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 of Survivor RAW novel - Chapter 327
16권
서로 대놓고 살기를 날리며 서로를 노려보는 시선이 심상치가 않았다.
이제 확실히 마도신의 오리진이 수작을 부린 것이 아니고 미래의 자신임을 인정한 차원의 마도신이었다.
무엇보다 남에게 신경 쓸 필요도 없이 강해진 자신이라면, 고집불통의 하위자를 상대하라면 당연히 이렇게 나왔을 것이다.
일단 성질이 나서 두들겨 패고 잘 구슬려 보았을 것이다.
물론 성공률은 지금처럼 바닥이지만 말이다.
다음 수순은 되든 안 되든 일단 뺏으려고 할 것이다.
현재의 자신에게 인증이 되어있지만 미래의 자신이라면 어떻게든 활용할 방법을 찾아내고 만다.
‘정해진 현실을 부정하고 어떻게든 더 나은 현실을 만들어 낸다.’
이것이 마도신의 진정한 오의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얻은 회색의 바람성을 가지고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을 것 같지가 않다.
주변을 에워싸고 있는 흑염의 일족들도 문제이지만 골치가 아프다는 표정으로 진리의 바로 뒤에 서 있는 10중심들이 가장 큰 벽이다.
‘지금 생각해보아도 바람성의 핵이란 보상에 눈이 뒤집혀 ‘이계탈출’ 중에 되돌아 온 것은 미친 짓이었다.’
마탑과 자신도 타격을 받아 본래 위력의 절반도 안 나온다.
더구나 본신신력 1,000조를 넘겨 미래의 10중심이 된 자신이라니, 상대로서 이렇게 어처구니가 없는 경우는 없다.
그나마 믿을만한 흑염의 창조대신 성멸조차 대신족의 오리진에게 당해 종족권능이 봉인되고 납작해져 도저히 싸울 상태가 아니다.
오로지 도주만이 살 길이다.
“에라이. 뺏기느니 이렇게 해준다.
받아라-! 성멸(星滅)-!”
“뭐? 이 멍청이가-!
그딴 식으로 사용하지 말란 말이다.”
자신의 품에서 던져진 바람성의 핵이 성멸에게 차원이동을 하는 것을 보고 미래의 자신이 당황해하는 것을 보았다.
생각하는 대로다.
역시 미래의 자신이 맞다.
무엇을 하려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
“존재 융합-!”
바람성의 핵이 성멸의 이마에 닿은 순간 흡수되고 동시에 모습이 사라진다.
회색의 바람성의 핵이 성멸과 일체화되고 부상도 급속도로 사라진다.
주우주와 동격의 정기를 가진 바람성의 핵과 합쳐졌으니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걸로 성멸을 박살내기 전까지는 분리가 불가능하다.
아니, 분리가 가능할지 의문이다
신력 1000조가 넘는 강자와 최하가 조가 넘는 일족 수억 명을 만들 수 있는 바람성을, 겨우 신력 5조의 대신족의 창조대신의 치료로 사용하는 황당한 사태에 당황한 주변인물들이 제정신을 차리기 전에 전력으로 차원이동을 실시한다.
그렇게 흐릿해져가는 차원의 마도신의 모습에 화가 머리끝까지 솟은 미래의 차원의 마도신이 달려들었다.
“이런 사고를 쳐-?
무엇이든 가능한 바람성을 이따위로 운용을 해?
정말 가만두지 않겠다.
윽-!”
간단하게 근거리 차원이동을 끊고 다시 원위치로 돌리려는 미래의 차원의 마도신의 행동을 진리가 가볍게 막아선다.
“받은 것을 어떻게 쓰든 본인의 자유다.
주위가 간섭할 일이 아니다.”
“하나……, 알겠습니다.
어차피 다시 분리시키면 되는 일이니 이번에는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무엇인가 반론을 하려던 미래의 차원의 마도신의 눈에 진리가 가볍게 파멸유혼검을 잡는 것이 보였다. 그러자 빠르게 후속조치를 마련하고 입을 닫았다.
당연하다는 듯이 말대꾸 한다고 때릴 것을 알면서도 반론을 하며 덤비는 것은 멍청한 흑염으로 충분하다.
