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tist's Random Studio RAW novel - Chapter (222)
외전
[22] 죽은자들의 도시(6)웹소설 컨텐츠의 드라마화.
부록처럼 딸린 추가 미션에, 추가 보상을 주는 건 처음이었다.
시나리오 작가 시절을 통틀어서 이런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상세보기 : 드라마 회당 개런티 1천만 원당 베네핏 강화 포인트 1pt 획득.】
문득, 옛날 기억이 떠올랐다.
북극점에 갔을 때 받았던 다큐 방송 시청률 미션.
그때 시청률 1%당 포인트를 줘서 한탕 챙겼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역대급 혜자 이벤트였다.
회당 1억만 받아도 무려 10포인트를 퍼주는 미션.
시스템이 이 정도로 통 크게 퍼주면 나야 고맙지.
오히려 김진우라는 이름을 밝히고 크게 챙기는 게 이득이었다.
“아니지, 잠깐만.”
생각해 보니까, 미션 보상만 줄어드는 게 아니라 난이도도 같이 오른다.
현실에서 난이도가 쉽든 어렵든 상관없지만.
소설 속 세계에서 미친 듯이 어려운 미션이 나온다면.
‘그땐 진짜 좆되는 거 아냐?’
대중들에 알려지지만 않으면 상관없겠지.
이미 지인들에겐 공개하기로 정했으니까.
“…. 상관없겠지?”
괜히 효주한테 말했다가 희정이 귀에 들어갈까 두렵다.
걔는 진짜 대국민 스피커라서 SNS부터 금지해야 해.
뚜루루루─
회사 사무실에 있을 새롬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
-네. 진우 씨.
“희정이 SNS 금지하시죠.”
-…. 그거 때문에 전화했어요?
“네. 완전 중요해요.”
-그래요.
내 말은 귓등으로도 안 듣겠지만 소속사 실장님 말은 듣겠지.
-진우 씨, 저도 마침 용건 있었는데 전화 잘했어요.
“그래요? 뭔데요?”
-다음 주쯤에 공모전 작가님들이 계약하러 오실 거예요.
“대상이랑 최우수상 작품?”
-네. 드라마화, 웹툰 계약하러 오실 거예요.
“잘됐네.”
어차피 대상 작품은 내가 각색하기로 해서.
다음 주까지 1화부터 천천히 읽어봐야겠다.
-그럼 끊을….
“아뇨, 아직 할 말 남았는데.”
-말씀하세요.
“그, 안 이사님이 대본료는 얼마나 땡겨주시려나?”
-네? 그게 누구….?
“안젤라 이사님이요.”
-…. 글쎄요. 내일 협상하는 날이긴 한데.
원래 와이프가 알아서 잘 받아준다고 했지만.
아무래도, 내가 직접 가는 게 맞는 것 같다.
“내일 같이 계약해요.”
-그래요.
솔직히 나는 얼마를 받든 전혀 관심이 없었다.
막말로, 전부 기부한다고 해도 알겠다고 했겠지.
랜덤 스튜디오에서 벌어들이는 돈은 평생 다 쓸 수도 없을 정도.
그 외에, 각종 러닝 개런티로 찍히는 수익은 연금처럼 쌓이니까.
아마, 나중에 우리 주은이 갓물주 만들어 주는 건 일도 아닐 텐데.
‘1억…. 아니, 2억 원보다 포인트 하나가 더 소중해.’
요즘 좀비랑 사투를 벌이다 보니 베네핏 포인트가 더욱더 귀하게 느껴졌다.
현실에서는 마음 편히 지내다가도 저쪽에서 좀비 면상을 코앞에서 보는 순간.
“개런티 최대한 많이 받아줘요.”
-뭐예요? 진우 씨답지 않게.
“네?”
-돈 아끼려고 소니타 몰고 다니던 진우 씨 어디 갔어요.
“…. 언제적 이야기를 하시나.”
지금은 벤쓰 몰고 다니잖아요.
“다다익선 아니겠습니까.”
-그래요. 이름값도 있는데 무조건 많이 받아줄게요.
“오케이. 좋아요.”
-아, 근데 올해 중순에는 지누 작가라는 사실을 밝히겠다면서요?
“네. 그러려고요.”
그때쯤에는 시나리오 모드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
그럼 생명의 위협을 느끼거나 기절할 일은 없을 테니까.
