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Idol’s Strategy to Conquer the Entertainment Industry RAW novel - Chapter (385)
천재 아이돌의 연예계 공략법 385화
한가로운 월요일 오후.
“흠, 흠.”
“…….”
“흐음~ 흠.”
“아…… 너무 보기 싫다.”
강지우가 콧노래를 부르며 옷을 고르는 걸 지켜보던 반요한이 떨떠름한 표정으로 친구를 갈궜다.
“그냥 둬요. 좋다잖아요.”
강지우를 시야에서 자체적으로 치운 지 오래인 견성하가 심드렁히 대꾸했다.
“막내랑 결이 응원~”
“…….”
“너네는 못 가는 동생들 응원~”
“어휴.”
“내 힘으로 쟁취한 응원~”
냉대에도 아랑곳없이 승리자의 미소를 짓는 강지우는 헥사곤 스테이지의 2차 경연 방청 당첨을 알리는 문자가 담긴 핸드폰을 들고 있었다.
마침 경연 당일 스케줄이 비어 있길래 큰 기대 없이 신청한 방청이었는데 매사 운이 없는 그치고는 드물게 당첨되었다.
깜짝 놀라는 얼굴을 보고 싶어서 서문결과 온라온에게는 철저히 비밀로 했지만, 혹시 모를 소란이나 사고를 미리 방지하기 위해 회사에는 당첨 소식을 알려 헥사곤 스테이지 제작진과도 협의를 마쳤다.
“지우야, 준비 다 됐으면 나가자.”
“네! 얘들아, 그럼 난 이만.”
“빨리 가라 좀.”
매니저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경연장 근처에 도착한 강지우는 브이로그용 셀프 카메라를 들고 하나씩 입장 절차를 밟아나갔다.
비밀 유지 서약서를 작성한 다음 손목에 입장 팔찌를 차고 투표용 리모컨을 받는 모습이 카메라에 생생히 담겼다.
오후 6시.
강지우는 일반 방청객들 사이에 섞여 경연장에 입장했다.
‘강지우다…!’
‘헉 강지우.’
‘지우네….’
근처에 있던 사람들이 흔히 찾아보기 힘든 남자 팬인 강지우의 정체를 알아보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마스크에 모자까지 꼭꼭 눌러 쓴 차림새가 오히려 연예인임을 알리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없는 사람처럼 있다 가기를 일찌감치 말끔히 포기한 강지우가 모자와 마스크를 시원하게 벗었다.
나 기분 좋다고 말하는 것처럼 생글생글 웃는 얼굴이 훤히 드러났다.
‘잘생겼네.’
‘우와 연예인.’
‘잘생겼다.’
안타깝게도 그 정상적인 감상은 채 3초를 가지 않았다.
“오늘 동생들 응원하러 왔습니다. 여기 카메라는 제작진 허락받았어요. 경연 시작하면 끌 거고요. 혹시 여러분 얼굴이 나오더라도 블러 처리할 거니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오늘 하루 잘 부탁드릴게요. 그런데 여러분은 어느 그룹 응원하시나요?”
“…….”
‘말 진짜 많다.’
그의 옆에 앉아 있던 사람이 끝도 없이 넘쳐나는 사담에서 벗어난 것은 녹화가 시작되고 제나가 등장했을 때였다.
-보석 같은 재능이 무한히 빛나는 헥사곤 스테이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안녕하세요. 2차 경연 진행을 맡은 제나입니다. 반갑습니다.
“와아아아아!”
-이번 헥사곤 스테이지의 2차 경연 주제는 바로… ‘힙합’입니다. 오늘 무대를 준비하면서 여섯 팀이 직접 랩 메이킹을 했다는데요, 어떤 무대가 펼쳐질지 정말 큰 기대가 됩니다.
아까부터 유난히 반응이 큰 2층을 향해 제나가 힐끗 시선을 주었다.
시선 끝에는 물론 강지우가 있었다.
“형, 왠지 아까부터 저기서 지우 형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데….”
“나도.”
강지우의 모습이 화면에 잡히지는 않았기에 대기실에 있던 서문결과 온라온은 의심을 확신하지 못하고 고개만 갸우뚱거렸다.
-다음으로는 2차 경연의 평가 방식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2차 경연에서는 지난 1차 경연과 같이 현장 평가 점수 3,500점, 전문 심사위원 점수 1,000점, 자체 평가 점수 500점에 더해 일대일 매치 보너스 점수 2,000점을 합산하게 되는데요. 총 7,000점으로 최종 순위가 확정됩니다.
이어서 제나가 일대일 매치에 관해 설명했다.
대놓고 두 그룹 간의 우열을 가리는 평가 방식에 현장에서 탄식이 나왔다.
-그러면 오늘도 전문적으로 무대를 살펴주실 심사위원분들을 소개하겠습니다.
이번에는 일찌감치 심사위원석에 자리 잡은 심사위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제 나름대로 인사했다.
-자, 그러면 이제 헥사곤 스테이지 2차 경연 무대를 본격적으로 시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와아아아!”
-첫 번째 팀은 발전 가능성이 넘치는 헥사곤 스테이지의 막내, 리프틴입니다!
* * *
“잘하네….”
리프틴의 무대를 본 강지우가 작게 중얼거렸다.
지난 경연에서 최하위를 하고 이를 박박 간 옥도윤이 개인 기량을 백오십 퍼센트 발휘한 무대는 리프틴을 지목한 마이아워가 당황할 정도로 현장 분위기를 후끈 달궈놓았다.
‘하지만 우리 애들이 더 잘한다.’
바인의 작곡을 칭찬하는 심사평을 들으며 강지우가 혼자 고개를 끄덕였다.
