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Wizard Takes Medicine RAW novel - Chapter 215
약먹는 천재마법사 215화
처방(2)
레녹은 목갑을 열고 안쪽의 내용물을 살폈다.
은은한 금박으로 싸인 스무 개의 단환이 목갑 안쪽 쿠션에 조심스럽게 쌓여 있었다.
[그날 자네의 생체리듬을 진료했던 기억을 토대로, 철저하게 체질을 조금씩 개선시키는 것에 초점을 맞춰 제작했네.]“그렇군요…….”
[보름달이 떠오르는 날에 하나씩. 한 달은 넘겨도 되지만 오차가 일주일을 넘기는 순간 부작용이 꽤 심해질걸세.]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복용 시에 주의해야 할 사항을 하나씩 알려주기 시작했다.
[약을 복용하고 5분 정도는 마력을 잘 받는 체질로 변했다가, 족히 3일간은 제대로 움직일 수 없을 거야. 온몸의 중추신경계를 두들기고 자극해서 완전히 새로운 자극을 수용하도록 바꾸는 과정에서 똥오줌을 못 가리게 될 수도 있지.]“…….”
[달마다 하나씩. 다섯 개를 복용하면 확실한 차도가 있을 것이고, 절반을 복용하면 마나 중독으로 인한 세포 괴사가 80% 이하로 줄어들게 되네. 종국에는 부작용을 비롯한 마나 중독증의 증세를 절반가량 억제할 수 있게 되지. 개인의 노력과 차도에 따라서는 그 이상도 충분히 가능하네.]“……대단하군요.”
레녹이 오늘 이 순간을 위해서 거쳐왔던 일은 꽤 많았지만, 실질적으로는 약선에게 진료를 맡기고 말라베스를 가져다주었을 뿐이다.
그런데도 약선은 단 한 번의 진료만으로 레녹의 체질을 점진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는 영약을 만들어서 내놓았던 것이다.
레녹 역시 연금술을 손에 넣은 뒤로는 지속적으로 자신에게 가장 알맞은 도핑제를 찾기 위해 약 제조에 손을 대고 있었지만, 약선의 방식에 대해서는 감도 잡히지 않았다.
하지만 약선은 레녹의 말에도 불구하고 표정 하나 변하지 않은 채로 말을 이었다.
[어디까지나 점진적으로 체질을 바꿀 수 있을 뿐, 마나 중독증 자체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점에 유의하게. 치료가 끝난 뒤에는 마력을 통한 육체 강화에는 문제가 없겠지만, 중독증의 부작용까지 모두 없애지는 못해.]“알겠습니다.”
[목갑 안쪽에는 자네와 카이세의 진료 기록 사본을 넣어두었네. 만약 자네가 제니를 도와줘야 할 일이 있다면, 거기서 사소한 단서라도 찾아낼 수 있기를 바라지.]레녹이 느릿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품 안에 목갑을 집어넣자 그제서야 약선의 표정이 부드럽게 풀렸다.
[그래…… 말을 잘 듣는 아이군. 나에게 손자가 있다면 이런 모습일까.]“…….”
아마 그녀는 오늘 있었던 일을 잊지 않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손으로 이날의 기억을 일기로 남기고, 영상으로 보관하더라도 그녀는 남은 평생 동안 이 만남을 자신의 일이라고 실감할 수 없겠지.
손으로 잡힐 것처럼 가까우면서도 결코 닿지 않는 인연의 흔적에 괴로워하며, 외딴 호수로 숨어든 그녀의 고통을 레녹이 온전히 이해한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언젠가, 레녹이 누군가의 굴레를 벗겨내 줄 수 있을 만큼 높은 곳에 올라설 수 있다면.
자신과 타인의 굴레를 가리지 않고 벗겨낼 만큼 부드러운 손을 가지게 된다면.
회한과도 비슷한 기대를 억누른 레녹이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
“호의에 감사드립니다. 언젠가…….”
레녹은 무심코 흘러나온 말의 무게를 자각하고 입을 다물었다.
그건 레녹이 약속하고 들려주기에는 너무나도 아득하게 느껴지는 일이었으니까.
한 치 앞의 미래조차 장담할 수 없는 레녹이 들려주기에는 너무 희망찬 약속이었다.
지금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녀가 해오고 감당한 일에 대해 마땅한 사례와 감사를 표시하는 일뿐.
그렇게 죽음과는 다른 의미를 가지는 이별이 끝났다.
스스로의 주제를 넘어서지 않은 두 술사의 만남은 오직 한 사람의 기억 속에만 남아 완벽한 비밀이 된다.
레녹은 그렇게 처음으로.
