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222)
〈 222화 〉 222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실까
* * *
1.
기세부터 다르다는 말이 있다.
병귀와 낙귀들의 기세는 민간요괴들과는 확실히 달랐다.
병귀들은 이미 한번 죽어 패배한 자들.
죽어서도 창칼을 쥐고 다시금 싸울 것을 결의한 전사들이다.
낙귀들은 이미 한번 다리를 잃었던 존재들.
이상향을 꿈꾸고 구름다리를 건너다 추락한, 바닥에 떨어진 자의 괴로움을 아는 자들이다.
그에 비하면 민간요괴는 어떤가.
병귀들이 몽골군이면 낙귀들은 무슨 와갤요리같네
움직이는 실패작ㄷㄷ
헬 크리쳐는 못 참지
그럼 민간요리들은?
요괴도 아니고 요리 취급이노ㅋㅋㅋ
시청자들조차 우습게 볼 정도로 기세에서 크게 밀렸다.
“저들은 전사도 아니다. 패배자의 서러움도 모른다. 그저 안온하고 목가적인 나날을 보내왔을 뿐이다! 그런 놈들에게 밀릴 셈이냐!!”
“아닙니다!!”
“그럼 창을 쥐어라! 놈들의 다리를 베어 우리 낙귀들이 감내해온 설움을, 고통을 녀석들에게도 알려주는 거다!”
괴력의 우완.
낙귀병단을 이끄는 그의 연설로 전선의 사기는 고양됐다.
그렇다고 백만대군을 이끌만한 동량의 영웅급 요괴가 쉬운 상대라는 뜻은 아니었다.
둥 둥
“적의 원군이다!”
“배후로 돌아왔어!”
“보초들은 뭘 한 거야!”
순식간에 후방을 치고.
“목책이 이렇게 가까이 있었나?”
“이건… 당했다! 조립식 목책이야. 놈들이 목책을 전진배치하고 있어!”
“이 자식들… 공성에 한눈이 팔린 사이에 역으로 우릴 포위하고 죽일 셈인가.”
포위작전을 개시하고.
“한 면을 돌파해야 해.”
“희생이 크겠군.”
“그래도 하지 않으면 다 죽겠지.”
몰아넣어진 낙귀병단이 큰 피해를 각오하고 일제돌파를 감행하게 만들어놓고도.
“으허억!”
“이, 이놈들은 괴물인가?!”
단지, 악에 받친 낙귀들의 돌진이 능히 한 요괴 당 열 요괴를 당해내는 저력을 발휘했을 뿐.
민간요괴들은 속수무책으로 쓰러지며 포위망의 한 면이 뚫리기 시작했다.
그들은 바닥을 경험해본 낙귀들의 독기를 이해하지 못했다.
낙귀들의 잔혹함을, 폭력에 상한선을 정해두지 않는 난폭함을 이해할 수 없었다.
한 번의 물러섬으로 천국 대신 지옥을 경험한 후회를, 두 번 다시 물러나지 않겠다는 다짐을, 벼르고 벼른 독심을 알 수 있을 리 없었다.
겪어보지 못했으니까.
바닥을 알지 못하니까.
다시는 그런 지옥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독심을 모르니까.
민간요괴들의 의용군은 전략의 성공도, 수적 우위도 살려내지 못했다.
“돌파에 성공했다!”
“이걸로 원군과 합류할 수…”
퍼버벅!
확실히, 민간요괴들은 몰랐다.
단지, 그 차이를 한 요괴만이 이해했다.
고관대면.
일방적으로 학살당하는 민초들을.
발 벗고 나선 의용병들을.
정예병에 맞설 전략을 구사하며 몰아붙이는 전략의 귀재가.
전승을 얼마나 처박아야 저런 짓이 가능함?
일단 전술이랑 통솔관련 스킬트리 두 개는 거의 끝까지 찍힌 듯
돌았네
그 정도면 엔딩스펙인데?
엔딩은 염마왕 조질 때부터 진즉에 지나친 스펙이고ㅋㅋ
몇 회차 수준임?
일단 20회차 애들도 저런 거 못 막음
말이 됨? 20회차인데?