하지만 불만이 있어 구시렁대는 것을 멈추지 못하는 미래의 차원의 마도신이었다.
‘멍청한 과거의 나.
본신신력 100억으로 바람성의 핵을 가지고 무사할지 아느냐?
당장 어지간한 절대급 이상의 존재들이 다 몰려들 것이다.
그걸 창조대신 성멸에게 융합시켜 숨긴다고 피해갈 수 있을 것 같으냐?
죽으려면 무슨 짓을 못해?
일단은 경고와 조치를 해야겠군.’
그렇게 가볍게 미래의 차원의 마도신이 상황정리를 끝내자 기다렸다는 듯이 진리의 말이 이어진다.
“이제 10중심이 채워졌다.
이제 계획을 진행한다.
이계로 진출을 시작하라.”
그 말에 드디어 시작한다는 희열이 넘치는 얼굴을 보이는 10중심이었다.
끝없이 허약한 주제에 감히 자신들을 허신이나 거짓된 존재라고 격하시키는 이계에게 감정이 아주 많았다.
드디어 손을 봐줄 때가 온 것이다.
하지만 다음 이어지는 말에 인상이 저절로 찌푸려진다.
역시 이럴 것 같았다.
진리가 좋은 일만 해줄 리가 없는 것이다.
“그 전에 회색도 참전하여 서열전을 시작하라.
신입이라고 쓸데없는 감정싸움은 용서하지 않는다.
명확히 싸워 우열을 가리라.”
10억년 전에 전뇌계의 처분에 대한 거부권을 발동하고 버틴 흑염의 절대자가 벌인 서열전에서 5명이 치명상을 입고 요양을 해야 했다. 그랬는데 다시 10중심들 간의 서열전이 벌어지면 어떤 일이 발생할지 아무도 모른다.
하나 자신들은 10중심이기 전에 전신이자 투신들이다.
결국 명확한 서열이 없으면 전장에서 어떤 혼란이 올지는 뻔하다.
개인 간의 우열이 있지만 큰 차이는 아니기에 결국 서로 목숨을 걸어야 했다.
더구나 일족의 서열까지 걸린 일이다.
절대 물러설 수 없는 일전인 것이다.
그래서 깊숙이 고개를 숙이며 긍정의 뜻을 표하는 10중심들과 그런 그들을 쳐다보는 진리의 눈에는 애정과 엄격함이 교차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새 복귀했는지 유일용신제가 머리를 긁적이며 손안에 쥔 파멸유혼검을 들며 말한다.
“아버님. 이거 수여를 못했는데요?
그놈 참 빠르더군요.”
“상관없다.
영원의 심판을 통과했으니 금방 또 보겠지.
그때 주도록 해라.”
“끝난 것 아니었습니까?
미래의 본인으로 10중심을 채운 이상 다시 볼 일이 있을 리가 없을 것 같은데요?”
“무슨 소리냐?
입문은 통과했지만 시험이 끝난 것은 아니다.
왜 영원의 심판이겠는가?
끝이 없기 때문이다.
또 바람성을 가져가고 사용한 이상 그에 상응하는 일은 해야 한다.
10중심 간의 조율은 불가능한 문제라고 해도 할 수 있는 임무를 부여해서 수행하게 하라.”
끝이라니 말도 안 된다는 단호한 표정을 짓는 진리의 말에 한순간 멍해지는 유일용신제와, 역시 그러면 그렇지 라는 표정을 짓는 10중심들의 표정이 엇갈려간다.
“겨우 하루를 살아가는 하루살이에게는 100년을 사는 인간들은 불사이고 영원에 가깝게 보인다.
그런 하루살이가 인간처럼 100년을 살아간다면 그것도 영원이겠지.
영원의 심판의 기준은 바로 나를 기준으로 한다.
나를 능가하기까지 끝은 없다.”
“…….”
말할 필요도 없다.
이미 엄청난 시간을 같이 가족으로 살아온 경험이 말한다.
‘이건 진심이다.’
영원의 심판을 통과하는 존재가 극히 드물어서 익혀졌던 사실인데 자료를 보니 사실이었다.
영원의 심판은 바로 10중심을 만들기 위한 통과의례였던 것이다.
