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Idol’s Strategy to Conquer the Entertainment Industry RAW novel - Chapter (179)
천재 아이돌의 연예계 공략법 179화
한동안 크로니클 멤버들이랑 마치 20년이란 연차 차이가 없는 것처럼 웃고 떠들었다.
결국 원곡자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크로니클 메들리 무대 사전 녹화까지 모두 마치고 나서야 겨우 우리 대기실에 멤버들이랑 스태프들만 남을 수 있었다.
줄곧 어른들이 좋아할 만한 생글거리는 낯빛을 하던 강지우가 조금 피곤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 지금 좀 불길한 생각이 떠올랐어.”
“무슨 생각?”
“우리도 20년 뒤에 지금이랑 별로 다르게 살고 있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
“지금 그거 킹갓제너럴마제스티 크로니클 선배님들이 철없다는 말이야?”
철없다는 건 사실 좀 과장된 표현이기는 했지만, 어쨌든 뜻이 통하기는 했는지 강지우는 말이 없었다.
어쨌든 외국인 타이틀을 달고 있는 만큼 이 정도의 뉘앙스 차이는 관대히 넘어가 준 듯했다.
나는 크로니클이 우리더러 가져가라며 한 통 챙겨준 비타민 젤리를 여섯 개째 오물거리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같은 생각이야.”
“그렇지?”
그나저나 이 젤리 딱 애들이 좋아할 것처럼 보이는데.
크로니클 멤버 중 누구 취향인지는 모르겠다.
뭐, 원래 어른이란 애들이 못 사는 장난감이나 텐× 같은 비타민 따위를 왕창 큰 통으로 사버리는 존재 아닌가.
“그래도 우리 목표는 오늘부터 크로니클 선배님들만큼 오래가는 걸로 하는 거다. 아까 보면서 선배님들이 엄청 부러웠어. 대단해 보이기도 했고.”
데뷔한 지 20년이 다 된 올해까지도 매년 신인 아이돌 몇 팀씩은 크로니클을 롤모델로 꼽고 있었다.
크로니클은 팀 활동도, 어느 정도 연차가 찬 이후 시작한 개인 활동도 성공적으로 풀려나간 편이라 아이돌들이 롤모델로 삼기에는 딱 좋은 그룹이었다.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면서도 활발히 방송에 출연하는 주연호.
입담을 살려 여러 예능에서 꾸준히 밉지 않게 활약하는 이기준.
잘생긴 외모 덕분에 비중 있는 조연으로 들어간 데뷔작을 빵 터뜨린 이후 주연급 배우로서 꾸준히 드라마를 촬영하고 있는 한도균.
이기준과 함께 팀 내 예능 지분을 맡고 있으면서 센스 있는 MC로서 입지를 다진 김성영.
방송 활동은 가장 적지만 그룹 활동 외에 솔로 가수로서 뚝심 있게 나아가는 묵혜성까지.
자기 커리어에 한 자부심이 있는 묵혜성도 그렇고.
헐렁하고 속없어 보이는 다른 멤버들 역시 다들 생각보다 일 욕심이 많은 편이었다.
‘그래서 아직 아무도 결혼을 못 한 것 같기도…….’
묵혜성이 좋은 사람이랑 결혼해서 더도 덜도 말고 딱, 자기 닮은 아들과 딸 한 명씩만 낳아준다면 세상이 조금 더 아름다워질 텐데.
묵혜성의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은 성격만 보면 좋은 사람을 만나기는 고사하고, 그냥 사람도 못 만날 게 자명해 약간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왜 이런 걸 걱정하고 있지.’
일반적인 가수 선후배 사이나 오촌 친척 관계에서는 이런 걸 걱정하지 않을 것 같아 쓸데없는 생각은 그쯤에서 그만하기로 했다.
그러는 사이 견성하가 강지우더러 왜 자기 맘대로 우리 목표를 정하냐며 투덜거리고 있었다.
“리더의 권한이다!”
“뭐라고요? 폭정이에요!”
견성하의 항변을 강지우는 들은 척도 안 했다.
한순간 강지우가 견성하의 규칙을 위반하는 언행을 보인 건 아닌가 걱정했는데 다행히 시스템은 잠잠했다.
나이로 찍어 누르는 건 안 돼도 리더라는 직함으로 밀고 나가는 건 괜찮나 보다.
“처음부터 계약 기간을 7년이 아니라 20년으로 잡았어야 했는데……!”
