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307)
〈 307화 〉 307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심각한 대회개최 중독증
* * *
1.
셰프가 멋쩍은 얼굴로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손님. 저희 직원이 예약을 잘못 잡아서 식사시간이 겹쳤군요.”
“아 그럼 저분들 식사 끝나면 다시 오겠…”
[앉아요.]해응응이 팡팡 하고 옆자리 좌석을 손바닥으로 내리쳤다.
이해찬은 울상을 지으며 얌전히 자리에 앉았다.
ㅋㅋㅋㅋㅋㅋ
사자 앞의 가젤ㅋㅋ
독수리 앞의 혐냥이ㅋㅋ
묵언검객 앞의 수귀자폭병ㅋㅋ
나 이거 알아. 패배한 용사는 마왕에게 붙잡혀 조교되었습니다 오프닝 씬 맞지?
이 무슨 기가 막힌 우연이냐며 신이 난 시청자들의 채팅.
필사적으로 그 채팅을 읽으며 소통하는 척 하는 이해찬의 얼굴이 부쩍 따갑다.
얼굴만 놓고 보면 절세미녀지만 인성만 놓고 보면 마왕이 따로 없는 마왕검객이 옆에서 자기 얼굴을 빤히 들여다보는 상황.
이해찬 : 얘들아 살려줘
ㅋㅋㅋ
형 들켰어!
다잉메시지는 눈에 안 띄게 보냈어야지ㅉㅉ
유언은 정말 그걸로 괜찮으신가요?
용사 이해찬은 그날 이후로 두 번 다시 방송을 키지 못했다고 한다…
흑흑 너무 슬퍼
“이야. 이해찬씨는 프로 스트리머라서 그런가 소통을 멈추질 않으시네요.”
“별 말씀을요. 이거 다 중독이에요. 가끔은 방송 끄고 혼자도 살고 그래야 되는데 뭐만 했다 하면 이거 브이튜브 각 아닌가? 싶어서 그만…”
“아, 가끔 그럴 때 있죠.”
“우지우씨도 혹시 방송 하십니까?”
“방송은 아니고, 지금 농땡이 치면 안 걸리고 1시간은 놀겠다거나 저기 짱박히면 남들 눈에 안 띄겠다 싶을 때 있지 않습니까. 하하.”
이 자리가 불편했던 두 남자는 필사적으로 대화를 섞으며 해응응에게서 고개를 돌렸지만 그건 현명한 선택이 아니었다.
만악의 근원은 주둥아리에 있다.
제 입으로 길드장 앞에서 농땡이를 치고 다녔다는 사실을 고백하는 우지우 때문에 이해찬은 화들짝 놀랐다.
ㅋㅋㅋㅋㅋㅋㅋ
사망플래그 추가
혼자 죽으면 쓸쓸할까봐 같이 죽으려는 듯
스파이더맨좌 의리 있네
왜 저래 진짜ㅋㅋㅋ
당신은 죽을 수도 있습니다
“어휴. 속이 타니 뭐라도 먹고 마시고 싶네. 셰프, 여기 술도 나옵니까?”
“예, 시원한 청주로 한 잔 드리겠습니다.”
“데운 정주는 없어요?”
“선 넘네.”
“예?”
“누가 스시에 데운 술을 마십니까? 거 그런 이상한 습관 들이면 맛알못 소리 듣습니다.”
이때다 싶어 신나게 꼽을 주며 해응응 앞에서 지식을 과시하는 셰프!
아ㅋㅋㅋ 폭탄이 저기도 있네
그냥 술만 줘 무친 셰프련아!!
“아, 알았으니까 청주라도 빨리 주세요.”
[배고파요.]심지어 배고픈 해응응까지!
배고픈 맹수는 사람을 찢어요
일단 입구에 있는 참치를 던져주고 도망쳐
음식점이 음식이 돼서 먹히는 곳이냐고
시청자들의 농담이 조금도 농담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이해찬은 냅다 제 앞으로 나온 게살수프를 해응응에게 밀어주었다.
