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Tooth Chief Chaebol Shaman RAW novel - Chapter (205)
205화
“이렇게 된 마당에 저희가 쳐야 하지 않겠습니까?”
“검은 양복이 수비는 해줘도 공격해주진 않아.”
“아니 왜요?”
“사람 죽는 걸 바라지 않으니까. 그보다 한 시까지 직원들 다 모아.”
“어차피 다 모여 있습니다.”
“아 참 그렇지. 내가 정신이 없어서 그런 거니까 이해해.”
어젯밤 습격에 대비해서 임철용을 따르는 조직원 전부가 아지트인 클럽에 모여 있어서 따로 불러 모을 필요가 없었다.
“근데 습격할 것도 아니고, 뭐 하시려고 그러십니까?”
“두고 보면 알게 돼. 오늘부터 세상이 바뀔테니 말이야.”
“네?”
“이따 들어보면 알아.”
버스 타고 온 검은 양복들이 아직 진을 치고 있는 가운데 노상수가 다시 나타났다.
노상수가 나타나기 전에 임철용이 일장 연설을 벌였는데 앞으론 자기가 형님으로 모시는 노상수를 따라야 한다는 것을 설명했다.
“오셨습니까?”
“서열 정리는 했나?”
“네. 제가 말은 했는데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조직원도 있기는 할 겁니다.”
“두고 보자고.”
정확하게 숫자로 나누긴 애매하지만, 심정적으로 임철용을 따르는 동길파 조직원은 절반 정도라고 보면 맞았다.
노상수는 일부러 고급 양복을 입고 구두와 시계까지 명품으로 착용했다.
일종의 과시용인데 조직원들에게 너도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나는 노상수다. 너희들이 따르는 임철용 사장이 날 형님으로 모시기로 했다. 물론 갑자기 나타난 내가 조직을 통째로 삼키는 것과 같은 모습으로 보여질 수도 있다는 거 안다. 하지만 나도 따르는 분이 있다는 것 정도는 알아줬으면 한다. 그분이 누군지는 차차 알게 될 거다. 대신 오늘은 새로 바뀐 조직이 너희들을 어떻게 대우할지부터 알려주겠다.”
“형님! 지금 저 새끼가 뭐라고 하는 겁니까?”
제법 서열이 높은 조직원 하나가 노상수가 하는 말을 끊고 임철용에게 불만을 토로했다.
노상수는 표정 변화가 없었지만 임철용은 달랐다.
“야! 임도철! 귓구멍이 막혔어?”
“네?”
“조금 전에 말씀하셨잖아. 내가 형님으로 모신다고.”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듣도 보도 못한 놈이잖습니까.”
“그래서 싫다는 거냐?”
“잠깐!”
감정이 격해지려고 하자 노상수가 큰소리로 둘을 막았다.
“죄송합니다. 형님!”
“괜찮아. 그리고 앞으론 사장님이라고 불러. 우리도 체계를 갖춰야 하니까.”
“알겠습니다. 사장님! 근데 전 뭐가 되는 겁니까?”
“전무이사.”
“아, 그렇군요.”
“내 말을 끌까지 듣고 나서 화내도 된다. 괜찮겠지?”
“크흠! 그러시든지.”
노상수가 양해를 구하자 임도철은 비아냥대는 말투로 대꾸하면서 침을 뱉고는 슬쩍 물러났다.
“앞으로 우리는 타이거 건설 직원이 된다. 각자 직급을 가지고 되겠지만 조직 서열은 골드타이거, 실버타이거, 브론즈타이거, 블루타이거 그리고 마지막으로 인턴으로 나눈다. 골드는 사장급이고 실버는 이사급, 브론드는 간부, 블루는 일반 인턴은 신입으로 1년 미만을 뜻한다.”
“…….”
“갑자기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냐고 할텐데 서열 체계를 그렇게 나누는 대신 처우도 확실히 개선할 생각이다. 인턴은 연봉 3천만 원, 블루 등급은 5천, 브론즈 등급은 7천5백, 실버 등급은 1억 5천에 각 사업에 맞는 지분도 나누어 준다.”
“정말 그렇게 주는 겁니까?”
“믿어도 되는 건지…….”
회사원처럼 월급을 따박따박 주겠다는 말에 임도철을 비롯해서 조직원들 관심도가 높아지는 것이 보였다.
“서열이야 어차피 다 아는 얘긴데 굳이 그렇게 나눌 필요가 있습니까?”
“회사가 커지면 일반 직원과 조직원을 구분해야 하고 조직원끼리도 식별이 필요해서 체계를 만드는 거다.”
“알아는 듣겠는데 식별은 뭘로 합니까?”
