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915)
880화 One Team (10)
(가이 모브레이) – BBC 코멘테이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그리고 이건 페널티가 될 수 있습니다! 주심의 판정이 중요해지겠네요! 선에 거의 걸친 지점입니다! 한국의 김민재가 호날두의 발을 걸었습니다!”
.
.
.전반 03분
포르투갈 0 : 0 대한민국
오랜 기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세계 최고의 선수로 지내왔다. 특히 기술은, 길게 길러 뒤로 넘긴 머리 아래로 더듬이 하나를 내린 젊은 시절부터 최고였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걸 가능하게 했던 건 엄청난 노력일 거다.
호날두의 워크에씩은 의심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호날두가 단순한 테크니션 이상이 될 수 있었던 건, 타고난 축복받은 신체 때문이었다.
운동을 해 본 사람이라면, 신체조건을 타고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알고 있을 것이다.
근력, 순발력, 반사신경, 동체시력 등.
후천적인 노력으로 갈고닦는 일에 한계가 존재하는 영역에서 날 때부터 우위에 있다는 건, 처음부터 이미 스포츠카를 타고 있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기에 나는.
“민재야! 민재!!”
“…….”
“괜찮아. 침착해. 페널티는 아니잖아. 근데 잘 들어. 내가 말했지. 먼저 다가서지 마. 절대 먼저 가지 말라고. 뒤에 반응하고 거리만 늘 좁히고 있어. 알겠지?”
“……네.”
민재도 축복받은 신체조건을 가지고 있는 녀석이다. 190cm가 팀 내에서 세 번째로 빠르다면 말을 더 보탤 필요조차 없다.
하지만, 본인이 지닌 피지컬이 어느 정도인지라든가 그것을 올바르게 활용하는 법을 알지 못한다. 아직 어린 것도 있지만, 교육을 받지 못했다고 설명하는 게 더 정확하다.
“영권!! 쟤 잡아, 쟤!! 14번!!”
왼쪽 페널티라인 바로 앞에서 허용한 프리킥에 대비하며, 나는 수비진영에 소리쳐 선수를 놓치지 말 것을 주문했다.
볼 앞에는 호날두가 있었고, 그는 높은 확률로 직접 프리킥을 처리하려고 들 것이다. 각도가 조금 없긴 하지만, 언제 그런 것을 신경 쓰던 남자던가.
삐?익.
휘슬이 불리고, 호흡을 가다듬은 호날두가 특유의 사전 동작을 가져가며 볼의 앞으로 빠르게 다가섰다.
퍽-!
“…….”
“!”
호날두가 걷어찬 축구공이 벽을 세운 이들의 머리를 넘어 골대가 있는 곳을 향해 곧바로 날아든다.
심리적인 허점을 노려 가까운 쪽 포스트로 찬 슈팅에, 현우 형은 움찔하기만 할 뿐 전혀 반응하지 못한다. 모두가 반대 방향을 예상한 순간, 호날두 홀로 다른 그림을 보았던 거다.
그런 현우 형의 모습에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순간, 유독 반갑게 느껴지는 소리 하나가 귓가를 때렸다.
투웅-!!
{“우오!!”}
왼쪽 포스트의 바깥 부분을 맞은 축구공이 그대로 퉁겨져 골라인 밖으로 벗어난다.
이번에는 골대가 우리를 구한 셈이다.
‘후우~ 살았어.’
아쉬워하는 호날두가 하늘을 올려다보고, 한숨 돌리게 된 나는 팀 전체를 향해 박수를 보내며 초반 기세에서 밀리지 말자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곤 한 번 더 민재의 등을 두드렸다.
“그냥 잊고 넘어가.”
“…….”
민재는 분명 앞으로 더 좋은 수비수가 될 거다. PL에서 자신의 신체를 활용하는 법을 배우게 될 테고, 수준 높은 무대에서 실수도 해 가며 얻는 것도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대중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저 친구 덩치는 저래도 섬세한 완벽주의자다.