“이거 드세요. 술이랑 수프는 좀 안 맞으니까 양보해드리죠.”
“쯧.”
셰프는 기분이 언짢았다.
맛도 모르는 여자여도 얼굴이 예쁘니까 환심 좀 사고 싶었는데, 웬 스트리머라는 녀석이 나타나서 금태양마냥 관심을 독차지하지 않는가.
스윗하게 제 몫의 음식을 양보하는 모습도 꼴사납고 하여간 다 마음에 안 들었다.
“주지 마세요.”
그래서 꼬장을 부렸다.
“정량을 지켜야 더 맛있게 먹을 수 있거든요? 오마카세는 전적으로 셰프를 믿으셔야 합니다.”
“아니 미친. 셰프님은 또 왜 이래?”
“그분 좀 에고가 강하죠?”
그만해 미친놈아 우리가 너 살려주는 거야.
애타는 이해찬과 우지우의 마음도 몰라주고 더욱 기분이 상한 셰프.
“손님들은 에티켓을 좀 배우셔야겠어요. 식사예절이 너무 없으신 것 같습니다.”
기어이 꼽을 넘어서 노빠꾸로 도발을 박았다.
우지우와 이해찬은 그 말에 기분이 상하기보다 간담이 서늘해졌다.
해응응이 별 미친놈을 다 본다는 얼굴로 한껏 흥미진진해하고 있다.
“지금 그 말 책임질 수 있습니까? 저 방송 중이고 시청자들도 다 보고 있는데요?”
“아니, 그보다 요리 좀 하면 손님을 이렇게 무시해도 됩니까? 저희 사장님은 그냥 배가 고팠을 뿐인데 이런 모욕을 당하다니요!”
해으응이 날뛰기 전에 재빨리 선수를 쳐서 화를 내는 두 사람.
그러나 얼버무리기에는 이미 늦었다.
[재밌네요. 돈을 쓰면서 이렇게까지 홀대를 당한 적은 처음이에요.]엄밀히 말하자면 아주 처음은 아니다.
그놈의 원수 같은 하오문에는 사회에서 천대받는 직종의 종사자들이 많다.
기녀나 악사 외에도 점소이나 숙수, 객잔주인도 이에 해당한다.
‘문주의 총애를 받는 저를 시기하고 괴롭히던 숙수도 있었죠.’
힘이 없던 시절, 그깟 지식이 뭐라고 별 것 아닌 힘으로 그리도 그녀를 핍박하던지.
춘권은 밑간과 속재료 볶음, 밀가루 피의 두께와 적절히 달군 기름에 튀기는 기교를 통해 만들어지는 튀김음식이다!
겉바속촉의 묘리를 살리지 못하는 어설픈 요리실력으로 덤벼도 좋은 요리가 아니란 말이다!
알았으면 시키는 대로 밀가루 피만 만들고 두 번 다시 주제넘게 끼어들지 마라!
지나고 보면 돈 몇 푼에 살 수 있는 음식에 지나지 않았다.
숙수는 그저 요리라는 자신의 전문분야를 누군가가 침범하는 것이 두렵고, 권력을 지키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며 겁을 줬을 뿐.
[이해는 해요. 장인이 자신의 기술에 자부심을 가지거나 괴팍한 성질을 지니는 건.]“거 괴팍하다니 말 함부로……”
해응응의 손톱이 테이블을 따앙 소리가 나게 퉁기자 테이블을 짚고 있던 셰프의 손바닥에 쩌적 소리를 내며 살얼음이 끼었다.
[잠자코 들으세요. 아직 제가 자비심을 보일 때.]“허어억! 소, 손이……!”
이해찬은 알아보았다.
그것이 가스트로의 기술과 해응응의 빙결의 기술이 합쳐진 융합기술임을.
도무지 정체할 줄을 모르고 미친 듯이 우상향만 거듭하는 해응응의 무위는 이제 무술을 넘어서 숫제 마법처럼 보였다.