최단기간에 10중심을 만들기 위해서 보여주셨던 치열한 수련과정과 몰아붙이는 모습이 겹친다.
아마도 시간이 남을 때마다 차원의 마도신을 불려 들어서 강제로 수련을 하게하실 모양이다.
아까처럼 도망도 못 친다.
바람성과 융합한 성멸까지 데려가려면 지금의 억 단위의 신력으로는 시도조차 불가능하다.
‘쯧쯧-! 불쌍한 녀석.
평범한 재능이던데 과연 견딜 수 있으려나?
나중에 신계로 찾아가서 파멸유혼검을 수여하고 위로나 해주어야 하겠군.
부탁할 것도 있으니.’
정말 동정심을 멈출 수가 없는 존재라며 혀를 차는 유일용신제였다.
본인의 신계로 도망친다고 바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499주우주의 차원의 신계는 과거 개판에서 난장판으로 평가가 바뀌었다.
500주우주와 거의 전면전에 대등하는 격전을 주고받으며 얻은 전리품인 정기로 최고위 창조신성급으로 승급한 신생신계로 말도 안 되는 평이다. 하지만 소속된 주신들의 구성원으로는 당연했다.
대부분 신계를 말아먹거나 패배한 정령신들이 대부분이었고 본래는 결코 승급될 리가 없다. 하지만 500주우주의 주전력을 감당한 신계주신의 강력함이 그것을 가능하게 했다.
그런데 그런 전공을 세운 신계주신이 칭호를 가진 절대자로서 ‘영원의 심판’을 스스로 받아서 흑염의 바람성으로 끌려갔다는 소식은 내부에 전해지지 않았다.
아니, 그럴 여력이 없다는 것이 사실이었다.
최고위층인 여주신들과 정령주신들, 초고위 신들이 모두 신력과 신체회복 회복을 위해서 우주수의 수액으로 채워진 대욕탕에서 상주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과거 서로 죽고 죽이며 신계를 잃고 정령신으로 떨어진 원한관계 때문에 완전무장을 하고서 서로 경계 하느라 계약관계로 묶인 신계주신 따위는 관심이 없다는 표현이 맞았다.
그러나 이미 과거의 신력회복은 신체가 회복한 수준에서 완벽하게 채워졌다. 그렇기에 추가 수련이나 신도를 모집을 해야 하는데 이런 대치상태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대욕탕에 신계 자아의 기계적인 음성이 울렸다.
“귀한 손님이 오셨습니다.
조치가 필요합니다.
신계주신대리 가이아나.”
단 하나의 존경심도 느껴지지 않고 반명령조인 신계 자아의 음성에 반달처럼 고운 눈썹이 저절로 찌푸려지는 가이아나였다.
최고위 창조신성의 자아가 되더니 이제 명령권은 아예 먹히지도 않고 이렇게 필요할 때만 통보하듯이 전달해온다.
그러니 대답도 결코 고울 리가 없다.
“이제 아예 경칭도 생략이구나.”
“저의 등급은 이제 최고위 창조신급입니다.
본래 상급 주신과는 대화조차 하지 않지만 신계주신대리이기 때문에 보고를 드립니다.
절대로 기다리게 해서는 안 되는 귀하신 분이기에 일단 다과를 대접 중입니다.
용무는 신계주신님과의 급한 면담입니다.”
“급한 면담?
현재 전쟁터에 계실 것인데?
왜 그곳으로 직접 만나러 가지 않으시고?”
“용병전투는 완료되었고 현재 복귀 중이십니다.
위치파악이 되지 않습니다.”
“복귀 중이고 위치파악이 안된다고?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이지?
주신계나 전뇌계를 활용하면 바로 이동하실 것인데 자력으로 이동하시는 것인가?”
“설명은 나중입니다.
상황은 급합니다.
신계주신대리 가이아나.
신계 자아인 저는 감히 그분을 상대할 자격이 없습니다.
긴급으로 대응을 하기 바랍니다.”
“……알았어.”
쫘아아아아-!
대욕탕에서 몸을 일으키자 우주수의 수액이 몸을 타고 흘러내린다.
