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the Demon King RAW novel - Chapter 383
383화 최고조(1)
스텔스 전투기 편대가 움직였다.
놀랍게도 항공수송선에 의무병 2명을 태워 함께 움직였다.
-항공수송선에 의무병만 태웠습니다. 저건 드롭이 아닌데요?
-설마 섬광탄 아닐까요?
-아! 그렇겠네요! 의무병만 태웠다는 것은 섬광탄으로 하늘군주의 눈을 멀게 만들려는 의도로밖에 생각되지 않습니다.
-공중전은 한순간에 결판이 나기 때문에 이런 판단을 한 것 같습니다.
-저게 항공수송선이기 때문에 또 안드레이 선수도 달려들 수밖에 없거든요. 자기 본진에 병력이 드롭하게 놔둘 수 없으니까요!
해설진의 목소리가 점점 흥분에 차올랐다.
-정말 까다로운 컨트롤이 될 겁니다. 쐐기충, 폭탄충과 싸우면서 컨트롤하는 와중에 의무병을 항공수송선에서 내려서 섬광탄으로 하늘군주로 맞추는…… 와!
-말만 들어도 복잡해 죽겠습니다! 그걸 해낼 생각을 하다니, 이신 선수답습니다. 컨트롤에 관한 한 신의 경지거든요.
-정말 신이죠. 그래서 이름도 신이잖습니까.
-하하하! 이신 선수 부모님께서 선견지명이 있으셨던 듯합니다. 자, 어찌 됐건 이신 선수 갑니다.
11기의 스텔스 전투기.
그리고 의무병 2명을 태운 항공수송선 1척.
이신의 편대가 그렇게 출발했다.
인근을 맴돌며 정찰하고 있던 폭탄충 2마리가 전투기들의 공격에 의해 한순간에 녹아버렸다.
하지만 이를 통해 안드레이도 항공수송선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안드레이도 출발했다.
쐐기충 11마리와 폭탄충 10마리의 만만치 않은 편대였다.
거기에 스피드 업그레이드가 된 하늘군주도 4마리나 대동했다. 한두 마리가 격추되어도 상관없이 스텔스 전투기와 싸울 수 있도록 말이다.
-안드레이도 작심을 했습니다.
-사실 위태로운 쪽은 어딜 봐도 이신 선수입니다. 스텔스 모드만 빼면 전투기는 그냥 체력 약한 종이 비행기거든요!
-한 치의 실수도 없는 칼 같은 컨트롤이 필요합니다. 가능할까요?
-조금은 이신 선수가 무리수를 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만, 끝까지 지켜봐야겠죠.
양측이 맞닥뜨렸다.
안드레이의 폭탄충들이 부채꼴로 활짝 펼쳐졌다.
그대로 감싸 버려서 전부 격추시키겠다는 의도였다.
-안드레이, 진형이 아주 좋습니다!
-예, 이신 선수도 여기서는 그냥 물러나죠.
뒤로 물러나는 이신 편대.
안드레이는 그대로 감싸듯이 이신 편대의 뒤를 쫓았다.
그때 스텔스 전투기들이 터닝 샷을 펼쳤다.
-펑! 퍼엉!
-키엑!
-키에엑!
삽시간에 폭탄충 2마리가 격추.
전투기들이 계속 춤을 추며 폭탄충으로 펼쳐진 한쪽 날개를 꺾었다.
그리고 그리로 항공수송선과 함께 빠져나간다.
“오-!”
“와우!”
관중석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이신의 플레이가 보여주는 아슬아슬한 스릴 탓이었다.
측면으로 빠져나온 이신은 반원을 그리며 선회하며 기회를 엿봤다.
안드레이도 녹록치 않았다.
거리를 유지한 채로 진형을 재정비하고, 무엇보다도 하늘군주들이 격추당하지 않도록 뒤로 뺐다.
-정말 스릴 넘칩니다. 이 선수의 경기는 유독 그래요!
-그래서 이신 선수가 사랑을 받는 거죠. 아무튼 안드레이 선수도 대단히 침착하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예, 이신 선수의 컨트롤이 워낙 화려하지만, 안드레이 선수도 전투에서 웬만해서 안 져요!
-어? 이신 선수의 지상군이 진격을 개시합니다!
이신의 본진에서 보병·의무병·화염병으로 구성된 지상군이 진격을 개시했다.
기동포탑 2기도 포함된 지상군 전력.
공중전을 펼치는 와중에, 이신은 안드레이에게 멀티태스킹 싸움을 건 것이다.
난 공중전을 펼치면서 지상군도 다룰 수 있다.