남들 눈에는 라이벌 그룹의 실력을 대범하게 인정하는 것처럼 보였다.
강지우는 그 뒤로도 성실하게 방청객의 의무를 수행했다.
한때 한솥밥을 먹어 낯익은 얼굴이 많은 체이서 순서에는 특히 열정적으로 호응해 근처에 있던 체이서 팬들을 흡족하게 했다.
그리고 늦은 밤.
마침내 오르카의 순서가 찾아왔다.
-드디어 마지막 순서입니다. 모든 순간이 레전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그룹, 오르카!
지난 1차 경연에서 오르카가 무대를 찢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방청객들이 피곤해서 풀리려는 눈에 힘을 주고 무대를 바라보았다.
벙벙한 치수의 흰옷을 입은 서문결과 딱 맞는 검은색 옷을 입은 온라온이 모습을 드러냈다.
“우와아아아악! 잘생겼다아아아아아!!”
지치지도 않는지 여전히 쌩쌩한 얼굴로 포효하는 강지우를 무대로 올라오면서 발견한 온라온이 헛웃음을 지었다.
‘설마 설마 했는데 기어코 왔구만.’
한편으로는 여기서 보니 든든하고 반가운 것도 사실이었다.
내 편인 사람을 보는 것만으로 힘이 난달까.
결국 기쁘게 웃은 온라온이 강지우를 향해 손을 흔들어 주었다.
동생의 허락을 받은 강지우는 행복해졌다.
‘우와… 진짜 좋아하네.’
옆에 있던 방청객이 강지우로부터 느껴지는 순도 높은 행복감에 감탄했다.
“어, 애들 메이크업을 안 했나.”
숙소에서 멤버들의 맨얼굴을 자주 본 강지우였기에 두 사람이 맨얼굴이라는 사실을 쉽게 알아보았다.
진솔함을 전달하는 장치 중 하나로 두 사람은 메이크업 없이 무대에 오르는 것을 택했다.
오르카의 대표 비주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두 사람이라 방송 카메라에 굴욕적으로 나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조금도 들지 않았다.
‘얘들아, 잘해라.’
“비트 주세요.”
이윽고 전주가 흘러나왔다.
‘와, 비트 봐라. 이것도 직접 했다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멋을 장착한 서문결이 스타트를 끊었다.
있지 요즘 애들은 버릇이 없대
별 문제 참 많은 별세계 출신 신세대
그게 바로 나인데
어딜 봐서 그런데
과장이나 허세 없는 단정한 톤이 묵직하게 귀에 꽂혔다.
“와, 무슨 플로우가 이렇게….”
안 그래도 잘했는데, 데뷔하고 나서도 꾸준한 연습으로 실력을 다진 서문결이 본격적으로 구사하는 랩은 청중을 담백하게 끌어당기고 압도하고도 남았다.
I’m in my zenith
우린 그저 헤매고 달리는 청춘
첫 번째 벌스 뒤에 바로 이어지는 멜로디컬한 훅은 온라온이 중심이 되어 이끌어갔다.
I’m in my zenith
푸른 봄 여름을 가로지르는 바람
청량하면서도 에너지가 응축된 목소리가 단번에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동안 서문결은 자연스럽게 그루브를 탔다.
“훅 좋은데?”
어렵지 않으면서도 신선한 훅이 청중의 귀에 감겼다.
바로 이어지는 두 번째 벌스는 온라온의 몫이었다.
Millennial Z가 하나래
알파벳 두 개에 갇힌 청춘
셋 세면 뛰쳐나가 미지로
궁금하지 않아 네 편견
“어, 원래 랩을 하시는 분이었나?”
“예전에 보니까 애가 기본적으로 리듬감이 좋더라고….”
“생각보다 랩을 너무 잘하시는데?”
온라온의 랩에 감격한 강지우가 응원봉을 붕붕 흔들었다.
다음 훅은 반대로 서문결이 불렀다.
온라온이 크게 팔을 휘두르며 호응을 유도했다.
훅에 금세 익숙해진 청중이 한목소리로 영어 가사를 따라 했다.
“I’m in my zenith!”
I’m in my zenith
우린 그저 헤매고 달리는 청춘
“I’m in my zenith!”
I’m in my zenith
푸른 봄 여름을 가로지르는 바람
‘곡이 뜨거웠다가 시원해졌다가, 완급 조절 장난 아니네.’
여유롭게 무대를 누비던 두 사람이 중앙에서 서로를 등진 채 듀엣 안무를 선보였다.
“꺄아아아악!”
“라온아아아악! 결아아아아아아악!”
최소한의 힘만 사용하는 춤은 잘 모르는 사람이 보아도 어지간한 연습으로 안 될 것처럼 호흡이 딱딱 맞아들어가 쾌감을 자아냈다.
어림잡아도 10 to 42인데
넌 너무 늦었다니 뭐래
봐 우리 시대가 도래
“대박…. 안무까지 놓치는 게 없네, 이 팀은.”
“무섭다. 지금 소름 돋았어.”
대기실에서 무대를 지켜보던 다른 출연자들이 소름이 돋은 팔을 쓸어내렸다.
우린 길 아닌 길로 가지
가이드는 no thank you
벗이라면 come with me
고조되는 분위기는 이미 단독 콘서트장의 그것이었다.
I’m in my zenith
우린 그저 헤매고 달리는 청춘
I’m in my zenith
푸른 봄 여름을 가로지르는 바람
젊은 층으로 구성된 방청객들이 공감되는 가사에 열광하며 끝나가는 무대를 아쉬워했다.
We’re in our zenith
We’re in our zenith
이로써 또 하나의 전설로 남을 오르카의 2차 경연 ‘My Zenith’ 무대가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