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Tooth Chief Chaebol Shaman RAW novel - Chapter (206)
206화
“그 새로운 인물이라는 놈 이름이 뭐지?”
“노상수라고 들었습니다.”
“누군지는 알고?”
“조사 중이라 완료되는 대로 보고드리겠습니다.”
“상납금 관리는 잘 되고 있겠지?”
“물론입니다. 회장님!”
“나가봐.”
“네. 회장님!”
곧, 9월이 되고 상납금이 들어오면 드디어 5천억을 채울 수 있게 된다.
그가 열심히 돈을 모으는 이유는 간단했다.
더 큰돈을 벌어서 조폭이 아니라 재벌 소리를 듣고 싶어서다.
그렇게 되면 비로소 상류사회에 접어들 수 있다고 믿어서다.
그리고 그가 필사적으로 상류사회에 들어가려고 하는 이유는 하나밖에 없는 딸 곽현희를 위해서였다.
* ? ? * ? ? *
“한 가지 고민이 있어서 뵙자고 했습니다.”
“말씀해 보세요.”
“박재식 이사에게 맡겨야 할 사업 때문입니다.”
“어떤 사업을 해야 하는지를 묻는 겁니까?”
“네. 무작정 덤비기보다는 확실한 비전을 제시해줘야 할 것 같아서요.”
“저도 고민해 봤는데 환경 사업이 좋겠더군요. 이를테면 고물상이나 폐차장 같은 사업이요. 뭐, 같이 해도 좋을 것 같은데 그건 노 사장님이 판단하세요.”
노상수는 내 의견에 자기 생각을 보태서 한참을 고민하더니 보름쯤 뒤에 다시 찾아와서 자그마치 5천억을 투자해 달라고 했다.
“그렇게 되면 서울 쪽 사업에 비해 너무 커지지 않을까요?”
“한강파를 앞서기 위해서는 어차피 규모를 키워야 하니까 그렇게 시작해도 좋지 않을까 싶어서요.”
“그렇다면 타이거 건설 사업 규모도 키울 필요가 있겠네요.”
임철용을 선택해서 먼저 합류시켰는데 박재식에 비해 사업 규모가 작다면 그것도 이상해서 투자 규모를 늘리기로 했다.
“괜찮다면 그렇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폐차장과 고물상 사업을 같이 하겠다는 거죠?”
“거기에 한 가지 더 보태서 폐기물 처리 사업까지 포함했으면 합니다.”
“괜찮겠습니까?”
“자금 문제만 없다면 제가 잘 추진해보겠습니다.”
“좋습니다. 공평하게 서울 쪽 사업도 규모를 키워서 각각 5천억씩 투자하겠습니다.”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곽도현 회장에게 돈이 아주 많더군요.”
“네?”
“놀라실 거 없어요. 스위스 계좌라 오히려 쉬웠으니까.”
곽도현은 한국 내에 있는 은행보다 안전하다고 생각해서 스위스 계좌를 이용했겠지만, 나에겐 오히려 그게 더 쉬웠다.
“보통은 스위스 은행 계좌가 더 안전한 거 아닙니까?”
“그거야 그 사람들 생각이죠. 그리고 출처가 불분명한 자금이라 조세 회피처에 있는 은행 계좌가 필요했을텐데 오히려 그게 독이 된 거죠.”
“비밀번호는 어떻게 알아낸 겁니까?”
“설명하자면 복잡하니까 그러려니 하세요.”
인천으로 내려가는 박재식에게 5천억을 투자하고 서울쪽 임철용에게도 5천억을 투자하기 위해서 건설회사 규모도 키우고 거기다 중고차 사업을 붙이기로 했다.
노상수가 임철용과 박재식을 끌어들이기 위해서 1조 원이란 말을 꺼냈지만, 말이 씨가 됐는지 정말 1조 원을 투자하게 되었다.
그리고 투자가 결정된 시점에서 박재식과 임철용이 마주 앉게 되었다.
“오랜만입니다. 형님!”
“그러게. 어쩌다 우리가 이렇게 됐냐.”
“잘 풀렸으니 된 거 아니겠습니까?”
“하긴, 니 말이 맞다. 다 좋은데 노 사장 뒤에 누가 있는 거냐?”
박재식이 한 살 많아서 같이 있는 자리에선 그래도 임철용이 형님이라고 불렀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서로 죽일 궁리를 했지만 이젠 상황이 또 변해서 이렇게 마주 앉아 있었다.