“조만간 각 등급에 맞는 신분증을 배포할 거다. 그리고 그동안 고생한 것을 감안해서 각자 등급에 해당하는 연봉만큼 보너스를 지급할 예정이다.”
누군가는 눈치챌 수도 있겠지만, 조직을 돈으로 사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임철용을 비롯해서 조직원 모두가 노상수가 뿌리는 카리스마에 휩쓸리고 있었다.
보너스로 수천만 원씩 풀겠다는 말에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규칙을 어기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처우가 개선되는 만큼 배신하게 되면 차라리 죽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지옥을 맛보게 될 것이다.”
조폭 세계에서 배신은 어차피 죽음이다.
때문에 노상수가 하는 말이 경고가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래도 지금 이런 순간에선 강력한 경고문이 필요해서 그렇게라도 말한 거였다.
“그렇게 해서 하려는 것이 뭡니까?”
“그건 기밀 사항이다. 실버급 이상에게만 공유할테니까 알고 싶으면 열심히 일해서 등급을 높여라.”
“그래도 뭘 해야 하는지는 알아야 하는 거 아닙니까?”
“지시사항은 임 이사를 통해 전달하겠다. 마지막으로 골드 타이거 위에 블랙 타이거가 있으니 만약에 블랙 타이거를 만난다면 절대 실수하지 않도록 해라. 뭐, 당분간 만날 일은 없겠지만…….”
* ? ? * ? ? *
흔히 세상을 낮과 밤에 비유하기도 하는데 서울의 밤에 파란이 일기 시작했다.
“밤이 뒤틀리고 있는데 적어도 겉으로 보기엔 조용하군요. 의아할 정도로 말입니다.”
“영화나 드라마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 대표님 같은 사람이야 의도적으로 가까이하지 않는 한 그런 세상이 눈에 보일 리가 없잖습니까.”
“그런 걸까요?”
“하지만 굳이 보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씨앗을 심었는데 모른 척해도 되는 걸까요?”
“일단 노 팀장에게 맡겨 보시죠. 의논할 일이 있으면 바로 연락할 겁니다.”
“그렇게 할 거지만, 고민은 되네요.”
동길파에 수십억이 풀리면서 박재식을 따르던 조직원까지 임철용 밑으로 자리를 옮기는 사태가 속속 벌어졌다.
이대로 가면 박재식은 도태되거나 최악의 경우 임철용과 부딪혀서 제거되는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그래서 고민 좀 하다가 노상수에게 박재식을 만나라고 했다.
임철용과 상잔하게 만들 것이 아니라 다른 곳으로 보내서 박재식을 활용도 하고 전쟁도 피하게 만들기 위해서였다.
“당신 뭐야? 뭔데 갑자기 나타나서 조직을 갈라놓는 거지?”
“죽을 놈 살려줬더니 집 내놓으라고 난리군.”
“닥쳐! 말이면 단 줄 알아?”
“임 이사가 당신을 죽이고 시작해야 한다고 난리 치는 걸 막고 있는데 그러지 말까?”
“뭐?”
며칠 전 새까맣게 깔려 있는 걸 봤기에 노상수가 하는 말이 결코 허투루 들리지 않았다.
일이 이쯤 되면 한강파를 찾아가서 중재해 달라고 해야 한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상납금이 대폭 오르게 되고 간섭이 많아져서 자신이 조직을 장악한다 해도 좋을 것이 없다.
물론 죽고 사는 문제라 당장 그걸 생각할 겨를이 없지만 선뜻 내키지 않았던 것이다.
“당신이 살 수 있는 방법이 딱 하나 있는데 들어볼 텐가?”
“협상하자는 건가?”
“이를테면 그런 셈이야.”
“대신 자금은 빵빵하게 지원해주지.”
“큭큭! 나한테도 1조 원이 어쩌고저쩌고하는 뻥을 칠 셈인가?”
“그게 뻥이라고 생각한다면 사업 계획서를 가져와 봐. 타당하다고 생각되면 얼마든지 지원할테니까. 아, 이왕이면 인천을 배경으로 하면 더 좋고.”
“인천?”
“당신이 맡아줘야 할 곳이 인천이니까.”
박재식을 두고 인천이 좋을까, 부산이 좋을까 고민했었다.
연고가 없는 부산까지 가라고 하면 거부감부터 떠올릴까 봐 박재식 고향인 인천을 맡기기로 한 것이다.
“누가 간대?”
“억지 부리지 마! 내 밑으로 들어오면 인천에선 대장 노릇 할 수 있고, 더 이상 한강파 그늘에서 허우적거리지 않아도 돼.”
“인천이라고 쉽진 않겠지만, 겨우 철용이를 데리고 한강파를 제낀다고?”