가슴과 엉덩이는 더없이 풍만하면서도 허리와 다른 부분은 날씬하여 요염함과 청초함을 가진 여신의 육체에서도 최상위에 속하는 매력이 넘치는 몸에, 하늘하늘한 얇은 옷이 투명한 수액으로 몸에 달라붙으며 굴곡을 드러내고 여신들 속에서도 감탄의 음성이 나올 정도로 매혹적이었다.
본래대로라면 이런 천 옷으로 끝나지만 가이아나도 마신족의 부분갑옷과 비슷한 경장갑으로 무장을 한 상태였다.
이들은 과거의 주신이었기에 과거 창조신이상의 존재로서 주 지배종족이었다가 진리와 싸워 자멸한 전능신족인 자신과는 아무런 원한이 없다.
그러나 하도 분위기가 살벌하다보니 가벼운 전투신기는 착용한 상태이다.
그리고 태초의 투신들도 동시에 몸을 일으켰다.
차원의 마도신에게 새로이 얻은 신체의 능력과 잠재력은 감히 주신급의 권능으로는 측정이 불가능할 정도로 강대했다.
본래 가진 권능으로는 다루기 힘들 정도였고 그래도 과거 신체단련의 경험과 전장경험으로 겨우 추수를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직접 몸을 움직여서 숙련을 시켜야 했다.
그러나 아직 익숙하지 않은 몸으로도 일반 주신정도의 전투력을 내는 것은 문제가 아니기에 여주신들과 정령주신들의 가운데에서 충돌을 막고 있었다.
일반 주신이상의 힘을 가진 태초의 투신 100명과 상급 전능주신 가이아나가 겨우 질서를 유지할 정도로 현재 세력이 급팽창하고 있는 차원의 신계였다.
이미 행성 안쪽에 위치한 상급 마신계는 신경을 쓰지 않을 정도로 강대해진 것은 기쁘지만 자신이 몸을 일으키자 바로 신기를 움켜쥐고 투기를 더해가는 양측의 주신들을 보니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지는 가이아나였다.
‘마계라는 공공의 적이 문제가 아니게 되고 거기에 반려와 신계를 잃게 했던 원한까지 겹치니 이건 내전 직전이다.’
그나마 신계주신인 차원의 마도신이 ‘근원’이라는 칭호를 가진 절대자이며 익히기는 극도로 힘들지만 세력 육성에는 절대적인 권능인 ‘차원’을 가진 존재가 아니라면 벌써 사단이 일어났을 것이다.
과거 신계의 주신으로서 더없이 화려했던 시절로의 회귀와 세력복원이라는 공통의 목표가 아니라면, 지금처럼 참고 있을 이유가 없을 정도의 이유가 이들에게 있었다.
과거 원탁의 최고위 신으로서 그럭저럭 만족하며 살고 있던 여주신들이 설마 ‘여신혈맹’의 주요구성원들이었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다.
아니, 과거 일족 전체가 진리와 싸우면서 능력을 복사하려다가 전능신족의 권능이 모두 자멸하고 농경의 신으로서 신격을 내려앉히면서 외면했다고 해야 하겠다.
막을 능력도 없고 그렇다고 전력을 다해야 할 정도로 과거 신계 주신에게 감정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파괴된 신력의 원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신력과 정기가 필요한데 그것을 거부당한 탓이 컸다.
다시 신력의 원을 회복하고 반려가 아니더라도 최상급 신계의 신계주신 대리라는 영광을 가졌다.
지금은 모든 것이 달라졌지만 신계는 그동안 누적되어왔던 갈등에 새로이 정령주신들이 가세한 난장판이다.
거기에 어떤 용병전투를 벌였는지 정확한 소식이 들어오지 않았지만 단숨에 최고위 창조신급이 되어 거만의 극치가 되어 주신을 무시하는 신계 자아가 한층 몸을 낮추는 것을 보니 짐작이 간다.
또 다시 크게 발전하여 돌아올 것이다.
인간의 신체를 대부분 잃고 다시 정신체로 구성한 신족의 모습은 너무나 아름답고 귀여웠다.
그리고 거기에 품어져 있는 강대한 차원의 신력을 생각하니 그동안 신체를 통해 받은 정기로 회복한 신력의 원과 신체가 후끈 달아오른 것 같았다.