레벨 오른다고 화살이랑 창 ㅈㄴ 처맞아도 데미지 안 입는 건 아니자너
백령신군한테 특공대 빌리고 돌아다니는 루트에서도 저 괴물 만나면 함정 걸려서 몰살당할 듯
강하다. 힘이 아닌 심계의 깊이가.
전장을 제 손바닥 위에 두는 지혜가.
포위망을 탈출한 낙귀병단의 탈출로에 펼쳐진 이중, 삼중의 포위진.
제아무리 낙귀병단의 전투력이 높더라도 적진 한복판에서 휴식도 없이 사방에서 날아드는 공격을 견디며 버티는 것도 한계가 있다.
“원군이 오지 않으면 우린 궤멸당할 거야!”
“틀렸어. 올 리가 없잖아!”
“5만 대군이 궤멸 위기라고. 병귀들이 온다고 달라질 리가 없어!”
“주군도 우리를 버리는 건가?”
“크윽, 패배자 생활은 이제 지긋지긋해. 포로로 잡힐 바에야 마지막까지 싸우겠다!”
사기가 바닥을 치는 와중에도 이 악물고 최후의 저항을 준비하는 낙귀들.
아아악
으아악
그들의 귓가에 비명이 들리기 시작했다.
전장 어디에서나 들을 수 있는 흔한 비명소리가 아니었다.
창칼에 찔려 고통스러워하는 비명과는 명백히 다르다.
그들에게는 보다 익숙한…….
마치, 높은 곳에서 지상으로 추락할 때 지르는 요생 최후의 처절한 절규에 가까웠다.
휙 휙휙
민간요괴들이 치켜든 빽빽한 창칼의 벽 너머로 언뜻 무언가가 비쳤다.
“요괴?”
“잘못 본 거 아니지?”
처음에는 낙귀들과 같이 어리둥절해하던 민간요괴들도 점점 표정이 변했다.
무리 후열에서부터 일어나는 동요가 차츰, 한 줄씩 앞으로 전해지며 마치 도미노처럼 창칼이 기울어졌다.
적을 앞두고 이러면 안 되는 걸 알면서 고개가 돌아가고, 창칼이 엉뚱한 방향으로 돌아갔다.
“저거 위에 하늘 나는 거, 옆집 사는 도깨비 아니야?”
“맞는데…?”
“뭐, 뭔가가 오고 있어. 뭔가가 요괴들을 닥치는 대로 날려버리면서 다가오고 있어!!”
겹겹이 펼쳐졌던 포위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낙귀들은 좀전까지와는 다른 의미로 다급해졌다.
“어어, 저 새끼들 이리로 온다!”
“밀리면 압사 당한다!
“무조건 버텨!”
낙귀들의 상황은 강에서 그물 하나를 들고 펄떡이는 물고기 떼의 습격을 당하는 것과 같았다.
그렇다.
습격이다.
살기 위해 무작정 몸부터 들이밀고 달려드는 민간요괴들의 돌진은 지금까지의 모든 교전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사상자를 만들었다.
살기 위해 뚫으려는 자와 살기 위해 버티려는 자들이 부딪혔으니, 이제는 정말 죽기 살기로 싸울 수밖에 없다.
와르르르
민간요괴들의 전열붕괴가 한층 가속됐다.
지금까지의 붕괴가 후방이 무너지는 공포심이 전방까지 전해지며 패닉에 빠진 전방 요괴들에 의해 벌어졌다면.
이번 붕괴는 후열을 모조리 갈아버리고 중열까지 도달한 습격으로 인해 벌어졌다.
쾅쾅쾅 쾅쾅
마치 태풍에 휩쓸린 개구리 떼가 처음에는 한두 마리씩 바닥이나 건물 간판을 두들기듯이 시작해서.
어느덧 간판이 기울어지고, 건물 창문이 깨지고, 길바닥이 추락한 개구리들의 시체로 뒤덮이는 것처럼.
드문드문 날아올랐다가 떨어지는 시체들이.
어느 순간부터 폭격처럼 빗발치기 시작한다.
