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Idol’s Strategy to Conquer the Entertainment Industry RAW novel - Chapter (176)
천재 아이돌의 연예계 공략법 176화
오르카(ORCA): ♡Happy Jiwoo day♡]
부엌에 필요한 재료와 요리 도구 등을 세팅해 둔 채로 라이브 방송을 켜자 곧바로 에어리들이 물밀 듯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3명 이상이 함께 라이브 방송을 하면 시작할 때 에어리들이 충분히 들어오길 기다리면서 평소 연습 아닌 연습하던 아카펠라를 했는데,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사랑하는 지우 형
생일 축하합니다
– 오늘도 5르카 아카펠라 기대하면서 들어왔어요
– 얼굴.. 실력.. 끼.. 오늘도 무엇 하나 에어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 생일 당사자도 노래는 같이 부르고 있다는 점이 제일 웃김 축하받는 것보다 아카펠라하는 게 더 중요하다
– 겅쥬 생일 축하해!!!
– 이 아카펠라 가면갈수록 퀄리티 올라가는 것 같아서 괜히 웃김ㅋㅋㅋㅋㅋ
– 명창 강지우 생일 축하햇
– 악 저 알림 안 와서 앞부분 못들었어요ㅠㅠㅠ 망할 비앱ㅠㅠㅠㅠㅠ 처음부터 한번만 다시!!!
“안녕하세요!”
에어리들이 어느 정도 도착한 걸 확인하고, 거의 시작하자마자 삼백만에 다다른 하트 수에 대해 감사 인사를 한 다음 본격적으로 계획했던 걸 시작했다.
“저희가 지우 형 생일을 맞아 직접 요리를 해주기로 했는데요.”
“일단 요리는 결이 형이 할 거고요. 레시피는 이번에도 요한이 형이 알아 왔어요.”
사실 낮에 SNS로 오늘 라이브 방송 콘텐츠에 대해 미리 살짝 이야기를 해두어서 그런지 다들 불안한 기대감을 적잖게 안고 있는 듯했다.
– 하지마..
– 그만둬….
– NOoooo….
음, 기대는 없고 불안뿐인가?
반요한이 아이돌 예능 대전 때 했던 것처럼 자기는 요리 과정을 보지 않고 조금 떨어진 곳에서 레시피 설명만 해주고, 서문결은 그에 맞추어 요리만 한다는 규칙을 설명헀다.
– 대체 누굴 위한 이벤트인지 설명해주실분ㅜ
– 벌써 저기있는 소고기가 아까움ㅠㅠ
– 지우 표정 보면 이미 해탈한듯
– 강쥬 웃는거봐ㅋㅋㅋㅋ
– 지우오빠 생일 축하해요!!! 그리고 힘내세용!!!!!
지난번 아이돌 예능 대전에서 만들었던 리조또를 아직 잊지 못한 에어리들의 노골적이고 냉정한 염려에 서문결은 조금 억울하고 서운해 보였다.
“이번에는 잘할 수 있어요.”
심지어 이렇게 한마디를 남기기까지 했으니까.
그러나 여론은 바뀌지 않았다.
서문결도 얼마든지 삐질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아는 나는 서문결의 편을 한번 들어주었다.
“에어리들이 결이 형 한 번만 믿어주세요. 이 형 서운해한다.”
– 어어 그래.. 신이 믿으라면 믿어야지
– 믿겠습니다.. 지우가 동생을 사랑하는 마음을
– 믿습니다.. 겨리의 완벽한 얼굴을
– 믿어요…… 기적을
별로 효과는 없었다.
잠자코 댓글을 보고 있던 반요한이 말했다.
“에어리들이 이럴 때 특히 단합이 잘되는 것 같지 않아?”
“이럴 때가 뭔데?”
“우리 놀릴 때.”
그 깔끔한 표현에 다들 맞다면서 흔쾌히 동의했다.
“놀리지 말아요. 안 그러면 저희도 여러분 놀릴 거예요.”
“맞아요. 아까 공방 때 응원법 살짝 틀린 거 저희 다 알지만 말 안 한 거거든요!”
“그래도 좋아요.”
“인생은 원래 틀리면서 살아가는 거죠.”
– 앗 들켰따
– 헿
– 귀여워ㅠㅠㅠ 설레ㅠㅠㅠㅠㅠ 사랑해ㅠㅠㅠㅠㅠㅠㅠ
– 오빠 이 댓글을 보면 손을 흔들면서 손가락하트를 날려주세요♥♥♥
– 반선생 어록 나왔다 >인생은 원래 틀리면서 살아가는 것[ 하지만 본인은 절대 틀리게 안사실 듯
“설마 그 쉬운 미역국을 망할까 싶기는 하지만, 어쨌든 저는 결이가 어떤 요리를 하든 고맙고 감동일 거예요. ……아, 약간 자식 키우는 게 이런 느낌인가?”