“우리 고모 회사가 악질이라고 기사 날 일 있니?”
반요한이 톡 쏘아붙였다.
‘저 자식 진심으로 향후 10년 이내에 시드 이사 자리라도 하나 꿰차려는 건 아니겠지…….’
“그래서 넌 나랑 20년 보는 거 싫어?”
“누가 싫대?”
“너 이 자식……! 믿고 있었…….”
“어차피 우리 둘은 7년 계약 기간 안에 20년 채워지거든?”
“…….”
숨겨 둔 한 방이 있는 반요한의 말에 타격을 받았던 강지우가 금방 회복해 말했다.
“안 되겠다. 나랑 20년 동안 같이 활동하고 싶은 사람 머리 위로 손 높이 들어. 형이랑 누나들도 포함해서요.”
“어? 우리까지?”
대기실 여기저기에 앉아 있다가 강지우의 지목을 받은 스태프들이 예상 밖의 말을 들은 사람들처럼 조금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당연하죠. 우리 완전 끝까지 같이 가는 거야.”
그렇게 말하는 강지우는 참 든든하고 믿음직스러운 사람처럼 보였다.
그렇게 보이는 것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실제로도 그렇지만.
이거 약간 감동적인 미담 모먼트 아닌가, 하고 생각할 때 견성하가 초를 쳤다.
“그 말을 반지에 손 올리고 하는 이유는 뭔데요. 20년 안 볼 거면 지금 당장 헤어지자 이거예요?”
그 말대로 강지우는 우리 보라는 듯 씻을 때를 제외하면 거의 항상 끼고 있는 자기 반지에 손을 올리고 있었다.
우리 시선을 다시 한 몸에 받은 강지우가 가볍게 소리 내 웃었다.
“눈치가 빠르구나, 성하야.”
덕분에 분위기는 한결 가벼워져 강지우의 말을 괜히 필요 이상으로 무겁거나 부담스럽게 느끼는 사람이 없게 되었다.
“뭐 하는 사람이야 진짜.”
목덜미가 조금 붉어진 견성하가 투덜거리며 손을 반쯤 올렸다.
이 시대의 의리남, 이 시대의 보살남 서문결은 진작에 손을 들고 있었고.
이런 거 싫다며 몸을 빼던 반요한은…… 끝내 강지우에게 억지로 붙잡혀 누구보다 손을 높이 들게 되었다.
내가 봤을 때 정말로 싫어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오히려 제일 기꺼워하는 사람처럼 보였다면 내 착각일까.
“저는 상현이 형이랑 누나들 오래 보고 싶은데.”
애교 섞인 강지우의 말에 웃으며 눈치를 살피던 스태프들이 하나둘씩 손을 들기 시작했다.
“오래 보고 있으면 좀만 얌전하게 있으면 안 되겠니.”
“에이, 저희 같은 애들이 대형 사고 안 쳐요.”
그때까지도 손을 붙잡혀 있던 반요한이 징글징글하다는 듯 중얼거렸다.
“난 강지우 네 이런 점이 정말 싫어…….”
“어떤 점?”
“사람 부끄럽게 쓸데없이 오글거리게 진지해지는 점…….”
사람 부끄럽게 하는 것에 또 다른 방면으로 일가견이 있는 인간 입에서는 딱히 듣고 싶지 않은 말이었다.
촌철살인의 악담을 들은 사람답지 않게 산뜻하게 웃은 강지우가 빠르게 대꾸했다.
“오글거린다는 건 민망하다는 거고, 민망하다는 건 너 역시 이걸 한낱 장난으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 여기고 있다는 뜻으로 나는 네 감정을 매우 존중하…….”
“아, 진짜 그만!”
“이젠 나도 부끄럽다 지우야…….”
“형, 저도요…….”
그래도 부끄러워하거나, 실없이 웃거나, 하는 스태프들은 하나같이 기분이 좋아 보였다.
“어디 보자…… 다 들었나.”
“온라온 너 왜 안 들어? 배신이냐?”
그때, 견성하가 강지우의 뒤에 서 있던 나를 발견하고 말했다.
“든다, 들어.”
하지만 나는 동시에 신기하다고 생각했다.
강지우 같은 사람은 어떻게 사람과 사람 사이의 불확실한 미래를 저렇게나 확신 가진 눈으로 기약할 수 있는 걸까.