[저는 무례한 사람의 머리에 칼을 내지르는 걸 좋아해요.]“사, 살려주세요!! 사람 살려!!”
[그래도 정말로 실력이 있는 장인이라면 한 번 정도는 무례함을 용서해줄 수도 있어요.]“잘못했습니다. 두 번 다시 손님들에게 불편을 끼치지 않겠습니다!”
[사과는 받아줄게요.]휴. 칼부림은 안 일어났군.
이해찬과 우지우, 셰프 세 사람이 나란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당신이 사과를 받아줄 가치가 있을 정도의 셰프라는 사실을 확인한 다음에요.]다만, 안도하기에는 아직 일렀다.
“저, 자격증이라면…….”
[저는 남의 기준으로 평가하지 않아요. 오직 제 눈으로 본 실력만 믿어요.]“혹시 대한 오마카세 협회에서 나오셨습니까?”
그건 또 뭐야.
지 멋대로 오마카세라고 이름 달고 나오는 음식점들 때문에 생긴 협회임ㅇㅇ
이왜진
이딴 협회가 진짜로 있네ㅁㅊㅋㅋ
신기하긴 하지만 해응응은 부정했다.
[그 협회 사람은 아닌데요.]“아니 협회 사람도 아니면서 제 실력을 어떻게 평가를 하겠다는 겁니까?”
[대신 협회 사람을 심사위원으로 초빙할 수는 있겠죠.]심사위원.
이제는 익숙하고도 불길한 그 이름에 우지우가 설마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대회를 열려고 그러십니까? 설마 패자는 목숨을 잃는 어둠의 요리사 배틀대회라도 여시려는 건 아니죠?”
[그거 재밌겠네요.]셰프가 충격 받은 얼굴로 우지우를 돌아봤다.
말을 꺼낸 우지우도 충격받긴 마찬가지였다.
“왜, 왜 그런 얼굴로 쳐다봐! 난 그냥 물어봤을 뿐이잖아요! 내 탓 아니야!”
[그래도 이번에 열 대회는 아니에요.]까비
근데 왤케 대회를 좋아함?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심각한 대회개최중독증입니다.
흥, 웃기는 소릴. 당신이 날 치료하고 싶다면 금일 오후 6시에 개최하는 최고의 정신의 대회에서 입상을 하시오.
“휴.”
[이번에 열 대회는 천하제일무림숙수대회니까요.]“……내 휴 돌려내. 전혀 안심할 일이 아니잖아!”
아무리 천하태평한 우지우라도 뭔가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다는 자각은 있다.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길드장이 굉장한 소리를 입에 담을 적에는 언제나 엄청난 대소동이 벌어지고는 했다.
당장 저 이해찬의 검투사키우기가 게임리셋 수준으로 대격변을 맞이한 것도 저런 태평한 얼굴에서 비롯되지 않았던가.
“와씨……. 내 일도 아닌데 속이 막 쓰리네.”
트라우마가 자극당한 이해찬도 부르르 몸을 떨었다.
무례한 셰프의 언동도 갑자기 막 가엾고 불쌍해보이는 마법!
해응응의 표적이 된다는 사실은 그 정도로 동정심을 유발하는 사태였다.
“거 힘내십쇼. 왜 요리사 대회가 아니라 무림숙수 대회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빠르게 포기하고 기권하면 고생은 덜할 겁니다.”
“예? 아니, 그게 무슨…”
“뉴스, 안 보고 살죠? 당신 지금 해남파 길드장한테 찍힌 거예요.”
“해남파 길드장이라면…… 그 마왕검객?!”
“…어떻게 연상키워드가 마왕검객이 1순위지? 이 인간은 대중한테 뭐라고 알려져 있는 거야?”
뭐, 그다지 알고 싶지도 않았다.
저 가엾은 숙수…… 아니, 요리사도 자기 업보를 치르는 것뿐이니까.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