너도 과연 양쪽을 모두 신경 쓸 수 있을까?
안드레이가 거기에 화답했다.
바퀴와 독침충과 촉수충으로 구성된 괴물 병력이 출진한 것.
공중전에 이어 지상에서도 양측의 병력이 충돌하려 하고 있었다.
그 순간, 이신이 비호처럼 달려들었다.
-키에엑!
일점사로 쐐기충 1마리를 사살하고 빠지는 스텔스 전투기들.
이에 질세라 안드레이의 편대도 맹렬히 뒤쫓았다.
-슈슝!
-쐐애액!
미사일과 쐐기가 교차하며 치열하게 공방을 주고받는 양측!
-스르륵.
스텔스 전투기 편대가 일제히 스텔스 모드를 써서 모습을 감췄다.
그러자 안드레이는 쐐기충들을 하늘군주들이 있는 곳으로 물렸다.
바로 그때였다.
이신의 두 손이 미친 듯이 움직였다.
스텔스 전투기들이 좌로 선회하며 이목을 끈다.
그러는 동안 항공수송선이 가까이 접근.
거기서 의무병 2명이 내리더니,
-파앗!
-팟!
섬광탄을 연달아 던졌다.
2발이 연달아 적중!
하지만 아직 눈이 멀지 않은 하늘군주 2마리가 더 있었다.
스텔스 전투기들이 일제히 달려들어, 그 나머지 2마리를 모두 제거해 버렸다.
쐐기충들의 반격에 전투기도 2기나 격추됐지만 말이다.
“와아아아아아!!”
“오오오오!!”
“오 마이 갓!”
비명성이 터져 나왔다.
그 복잡한 컨트롤을 그야말로 전광석화로 해냈기 때문이었다.
하늘군주들이 죽거나 눈이 멀자, 더 이상 스텔스 모드로 숨은 전투기들을 식별할 수 없었다.
당황한 안드레이는 쐐기충들을 도망치게 했다.
이신의 편대가 뒤쫓아서 1마리 1마리 사살했다.
-해냈습니다! 저걸 해냈어요!
-손이 몇 개가 달려 있어야 저런 걸 펼칠 수 있는 건가요? 방금 전투기들이 계속 움직이고 있는 중에 항공수송선에서 의무병을 내려서 섬광탄을 쏘고… 와!! 정말 사람 맞나요?!
-계속 뒤쫓습니다. 피 같은 쐐기충들이 계속 죽습니다!
-그러면서 지상군도 움직여요!
그랬다.
대치 상태에 있었던 지상군 쪽도 전투가 시작되었다.
안드레이가 당황하여 심리적으로 흔들린 순간을 귀신 같이 노리고 달려든 것이다!
한순간에 달려든 보병들이 총을 난사했다.
가까이 접근해 포격모드로 변신한 기동포탑이 불기둥을 뿜었다.
기습적으로 벌어진 전투.
쐐기충들과 폭탄충들을 피신시키느라 정신없었던 안드레이는 그제야 황급히 지상군도 후퇴시켰다.
이신도 계속 움직였다.
항공수송선에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은 다른 의무병 4기와 기동포탑 1기를 태웠다.
그리고 스텔스 전투기 편대와 합류하여서 안드레이의 본진으로 향했다.
안드레이는 쐐기충을 절반 이상 잃은 상태였다.
대신 폭탄충들을 넓게 펼쳐 놓아서 침투하지 못하도록 단단히 대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신은 늘 그랬듯 없는 빈틈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스르륵-
스텔스 모드로 모습을 감춘 채, 전투기들이 접근했다.
하늘군주의 시야 범위를 넘나들며 폭탄충 2마리를 격추.
유려하게 터닝 샷이 펼쳐질 때마다 경기장이 탄성으로 채워졌다.
그렇게 전투기들이 춤을 추며 시선을 끌고 있는 사이, 항공수송선은 멀찍이 우회하여서 본진에 침투했다.
재빨리 기동포탑을 내려놓고 다시 도망치는 항공수송선.
기동포탑은 포격모드를 하고, 자원을 채집하던 일벌레들을 향해 포격을 날렸다.
-퍼어엉!
-키엑! 켁!
-키에엑!
일벌레 셋이 한 번에 사살됐다.
바퀴 여러 마리가 달려들었다.
그러자 물러났던 항공수송선이 다시 나타났다.
포격모드를 푼 기동포탑을 다시 태운 뒤에 달아났다.
항공수송선을 격추시키려고 폭탄충들이 몰려들었으나,
“우와아아아!”
“와아아!”
