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437)
〈 437화 〉 437 최강의 분신
* * *
1.
일천 초식이 넘도록 오가던 공방.
백중지세의 파탄은 부기걸의 일장과 함께 찾아왔다.
카아앙!
몸으로 받아내고 견딘다.
그런 각오를 도저히 끝까지 이어나갈 수 없는 무시무시한 힘이 실린 일장.
가까워질수록 더욱 깊이 체감하였다.
당한다면 그 순간이 끝이다.
대요괴는 처음으로 부기걸의 공격에 반응했다.
심지어 묵언검객의 첨예한 공격보다도 우선시하면서.
푸슈슈슉
강고한 요력의 결집체인 육신의 일부가 검에 실린 침투경에 점토조각처럼 무너져 내렸다.
잃어버린 것은 팔뚝 하나.
검이었기에 차라리 이 정도였다.
부기걸의 혼신을 다한 일장에 당했다면 몸의 반절을 일격에 소실 당했으리라.
“분하구나. 이 손으로 직접 끝낼 수 없어서.”
“충분했다. 짐을 궁지로 몰기에는.”
일장의 내지름 끝에 손을 도로 회수하는 부기걸.
그녀의 팔이 되돌아가는 궤적.
그 너머로부터 쏘아지듯이 독연의 구름을 딛고 날아든 묵언검객이 마침내 도달했다.
자신의 간격에.
참살지옥을 재현할 수 있는 간격에.
대요괴의 최후를 고할 수 있는 최적의 위치에.
“상당한 궁지다.”
“이것을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지.”
“인정하마.”
“너의 검력은 짐의 최강을 넘어섰다고.”
대요괴는 받아들였다.
자신의 약함을.
“그래도 멀었다.
“최강은 잃어도 최흉만큼은.”
“이 몸의 먼 미래에 대비한 안배만큼은, 그 누구도 능가할 수 없다!!”
찰나지간, 팔 한쪽이 가루가 되어 흩어짐에도 맞서는 대신 전승의 발현을 선택한 대요괴.
그의 부름에 딸려온 물건은 정말 어느 누구도 예상치 못한 물건이었다.
“?!”
“저 거울은…”
방랑상인과 진혈추적자.
남매를 파멸로 몰아넣었던 불길한 물건.
“이 거울의 진정한 사용법을 보여주지.”
“그렇게 둘 것 같나요?”
콰지직!
순식간에 가루가 되어 흩어지는 거울.
그것이 발동조건이 되어, 끝을 모르는 대요괴의 전승이 또 다른 전승효과를 발동했다.
[히든페이즈의 트리거가 발현되었습니다.] [Story mode가 재생됩니다.]2.
[Story mode]요괴왕의 경지에 도달한 대요괴.
삼백년의 정신고조로 검기를 가다듬은 묵언검객.
그 지고한 싸움이 거울의 파편 하나에 담겼다.
촤아아아아─
깨진 거울이 바닥으로 떨어지던 도중.
허공에 정지하듯이 멈추어 섰다.
1초를 백년처럼 연장시키며 정신을 마모시키는 기술.
전율스러운 기운이 거울파편의 추락을 정지시켰다.
[알고 있다.] [이 대결은 이 순간부로 끝이 났음을.] [거울의 파편이 바닥에 닿는 순간, 정지되었던 시간은 풀려나고 짐은 패배하겠지.]정지된 거울의 파편.
그 너머로 한 장의 만다라의 꽃잎이 나풀나풀 떨어져내렸다.
한 장의 잎으로 하나의 미래를 내다보는 예언의 힘.
그것을 대요괴는 깨진 거울의 파편으로 펼쳤다.
분명히 있을 것이다.
이 많은 파편 중 하나만큼은.
세상 어딘가에는 자신이 승리할 가능성이.
많이도 바라지 않는다.
하나.
오직 하나만 있더라도 충분하다.
그 하나를 현실로 불러올 수 있다면 이 대결은 그의 승리로 뒤집히니까.
[찾았다.]대요괴는 웃었다.
부기걸이 배신하는 미래.
그녀의 일장이 자신이 아닌 묵언검객을 칠 가능성.
그것으로 인과는 뒤집히고.
백중지세의 순간에서 패배하는 자는 자신이 아닌 묵언검객으로 변한다.
[가엾구나. 극한의 노력으로 한계를 뚫어낸 일장이 도리어 묵언검객의 최후를 불러왔으니.]더할 나위 없는 절망.
영겁토록 다시는 찾아오지 않을 호기를 잃어버리고 무너질 부기걸의 정신이란 얼마나 감미로울까.
구관이 명관이다.