“그걸 이제 알았다는 것도 놀라운데.”
내 말을 들은 강지우는 약간 순진한, 더 정확히는 바보 같은 사람처럼 웃어 보였다.
“근데 나랑 결이가 요리하는 동안 너네는 뭐할 건데?”
반요한이 갑자기 우리를 향해 물었다.
“결이 형 응원?”
“얼마나 망하는지 구경?”
“에어리들이랑 놀 건데?”
반요한은 제각각인 우리 답변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입술을 쭉 내밀었다가, 나와 견성하를 손으로 가리켰다.
“너희도 하자.”
“하긴 뭘 해?”
“요리.”
“우리가 왜 해.”
“자고로 뭐든 자기 자신과의 싸움보다는 남이랑 붙는 게 더 즐거운 법이야. 우리만 요리하는 거랑 너네도 요리하는 거. 어느 쪽을 에어리들이 더 좋아할지 생각해 봐.”
– 당연히 후자
– 댕온도 요리하는거
– 막내라인 요리실력 궁금하다!!!
– 반요한 말하는 거 너무 웃겨ㅋㅋㅋㅋㅋㅋㅋㅋ
– 얘들아 너네 여우 말로는 못 이긴다ㅠㅠㅠㅠ
– 아무도 지우 의견은 안 물어봨ㅋㅋㅋㅋㅋ
– 오늘 생일인 사람이 이공기인가요?
“아니면 설마 나랑 결이 이길 자신이 없니?”
“……콜!”
반요한의 요망한 낚시질에 견성하가 냅다 콜을 외쳤다.
원래 알면서도 걸려주는 게 도발이라지만, 저 녀석은 걸려주는 게 아니라 걸려드는 것 같아서 보는 입장에서는 마음이 괜히 아프다.
“……할 거지?”
견성하가 뒤늦게 내 눈치를 봤다.
“그래. 대신 설명은 내가 할 테니까 요리는 네가 하는 거다?”
“……나 요리 거의 안 해봤어.”
“나도야. 난 할 줄 아는 게 라면류밖에 없어.”
“너 한국인이지.”
견성하가 떨떠름히 물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한국인이야.”
나는 최근 에어리들이나 회사 사람들 사이 어떤 유행이라도 돌았는지, 요사이 주변에서 많이 듣고 있는 “너 한국인이지.” 소리를 적당히 무시하며 말했다.
“너 결이 형이라고 봐주면 안 된다.”
“안 봐줘!”
“그럼 우리가 이기겠다.”
견성하가 서문결의 눈치를 슥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는 동안 손 풀기로 토마토를 홍학 모양으로 조각하던 서문결이 조금 상처받은 표정으로 나와 견성하를 보았다.
서문결에게는 미안한 일이나, 망할 대로 망한 저들의 리조또를 떠올리니 절대 지지 않을 것 같다는 용기가 무럭무럭 솟아나지 뭔가.
‘일단 계란후라이 하나만 제대로 해도 우리가 이길 듯.’
갑작스럽게 성사된 대결에 대한 댓글 반응도 몹시 뜨거웠다.
– 얘네 인생에 농땡이라는 단어가 없는듯ㅋㅋㅋㅋㅋㅋㅋㅋ
– 얘드라 오늘 음방 뛰었고 내일도 또 스케줄 있는데 안피곤하니ㅠㅠㅠ
– 이렇게까지 진심이 아니어도돼,,,
– 강쥬부가 손에 물한방울 안묻히고 키웠을 것 같은 동생라인.. 기대한다
– 나는 너희들이 말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 아 너무 기대된다ㅠㅠㅜㅜㅜ
– 지우 지금 어떤 표정일지 궁금
“근데 나 알고 있는 레시피가 없어.”
“인터넷으로 찾아서 보고 해도 돼. 대신 한 사람만.”
반요한의 말에 나는 휴대폰으로 온갖 레시피가 정리되어 있는 한 사이트를 찾아 들어갔다.
그사이 오디오는 할 일 없는 강지우가 채우고 있었다.
“잡채 어때? 우리 집에선 내 생일 때 맨날 잡채도 같이 먹었어.”
잘 생각해 보니 나도 온하제일 적 가정부 아주머니가 차려주신 생일상에도 미역국과 잡채가 함께 올라왔던 기억이 난다.
나는 사이트에서 잡채 레시피를 검색해 들어갔다.
“일단 별로 안 어려워 보이기는 한데……. 잡채를 할 만한 재료가 지금 숙소에 다 있긴 있나?”