자신의 굴레를 벗어던지기 위한 두 번째 단서를 손에 쥐는 데 성공했다.
* * *
“끝난 거야?”
술집 안쪽으로 걸어 들어오는 레녹이 고개를 끄덕이자, 제니가 침울한 표정으로 장초를 깔짝였다.
“뭐, 결국 이런 식인가…….”
그녀는 짧게 한숨을 내쉬기는 했지만, 그 이상 뭐라 이야기하지는 않았다.
결국 제니 본인이 약선에게 무언가 해줄 수 없다는 사실을, 그럴 자격도 능력도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겠지.
그녀는 결국 레녹이 약선에게서 무엇을 얻었는지도 일체 묻지 않았다.
레녹과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하면서 거리가 꽤 가까워진 뒤에도, 결정적인 부분에서 선을 지킨다.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여도, 의외로 철저하게 유지하기 어려운 이 거리감이 레녹이 제니를 신뢰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였다.
바에 걸터앉아 숨을 돌린 레녹은 조든이 건네주는 술잔을 받고 슬쩍 웃었다.
“벌써 나와서 일을 해도 괜찮은 겁니까?”
“난 의사일세.”
파리한 안색의 조든이 웃었다.
“내가 죽을 날인지 아닌지 정도는 알 수 있어. 오늘은 그렇게 따지자면 나쁘지 않은 날이지.”
“여기 친구들한테도 조든의 운을 좀 나눠주는거 어때요?”
레녹은 그렇게 말하면서 근처의 테이블을 골라잡고 휴식을 취하고 있던 용병들을 가리켰다.
카르텔과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이 건물은 술집으로서 기능을 잃은 상황.
총알 비가 쏟아져도 무시하고 술을 마시러 오던 손님들은 불만을 내뱉었지만, 세바스찬의 도움을 받아 그 인력들을 돌리고 나서야 비로소 크림갈 용병 사무소에게 내줄 공간을 만들 수 있었다.
조든이 느긋하게 술잔을 들어올리며 말했다.
“자네가 오기 전부터 한 잔씩 돌렸지. 당연한 일 아니겠나?”
제니와 조든을 비롯한 거점을 경호하는 데 가장 큰 공헌을 하고 있는 것은 당연히 드레이를 비롯한 크림갈 용병 사무소의 전력들이다.
리더인 드레이 크림갈과 간부급에 해당하는 웨이안, 키델, 아이크의 실력은 물론이고 다른 용병들 역시 레녹이 그동안 프리랜서로서 일하며 보아온 평균적인 실력의 수준을 상회하고 있다.
물론 레녹과 비견되는 실력자가 직접 손을 쓴다면 막을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그 자리에서 이변을 보고할 수 있을 만큼의 전력.
이들이 49구역 근방에 구축한 경계망을 유지하도록 레녹과 제니가 협조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무슨 이야기를 그리 재밌게 하고 있습니까?”
마침 근무를 마치고 돌아온 드레이가 씩 웃으면서 레녹의 옆자리에 앉았다.
책임자로서 직접 구축한 경계망을 지휘해야 하는 입장에 있으면서도, 그는 굳이 시간을 내서 바깥 거리를 둘러보고 단원들과 어울리려고 노력했다.
전직 군인 출신인 만큼, 휘하 단원들의 사기 유지에도 꽤 힘을 쓰려는 듯 보였다.
레녹이 자연스럽게 근처에 놓인 술잔을 건네주며 물었다.
“일은 좀 어때?”
“뭐…… 당연하지만, 쉽지 않죠.”
드레이가 슬쩍 웃으면서 고개를 내저었다.
“49구역 자체가 꽤 넓은 데다, 제니가 운영하는 인력 사무소 말고도 이런저런 사업체들이 가득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되도록 그쪽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는 방향에서 최대한 경계망을 촘촘하게 짜려고는 하는데, 어려운 일이죠.”
피냄새가 가실 일이 없는 발칸의 외곽 지대에서 분쟁에 휘말리지 않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질서가 제대로 유지되기는커녕 무법자들과 범죄자가 넘쳐나는 이곳에서 위험 인물을 포착하고 경계하는 것의 난이도가 어느 정도일지는 말할 필요도 없다.
드레이 역시 그런 현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철저하게 공사를 구분하기보다는, 술집을 기점으로 거리에 따라서 경계 강도를 순차적으로 낮춰가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저희 쪽에는 이런 식의 근무에 경험 있는 친구들이 꽤 많아서,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는 것 정도죠.”
“최근에 사무소를 확장했다고 하더니, 좋은 인재들을 찾아내기라도 한 모양이잖아.”