그러나 주위에서 살기와 투기를 아낌없이 뿌리고 있는 여주신들과 정령주신을 보니 얼음을 마신 듯 속이 얼어붙어 갔다.
서로 죽일 듯이 반복하는 이들이 신계관리주신이며 최고위의 지배층들이다.
신계에서 전쟁금지라는 절대명령이 없었다면 당장 서로 죽고 죽여도 이상이 없을 분위기다.
더구나 정령주신들이 신계에 편입되기 전에 대놓고 죽이려고 달려들었으니 중재는 무리다.
아니, 망각이 없는 신들의 입장에서 화해는 없다.
원수나 다름없는 이들을 이끌고 신계를 운영해야하는 입장에 기가 막힐 노릇이다.
안 망하는 것이 용한 난장판이라고 소문이 자자한 것도 변명할 수 없다.
단순한 대리인 자신이 이런데 신계주신의 고뇌가 어쩔 지는 보지 않아도 당연하다.
신계가 망하면 신계주신에게 어떤 징계가 떨어지는데 상상도 가지 않을 정도로 가혹하다고 한다.
‘하지만 그전에 먼저 도망을 먼저 치지 않으실까?’
정말 오랫동안 살아 온 이 신계가 정말 감당이 안 되려고 하네.
전능일족의 전지의 성 님까지 갑자기 안부를 물어 오시며 신력의 원이 파괴된 아이들을 몇 명 배속을 보낼 것이니 잘 부탁한다고 하시니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인지.’
정령계로 보내진 자신을 포기한 일족에게 섭섭한 생각이 많이 들었지만 그 뒤로 벌어진 일족의 대숙청을 생각하면 차라리 잘 된 일이었다.
더구나 일족이 없는 것과 있는 것은 천지차이기에 전능신족의 신분을 포기할 생각도 없다.
더구나 보내주신다는 전능신족의 여신들은 과거 전능신족에서 최고로 기대 받던 재능을 가져서 신력의 원이 파괴되었어도 차마 포기하지 못하고 동결시켰던 존재들이다.
차원의 주신이 신력의 원을 회복해 주면 당연히 신계에 포함되고 더욱 세력을 확대할 수 있다.
최고의 잠재력을 가진 전능신족의 여주신 3명이상과 자신이면 여주신들을 저지할 수 있다.
무엇보다 현재는 무조건 세력을 불러야 한다.
그래야지 점점 통제가 불가능한 세력과 힘을 갖추어가는 여주신들과 정령주신들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여주신들과는 친구와 같은 관계이지만 과거 신계주신의 반려로 자신의 등을 떠밀 때 어느 정도 차가워진 관계이니 꺼릴 것도 없었다.
일반주신이상의 힘을 가진 태초의 투신 100명과 신계주신의 직속 친위대인 주신급 1,000명이라면 압도는 못해도 어느 정도 제압이 가능하리라 생각했다. 그랬는데 기이할 정도로 능력향상들이 빨라서 그런 생각을 접어야 했다.
이게 다 성과와 승급만을 쳐다본 신계주신인 차원의 마도신이 벌인 일이지만, 자신이 가장 혜택을 많이 보았으니 뭐라고 할 수 없다.
‘어떻게든 세력을 키워야 이 불안한 평화와 번영을 유지할 수 있는데……. 자꾸 수렁에 빠져드는 기분이야.
상대도 가만히 있지 않으니 멈출 수가 없어.
이미 흡수한 정기가 한계이상이라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는데도 다들 벗어나지 못해.’
처음에는 이렇게 전 여주신들과 최고위급 여신들이 모여 있지 않았다.
그러나 허락되고 나서 반대세력이 우주수의 수액으로 부상과 신력을 급속도로 회복해가자 불안감에 집결하고 있었던 것이다.
집중된 살기와 투기에 상대가 될 만한 태초의 투신들을 제외하고 감히 근처에도 못 온다.
입구근처의 다른 작은 소욕탕에서 눈치만 보다 급히 소모한 정기만을 보충하고 외면하고 나가는 추세다.
