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Of the Unique Lineage RAW novel - Chapter 298
295. 아니다. 부족했다.
마법사의 전투는 흔적을 읽어 내기 어렵다.
특수 사건 전담반이 부산에서 일어난 현장을 감식했을 때, 담당 형사는 그런 생각을 했다.
감식이 쥐뿔 무슨 소용이냐고.
사탕을 입 안에 넣고 굴리던 형사 하나가 지루한 어조로 말했다.
“철수하자.”
“네, 팀장님.”
“감식반도 뭐 없지?”
“네, 아무것도요. 열심히 싸운 흔적이라고 하던데요.”
“일 참 편하게 하네, 그게 감식이면 나도 하겠다.”
사탕을 아그작 깨물어 부순 뒤, 형사가 떠났다.
부산 PWAT 팀장 이주원, 이지혜를 딸기라 부르는 그도 보고를 받았다.
“건진 거 없고?”
“전리품은 이미 세최특이 싹.”
마법사는 고가의 물건을 가지고 다닌다는 게 상식이다.
예전에 멍청한 범죄자 몇이 현상금 사냥꾼 일을 한다고 마법사만 골라 털러 다닌 적도 있었다.
‘애초에 찾지도 못했었지.’
주문쟁이란 족속은 그렇게 제 몸을 잘 숨기는 놈들이다.
그런 놈들이 셋이다.
정부와 단군 그룹에서 작정하고 보호한답시고 이 일은 주문쟁이의 선빵이란 말도 했다.
어떤 이유로든 세최특에게 시비 걸지 말란 말로 들렸다.
‘그런 말 안 해도.’
이주원도 안다. 지금 같은 시기에 누가 청기사 슬레이어를 건드리겠나.
솔직히 말해서, 갑자기 부산 와서 난리를 쳐 대기에 틱틱대긴 했지만, 눈앞에 그 유광익이 있으면 덤비기 힘들 것이다.
‘괴물은 괴물이군.’
청기사를 죽이고 곧장 여기까지 내달린 다음 마법사 셋을 죽여?
전투력도 놀랍지만, 그 회복력이 더 놀랍다. 체력이 무한정 솟는 것 같지 않나.
이주원은 상황을 꿰뚫어 보는 눈이 있었다.
‘사방에서 난리겠어.’
세최특은 아주 특별한 인재다.
정부에서는 그를 지키기 위해 용을 쓸 테고, 타국에서는 그를 데려가기 위해 악을 쓸 것이다.
이민이라도 간다고 하면 막을 수나 있으려나?
안 되겠지.
이주원은 유광익의 위치를 대강 가늠했기에 그를 향해 시비를 걸 마음은 조금도 없었다.
“철수 잘했고, 특수 사건 전담반 감식팀은 뭐 나온 거 없다냐?”
“네, 열심히 싸운 흔적이라고 합니다.”
“새끼들 일 편하게 하네.”
일선 형사와 같은 의견이었다.
그렇게 폴리스 라인이 치워지고 딱 하루가 지난 뒤다.
조형물처럼 한쪽에 우두커니 세워 둔 돌덩어리에서 우둑하고 팔뚝이 튀어나왔다.
곧 돌덩어리가 우수수 떨어지더니 사람의 형체가 나타났다.
광익이 머리 돌기 남자라 부른 이였다.
‘죽을 뻔했다.’
요단강에 목까지 담갔다가 돌아왔다.
그래도 살아남은 게 어디인가.
그의 초능은 변이였다. 그것도 특출난 변이.
보통의 변이와 다르게 사이오닉 에너지가 남지 않는 완벽한 변이, 그는 돌덩어리로 변할 수 있었다.
그 흔적으로 머리에 하얀 돌가루가 날리는 페널티를 얻게 되었지만, 덕분에 살긴 했다.
‘이 개 같은 능력이 도움이 되는 날도 오는군.’
