 무릎 높이로 오는 타이밍에 맞춰 오른발을 휘둘렀다. 발등에 제대로 얹힌 발리였고, 축구공은 빠르게 골대로 뻗어 나갔다.
페널티박스 안에 많은 사람이 모여 있었지만, 그 모든 이들의 머리 위를 지난 축구공은 그대로 그물에 꽂혀 들어갔다.
셀타 비고의 골키퍼 세르지오 알바레스는 몸을 움찔해 보았지만, 슈팅을 향해 몸을 날릴 엄두도 내지 못했다.
.
(개리 탭하우스)
“In By Gabi. Goes Lucas. Drops to Daoooooooon-!!! SUPERB!! Super Finish by King! Da-On!! 또 하나의 대단한 득점입니다!! ”
.
득점을 확인한 순간, 팬들은 환호성을 내질렀고 나는 곧바로 손을 뻗으며 볼과 가장 가까웠던 이에게 얼른 축구공을 가져오라고 소리쳤다.
그러곤 뒤로 돌아 손을 휘두르며, 얼른 위치로 돌아가자고 했다. 빨리 준비될수록, 경기가 빨리 시작될 테니까 말이다.
그런 다음에는 몸을 옆으로 돌려, 벤치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양손을 휘저었다.
벤치에 있는 모든 사람과 팬들의 환호성이 우리에게 더 많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믿을지 아닐지 모르지만, 꽤 많은 순간 팬들의 목소리와 열기는 피치에서 뛰는 우리에게 힘이 된다.
환호하는 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그 앞에서 영웅이 될 수 있을 것만 같은 착각을 느낀다.
어쩌면 지금 비센테 칼데론의 이들은 내가 팀을 패배에서 구해 내 무승부로 이끌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내가 바라는 것이 아니었다.
짝!짝!짝!
있는 힘껏 손뼉을 두드리며, 난 아틀레티코의 사람들 전체를 향해 소리친다.
“아직 5분 남았어!!! 시간은 충분해!!!”
골이 들어가기 2분 전, 셀타 비고는 이아고 아스파스를 빼고 마르셀로 디아즈(Marcelo Diaz)를 투입했다.
공격수를 빼는 대신 수비형 미드필드를 집어넣은 건데, 그건 2:1의 점수를 유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하지만 이제 경기는 균형을 이뤘고, 공격을 전개하기엔 셀타 비고는 욘 구이데티 한 사람에게 대단히 많은 의존을 해야만 한다.
그러니 내 생각이 옳다면, 이젠 셀타 비고가 2:2에 만족하기로 하며 승리하려는 노력을 포기할 때였다.
우린 그걸 노려야 한다.
{“오-!!”}
“빼앗겼어!”
“에-이!! 집중해!!”
경기가 다시 시작되고, 셀타 비고의 오른쪽 미드필드 진영에서 좋은 압박을 선보인 코케와 니코가 다닐 바스로부터 볼을 가로챘다.
즉각적으로 재압박을 가하려는 다닐 바스였지만, 코케가 절묘하게 몸으로 그것을 방해했다.
조금만 액션이 과해도 주심이 파울을 선언할 건데, 그 선을 절묘하게 탄 것이다.
그리고 드리블을 시작한 니코가 볼을 지켜 내며 공격에 가담할 시간을 벌어 주는 사이, 최고 속력으로 스프린트를 시작한 내가 손을 앞으로 내리며 목소리를 높였다.
“니코-!!!”
이전 코케가 패스를 전달하지 못했던 것과 비슷한 장면이었지만, 제대로 수비를 벗겨 낸 니코는 실수를 하지 않았다.
팡-
패스가 전달되어 오고, 나는 축구공에 시선을 고정한 채 스프린트에만 집중했다.
다소 강하게 찬 탓인지 축구공은 빠르게 사이드라인과 가까워지고 있었지만, 그래도 완전히 선 밖으로 나가기 전에 살려 두는 것에 성공했다.
그리고 그 순간.
“에-이!! 나갔어!!”
우고 마요가 수비를 멈추고 스로인이었다며 어필을 하는 실수를 저지른다. 설사 선 밖으로 볼이 나갔다고 해도, 일단 수비를 먼저 한 뒤에 주심에게 어필하는 게 옳다.
라인 밖으로 조금 벗어났었던 나는, 고개가 완전히 옆으로 돌아간 우고 마요의 옆으로 볼일 밀어 넣었다.
그제야 정신을 차린 마요가 화들짝 놀라 몸을 들이밀려고 해 보지만, 나와 축구공 모두 이미 그를 지나친 뒤였다.
“…….”
일단 한 번 페널티 박스 안을 바라본다.
조금 더 드리블을 할지, 아니면 빠르게 볼을 안으로 보낼지를 판단하기 위해서 택한 행동이다.
현재 나와 가까운 쪽엔 케빈 가메이로가 대기 중이었고, 조금 먼 곳에서 앙투안 그리즈만이 페널티박스를 막 통과하려 하고 있었다.
셀타 비고의 수비는 가메이로만을 보는 상황.
그리즈만은 완전히 자유롭다.
‘그렇다면?’
파앙-!
“????”
“???”
{“오오오오-!!”}
관중석에서 탄성이 터져 나온 이유는 내가 왼발이 아닌 오른발 아웃프런트로 엇박자에 크로스를 보내는 선택을 했기 때문이었다.
회전을 먹은 축구공은 가메이로와 그 주변에 모인 수비수들을 지나쳐 그 뒤쪽 공간으로 날아갔고, 텅 비어 있던 곳으로 뛰어든 그리즈만은 내 크로스에 정확히 왼발을 가져다 댔다.
굴절되는 것처럼 곧바로 방향이 꺾인 축구공이 다시 한번 셀타 비고의 골대 안으로 들어가고, 그것을 확인한 나는 선 자리에서 주먹을 세차게 휘두르며 소리를 내질렀다.
[X까 씨팔!! 내가 최고야!!!]후반 42분과 후반 43분.
동점과 역전이 차례대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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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리 탭하우스)
“It`s Brilliant Work!! 앙투안 그리즈만!! 그리고 다온!! 이 두 명의 환상적인 선수가 다시 한번 훌륭한 호흡을 선보이면서 아틀레티코에게 역전을 안겨다 줍니다! 몇 분 전까지 고요했던 경기장이 달아오릅니다! 시메오네도 기쁨의 셀레브레이션을 보여 줍니다! 멀리 달려가는군요! Another High Class Goal and High Class Evening. This is football Ladies and Gentleman. This is Amazing Football.”
.
.
.경기 결과(La Liga 22R)
아틀레티코 3 : 2 셀타 비고
[골] 페르난도 토레스 : 전반 10분(김다온)김다온 : 후반 42분
앙투안 그리즈만 : 후반 43분(김다온)
김다온 ? 97분 출전(1골 2어시스트/평점 8.9/M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