그러니 벌써 며칠째 자욱한 대욕탕의 수증기속에 물에 흠뻑 젖어 반라의 여신들 수천 명이 모여서 서로 이를 가는 어처구니가 없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밖에서 발생하는 일은 하나도 손을 못 대니 걱정이 태산과 같지만 모두 꼼짝을 못하고 있었다.
그런 복잡한 생각을 하면서 몸을 일으키는 가이아나는 설마 잠시 비웠다고 무슨 일이 있겠느냐는 자기 위안을 했다. 그러며 모처럼 방문한 귀한 손님을 응접하기 위해 정말 반갑게 따라가려는 태초의 투신들을 그 자리에 대기시키고 대욕탕을 나섰다.
‘누구이려나?
창조신님들 중 한분이신가?’
그런 상념을 하며 바삐 바깥의 주신전을 향하던 가이아나의 귀로 폭음이 들렸다.
당연히 방금 나온 대욕탕 쪽이었다.
꽈아아아앙-!
황당해서 우뚝 선 가아아나의 귀로 드디어 해방되었다는 듯 커다란 토리나의 목소리가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그럼 잔소리꾼도 사라졌으니 한번 해볼까?
전투만 아니면 된다 이거지?
지루하게 노려보지만 말고 단숨에 승부하자고.
누가 나와 팔씨름을 할 사람?
거기 애들처럼 구슬들만 가지고 노는 덩치만 큰 애송이 한판 어때?
이건 서로간의 화합을 위한 놀이지-!”
“로키나? 팔씨름은 전투금지의 신계 주신의 절대명령에 위배되지 않나?”
“정말 이런 때만 머리가 잘 돌아가네.
놀이도 전쟁과 같이 승패가 갈리지만 어긋나지 않아.”
“그런가?
그렇다면 해보지.
처음의 패배는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아.
분명 내 힘과 능력이 압도적으로 위였어.”
“진리의 오의조차 실현하는 네가 힘으로 확률은 거의 없지만 저 몸만 좋은 토리나와의 승부는 그것만으로는 힘드니까.
더구나 잔머리는 누구보다 뛰어나고 투신으로서의 전투경험이 너무 커서 이것도 미지수네.
하지만 팔씨름은 변수가 적으니 해봐.
무엇보다 정기가 고농도로 밀집한 곳에 너무 오래 있었어.
주신조차 취할 정도의 고농도의 우주수의 수액 목욕이라니 과거라면 생각도 못할 호사이기는 한데 너무 장기간에 자극이 강해서 이성을 유지하는데 부담이 커.
그만해야 해.”
“승부결정이군.
지면 어찌해야 되는지 알지?
깊숙하게 고개 숙여라.
모두-!”
“놀이이니 전초전정도로 해.
지는 쪽이 당장 여기서 나가고 출입금지로 한다.”
“좋지-! 당장 승부를 보자.”
“이길 확신도 없으면서 마음대로 결정은 하지 마-!
그리고 네가 대표야?
왜 나서-!
이것아-!”
꽝-! 꽈앙-!
이어지는 폭음에 발걸음을 다시 욕탕으로 되돌리려던 가이아나가 잠시 고민을 하다가 외부의 주신전으로 이동을 한다.
차원의 주신전은 외부와 완전 격리되어 있고 출입문으로만 통과가 가능해서 이렇게 걸어야했다.
더구나 공간이동까지 완벽히 막혀있는 차원의 마도신의 권능이 집결된 공간이기에 그 이하의 주신들은 번거롭더라도 정해진 길을 걸어서 이동해야 한다.
그래서 출입구를 향해가는 약간의 이동시간에도 뒤에서 계속 폭음이 들려왔지만 애써 무시한다.
기가 막혀 몽롱해진 정신상태가 컸다.
정기가 넘쳐서 신체는 절호조이지만 정신은 완전히 피로에 절어있는 상태였다.
생각해보니 정령주신들이 몰려온 뒤로는 계속 이렇게 긴장상태라서 저절로 몸까지 풀려왔다.
아니, 저 사고뭉치들을 직접 보지 않으니 마음이 풀렸다는 것이 옳았다.
‘잠시만 쉬고 와도 큰 문제는 없겠지.
없어야 해.
그래도 태초의 투신들이 잘해주고 있으니 손님과 가볍게 응접만 하고 조금만 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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