-그쯤 이름 공개하고 드라마 런칭하면 마케팅 효과가 괜찮겠네요.
“음…. 그건 상관없어요.”
-그 조건으로 개런티 딜 해볼게요.
“우리 와이프, 굿굿.”
우리 새롬이는 어쩜 내조도 잘하는데 외조도 잘할까.
이러니, 다른 세계에서 아무리 예쁜 여자가 들이대도 내가 꼼짝도 안 하지.
‘예리 쉑, 내가 포인트만 왕창 벌어봐.’
그때는 진짜 썸이고 쌈이고 얄짤 없다.
냉큼 화염 내성부터 플렉스로 지를 거야.
* * *
다음 날.
나는 회사에 출근하자마자 밍쁨에게 정체를 공개했다.
함께 웹툰을 진행하는 동안 속여서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그동안 속여서 미안했어.”
“지, 진짜로 지누 작가가….”
“나 맞아.”
“그럼 여태까지 그림 구도 잡아준 건….?”
“네가 억지로 시켰잖아.”
“…. 어쩐지 잘하더라.”
“응. 이제 안 해. 그만 시켜.”
“앗.”
드라마화하는데 보조 작가한테도 속인 채로 진행할 순 없어서.
몇몇 감독들과 효주에게도 깔끔하게 오픈하고 비밀 엄수를 시켰다.
“효주는 오늘 출근 안 했나봐?”
“네. 촬영 현장 갔어요.”
“일단 너랑 효주 빼고, 다른 회사 사람들한테는 비밀이야. 특히 김희정은 절대 안 돼.”
“나중에 알면 화낼 텐데….”
“상관없어.”
올해 중순까지 이제 채 반년도 안 남았다.
지누 작가 본명 공개와 절필 선언까지.
‘일단 실장실부터 들러야지.’
안젤라 이사님과의 개런티 협상.
언제나 나한테 호의적인 사람이니까.
똑, 똑─
곧바로, 실장실 앞에 가서 노크를 두드렸다.
“진우 씨, 왔어요?”
“안젤라 이사님은 아직?”
“네. 곧 오실 거예요.”
오늘 아침에 출근할 때도 느꼈는데.
아내가 나를 바라보는 눈빛이 이상해.
마치, 돈독에 오른 사람을 보는 것처럼.
“새롬아.”
“네. 진우 씨.”
“우리 이제 말 놓자고.”
“갑자기요?”
결혼한 지도 벌써 1년은 넘었는데 갑자기라뇨.
첫 만남부터 연애 기간까지 꽤 오랫동안 존댓말 쓰지 않았나.
“저는 일부러 존중하는 의미라고 생각했는데….?”
“???”
그런 거였어?
나는 재벌 와이프라서 못 놓은 건데요.
“진우 씨는 편하게 해요. 저는 아무래도 좋아서.”
“흠. 오키.”
똑, 똑─
그때, 약속한 시각에 맞춰 안젤라 이사가 실장실에 들렀다.
“작가님도 계셨군요.”
“오, 이사님.”
최근에도 레이블 미디어 대표와 함께 만났었지만.
그때 정체를 밝히면서 제대로 된 대화를 나누지 못했다.
“오늘 작품 이야기도 하고 캐스팅도 논의하죠.”
“좋아요.”
머릿속에는 돈 생각밖에 없었다.
얼마를 받아야 잘 받았다고 소문날까.
시스템도 깜짝 놀랄 만큼 많이 받고 싶은데.
개런티라는 게 더 달라고 말해서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라서.
“캐스팅은….”
“개런티요?”
“아뇨, 캐스…. 아, 개런티부터 확정하고 싶으신가 보네요.”
“아니, 뭐 그렇다기보다는….”
와이프는 내 옆구리를 살짝 누르며 눈치를 줬다.
내가 희정이한테 가끔 이러는데.
남들 앞에서는 가만히 좀 있으라고
“제가 생각한 액수는 이 정도예요.”
안 이사는 결재 서류와 함께 대본료를 제시했다.
“수익배당금 3프로….”
“네. 조금 파격적이죠?”
“회당 1억이네요?”
“호, 혹시 적으세요?”
시큰둥하게 반응하니까 오히려 상대가 당황했다.
러닝 개런티 3프로는 여태까지 나도 받아본 적이 없는 엄청난 파이였다.