변신하지 않았다면 세최특이나 그 일행, 이후에 온 이들이 자신을 그냥 두고 갔을 리가 없었다.
변이 중에는 몸의 회복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하기도 했다.
그 덕분에 일전에 광익에게 얻어맞은 눈, 코, 입이 얼추 제자리에 있었다.
함몰된 광대뼈도 물론 도로 톡 튀어나온 상태였다.
먼지 구덩이 바닥을 손으로 짚은 돌기 남자는 몸을 일으키다 멈췄다.
바로 옆으로 긴 달빛을 등진 그림자가 제 그림자를 덮었으므로.
등 뒤로 식은땀이 흐른다.
‘경찰?’
조심스럽게 고개를 돌렸다. 특이 변이 중 회복력이 높아진다고 하더라도 완벽하게 회복된 건 아니다.
아직 몸 안은 엉망이었다.
솔직히 말해 전력으로 뛸 자신도 없었다. 즉, 도망가는 건 무리였다.
고르게 숨쉬기도 힘들어 헐떡이는 숨이 절로 나왔다.
“후우, 후우.”
긴장감과 함께 돌아본 뒤쪽.
까만 눈알을 가진 여자가 보였다.
멀뚱히 바라보자, 여자가 생긋 웃는다.
말은 없다.
침묵이 흐른다. 그 침묵이 불편한 머리 돌기 남자가 입을 열었다.
“……누구?”
여자는 말이 없었다. 그대로 지켜볼 뿐이었다.
부스스.
바람에 머리에 붙은 하얀 돌가루가 흩날렸다.
돌가루는 그대로 여자 앞에서 무언가에 막힌 듯 양옆으로 흩어졌다.
여자는 여전한 미소로 멀뚱히 자신을 바라볼 뿐이었다.
주문 사냥꾼 곁에 붙어먹은 덕인지, 머리 돌기 남자는 상대의 정체를 눈치챘다.
‘마법사다.’
경찰이 다 떠났는데 이곳을 들르는 놈이 평범할 리는 없으니.
‘음지의 마법사?’
주문 사냥꾼 집단이 존재한다고 들었다.
그는 아는 게 꽤 많았다.
여자가 손을 든다. 그 손에 거뭇거뭇한 무언가가 뭉치기 시작했다.
벌레떼가 손을 중심으로 둥글게 뭉친 것 같았다.
머리 돌기 남자의 등에서 식은땀이 비 오듯 뿜어졌다. 등이 금세 더 축축해졌다.
아무리 봐도 저 검은 덩어리 손이 제 몸에 이로운 효과를 줄 것 같진 않다.
머리 돌기 남자는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렸다.
절로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 바닥을 긁었다.
손톱이 깨지며 피가 튀었다.
검은 덩어리 손이 다가온다. 그걸 보던 머리 돌기 남자는 결국, 이 상황에서 해야 할 말을 선택했고 토해 냈다.
“제가 약점을 압니다. 세최특의 약점.”
여자는 여전히 말이 없다. 대신, 내민 손에 있던 검은 덩어리가 사라졌다.
손바닥을 하늘로 향한 하얀 손이 보인다.
이 손은 무슨 의미인가.
머리 돌기 남자는 고민하다가 그 손을 맞잡았다.
여자는 남자를 일으켰다.
“거짓말이면 재미없어.”
그르렁거리는 듯한 묵직한 저음, 남자 목소리였다.
외모와 어울리지 않는 목소리다.
머리 돌기 남자는 어떤 내색도 하지 않고 말했다.
“네. 봤습니다. 약점.”
거짓말은 아니었다.
그는 세최특의 약점을 봤다. 그건 진실이었다. 적어도 그가 보기에 세최특은 명확한 약점이 있었다.
* * *
머릿속 한쪽에서 수없이 청기사와의 싸움을 복기했다.
이미지 트레이닝의 연속.
그때의 난 완벽했나, 부족함이 없었나?