“그건 두고 보면 알게 될 거야.”
“인천의 절반은 삼합회가 장악하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야. 나더러 마계라 불리는 인천으로 가라는 건 죽으라는 것과 마찬가지야.”
“그건 걱정마. 돈이든 뭐든 필요한 건 뭐든지 지원해 줄테니까. 설사 그게 공권력이라 해도 말이야.”
“…….”
“왜? 놀랐나?”
“고, 공권력이라니… 그걸 믿으라고?”
박재식은 노상수에게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기에 무슨 말을 하든 믿질 않았다.
특히 공권력은 1조 원이라도 동원 가능하다는 말보다 공권력을 동원할 수 있다는 말이 더 믿기지 않았다.
“속고만 살았나?”
“즈, 증거가 없잖아.”
“증거가 필요하다면 보여주지.”
“어떻게 보여주겠다는 거지?”
“한강건설 세무조사면 되겠나?”
“그게 가능하다고?”
“며칠 내로 가능하니까 기다려봐. 우리 대화는 일주일 뒤에 다시 하지.”
박재식을 만나는 와중에도 타이거 건설(주)이라는 건설회사를 설립 중이고 대표이사 노상수에 임철용은 전무이사를 맡기로 했다.
그리고 노상수가 한강건설 세무조사를 언급한 건 임철용에게도 보여줄 필요가 있어서였다.
노상수가 분전하고 있을 때 나도 가만있을 수는 없어서 한강파 보스 곽도현 회장에게 접근했다.
따악!
하얀 골프공이 빨랫줄처럼 날아가서 녹색 그물망에 꽂히는 맛이 제법이다.
제법 손맛을 느끼는 와중에 잠깐 쉬면서 3미터쯤 앞에 있는 곽도현 회장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곽도현 회장이 다니는 골프 연습장에 와 있는 건 임철용 알고 있던 정보 덕분이지만 그 이상을 빼내는 건 내 몫이다.
‘응?’
곽도현의 약점을 알아내려고 위험을 감수했는데 놀라운 사실 하나를 알아냈다.
그에겐 딸이 하나 있는데 거의 유일한 약점이고 참 희한하게도 보형이가 전학 간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그것도 보형이랑 나이도 같고, 같은 반이라니… 이런 우연이 있을 수 있나 싶을 정도였다.
씨익!
‘맛있게 먹겠습니다.’
무슨 말이냐면 곽도현이 직접 관리하는 스위스 계좌 때문이다.
측근조차 믿지 않는 모양인지 그는 스위스 은행 계좌에 거액을 예치시켜 놓고 있었다.
자그마치 4,800억이 넘는 거액이었다.
정확하게는 4,825억인데 산하 조직으로부터 받아내는 상납금 대부분을 이 계좌에 넣고 관리하는 것 같았다.
결국, 한강파가 산하 조직을 관리하는 핵심 포인트가 바로 돈이란 뜻이다.
* ? ? * ? ? *
“동길파 김 사장이 사라졌어?”
“네. 회장님! 그리고 새로운 인물이 나타나서 조직을 장악하는 중입니다.”
“음… 꽤 오랜만인데 이럴 땐 어떻게 했었지?”
“도움을 요청하기 전까진 방관하는 것이 암묵적인 룰입니다. 세력 다툼이 끝나면 회장님께 인사시키겠습니다.”
“그럼 아무런 소득이 없게 되잖아.”
“따로 지시사항이 있으시다면 따르겠습니다.”
“생각은 최 실장이 해야지. 안 그래?”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
곽도현에겐 그림자 같은 책사가 있는데 그게 바로 최동욱 실장이다.
대기업 회장이 보기엔 소꿉놀이 같겠지만, 곽도현도 대기업처럼 비서실을 두고 있었는데 최동욱이 바로 그 비서실 책임자였다.
“보고는 그게 끝인가?”
“한 가지 이상한 것이 있습니다.”
“뭔데?”
“아직 실태 파악이 힘든데 동길파로 자금이 흘러들고 있습니다. 아직은 신경 쓸 정도는 아닌데 점점 늘어나는 것 같아서 보고드리는 겁니다.”
“얼마나 되는데?”
“타이거 건설이란 법인을 설립했고, 자본금이 500억입니다. 무엇보다 직원들 월급을 대기업 수준으로 올렸다는 겁니다.”
“자본금이 500억이나 되는데 신경 쓸 정도가 아니라는 거야?”
“앗! 죄송합니다.”
말해 놓고 보니까 실수한 것 같아서 바로 허리를 숙였다.
곽도현은 부리부리한 눈으로 최동욱을 노려보다가 눈빛을 거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