과거부터 나를 집요하게 따라다니며 이것저것 질문을 해 오곤 했는데, 그럴 때면 자신이 생각했던 것이라든가 실수했을 때의 내용이 담긴 수첩을 꺼내곤 한다.
그렇게 내게서 조언을 구하고 나면 훈련이나 실전에서 곧바로 내용을 적용했다.
‘그거야. 진즉 그렇게 했어야지.’
이번에도 민재는 내가 했던 주문을 잘 소화해 냈다. 한 번 실수 하기는 했지만, 지금은 호날두에게 무리하게 달라붙는 대신 일정 거리만을 유지하는 수비를 택하고 있다.
덕분에 내가 접근할 시간을 벌 수 있었고, 결국 포위하여 호날두를 막아 내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
{“와아-!”}
호날두에게서 볼을 빼앗은 순간, 관중석에서 한국 팬들의 함성 소리가 크게 터져 나왔다.
피치에 넘어진 호날두는 주심에게 파울이라는 어필을 보내지만, 아르헨티나 출신의 네스토르 피타나(Nestor Pitana) 주심은 그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잠깐 여기에서 재미있는 사실을 하나 말하자면, 네스토르 피타나 주심도 포르투갈 사람들이 불안해하는 이유 중 하나였다.
왜냐하면 2002 FIFA 한일 월드컵 때도, 우리와의 경기에서 배정된 심판이 아르헨티나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양 팀의 승무패가 당시와 다르다는 것을 빼면, 많은 상황과 정황들이 16년 전과 거의 흡사했다.
누가 보더라도 파울이 아니라는 게 명백한 상황에서, 포르투갈 벤치가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도 과거의 기억이 망령이 되어 달라붙어 있어서일 거다.
그리고 난, 또 우린.
“욱-!”
삐?익!!
그것을 이용하려고 한다.
심리전(心理戰)이다.
.
(가이 모브레이)
“파울이 선언됩니다. 리가 그라운드에 넘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포르투갈은 불만이 있는 것 같습니다. 상대 선수가 너무 과한 동작을 했다고 믿는 것 같군요.”
(마크 로렌슨) – BBC 공동-코멘테이터
“동작이 다소 과했다는 부분은 인정합니다만, 지금은 아드리앵 실바가 밀친 것이 맞습니다. 포르투갈은 지금 흐름이 바뀔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합니다. 쓸데없는 어필을 하기보다, 경기 내용 그 자체에 집중해야 합니다.”
.
경기 시작 직후의 기세는 아무래도 포르투갈이 우리보다 더 우위에 있었다. 탈락이 가까이 있어서 그러한 점도 있고, 정신 무장도 나름 잘되어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우리 역시, 조 1위라는 목표가 있다.
간절함에서 뒤질 거라 여긴다면 오산이다.
“형!”
하프라인 부근에서 프리킥으로 경기가 재개되었고, 천천히 빌드업을 하려던 성용이 형에게 소리쳐 패스를 받아 든 내가 포르투갈에 전달할 깜짝 선물을 결정한다.
상대를 위축되게 하고, 우리의 분위기는 좀 더 끌어 올리게 만드는 데 목적이 있는 행동이다.
공간이 그리 넓은 것은 아니었지만, 나는 흥민이 형을 겨냥한 긴 패스를 포르투갈의 수비 뒤로 보냈다.
세드리크 소아르스의 위치가 살짝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는데, 흥민이 형의 발에 패스가 닿는 순간 빠르게 복귀한 소아르스가 걷어차 코너킥이 되었다.
후방에서의 패스 하나로 만든 코너킥이기에, 나름 가성비 좋은 시도였다고 말할 수 있겠다.
.
(존 스트롱) – 미국 Fox Sports 캐스터
“코너킥입니다. 수세에 몰려 있던 한국이 모처럼 공격할 기회를 잡습니다.”