투자도 없이 이 정도 수익은 나누는 건 디지니 역사상 전무후무하겠지.
물론, 현재 내 상황에선 의미 없는 숫자에 불과했다.
“음, 제 입으로 이런 말 하긴 좀 그렇지만….”
이름값 때문이라도 시청률이 보장되는 작가였다.
드라마 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성공 여부.
단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는 신화를 썼으니.
“김진우 작가님 대단한 건 저도 잘 알죠.”
“아직 말 안 했는데욥.”
“….”
어쨌든, 지금 중요한 건 러닝 개런티가 아니라는 말이지.
“오케이, 그럼 3.5프로….”
“아뇨, 그냥 회당 원료로만 받을게요.”
“네?”
“수익 분배는 투자하는 만큼만.”
그건 새롬이가 알아서 받겠지.
“진심이세요?”
“그럼요.”
“음….”
오히려 새롬이가 당황해서 나에게 말했다.
“진우야, 지금 장난하는 거지?”
“아깐 말 안 놓겠다고….”
“지금 그게 중요해?”
아니, 적어도 오빠라고는 할 줄 알았지.
정신 연령은 몰라도 나이는 내가 더 많잖아요.
그때, 안젤라 이사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회당 2억 5천.”
“…. 콜.”
이 정도면, 새롬이도 인정할 만큼 굉장한 거액이었다.
한국에서 이 금액 받고 일하는 사람은 나밖에 없지 않을까.
어쩌면 향후 10년은…. 아니, 100년 동안 없을지도 모르겠다.
띠링─
계약서에 사인하는 순간, 효력이 발생했다.
【‘첫 번째 드라마화’ 임무를 달성했습니다.】
【주간 미션을 완료하여, 특전이 주어집니다.】
【베네핏 강화 포인트를 28pt 만큼 획득합니다.】
“자,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캐스팅 이야기를 하실까요?”
오늘 당장 캐스팅을 확정하긴 어렵겠지만.
그동안 생각했던 캐릭터를 하나씩 나열했다.
“남자 주인공으로 강준 어때요?”
* * *
템페스트 엔터 연기 연습실.
두 명의 탑배우들은 기괴한 소리를 내며 연습실을 누볐다.
“꾸워어어.”
“뀨우우웅.”
“오케이! 아주 좋아!”
연기 선생의 지시에 따라 비틀거리는 남녀 한 커플.
두 사람은 이미 인간의 모습을 버리고 좀비로 퇴화했다.
“꾸오오오!”
티라노사우루스처럼 앞발을 내밀고 절뚝거리는 강준.
연기 선생은 인상을 찌푸리며 그의 연기를 지적했다.
“그건 공룡이잖아!”
“다시 하겠습니다!”
“어떤 좀비가 말을 하나!”
“죄, 죄송합….!”
“…. 엎어져.”
가혹한 연기 지도에 따라 두 사람의 연기 실력은 나날이 늘어갔다.
“자,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
“수고하셨습니다!”
연기 선생이 사라지고, 희정은 기쁜 듯이 스마트폰을 들었다.
“이제 SNS에 연기하는 모습 찍어서 올려도 되겠다.”
“…. 솔직히 처음부터 그게 목적이었지?”
“뭐가.”
“연기 연습하는 이유 말이야. SNS에 찍어서 올리려고….”
“겸사겸사지.”
한편, 그들의 모습을 쭉 지켜보고 있던 인물이 천천히 다가왔다.
“새롬 언니!”
“요즘 열심히 하네.”
“네에.”
“희정아, SNS 당분간 금지야.”
“네?”
“곧 작품 들어가야지.”
“아….”
김희정은 새롬의 말을 듣고 기뻐하며 대화를 이어갔다.
“저는 지누 작가님 작품에 꼭 출연하고 싶습니다!”
“…. 그러면 왜 좀비 연기를 하는 거야?”
“네?”
“그 작품 주인공은 좀비가 아닌데?”
“????”
좀비가 주인공인 드라마는 따로 있었다.
“다른 여배우들도 그렇게 하던데….?”
“….”
동시에 제작할 예정인 「천재 좀비가 너무 강함(가제)」.
그 작품은 주인공과 주변 인물이 좀비로 나오니까.
“강준아.”
“네?”
새롬은 강준을 보고 웃으면서 캐스팅을 제안했다.