제니의 말대로 이 바닥은 이미 고일 대로 고여서 한번 이름이 알려진 뒤에는 순식간에 그 유명세가 퍼져 나가게 마련이다.
드레이가 그만큼 능력 있는 인재들을 고용했다면 제니의 귀에도 들어오는 게 정상일 텐데, 정작 그녀는 그런 정보를 듣지 못한 모양이었다.
레녹은 그 말에서 뭔가를 깨닫고 드레이에게 물었다.
“군인들이군. 그렇지?”
“……정말 날카로우시군요. 맞습니다.”
살짝 놀란 표정의 드레이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제서야 제니가 무릎을 탁 쳤다.
“그러니까 내가 그쪽 이름을 하나도 들어보지 못했구나! 드레이 너랑 같은 부대에 있던 사람들을 데려온 거야?”
“특수부대 출신들로 이루어진 용병단이라, 듣기만 해도 든든한데.”
레녹이 알기로 드레이는 바이퍼 연대라고 불리는 특수부대 출신.
만약 드레이가 자신과 비슷한 출신의 전우들을 데려왔다면 그 과정에서 필요한 조직력이나 임무 수행 능력은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으리라.
“전부 저와 같은 부대 출신은 아니고…… 대부분 저와 비슷한 이유로 이곳에 투신한 친구들입니다. 그나마 제가 먼저 자리를 잡고 있으니까, 우연히 같이 일할 기회를 잡게 된 것뿐이죠.”
“그렇군…… 최근 군대 쪽 사정이 그리 좋지는 않은 모양이지?”
레녹의 말에 드레이가 쓰게 웃었다.
“뭐, 상황이 이렇게 변한 지는 좀 되지 않았습니까. 전선에서 쓸모가 없어진 부대부터 버려지고, 전역당하는 거죠. 그동안은 그래도 어떻게든 버텨온 친구들도 이제 슬슬 살길을 찾아 나서야 할 때가 된 거고요.”
발칸의 군사 전력은 여전히 막강하지만, 전쟁을 수행하지 않는 동안 그 몸집을 온전히 유지할 수 있을 만큼 적절한 숫자는 아니다.
오히려 서부 전선에서 명령을 기다리는 수십 개의 군부대들은 다소 과잉 전력에 해당하는 감이 있었다.
시정부는 꾸준히 예산 문제로 지적되어 온 군부대들을 조금씩 정리해 나갈 생각이기라도 한 걸까.
“그러고 보면 시거 뱅 갱단 문제를 처리할 때도 군인들이 엮여 있었지……. 확실히 근 몇 년간 심해지는 느낌이 있어.”
그때 시거 뱅의 간부 벡 클린턴은 은퇴를 미룬 군인들에게 물자를 제공하는 대신 무기를 공급받아 사용하고 있었다.
그 당시 군인들은 개발이 계획되었다가 취소되었던 위성도시에 몸을 숨기고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그들의 행방은 어떻게 되었는지 알 길이 없다.
당장 중요한 문제는 아니라, 레녹은 일단 화제를 돌렸다.
“사무소의 규모가 커진 건 좋은 일이지만, 그만한 수입을 감당하기는 힘들어 보이는데.”
드레이가 이번 일에 사무소의 적지 않은 전력을 이끌고 합류해 준 것은 좋은 일이지만, 현재 제니와 레녹이 이를 위해 지불하는 금액은 사실상 이들의 인건비에 비해 살짝 부족한 감이 있다.
이만한 규모의 인력이 정상적으로 조직 생활을 하기 위해는 막대하거나 지속적인 자금원이 있거나, 혹은 안타레스 용병단처럼 전원이 수준급의 마력 사용자로서 반쯤 프리랜서에 가까운 외주 일 역시 수행해야 할 터.
드레이 역시 아픈 부분을 찔렸는지 고개를 살짝 떨구었다.
“뭐, 틀린 말은 아닙니다. 당장은 새로 들어온 단원들 역시 자신들이 부족한 걸 알고 있으니 생활비로 만족하고 있기는 하지만, 제가 그들을 책임지는 만큼 더 나은 대우를 해줄 필요가 있겠지요.”
“그렇겠지. 이해한다.”
“…….”
드레이는 무심하게 고개를 주억거리는 레녹을 힐끗 쳐다보다 시선을 돌렸다.
전역 군인들의 합류로 인해서 사무소가 커진 것은 좋은 일이지만, 결국 지금 같은 상황이면 그의 동료들에게 합리적인 급여를 챙겨주기가 어렵다.