(스튜 홀든) – 미국 Fox Sports 해설위원
“한국이 좋은 팀이라는 건 바로 이런 부분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많은 패스를 시도하는 팀입니다만, 이렇게 롱패스 하나로 상황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키와 다온. 이 두 사람은 언제든 뒤에서 앞으로 길게 볼을 보낼 수 있는 선수들입니다.”
.
.
(이영표) – KBS 해설위원
“지금은 좋습니다. 꼭 중앙을 거쳐서 공격을 전개할 필요는 없거든요? 지금처럼 한 번의 긴 패스로 공격을 시도하게 되면, 포르투갈 수비에 혼란을 가져다줄 수 있습니다.”
(이용광) – KBS 캐스터
“대한민국의 오늘 경기 첫 번째 코너킥입니다. 기성용 선수가 코너킥을 처리하기 위해 움직입니다.”
.
잘 알겠지만, 공격을 하는 게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는 세트피스를 많이 가져가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프리킥이나 코너킥이 수비하는 측에 가져다주는 스트레스가 상당하기에, 자주 세트피스를 시도함으로써 주도권을 조금씩 우리에게 가져올 수 있다.
삑-!
주심이 휘슬을 불고, 손을 들어 올린 성용이 형이 페널티 박스 안으로 축구공을 보낸다. 날카롭게 휘어 들어가는 킥은 제법 매서웠으나, 포르투갈이 클리어를 먼저 해내는 데 성공한다.
그리고 이는 페널티 박스 밖에서 기다리던 재성이 형이 있는 곳으로 떨어졌다.
페널티 박스 안에 있던 포르투갈 선수 중 일부가 재빨리 바깥으로 튀어나온다.
몸을 살짝 뒤로 빼내어 발등으로 볼을 잡아 두는 데 성공한 재성이 형을 보며, 그 오른쪽에서 움직이고 있던 내가 재빨리 목소리를 내어 신호를 보냈다.
“형!”
“…….”
수비를 끌어들인 재성이 형이 옆으로 슬쩍 볼을 밀어준다.
“La!! Pare!!”
(거기!! 막아!!)
포르투갈 진영 어딘가쯤에서 커다란 목소리가 튀어나왔지만, 나는 이미 오른발을 휘두를 준비를 마친 뒤였다.
특별한 목표지점은 없다.
그냥 골대만 볼뿐이다.
“흡-”
숨을 참음과 동시에 오른발이 정점에서 내려서기 시작했고, 발등에 느낌이 전해져 옴과 동시에 참아 왔던 숨을 내뱉으며 호흡까지 축구공에 전달한다.
퍽-!!!
조금 전 호날두의 프리킥 순간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충돌음이 들려오고, 나는 몸이 살짝 떠오르는 것을 느꼈다.
빠르게 뻗어 나가는 축구공은 사람들이 밀집해 있는 곳으로 날아갔고, 그 사이를 용케 빠져나가더니 포르투갈 골대의 크로스바를 겨냥하고 계속 움직였다.
그런데 바로 직후.
“??”
용케 몸을 날린 후이 파트리시우가 손으로 축구공의 방향을 살짝 굴절시켜 크로스바 위로 빗겨 나가게 했다.
{“우오-!!!”}
{“워어…….”}
사실 굴절이 아니었더라도 크로스바를 두드렸을 확률이 높았지만, 그걸 떠나 지금 후이 파트리시우가 보여 준 선방은 분명 눈부셨다.
다이빙한 그가 나를 보며 씨익 웃는다.
나의 첫 유럽 대항전 데뷔 경기에서 스포르팅 CP의 골키퍼를 맡았기도 했고, 이후에도 여러 번 상대로 만났던 경험이 있다 보니 제법 친한 편에 속하는 관계였다.
그런데.
“응?”
직후 주심의 판정이 조금 이상했다.