무언가에 치인 것처럼, 혹은 찢긴 것처럼. 구겨진 몸이나 사지 중 일부가 날아간 몸으로 튕겨 나오는 요괴들이 점점 늘어났다.
지금 전장에서 일어나는 일.
그 또한 다르지 않았다.
뒷걸음질 치다 넘어져 동족들에게 밟혀 죽은 이들은 차라리 사정이 나았다.
자신이 무엇에 죽어야 하는지 직접 몸으로 겪기도 전에 죽었으니까.
마침내 전열까지 도달한 습격의 실체에 민간요괴들이 눈물범벅이 된 얼굴로 앞의 동료들을 향해 미친 듯이 부딪히고, 등을 때리며 재촉했다.
심하면 창으로 전열의 동료들을 찔러 쓰러뜨리고 그 틈으로 빠져나가는 이들도 있었다.
그럴 만도 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검 한 자루로 검붉은 궤적을 겹겹이 날리며 시체를 양산하는 미친 인간이 쫓아오는데, 어찌 제정신일 수 있겠는가.
요괴들에게 인간은 치즈버거였다.
풍미가 좋은, 맛있게 조리된.
그저 일용할 양식에 지나지 않았다.
만일 그 치즈버거가 사방으로 플라즈마 광선을 쏘며 행인들을 죽이고 건물을 무너뜨리기 시작한다면 어떨까.
당연히 도망칠 수밖에 없다.
그런 미친 치즈버거의 학살극을 막으려면 손에 뭘 들고 있더라도 역부족이다.
참혹.
유린.
학살.
그리고 정적.
그 많던 포위가 모조리 뚫렸다.
꺾이고 부러지고 잘려나간 시체들이 좌우로 산을 쌓으며 중앙으로 길을 열었다.
탁 트인 길을 따라 나오는 묵언검객.
피로 잠긴 길.
그 위를 걸으면서도 발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운 그녀.
“주군이시다.”
“묵언검객님이 직접 우리를 구하러 오셨어.”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실까?”
그녀를 우러러보며 요괴들이 말했다.
“아직 피가 부족한 거 아니야?”
“더 베고 싶다고 아쉬워하는 것이 틀림없어.”
“으으, 저 요사한 눈빛 좀 봐.”
“완전 피에 굶주렸어.”
“우리까지 베려는 건 아니겠지?”
낙귀들이 궁금해 하면서도 동시에 두려워하는 말없는 주군의 속마음.
‘일류의 경지로는 이럴 때가 번거롭네요.’
경지가 오르면 칼질 한 번이면 끝날 텐데.
일류라서 사십 번이나 휘둘렀어요.
낙귀들의 예상과 다르지 않을.
안다면 분명 모두가 두려워할 생각이었다.
[일신의 무력으로 포위벽을 구축하던 십만대군을 무너뜨렸습니다.] [전멸 직전의 위기에서 벗어난 부하들이 당신의 무력에 깊은 인상을 받고 있습니다.] [부하들의 뇌리에 깊이 새겨질 훌륭한 마무리를 지으십시오.]【상호작용 선택지】
[대살육의 끝에 당신은….]1. 피칠갑을 하며 웃는다.(학살의쾌감)
2. 숨이 붙은 적들을 확인사살 한다.(냉혹한판단)
3. 감히 무릎을 꿇지 않고 시선을 마주친 부하의 목을 벤다.(군율강화)
4. (말없이 검을 들고 앞장선다.)
[▶4. (말없이 검을 들고 앞장선다.)] [세력특성으로 강행 1이 추가됩니다.] [당신의 세력구성원은 강행 1 효과를 상시 누릴 수 있습니다.]뛰어난 군략은 오합지졸로도 대군을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
그러나 압도적인 개인은 대군을 위기에 빠뜨리는 계략마저도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다.
그것을 두 눈으로 목격한 산증인이 된 낙귀들은 세차게 뛰는 심장을 느꼈다.
“오오, 주군께서 더 많은 피를 바라신다!”
“뒤를 따르자!”
정면으로 잔재주를 박살낸 몰살검객과 그녀의 군세가 고관대면의 본대를 향해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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