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 of Survivor RAW novel - Chapter 6
1권
괜히 물어보았다.
이럴 때는 내가 정말 10서클의 마도신인지 의심이 갈 지경이다.
하긴 부정할 생각은 없다.
지금도 남성마족은 반사적으로 마계로 날리고 있었다.
마족들은 천이 귀하여 전투 중에는 대부분 벗고 싸운다.
그러니 그 흉물을 덜렁거리며 가까이 오니 반사적으로 날린다고 자위하지만 여성마족만 남은 것을 보고 한숨만 나온다.
“언제까지?”
“다음 마계의 문이 열릴 때까지 주인으로 모실게요.”
“좋아. 마력은 제공한다. 단 나를 귀찮게 하지 말고 조용히 지내도록 하라.”
“역시 호색한인 당신이라면 그럴 줄 알았어요. 기대하셔도 좋아요.”
“…….”
피곤하고 젊은 시절 철없는 실수가 정말 후회된다.
서큐버스에게 호색한 소리를 들어야 하다니 그때의 나는 정말 타락한 존재였다.
계약의사가 전해졌는지 집중포화를 피해 여성마족들이 마탑의 주변에 몰려든다.
그리고 드디어 상급마족들이 공격에 나서기 시작했다.
주변에는 안도의 한숨을 짓는 여성마족들 뿐이고 나는 마탑 위에서 상급마족들을 쳐다보았다.
기본적으로 두 쌍 이상의 검은 날개와 2개 이상의 뿔을 가진 거대한 인간형 마족들이 학살당하던 중급마족을 통과하여 정령과 합체한 엘프나이트들과 부딪쳐 가고 하이엘프들에게도 피해가 생기기 시작한다.
마족과의 피해가 1:1로 대등하게 발생하는 것이다.
과연 마계의 주 전력인 상급마족들의 위력은 대단했다.
중간계에서 힘을 10분의 1밖에 쓰지 못해도 상급정령과 합체한 하이엘프들과 대등하게 싸울 수 있는 것이다.
그때 하이엘프 이동요새 ‘워킹트리’가 생명력을 내뿜기 시작했다.
그것을 보고 나는 마탑의 주변과 중립지역에 방어막을 펼쳤다.
“모든 것은 뿌린 자에게 돌아가리니!”
자신이 만든 10서클의 초월마법은 충실하게 그 역할을 수행했다.
워킹트리가 발동한 ‘숲의 성역’을 자신의 영역에서 되돌린 것이다.
‘숲의 성역’은 엘프들의 신 그랑조아의 권속은 강화하고 그 외에는 모든 것을 약화시키는 최악의 저주였다.
물론 엘프들에게는 승리의 축복이겠지만 말이다.
역시 상급마족의 비명과 피해가 줄을 이었다.
그 모습을 보며 마탑과 자신들을 감싼 방어막을 보는 여성마족들의 눈에는 놀람을 숨기지 못했다.
주신급의 권능을 마법으로 막은 것을 안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최상급 마족과 순위전에 패한 마왕인가?
최상급 마족과 마왕의 전투력은 중간계에서 힘의 1할이라도 용족의 용왕들이나 용황과 맞먹는다.
더군다나 지금 권력에서 쫓겨나 처분당하여 악에 받친 마족들이라면 위험하다.
5명의 하이엘프 퀸들이 정령왕과 융합하면 거의 용황급이 되니 큰 문제는 없겠지만 그 다음 공격대상이 나라는 사실에 정말 한숨만 나온다.
“하아.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다고.”
“여전하네요. 그 혼자 한탄하는 버릇.”
“버르장머리 없는 음마 같으니라고. 옛날 일만 아니었으면 당장 마계로 던져버릴 테다.”
말은 그렇게 하지만 실행은 못한다.
그래도 얼마 안 되는 과거의 좋은 추억중의 하나인 것이다.
어느새 전쟁은 종반을 향해 간다.
동공에서 기어 올라온 지상형 마물들이 포위망을 뚫고 괴멸적인 피해를 입으면서도 대수림 바깥으로 향한다.
나무 위로 기어 올라오는 마물은 하이엘프들이 처리하지만 그 외는 모두 내버려두고 있다.
땅을 기는 마물들은 하이오크와 나가족, 드워프들의 몫이다.
방금 짧은 전투로 하이엘프 일족의 피해는 25만에 달했다.
물론 수백만의 하이엘프 군단에서 미미한 피해라고 하지만 이들이 최정예면 상황이 다르다.
자신들이 당한 피해만큼 오크일족과 다른 일족이 안당하면 균형이 무너질 수도 있는 것이다.
과연 숲 외곽에서 오크들의 투기가 섞인 고함소리와 비명소리가 울리고 있다.
“마력을 가진 모든 것을 죽여라-!”
“저 흑마도사도 반드시 죽인다.”
부디 나만 보면 죽이겠다고 달려드는 오크로드 놈들 좀 처리해라.
가끔 여기까지 와서 도발하는 것을 보면 정말 짜증이 난다.
하이엘프도 날 욕하거나 죽이러 온다면 원수인 오크들을 통과시킨다고 하니 어이가 없을 지경이다.
물론 전부 마계로 날려버렸다.
“계약을 하자. 위대한 흑마도사.”
과거의 기억을 더듬는데 공간이동으로 눈앞에 나타난 것은 최상급 마족들과 마왕으로 보이는 마족이었다.
마왕은 다음 마왕에게 상당히 당한 듯 힘을 소모한 아이의 모습이었다.
마족이든 신족이든 정신체의 등급이 높을수록 아름답다.
신격이 높을수록 신체가 가장 이상적인 모습으로 변해가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겉으로 보기에는 하이엘프보다 아름다운 자들이다.