폭탄충들이 근접한 순간, 재빨리 방향을 지그재그로 꺾으며 따돌리는 항공수송선의 무빙!
그러는 동안 스텔스 전투기들이 나타나 도리어 폭탄충들을 사살했다.
-정말 손 빠릅니다! 서커스 공연을 보는 것처럼 눈을 뗄 수가 없어요!
-치고 빠지는 솜씨가 예술이죠!
그러는 동안 지상군은 계속 진격했고,
그러는 동안 꾸준히 병력을 생산해 합류시키고,
그러는 동안 확장 기지를 추가로 건설했다.
신들린 경기력!
수많은 일을 동시에 수행하면서도 컨트롤의 실수는 한 번도 없었다.
스텔스 전투기와 항공수송선이 계속해서 안드레이를 괴롭혔다.
가끔은 전투기들이 난입해서 일벌레를 사살했고,
거기에 신경이 쏠릴라 치면 다른 방면에서 항공수송선이 내려놓은 기동포탑이 원거리 포격으로 괴롭히고 물러난다.
그러는 동안 이신의 지상군은 마침내 안드레이의 앞마당 앞에 당도했다.
다시금 이신이 바쁘게 움직였다.
안드레이의 앞마당 앞에서 무력시위를 하는 이신의 지상군.
그 병력의 일부를 항공수송선에 태워서 본진으로 실어 날랐다.
기동포탑도 실러 날라서 앞마당과 본진을 동시에 타격하기 시작했다.
그러는 동안 스텔스 전투기 편대도 더 깊숙이 침투하여서 교란 작전을 벌이거나, 쫓아오는 폭탄충을 터닝 샷으로 격추시키며 에어쇼를 벌였다.
이 모든 것이 짧은 시간 내에 물 흐르듯이 펼쳐진 일이었다.
인간 같지 않은 멀티태스킹과 테크닉으로 몰아붙여서 눈 깜짝할 사이에 안드레이를 궁지로 몰아넣은 것이다.
안드레이는 잠시 멍하니 자신의 모니터 화면을 바라보았다.
탈탈 털린 끝에 넋이 나간 듯이 표정이었다.
이내 그는 고개를 휘휘 젓더니 막막한 한숨과 함께 GG를 선언했다.
-정말 미쳤습니다! 사람이 할 수 있는 플레이가 아니었습니다.
-공중전 중에 섬광탄을 쓴 것도 기가 막힌데, 전투기와 항공수송선에 태운 기동포탑이 각기 따로 놀면서 상대를 괴롭힌 플레이는 말이 안 나왔습니다.
-저렇게 할 수 있으면, 당연히 괴물이 인류를 못 이기죠! 인류가 저런 플레이를 하는데 어떤 괴물 플레이어가 당해낼 수 있을까요?
-이신 선수가 안드레이 선수에게 난제를 던졌습니다. 나 이런 플레이 할 건데 막을 수 있겠냐고 말이죠! 안드레이 선수는 지금 답이 안 나올 겁니다. 뾰족한 대책이 없으니까 표정이 저렇게 안 좋은 겁니다.
-그렇죠. 3세트도 치러야 하는데요!
답답한 심정을 느끼는 것은 경기장에서 구경하던 박영호도 마찬가지였다.
‘씨발 저걸 어떻게 이겨?’
같은 괴물 플레이어로서 안드레이가 지금쯤 느끼고 있을 막막한 심정을 공유하고 있었다.
‘그보다 컨트롤이 미쳤잖아?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나랑 연습했을 때만 해도 저렇게까지 미친 수준은 아니었는데…….’
당연하지만 쉬운 플레이가 아니었다.
극도의 컨트롤 실력은 물론, 멀티태스킹까지 혹사시키는 플레이였다.
대형화면에 비춰지는 이신은 역시나 지친 표정.
쉽지 않은 플레이를 한 탓에 진이 빠져 버린 것이다.
아슬아슬한 플레이를 연속으로 펼친 탓에 시종일관 긴장감을 갖고 있어야 했던 탓이었다.
‘지금까지 나랑 연습할 때는 봐준 거였다고? 그건 말이 안 되는데.’
박영호는 알 수가 없었다.
갑자기 이신의 실력이 급상승한 것 같았다.
아니, 방금 모습은 흡사…….
‘옛날의 전성기 때 같잖아?’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사람이 흉내 낼 수도, 막을 수도 없는 플레이를 펼치던 그때 그 시절의 이신.
그나마 저 지친 표정은 옛날과 달리 인간적이었지만 말이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저 인간 도핑한 거 아냐?’
박영호는 겁이 나기 시작했다.
저런 작자와 결승전에서 붙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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