아니다. 부족했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동수를 이룬 것처럼 보이겠지만.
전혀 아니올시다란 거지.
불멸자의 감각이 부족한 부분을 메웠다.
전투 감각이 날카롭게 타오르면 전투 예지를 발동했다.
그게 아니었다면 청기사의 블레이드에 난도질당해 고깃덩이가 됐을 거다.
가까스로 이룬 동수다.
가진 걸 모두 쏟아부어 간신히 동급이라니.
그럼 이게 나의 끝인가? 아니다. 본능적으로 그리 판단했고, 이성적으로도 그리 판단했다.
나한테 부족한 건 뭘까.
많았다. 하나하나씩 채워 가기로 마음먹었다.
근력, 순발력, 체력.
일단 기본기를 새로이 쌓는다. 지금보다 나은 출력을 내려면 힘과 속도, 지구력이 기본이다.
고로 변신족의 근본을 키워야 한다.
그러려면 무엇을 해야 하나.
기본 능력 이미지를 뜯어고쳐야 한다.
내 신체의 표준 이미지를 향상하는 거다.
훈련 목표가 잡혔다.
강푸름이 신나게 판독기를 만들고 중고 형이 ‘돈방석이 진짜라니.’ 하며 놀랐을 때, 난 훈련실에 처박혔다.
배우고 익힌다.
지겹진 않았다. 신체의 한계를 깨는 건 즐거운 일이었다.
오전에는 전신을 뜯어고치는 수준의 신체 단련을 했다.
중력 제어 장치, 인듀어 등 쓸 수 있는 건 다 썼다.
엄마와 긍낙이 삼촌이 날 도왔다.
“널 위해 만들었다. 커스터마이징 훈련 장비다. 이름은 Invitation to hell, 줄여서 ITH 잇헬이다.”
TMI다.
꽤 힘들게 개발해 만든 물건이란 건 알 수 있었다.
긍낙이 삼촌이 그걸 부단히 어필했으니까.
“삼촌뿐이에요.”
난 엄지를 들어 줬다.
그러며 뒤로 호응 삼촌이 가져다준 칼로리 파워 부스터 바를 숨겼다.
긍낙이 삼촌이 보면 꽤 서운해할 것 같으니.
“광익아. 삼촌이 그거 만든다고 얼마나 서러웠는지, 연구팀에서 어떤 미친놈이 이걸 쓰냐고 막 그랬다?”
그랬군요. 제가 쓴다고 말씀하시지.
“차 봐.”
삼촌은 어린아이 같은 얼굴을 하고서 권했다.
기본적인 형태는 인듀어와 같다. 다만 전신을 두르는 얇은 금속 로프가 생겼다.
그걸 손목, 발목, 허리, 목까지 두르고 나서 잇헬을 작동시켰다.
“어때?”
긍낙이 삼촌이 물었다.
기본적으로 인듀어와 같지만, 전신 압력이 다르다.
구조를 꿰뚫어 볼 정도로 기어 쪽 지식이 있진 않지만, 원리는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체력 거머리야, 그거.”
삼촌이 의기양양하게 웃는다. 사실 나 말고 다른 특수종이 차면 자살 도구가 아닐까 싶다.
무게 증량을 위해 기본 틀은 아다만티움으로 만들었다.
여기에 패러사이티움, 기생석을 섞었는데.
보통 기생석이 아니었다.
피 대신 에너지만 빨아들이는 쪽의 기생석이다.
합금을 통해 개발한 신소재였다.
에너지 흡착 훈련 도구라 할 수 있었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로프를 통해 내 체력을 뽑아낸 잇헬은 그걸 에너지로 치환, 전신에 압력을 넣는 쪽에 쓴다.
“충전도 필요 없다고. 착용자의 브이 에너지를 빨아 먹는 형태니까.”
이러니 커스터마이징 도구다.