역시 그에게 걸맞은 여인은 묵언검객이 아닌 대살귀 그녀였다.
아니, 지금은 부기걸인가?
부르는 이름이야 무엇이든 좋다.
어차피 그만의 인형으로 영겁토록 전락할 몸.
실 끊어진 인형처럼 자신의 품속에서 흔들리며 환희와 절망을 느끼며 울부짖을 모습이 그려진다.
거의 다왔다.
승리는 지척이다.
이 미래가 현실에 도착하기만 한다면.
그것으로 직전의 대결의 승패를 덧씌우기만 한다면.
[그렇게 둘 것 같은가?] [백령신군! 어떻게 시간개변의 틈새에 침투를!!]진즉에 힘이 다해 패퇴했다고 여겼던 백령신군.
이루어질 수 없는 북벌과 함께 자멸해야 마땅할 그가 두 눈 가득 새하얀 귀화를 내뿜으며 다시금 그의 앞에 나타났다.
그는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묵언검객의 뜻밖의 분전에 존재감을 감추고, 철저하게 자신을 낮추며.
자신이 끼어들 최적의 순간을.
그리고 마침내 그 순간이 도래하자 아껴왔던 마지막 비수를 꺼내들었다.
미래를 취사선택할 수 있는 예언의 힘.
그 마지막 한 장이 그의 손바닥 위에서 빛났다.
[그대가 찾아 헤매던 신선은 묵언검객이 아니었다.] [대신, 이 백령신군의 세력에 귀의하였지.] [이것은 신선이 허락한 유일한 기회.]백령신군의 손끝에서 눈부신 백광과 함께 만다라의 잎이 신력을 내뿜었다.
[서로 다른 가능성이 충돌한다면 쌍생의 가능성은 대치를 이루니.] [그대가 고쳐 쓴 역사를, 이 마지막 만다라의 잎이 다시금 고쳐 쓴다.]대국은 다시금 변화한다.
부기걸의 일장이 묵언검객을 가격하는 미래.
그것이 깨져나가는 거울의 파편 중 하나에 닫혀 사라지며 새로운 현실이 강제되었다.
[오…오오오!] [사라진다.] [짐에게 허락된 영겁지존의 힘이.] [천하독존의 요괴왕의 힘이…!] [네놈, 대체 무슨 가능성을 불러온 것이냐!!]제관을 쓴 백령신군의 고결한 자태.
창백한 그의 낯에 승리에의 확신이 어렸다.
[최후의 승자를 꿈꾸는 것이 어디 너희뿐이랴.] [이것은 내게 있어 가장 유리한 미래.]3.
[Story mode]백광이 세계를 뒤덮은 뒤.
변화한 미래가 대요괴의 눈앞에 펼쳐졌다.
[저, 저것은…!]보인다.
요괴왕으로서의 자신과 극상의 경지에 달한 묵언검객이 거울의 파편 속에서 싸우는 모습이.
전승은 발동했다.
그러나 그 효과가 뒤바뀌었다.
요괴왕으로서의 자신과 대요괴로서의 자신.
둘을 분리한다.
지금까지의 분신과는 명백히 다른 자아의 분리.
미래의 자신과 현재의 자신.
그 둘이 별개의 존재가 되어버렸다.
[전승의 융합?!]이름은 같지만 안에 담긴 힘이 다르다.
대요괴는 깨달았다.
백령신군이 선택한 미래의 가능성이 무엇인지.
그는 찾아내고야 말았다.
대요괴가 요괴왕이 되어 진화한 능력이 그도 모르는 사이에 전혀 다른 성능으로 변화할 가능성을.
발동의 순간에는 미처 몰랐지만.
몸이 분리된 뒤에는 깨달은 가능성을.
저 거울의 파편이 바닥에 닿을 때.
요괴왕으로서의 미래의 자신과 반요곡 최강의 생물체로 거듭난 묵언검객.
저들이 온전한 시간 속으로 해방될 것임을.
그는 이미 끝났다.
저 파편이 해방된다고 한들, 그는 대요괴.
요괴왕이 아닌 쪽의 대요괴.
미래의 힘을 불러오지 못한 현재의 자신.
알 수 있다.
미래의 자신이라면 그런 나약한 자신마저도 으로 집어삼킬 것임을.
[터무니없는 미래를 불러왔구나. 백령신군이여. 이 대요괴가 둘이 되어 공존하는 세계선이라니.]전장의 저편.
뜻하는 세계를 불러낸 백령신군은 고고한 자세로 백우선을 거머쥔 채, 자리를 지킬 뿐.