드레이의 입장에서 보면 장기적으로 이득이겠지만, 동료들이 언제까지 지금과 같은 보수를 받으며 업무 강도를 견뎌낼 수 있을까.
그런 고민 속에서 레녹과 제니의 사업이 눈에 밟히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적지 않은 시간 동안 알고 지냈던 제니의 수완이야 말할 필요도 없지만, 그것보다 드레이의 눈에 들어오는 것은 레녹이 가진 역량 그 자체.
처음 이름 모를 프리랜서로 활동하던 시절을 넘어, 그가 성공시킨 의뢰들이 얼마나 유명해졌는지는 드레이도 잘 알고 있다.
한순간도 일을 지체하지 않는 결단력과 복잡한 일의 핵심을 본질적으로 꿰뚫어 보는 날카로운 직관력.
마법사로서의 능력을 뛰어넘어 일의 능률 자체를 가늠할 수 있는 판단 능력은 드레이조차도 쉽게 따라가기 힘들 정도다.
그만한 재능을 한 몸에 지니고서도 섣불리 오만해지지 않고 신중하게 상대를 재단하는 레녹의 성정은, 그를 알고 지내는 모든 사람들에게 굳건한 신뢰를 가져다주기에 충분했다.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없는 경향이 있지만, 스쳐 지나가는 듯한 안목과 판단만으로도 충분히 타인을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을 지닌 사람이다.
냉정하고 무정해 보여도 합리적인 대가를 줄 수 있다면 맡은 일에 대해서 책임감을 다하는 모습과 그러면서도 지인들에게 최소한의 도리를 지킨다는 평판까지.
정말 무수한 곳에서 스카우트를 받았을 텐데도 아직까지 홀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은 결국 이렇게 홀로 서는 순간을 그리고 있었다는 증거일 터.
그렇다면 레녹이 드레이의 밑으로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의 풍경을 상상하는 것도 그리 어렵지는 않은 일이었다.
사무소에 쏟아지는 의뢰를 마다하고 굳이 이번 일에 발을 들이민 것 역시, 그 정경을 드레이가 내심 그리고 있었기 때문은 아닐까.
지금 당장은 확신할 수 없는 문제였지만, 드레이는 가슴속에 떠오른 생각을 당분간은 잊어버리지 않을 생각이었다.
제니는 그런 두 사람을 올려다보다가, 뭔가 생각났다는 듯 자리에서 몸을 일으켜 세웠다.
“그러고 보니 반이 가져온 물건이 대충 말을 할 수 있는 상태까지 회복됐어. 그런 미친놈을 오래 내버려 두기 싫으니까, 후딱 처리하고 없애 버리자고.”
“……아무렇지도 않게 살벌한 말을 하는군.”
그 물건이 뭘 뜻하는지 잘 아는 드레이가 떨떠름한 표정을 짓는 사이, 레녹도 자리에서 몸을 일으켜 세웠다.
“빠르게 끝내지. 지금쯤이면 슬슬 말을 할 수 있는 상태가 됐을 거다.”
정토신해진언의 얼마 안 되는 단점이라면 한번 발동시킨 뒤 소유자의 의지대로 아티팩트의 능력을 거두어들일 수 없다는 것에 있다.
마드레아 팔시어 정도 되는 마법사가 어떻게 이런 단점을 해결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레녹으로서도 아티팩트에 예열시켜 둔 마력이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기라드 오제트는 카르텔의 간부들 중에서도 사업체 경영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던 놈들 중 하나야. 겉으로 보기에는 제정신이 아닌 것처럼 보여도, 그 머릿속에는 틀림없이 쓸 만한 정보가 들어 있겠지.”
“카르텔에게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
“가능하다면 상층부의 내부 사정에 대해서 알 수 있으면 좋을 텐데. 특히 조직 경영의 정점에 서 있는 사장단에 대한 정보가 필요해. 놈이 알고 있는 정보를 모조리 긁어낼 수밖에. 만약 그걸로 부족하다면…….”
“부족하다면?”
레녹의 눈동자가 싸늘하게 빛났다.
“처음부터 오래 끌 수 있는 일은 아니었어. 사장단과 직접 대화가 가능한 사람들을 찾아나설 수밖에.”
카르텔의 회장이 움직일 수는 없다고 해도, 결국 조직의 최고위 간부들과 담판을 짓지 않고서는 일이 해결되지 않는다.
여기서 정답을 찾아낸다면, 레녹의 입지는 지금까지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급격하게 솟아오르겠지만…….
기라드와의 두번째 만남이, 앞으로의 계획에 도움이 되기를 바랄 수밖에.
제니가 곧바로 건물 아래쪽으로 향하는 문을 열고 레녹이 뒤를 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