“지누 작가님 작품, 출연할 생각 있어?”
“제, 제가요?”
“응. 원탑 주인공이야. 좀비 연기는 이제 그만하고.”
“저야 당연히….”
순간, 옆에서 희정이가 질투 가득한 눈빛으로 강준을 바라봤다.
“저는 좋긴 한데….”
“천천히 생각해 봐.”
“네….”
새롬이 사라지고, 두 사람 사이에 어색한 기류가 맴돌았다.
“와, 좋.겠.다. 넘모 부러운데?”
“…. 그냥 하지 말까?”
“아냐. 좋은 기회잖아. 우리 남친이 자랑스러워. 아, 행복해라.”
“….”
영혼 없는 희정의 리액션에 숨이 막힐 것 같았다.
“음, 그래. 그냥 안 해야지.”
“와우, 나는 하고 싶어도 못 하는데. 막 포기도 하고, 부.럽.다.”
“…. 그럼 할까?”
“알아서 해.”
이런 상황에서 정답이 무엇일까.
연애는 서툴러서 아직 잘 모르겠다.
“그래. 희정아, 그냥 안 해도 될 것 같아.”
“바보냐? 그런 기회를 왜 놓쳐?”
“어….?”
아, 하는 게 정답이었구나.
“그, 그럼…. 오늘 연기 연습은 그만하고 맛있는 거….”
“아니, 무슨 소리야? 캐스팅됐으면 더 열심히 해야지.”
“아 그런가?
근데 실장님이 좀비 연기는 그만하라고 했는데.
“SNS도 막혔잖아. 마지막으로 찍어서 올리고 접어야지.”
“…. 역시 그게 목적이었냐.”
김희정은 남친의 어깨를 토닥거리고 SNS에 접속했다.
이어서, 연습실 배경으로 강준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희저희저 : 게시물 2,642 / 팔로워 8.1천만 / 팔로잉 526명》
[당분간 SNS 쉬어요 ㅠㅠ]
[#지누 작가님 작품 좋아 #죽은자들의 도시 #우리 남친 캐스팅 #나는 왜 ㅠㅠ #강준 좋아]
* * *
에바는 오랜만에 한국에서 언니와 함께 시간을 보냈다.
한국에 왔을 때까지만 해도 애틋한 자매였지만.
며칠 지내다 보니 다시 예전처럼 귀찮은 존재로 탈바꿈했다.
“안 이사님, 이제 그만 미국 돌아가시지요?”
“안 이사?”
“킴진우 작가님이 그렇게 부르시던데.”
“….”
안젤라는 작품 활동을 쉬고 있는 여동생을 바라봤다.
“너튜브 재밌니?”
“응. 요즘 좀비 챌린지가 유행이더라.”
“…. 너도 해야지.”
“내가 왜?”
“에반데.”
그녀는 동생의 발언에 억장이 와르르 무너졌다.
다른 배우들은 배역 따내겠다고 좀비 분장도 서슴지 않는데.
“너는 이제 연기 안 하니?”
“연기? 해야지. 헤헿”
레전드 오브 더 트라이브의 대흥행.
그런 작품에 출연했으면 이제 쉴 때도 됐지만.
‘김진우 작가님 작품이 언제 또 나올 줄 알고.’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음 차기작은 기약이 없었다.
적어도 두 작품 중 하나에는 출연해야 하지 않겠는가.
‘아니, 지누 작가님 작품에.’
같은 각색가라고는 하지만.
아무래도 원작가가 본인인 작품에 애정이 가지 않을까.
“에바야, 좀비 드라마 출연해.”
“응? 아는 그 작품이 끌리더라고.”
“무슨 작품?”
“천재 좀비가 너무 강함이었나.”
“…. 지누 작가님 작품 하라고.”
“그 작품은 누가 출연시켜준대?”
“그니까 노력을 해야…. 억.”
마법소녀 한번 했다고 다 끝난 줄 아는 건가.
다른 마법소녀들은 지금도 피나는 노력을 하며 배역을 따려고 하건만.
“오오, 리코도 좀비 분장했넹?”
“…. 놀고 자빠졌네.”
안 되겠다.
잘 때 동생 얼굴에 좀비 분장이라도 해서 SNS에 올려야겠다.
* * *
슬슬 드라마화도 진행이 되고 있었다.
여배우의 배역은 총 세 명이었다.