그를 따르는 백귀야행의 군세 또한 교전을 벌이는 척, 전선의 모든 압박을 묵언검객의 군세에 일방적으로 떠넘기고 있다.
개변된 미래.
마지막까지 방관한 채로 최후의 승자가 되겠다는 심산이 노골적으로 보인다.
실로 아니꼬운 모습이지만 그것에 불만을 표할 여유조차도 없다.
“어찌된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대요괴는 미래의 힘을 잃었다. 지금이야말로 녀석을 해치울 호기다!”
극곰장수의 외침과 함께 묵언검객의 군세들이 일제히 돌격해온다.
미래의 자신에게도 버려지고, 현재의 자신은 홀로 모두의 공적이 되어 벼랑 끝에 내몰린다.
과연, 백령신군은 머리가 좋다.
그의 유일한 대적자였던 시절에도 절망적인 판세 속에서 어떻게든 최선의 선택만을 거듭하며 악착같이 불리한 대국을 이어왔던 자.
[그런 네놈이 고를 수 있는 미래 중에는 이것이 최선이란 말인가?]우스웠다.
우스워서 폭소를 멈출 수 없었다.
[크흐. 크흐흐.] [크하하하!]요괴왕이 아니다.
미래의 힘을 얻지 못했다.
그래서 뭐가 달라지는가.
[짐은 강하다.] [요괴왕이 되기 전에도 이 대국의 최강자였다.] [그런 짐을 막아세웠던 최강의 변수.] [묵언검객은 거울의 파편에 짐의 미래와 함께 갇혔다.] [어떤 변수도 개입할 수 없는 상태에서 처음으로 상황을 되돌린다고 한들, 짐을 이길 수 있다고?] [이것이 정녕 최선인가?] [그렇다면 깨닫게 해주지.] [몇 번을 다시 돌려도 짐은 변함없이 최흉의 요괴.]대요괴가 질주했다.
노리는 것은 이 전장에서 가장 성가신 존재.
직전까지는 묵언검객에 가로막혀서 접근할 수 없었던 장애물.
묵언검객도 도깨비왕도 사라진 지금.
백령신군이 방관하는 지금.
최후의 승자를 도모하였던 그의 어리석음이 허락한 기회.
[저주지속진을 부순다.] [이것으로 너희들의 군세는 더 이상 어떤 제약도 되지 않는다.] [전부 죽이고, 먹어치워서.]최흉의 요괴, 대요괴.
그는 단숨에 이 세계선에서 자신이 도달할 수 있는 이상의 미래를 깨달았다..
그것을 풀어나갈 올바른 서순마저 찾아내었다.
이것은 대국.
정해진 수순대로 풀어나가면 반드시 이길 수 있는 결과가 정해진 승부.
예정조화의 대결.
“히에엑!! 대요괴가 오는 것이닷!!”
“잉간아, 미안. 바다는 못 보나봐.”
허리춤에 매달려 비명을 지르는 뚜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방랑상인이 최후를 각오하려던 그때.
전장 전체에 도사린 먼지구름 사이로 한 줄기 굉풍이 거세게 내리꽂혔다.
“누구 멋대로 마마의 부하들을 건드리는 것입니까?”
방랑상인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녀의 품에 고개를 묻었던 뚜따가 고개를 들었다.
두 번째 예정조화의 미래에.
대요괴가 계산해낸 대국에.
백령신군이 선택한 가능성에.
또 다시 고려한 적 없는 변수가 나타났다.
[묵언검객의 분신. 이것이 네놈이 본 세계선이냐!] […뭐지, 저것은? 저런 가능성은 이 세계에 존재하지 않았다. 존재하지 않는 가능성이 벌어졌다고?]백령신군의 말에 대요괴는 더욱 당황했다.
백령신군도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
반요곡의 그 어디에도 이런 가능성은 없었다.
백령신군은 충격에 휩싸였다.
[묵언검객…! 네놈은, 네놈은!! [변화한 세계선에서마저 짐의 앞을 가로막는가.] [정녕 널 넘어서지 못하면 짐의 미래에는 도달할 수 없단 말이냐!!]대요괴는 포효를 내질렀다.
“마크2는 마마가 아닙니다. 하지만 뚜따와 방랑상인을 괴롭히는 적이라면 마마가 했던 것처럼 혼내주는 것입니다.”
플레이어는 간섭할 수 없는 스토리모드.
묵언검객이 파편에 갇힌 세계선.
백령신군의 방관 속에 묵언검객의 부하들이 몰살당했을지도 모를 가능성을.
백령신군. 대요괴.
묵언검객에 맞설 두 절대자들을 상대로.
마크2.
그녀가 스토리모드의 흐름에 정면으로 맞섰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