“나야 모르지……. 당면은 본 것 같다.”
“지우 형한테 물어보고 올게.”
나는 한창 에어리들에게 박박이들 사진을 보여주던 강지우에게 재료 목록을 띄워놓은 핸드폰을 내밀었다.
“지우 형, 형! 이거 재료 있는지 좀 봐줘.”
우리가 하나하나 부엌을 뒤져 재료를 찾아보는 것보다 부엌 책임자인 강지우에게 직접 물어보는 게 10배는 빠를 것이다.
“봐봐.”
재료 목록을 눈으로 빠르게 스캔한 강지우가 선뜻 고개를 끄덕였다.
“표고버섯이 없기는 한데, 필요한 건 얼추 다 있으니까 되기는 될 거야. 잡채 해주게?”
“응. 좋아해?”
“너네가 해주는 건 다 타도 좋아.”
“형…….”
“막내야…….”
“그런 대사는 사망 플래그야…….”
“…….”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ㅋㅌㅋㅋㅌㅌㅋㅋㅌㅌㅋㅋㅋㅌㅌㅌㅌㅋㅌㅋㅋㅌㅌㅋㅌㅋㅌㅋㅋㅋㅋ
– 갑자기 사망플래그뭔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세상 아련한 얼굴로 감동 파괴ㅋㅋㅋㅋㅋㅋㅋ
– 지우야 일단 울지말고 말해봐ㅋㅋㅋㅋㅋㅋ
* * *
마침내 메뉴 선정이 끝나고, 요리 대결 시작 시간이 임박했다.
“양팀 요리사 각오 한 말씀씩 해주시죠. 멍냥 팀의 성하 씨부터.”
강지우가 어디선가 가져온 황금빛 블루투스 마이크를 견성하에게 내밀었다.
‘저거 상현이 형 차에 있던 건데…….’
날카롭게 스쳐 지나가는 랩 대결의 추억……은 잠시 접어두고.
“멍냥 팀이라니, 팀 이름 너무 대충 지은 거 아닙니까?”
“왜! 귀엽잖아!”
내 말에 강지우가 주먹을 불끈 쥐었다.
“설마 우리 팀 이름은 뭐 캥늑 팀이라도 되니? 이건 별로 안 귀엽…….”
“아니. 너네는 형 팀이야.”
“…….”
“불만 있냐?”
“……없다.”
– 저기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동갑내기 쌍방정색ㅋㅋㅋㅋㅋㅋㅋㅋ
– 막내편애 ON
– 벌써 보인다 아무리 망한 요리라도 멍냥팀 편을 들어줄 막내편애러 강쥬 심사위원님의 모습이..
– 에어리들 당연히 두팀모두 망할거라고 생각하는 거 너무 웃긴데 반박할수x
“아무튼, 대답해 주시죠, 성하 씨.”
“최선을 다해 부모님께도 드릴 수 있는 잡채를 만들어 내겠습니다.”
견성하가 비장히 말했다.
“아, 부모님께도 드릴 수 있는! 저를 위해 그렇게까지…!”
“아니, 딱히 지우 형을 위한 건.”
“네. 그 커다란 마음부터가 벌써 너무 감동이네요.”
강지우는 무언가 반박하려는 견성하의 말을 끝까지 듣지 않고 인터뷰를 끝냈다.
“그럼 기대하겠습니다.”
사망플래그 이야기를 듣고 잠시 정신이 가출했던 강지우의 눈빛에 다시 기대감이 돌아와 있었다.
“이번에는 형 팀의 결 씨 각오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믿음을 배신하지 않겠습니다.”
“예……?”
예상을 완전히 벗어난 답변에 강지우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저를 믿어주신 에어리와 라온이를 실망시키지 않겠습니다.”
반요한은 웃겨 죽으려고 하고 있었고, 강지우 또한 비슷한 표정이었지만 가까스로 호흡을 고르며 어찌어찌 진행을 이어갔다.
“아, 어쨌든 믿음에 배신하지 않겠다는 이 선언! 너무 멋있어서 아주 반하겠어요.”
나는 견성하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나는 그렇다 쳐도…… 저 형 아까 대체 무슨 채팅을 본 거야?”
존경하는 형의 모자란 모습에 침통한 표정을 한 견성하가 똑같이 속삭여 대답했다.
“몰라…….”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은은하게 나는 또라이의 향..
– He is ORCA
– 서문결도 오르카다
– He is ORCA
빼곡하게 올라오는 ‘He is ORCA’ 혹은 ‘서문결도 오르카다’라는 댓글과 함께, 마침내 요리 대결의 막이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