더군다나 천이 귀한 마족의 특성인지 급소를 가린 갑옷을 제외하고 옷을 입지 않아 상당히 선정적인 모습이 많다.
최상급 마족의 구분 방법은 3쌍이상의 날개와 뿔이며 최상급부터 성별은 의미가 없어진다.
완전한 정신 생명체가 되어 그 육체를 자유자재로 변화시킨다.
물론 상급이하시절의 성별을 기억해서 유지하는 경우가 많지만 믿을 것은 못된다.
그런데 이상하게 모두 여성형이다.
뭔가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하긴 마족은 여성형이 강력하지. 불안은 전력의 전투태세인가?’
최상급의 마족은 정말 강력하기 때문에 위험하다.
생명체가 인류가 그런 최상급이상의 마족을 타도하려면 신력을 빌리거나 단독으로는 순간적으로 그들 이상의 마력으로 분쇄하는 7서클 이상의 마도사의 자기희생주문 외에는 없다.
즉 중간계에서는 거의 무적인 존재이고 그들을 막기 위해 신은 용족을 준비한 것이다.
그러나 여기 대수림은 마력이 꼬이기 때문에 용족들은 잘 날수 없다.
그래서 모두 숲 바깥에서 이들이 튀어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거꾸로 말하면 용족이 좁은 공간이동 입구를 지킬 수 없고 마법도 쓸 수 없는 대수림은 마계에서 가장 안전한 탈출구라는 뜻이 된다.
대수림은 그런 마족들을 막기 위해 중간계의 가장 강대한 부족이 모인 곳이다.
“일 없다. 가서 싸워라.”
여기서 마왕이나 최상급 마족과 거래라도 했다가는 중간계에서 매장된다.
그렇지 않아도 흑마법사의 악명 때문에 카르마가 엄청 깎여서 복구 할 생각에 눈앞이 까마득하다.
신족들이 날 소멸시키겠다고 떼거리로 몰려오는 것을 원하는 모양이다.
“그대는 여성을 좋아하니 우리 모두 여성체가 되어 그대를 주인으로 모시겠다. 대가는 단 하나, 다음 마계의 문이 열릴 때까지 보호다.”
“…….”
지금 내가 들은 소리가 무슨 소리인가? 마계에서 무슨 소문이 나서 여자를 줄 것이니 중간계의 적이 되라는 소리를 마족이 내게 하고 있는 건가?
시선이 자연스레 서큐버스에게 갔다.
황급히 시선을 회피하는 모습에 모처럼 피가 거꾸로 도는 듯 했다.
“서큐버스 퀸 엘레노아를 능가하는 욕망을 가진 그대라면 거부하지 못할 것이다. 마왕께서 힘을 회복하여 다시 마계의 왕좌에 도전하기 전까지 우리 모두는 그대를 주인으로 모신다.”
“컥-!”
저 가증스런 것이 최상급 마족 중에서도 색을 탐하기로 유명한 서큐버스 퀸이란다.
그리고 날 마계에 색마를 능가하는 대색마로 소문내었단다.
어쩐지 10서클이 되어서 확인한 나의 카르마가 가만히 있어도 미친 듯이 떨어져 있다 했더니 저 여마족 짓이었다.
당장 저것을 마계로 날려버리고 이 황당한 마족들을 소멸시켜야겠다.
그래도 마왕이라 조금 힘들겠지만 긍정적인 카르마 상승의 재물로 삼아야겠다.
“이것은 마왕님까지 계약에 포함되어 동의하신 사항이다. 일족을 위해 순간의 치욕을 참고 원한을 갚기 원하는 우리들의 의사는 거짓이 없도다.”
‘이런 빌어먹을-!’
마왕주제에 일족을 위한 자기희생에 빛의 신에게 봉사라고 하니 어이없게도 카르마가 지금만은 그들을 선으로 규정하였다.
상급의 마왕이라 어마어마한 긍정의 카르마가 이 계약에 부과되었다.
발생하기 힘들고 긍정적인 영향이 큰 상황일수록 높은 대가를 지불하는 카르마가 황당한 보상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저 가증스런 서큐버스 퀸과 흑마도사들의 악명으로 생긴 부정적인 카르마를 일소하고 단숨에 다음 서클을 노릴만한 긍정의 카르마가 눈앞에서 아른거렸다.
하지만 이 계약을 승인하면 난 정말로 중간계의 공적이 된다.
지금 나를 죽이려는 하이엘프들은 그렇다 치고 중간계의 수호자인 용족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 때문에 더 떨어질 카르마도 없지만 정말 한 짓도 별로 없이 천하에 죽일 놈이 되는 것은 사양이다.
‘하지만 저 정도 긍정의 카르마를 모으려면 도대체 얼마의 시간을 투자해야 할까? 용병신으로 엄청나게 굴러야 하겠지.’
갑자기 어릴 때의 생각이 났다.
5서클이 되서 마도사에 입문하자 스승님께서 내게 물었다.
“흑마도사가 될지 그냥 마도사가 될지 선택하렴.”
“차이가 무엇인가요?”
“마도사가 되면 넌 아마도 마도황제가 될 거다. 모두에게 존경받고 사랑받겠지.”
“흑마도사가 되면요?”
“전장에서는 최강이 될 거다. 다만 모두에게 비난받고 두려움의 대상이 되겠지.”
“스승님은 왜 흑마도사가 되셨어요?”
“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단다. 하지만 너에게는 선택하게 하고 싶다.”
“흑마도사가 되겠어요. 최강이라니 멋지잖아요.”
=============================
※ 조아라에 게시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에 의거 보호받고 있습니다 ※
※ 저작권자의 승인 없이 작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복제, 전송, 배포 및 기타의 방법으로 이용할 경우,손해배상 청구를 포함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됩니다. (5년 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