* * *
[ORCA – Chronicle medley, 오르카 – 크로니클 메들리 Music Pangpang 2018.06.××]– 각잡고 커버 진짜 잘했다
– 지나가던 이터널인데 요즘 자주 보다 보니까 오르카까지 좋아질 것 같아요 오르카 해방 약간 데뷔초 크로니클 곡 느낌 나서 좋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드림도 진짜 명곡ㅠㅠㅠㅠㅠ 커버도 진짜 기깔나게 잘해주셨어요 최고애요 짱짱
– 다 너무 잘했는데 특히 얼라이브는 오빠들 데뷔초때 느낌 그대로 나서 넘 좋아요ㅠㅠㅠㅠ 완곡 커버 존버합니다..
– 안녕하세요 크로니클팬입니다요 저희 크로니클은 구제할 수 없는 춤바보균을 보유한 관계로 노래는 몰라도 춤은 일단 오르카 분들이 이기신 것 같아요
┗ 한성질하셨던 혜성오빠도 구하지 못한 최강의 바보..
┗ 도균이는 묵선생님도 이젠 포기하신듯
┗ 묵혜성한테 동선 안 틀린 걸 칭찬받는 사람은 한도균이 처음이자 마지막일듯,,,,
– 멤버수 똑같이 다섯명인것도 운명처럼 좋고 다 핸드마이크 쓰는 것도 최고예요
– 매들리라 여러 개 봐서 좋기는 한데 하나씩 완곡으로 보고 시퍼요 선생님들 따로 커버해서 다 올려주시면 안되나요ㅠㅠㅠㅠ
– 얼라이브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연호+혜성 고음 부분 나오기 전에 끊겨서 똥싸다 중간에 끊긴 사람처럼 아쉬웠는데 담곡 시작하자마자 강지우가 애드립 시원하게 쭉 뽑아주네;; 편곡 누가했냐 칭찬해
– 편곡 진짜 잘한듯 얼라이브>와일드까지는 무리한 변형 없이 원곡 느낌 잘 살려놨고 톡식은 픽하트때에서 주연호가 말했던 것처럼 맹목적인 연하 너낌.. 그 피드백 잘 살려서 진짜 찰떡같이했고 특히 온라온반요한은 똑같은 곡 두번해서 그런가 춤선이나 보컬 등등 작년보다 엄청 발전한 거 진짜 확 보임 앞으로 더 잘할 것 같다는 게 개짱이야 크으
– 울조카그룹 오르카 크로니클처럼 오래가는 그룹 꼭 됐으면 좋겠어요ㅎㅎㅎ
– 반깐온라온 진짜 사람 홀린다 홀려.. 살짝 풀린눈으로 카메라보는 마지막 부분 계속 돌려봄
– 왜 와일드 얘기는 많이 없지 얼라이브도 어려운데 와일드는 진짜진짜 직접 해보기 전까지는 모르는.. 숨어있는 ㅈㄴ어려운 곡이라 크로니클 커버곡으로는 외면받아왔는데 조카들이 이걸 해내네요 인상적으로 봤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완곡까지 해주세요
– 강지우는 고음 쭉 빼도 음 남는듯? 섬결 폭풍랩도 그렇고 얼라이브랑 와일드 이렇게 여유롭게 커버할 수 있는 남돌 오르카 말고 또 있나
– 그들은 1시간 동안 특별한 무대를 가질 수 있을까? 못하겠다면 되게 해.
– 오르카 개그돌ㅡ아닙니다. 댄스가수고요 저희 할머니도 인정하신 실력파입니다 그리고 저는 오늘부터 오르카 섹시컨셉 존버합니다
– 약 1년만에 반요한 온라온의 톡식 이숨달을 고화질로 보게 되었습니다 사랑해요 뮤직팡팡 사랑해요 MBS 지옥가라 뮤직박스
– 뮤팡도 그렇고 텐투텐 묵혜성이랑 온라온도 그렇고 뭔가 크로니클이랑 오르카 엠브스 픽인 듯?? 두그룹 단체 합동예능ㄱㄱㄱㄱ
그리고 길이길이 레전드로 회자되는 이 무대가 계기가 되어.
이후 오르카는 한동안 온갖 곳에서 오만 가지 커버 무대를 끊임없이 요청받기 시작했다.
* * *
드림 무대와 함께 크로니클 커버 무대까지 성공적으로 마치고 며칠 뒤, 온라온은 묵혜성과 함께 출연하기로 한 예능 ‘텐 투 텐’의 작가와 미팅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