이건 사실상 내가 안 쓰면 훈련 도구가 아니라 고문 도구다.
“넌 훈련 도구를 만들어 오랬더니, 뭘 만들어 온 거니?”
내 어머니가 이리 말할 정도로 황당한 훈련 도구였지만.
나한테는.
“딱 좋아요. 삼촌.”
그랬다. 딱 좋았다. 정말 쓸 만했다. 한 번만 써 봐도 딱 알겠다. 너무 괜찮은 물건이다.
“진짜?”
삼촌이 되묻는다. 본인도 내가 이리 반길 줄은 몰랐나 보다.
고생은 했지만, 과연 이게 쓸모는 있을까 하는 의심이 남아 있었을까?
그 의심 버려도 됩니다.
“네, 완전 최곱니다.”
다시 엄지를 들어 보였다.
본래 이 훈련 도구의 취지는 몸을 단련함에 더 가혹하게 몰아치는 용도가 다였겠지만, 나한테는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잇헬이 내 몸에서 에너지를 뺏으려 한다.
난 몸의 에너지를 뺏기지 않기 위해 버티면서, 브이 에너지가 요동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버티고 버티는 과정이다.
불멸자의 감각이 내 몸의 변화를 관조했고, 난 그걸 통해 내 몸의 미래를 그렸다.
이리 버티는 와중에 내 몸은 더 큰 에너지를 농축하게 될 거라고.
버팀으로써, 견딤으로써 에너지를 더 단단하게 뭉치게 하는 법을 익히게 될 것이고 그건 궁극적으로 무식하게 몸을 굴려 얻을 브이 에너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릴 방법이 될 거라고.
머릿속에 한줄기 번개도 스쳤다.
조금만 개량하면 이거 다른 사람한테도 써먹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발상의 번개다.
이걸 걸치는 것만으로 엄청난 에너지 소비가 일어나므로 그만큼 먹어야 하는데, 그건 호응이 삼촌이 준 부스터 칼로리 바면 충분했다.
“보통 한 번 먹으면 후유증이 있는 거다. 조심히 먹어라.”
호응이 삼촌은 이런 말과 함께 건네줬지만, 나는 괜찮았다.
먹고 씹고 삼키면 그만이다. 불멸자의 피가 후유증을 금세 걷어낸다.
순혈 무명가의 주특기라 불리는 초재생에 가까운 재생력이 있기에 가능한 묘기다.
이게 내 오전 일과였다.
오후에는 잇헬을 찬 채, 어머니와 대련했다.
“그거 안 벗니?”
“네, 다 늙은 변신족 상대로는 괜찮을 것 같아요. 핸디캡은 드려야죠.”
반농담 삼아 도발을 했다.
“그래, 아들. 이 어미를 자식을 먼저 보낸 죄인으로 만들고 싶은 거지?”
아들 죽이겠다는 말을 저리 하시는 어머니는 당신뿐일 겁니다.
붙었다. 싸웠다. 쥐어 터지고 다시 덤볐다.
아무리 나라도 잇헬이란 희대의 고문 도구를 차고 어머니와 대련하는 건 무리다. 고된 일정이지만, 하루하루 성장하는 게 느껴지는 보람찬 나날이다.
저녁에는 잇헬을 벗고 가벼운 몸으로 아버지를 찾았다.
“배울 게 남았다고 생각하는구나?”
아버지는 불멸자, 사우전드 페이스란 낯부끄러운 별명의 주인이다.
육감이 날카로웠다. 뭐라 말하지도 않았는데 날 보더니 그리 말을 툭 뱉으셨다.
서재에서 책 사이에 비상금을 숨기시는 중이기에 슬쩍 망을 봐 드렸다.
“아들, 의리는 참 중요한 거다.”
불멸자임에 어머니의 기척을 놓칠 리 없지만, 그래도 아버지는 비상금을 필사적으로 숨겼다.