분명 코너킥이 되어야 하는데, 골킥을 선언한 거다.
얼른 주심에게 다가가 후이의 손에 맞았다고 어필을 해 보지만, 네스토르 피타나는 고개를 가로젓는다.
코너킥을 놓친 것은 분명 아쉬웠지만, 그걸로 주심의 심기를 거스르기에는 남은 시간이 너무 많았다.
VAR이 도입된 첫 FIFA 주관 대회였지만, 애석하게도 그건 페널티킥 상황이라든가 골이 나왔을 때의 오프사이드 및 퇴장 여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순간에만 쓰인다.
그마저도 기준의 일관성이 없고 강팀에게 유리한 쪽으로 쓰이는 형국이라, 몇몇 국가들의 불만도 큰 편이다.
다행히 우리는 아직 VAR에 의해 피해를 보지는 않았는데, 그렇다고 특별히 수혜를 입은 것도 없는 상태다.
‘그래도, 조금 분위기를 바꿨어.’
단순한 착각일 수도 있겠지만, 전반 극초반 달아올랐던 포르투갈에 찬물이 끼얹어진 것 같았다.
지금은 전반 06분.
아직.
‘탐색전이야.’
서로가 서로에게 송곳니와 손톱을 드러내지 않은 탐색전의 단계였다.
***
【같은 시각】 모스크바, 러시아 125167. 레닌그라드스키 거리, 36, 33번 빌딩. 하얏트 리젠시 모스크바 페트로프스키 파크(Hyatt Regency Moscow Petrovsky Park. Leningradsky Ave, 36, Bldg 33, Moscow, Russia).
전 세계가 월드컵 13일 차의 마지막 경기에 집중하고 있는 현재, 조금 특별한 시선으로 대한민국과 포르투갈 경기를 지켜보는 사람들이 있었다.
바로 몇 시간 전 코스타리카를 1:0으로 누르고 3승으로 C조 1위를 확정 지은 프랑스 국가대표팀이다.
이들은 D조 2위와 토너먼트 16강 경기를 펼치게 되는데, 페루를 만나게 되는 경우의 수가 나오는 게 프랑스가 생각하는 최상의 결과였다.
“우~ 지금 봤어?”
“그래. 좋은 태클이야.”
“더 정교해진 것 같아.”
“쟤는 확실히 까다로워.”
“그럼 쟤는 누가 상대해야 할까?”
“글쎄, 킬리안?”
월드컵 전 우승 후보로 평가받은 프랑스는 생각만큼 조별 예선에서 압도적인 전력을 보여 주진 못했다.
대한민국의 전(前) 국가대표이자 현(現) 해설위원이기도 한 이영표는, 행운이 겹쳐 간신히 2:0 승리를 거둔 세르비아전이 끝난 후 프랑스를 [“황금세대가 아닌 도금세대.”]라고 평했다.
당연히 프랑스 선수들은 이를 몰랐지만, 그만큼 이름값을 하지 못했다고 표현하는 게 정확할 것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프랑스는 무실점과 함께 3전 전승으로 조별 예선을 통과하는 저력을 보여 줬다. 지독한 결정력 부족이 고민이었으나, 어차피 이는 개선될 수 있는 사항이다.
울리비에 지루/앙투안 그리즈만/킬리안 음바페/우스만 뎀벨레/나빌 페케르 등.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공격수들이 언제까지고 부진할 리는 없단 믿음도 갖고 있었고 말이다.
“어때, 킬리안? 너 줄곧 갚아주고 싶어 했잖아.”
“……어떤 쪽이든 상관없어요.”
“그래?”
“…….”
객실 뒤쪽 테이블에서, 음바페는 파스타를 먹고 있었다.
3전 전승으로 조별 예선을 통과한 뒤풀이는 드레싱 룸 안에서만 짧게 이뤄졌고, 호텔로 돌아온 뒤에는 모두가 자신의 루틴대로 다음을 준비하는 과정을 이행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서 한 가지 재미있는 건, 음바페가 먹고 있는 파스타 안에 들어가는 재료였다.