윤혜진, 예리, 예언자 클로이까지.
배역을 노리는 후보는 계속해서 늘어났다.
언제부터였는지, 너튜브 채널에 꾸준히 좀비 영상이 올라왔다.
이쯤 되면, 배역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냥 재미로 올리는 느낌이다.
‘김채은 배우가 스타트 끊고….’
마법소녀에 이어, 좀비 챌린지.
김채은, 여민서에 이어 김희정까지.
얼마나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게 될까.
이러다 저번처럼 새롬이까지 가는 거 아닌가 몰라.
소파에 누워 좀비 영상을 보고 있는데.
와이프는 주은이를 안고 내게 다가왔다.
“혹시 진우 씨가 시켰어요?”
“응? 어떤….?”
“우리 회사 배우들이 자꾸 좀비 영상 찍어서 올리잖아요.”
“…. 시킨 건 아니고.”
어차피 트타디 작가님 작품도 생각하면 나쁠 거 없지.
거긴 좀비 역할의 주조연 배역이 무더기로 나오니까.
“좀비를 상대하는 헌터 역할도 좀비 연기를 할 줄 알아야죠.”
“그건 알겠는데….”
이제 캐스팅을 확정할 때가 됐구나.
“감독님은 나지수 감독님이 맡아주실 것 같아요.”
“오, 완전 좋네요.”
심주원 감독과 함께 랜덤 스튜디오를 이끄는 차세대 감독.
물론, 봉진호 감독님의 명성을 뛰어넘으려면 한참 남았지만.
“나 감독님한테도 좋은 커리어가 될 거예요.”
“그럼 감독님이랑 만나서 캐스팅 확정하는 걸로 하죠.”
“예압.”
주은이 볼에 뽀뽀를 해주고, 내 방에 들어와 시스템 상점을 오픈했다.
꽤 많이 벌어들인 포인트를 어디에 쓰는 게 좋을지 고민했는데.
“이제 슬슬 가볼까.”
보통 이때쯤 연속 발동이 뜨더라고.
【사용자의 의지에 따라 시스템의 빛 생성기(Lv 1)를 사용합니다.】
꽤 오랫동안 발동하지 않아서 자체적으로 발동시켰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강제로 떨어지는 것보단 낫겠지.
띵동─
【두 권 연속 집필이 발동했습니다.】
여윽시, 강약중강약.
시스템 패턴은 뻔하지.
주변을 둘러보며 안전 상태를 확인했다.
이번 작품은 특히 위험한 상황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아서.
“괜찮은 것 같네.”
드라마로 치면 이번 권부터 시즌 2에 해당했다.
즉, 좀비 외에 새로운 위협이 도사리고 있을 확률이 높았다.
‘저번 권 마지막 장면에서 성녀가 각성하지 않았나.’
아마도, 시즌 1의 마지막을 장식할 쿠키 영상.
기대감을 주면서 시즌 2를 예고할 계획이었다.
헌터들의 숙소로 예상되는 건물을 빠져나왔는데.
수많은 엑스트라가 내게 아는 체를 하며 말을 걸었다.
“김인공이다!”
“구원자님!”
“잘생겼다!”
좀비 사태를 막은 영웅.
그들의 인사를 받아주며 주위를 확인해보니.
“어디 갔냐.”
“누구 말씀이신가요?”
“윤혜진.”
“….”
순간, 주변 분위기가 급격하게 다운됐다.
마치 그녀의 이름을 부르는 것 자체가 금기시되는 듯이.
“뭐야, 반응이 왜 이래?”
“저기, 각성하자마자 악마가 되지 않았습니까.”
“????”
곧바로, 이번 권의 대본 집필 장소를 확인했는데.
【주간미션 클리어 후에 현실로 복귀할 수 있습니다.】
【제한 시간 : 50일】
순간, 시스템이 보여주는 미션을 확인하고 눈을 의심했다.
띵동─
【‘인류 최악의 빌런 퇴치하기’ 주간 미션이 도착했습니다.】
【미션 : 마왕에게 영혼을 빼앗긴 윤혜진을 퇴치하세요.】
【보상 : 베네핏 강화 포인트 7pt, 구출 시 10pt】
【수락하시겠습니까? (Y/N)】
“이거 설마….”
이름 좀 알리고 다녔다고, 벌써 미션 난이도가 오른 건가.
그것도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