그리 부자(父子)의 소소한 비밀 작업이 끝난 뒤다.
“감각 집중, 분화 전부 다 할 수 있지만, 급하게 배운 감이 있는 것 같아서요.”
난 뭐든 빨리 배우는 편이었다. 너무 빠르기에 그로 인해 놓치는 것들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아버지를 찾은 거였고.
“다 컸네, 우리 아들.”
아버지는 그런 날 보고 기꺼워했다.
처음에는 아버지, 이후에는 아버지가 피닉스 팀원을 돌아가며 데려왔다.
난 그들에게 불멸자의 비전을 하나씩 훔쳐 배웠다.
“한 번 보여 줬는데 따라 하니?”
아버지의 부하, 여자분이었다. 날 보고 놀라더니 밑천 털리는 기분이라고 했다.
맞는 말이었다. 난 아버지와 피닉스 팀의 불멸자의 경험을 훔치는 중이었으니까.
일상이다.
훈련 사이사이 난 내 부족한 점을 더 깨닫기도 했다.
신체 단련, 기술 향상 이후에도 부족한 건 있다.
장비다.
내 신체 능력을 감당할 기어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그럼 그 모든 전투에서 소모할 체력이 반으로 줄었을지도 모른다.
“너 화림에서 보급 기초 장비 뭐 썼어?”
그건 이 친구가 해결해 줄 문제였다.
강푸름.
비만에서 제대로 긁힌 복권이 되어 돌아온 순혈 불멸자이자 엔지니어.
“요새 인기 좋다며? 여자 직원 쪽에서 널 잡아먹겠다고 벼르고 있다는 말이 나오더라?”
“그래? 그래서 장비 뭐 썼다고?”
순혈 정가의 기남이 새끼 정도는 아니지만, 강푸름도 막힌 구석이 있었다.
이 자식은 기어밖에 모르는 바보였다.
“권총, 소총, 산탄총, 칼, 와이어 안 가리고 썼지.”
“전투 스타일은?”
그동안 있었던 일을 읊어 줬다.
소소한 전투와 대규모 전투 상황 등이다.
“못 하는 게 없다는 거네.”
푸름은 그 말에 고심하는 듯 보였다.
이전에 건네준 금속 덩어리가 꽤 많다. 그걸 활용할 시간이었다.
즉, 내 커스터마이징 장비를 만들 시간이란 거다.
“몇 달은 걸릴 거야.”
물론 예상한 바였다. 아무리 기어를 뚝딱 찍어내는 세상이 됐다고 하지만, 장인의 작품은 시간이 필요한 법이다.
그나마 모든 걸 수작업으로 하지 않아서 이 정도인 거고.
“일전에 초능 친구들이 독특한 짓을 하더라?”
“사이오닉 슈트?”
실제로 그리 부른다고 했던가.
사이오닉 에너지를 기반으로 기동하는 전투형 갑옷이다.
센세이션했다.
“그거 좋아 보여.”
난 아이디어를 건넸고 푸름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기초 능력, 전투 기술, 장비.
세 가지 이후 지금 내가 가진 걸 정리하는 일이 남았다.
그걸 위해서는 일단 혜민이부터 만나야 했고.
“서방? 왜? 오늘 밤에 아기 만들까?”
얼굴 보자마자 이런 쌉 소리만 안 하면 참 좋을 텐데.
“누가 들으면 오해할 말 좀 하지 마라. 남의 혼삿길 막지 말라고.”
“나랑 결혼하는 거 아니면 그 혼삿길 앞에 독하게 박힌 돌이 있다는 걸 잊지 마, 유광익.”
혜민이는 미친 아이가 분명했다.
이걸 정상이라고 할 수는 없잖아.
그래도 이런 농담이라도 해야 훈련 와중에 살아 있음을 느낀다.
아, 물론 기남이의 역할도 중요했다.
그 친구 덕분에 하루하루가 심심하지 않았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