마늘과 흰살생선, 선드라이 토마토, 주키니, 가지 또 아스파라거스 등에 이르기까지. 전형적인 ‘다온 파스타’의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이는 다온 파스타였다.
음바페는 몇 달 전 베르나르두 실바와 통화를 하는 과정에서 다온 파스타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이후 메시지로 레시피를 받아 자신의 주메뉴로 삼았다.
외에도 PSG의 몇몇 선수가 같은 메뉴를 주문하기 시작했지만, 누구도 이게 김다온의 레시피임을 알지 못했다.
“뭐, 그래도 한번 붙어 보고 싶긴 해요.”
“그래- 우리도 복수하고 싶기는 해.”
“폴, 너도 그렇지 않아?”
“나? 그야 뭐, 벌써 4년 전의 일이니까.”
“그래? 그거 의외네.”
누구보다 복수심에 불탈 줄 알았던 폴 포그바였건만, 의외로 어른스럽게 대처하는 것을 보며 킬리안 음바페는 배울 것이 많다고 느낀다.
그래서 그는 유독 말이 없는 한 사람을 돌아보며, 포그바에게 던진 것과 같은 질문을 보냈다.
“당신은요?”
“…….”
“앙투안.”
“복수 따위는 부질없어.”
“그래요?”
“기억해, 꼬맹이. 우린 우승하려고 여기에 온 거야.”
“뭐, 그렇기는 하죠.”
“다음 단계로 올라갈 확률이 조금이라도 높아지는 게 옳아. 물론 누구든 우리의 상대가 될 수는 없겠지만, 복수심 따위 같은 것에 정신을 팔고 있을 시간은 없어.”
“……네. 명심할게요.”
다소 머쓱해진 킬리안 음바페가 머리를 긁적이고, 묘하게 바뀐 실내 분위기를 지켜보던 블레이즈 마튀디가 피식하고 웃으며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그가 볼 때, 그리즈만과 포그바는 분명 한국을 꺼리고 있었다. 겁을 먹은 건 아니고, 그냥 마주하기 싫은 감정이다.
이유는 당연히 김다온의 존재 때문일 건데, 각자의 포지션에서 월드클래스 레벨은 두 사람이 동시에 한 남자와의 대결을 꺼린다는 건 재미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하는 블레이즈 마튀디 역시도, 만약 한국과 포르투갈이 16강에 오른다면 한국보다는 포르투갈이 좀 더 편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전력만 놓고 보았을 때는 포르투갈이 한국보다 반수 정도 위였지만, 변수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김다온이 가진 힘이 호날두보다 더 컸다.
김다온이 혼자만의 힘으로 상황을 뒤집고 여러 번의 기적을 연출해 왔다는 건,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전력이 생각보다 더 강하고 또 시합을 치를수록 성장하는 모습이 보인다는 점도, 한국을 피했으면 하는 하나의 이유가 됐다.
물론 어떠한 쪽이든 프랑스가 한참 더 우위에 있고 승리할 확률이 높은 건 사실이지만, 피치 위에 절대라는 것은 없다.
“한국이 흐름을 탔어.”
“…….”
“…….”
좀 더 조용해진 실내.
TV 속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은 포르투갈을 상대로 점유율 우위를 가져가며, 조금씩 상대 진영으로 전진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뒤 손흥민의 날카로운 슈팅이 포르투갈의 포스트를 아슬아슬하게 빗겨나간 순간.
“어쩌면…….”
“그래. 어쩌면.”
폴 포그바와 앙투안 그리즈만의 머릿속엔, 포르투갈이 패배하는 그림이 그려지고 있었다.
전반전 13분.
호르헤 삼파올리와 페르난두 산투스의 전술이 본격적으로 교차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