“저도 아직 모릅니다.”
“괜히 하는 말인 줄 알았는데 정말 1조 원을 투자하다니… 혹시 재벌 아닐까?”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니까 잘해 봅시다. 형님!”
“노 사장은 어디서 굴러먹던 사람일까?”
“보통은 넘는 사람이니까 조심해요. 괜히 혼자 먹으려다가 팽 당하지 말고.”
“너나 조심해.”
“근데 한강파가 너무 조용한 거 아닙니까?”
“다음 달이 9월이니까 본색을 드러내겠지.”
“한 다리 걸치려고 할텐데 노 사장이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네요.”
“두고 보면 알게 되겠지. 일단 좀 지켜보자.”
말이 5천억이지 임철용과 박재식에겐 엄청나게 큰돈이라 들떠 있는 것도 사실이라 그들에게도 새로운 인생이 열린 셈이다.
한때는 서로 제거하고 동길파를 자기 이름으로 바꾸려고 했지만 이젠 다시 협력하는 사이가 되었다.
그러나 한강파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는 상황이라 앞날이 마냥 장밋빛만은 아니었다.
한강파
드디어 에밀리와 결혼했다.
기억하기 좋게 10월 9일 한글날로 결혼 날짜를 잡았는데 왜 10월 9일로 잡았는가에 대해선 에밀리에겐 비밀이었다.
신혼여행은 유럽으로 한 달간 다녀왔는데 내가 없는 사이에 한강건설은 세무조사를 받아야 했다.
허성찬 국장이 내가 찔러준 소스를 토대로 움직였고, 추징금도 엄청났다.
국내 사업 부분에서만 450억가량의 추징금이 부과되었고, 역외 탈세에 대한 혐의로 스위스 은행 계좌가 고발되어서 그에 대한 추징금도 무려 1,447억이나 되었다.
마지막으로 압권이었던 점은 국세청 추징금 부과 뒤 계좌를 해킹해서 4,800억이 넘는 돈을 빼돌린 것이다.
이 모든 과정을 에밀리 몰래 했느냐고 묻는다면 절대 아니다.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계획은 에밀리가 짰으니까.
그래서 그 돈은 여기저기 돌려서 뉴욕에 있는 빌리에게 보냈다.
그 정도 자금이면 뉴욕 전체는 아니어도 지금보다 몇 배는 더 넓은 구역을 먹을 수 있을테니 그렇게 하자고 했다.
물론 나의 사랑스런 그녀가 말이다.
“어때요? 잘 됐대요?”
에밀리는 한국에 들어오자마자 한강파가 어떻게 됐는지를 챙겨 물었다.
“완벽해.”
“곽현도 그 사람 멀쩡하대요?”
“그러게. 나도 궁금하네.”
“궁금한데 노 사장님한테 연락해 봐요.”
“알았어.”
곽현도 신변에 문제가 생겼다면 노상수 사장이 벌써 연락했겠지만 앙칼진 그녀가 연락해 보라고 하니 따라주었다.
“노 사장님! 접니다.”
―귀국하신 겁니까?
“네. 어제 귀국했어요.”
―즐거우셨나 모르겠네요.
“저희야 너무 재밌게 보냈죠. 그나저나 그쪽 사정은 좀 어때요?”
―한강파 말입니까?
“네. 정확하게는 곽현도 그 사람 지금 어떤가 해서요.”
―돌아오시면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곽현도 회장이 충격을 받았는지 뇌출혈로 쓰러졌습니다.
“세무조사 때문이겠군요.”
―아마도 그럴 겁니다.
뭐니 뭐니 해도 한강파 구심점은 곽현도 회장이다.
그리고 곽현도 회장을 지켜주던 것은 바로 돈인데 그 돈이 사라진데다 국세청으로부터 2천억에 가까운 추징을 당했으니 분을 못 이겨 머릿속 혈관이 터져버린 듯했다.
“그럼, 한강파 후계자는 누가 되는 겁니까?”
―당장은 2인자인 김창수가 가장 유력한데 비슷한 세력을 유지하고 있는 서태춘이나 박세훈이 경쟁하는 구도입니다.
“더 밀어붙여야겠군요.”
―나머진 저한테 맡기시죠. 자잘한 회사들뿐이라 세무조사는 그리 효과적인 방법이 아닐 것 같습니다.
“도움 필요하면 언제든 연락하세요.”
―알겠습니다.
알아서 하겠다니 한발 물러나 있을 생각이었는데 며칠 후 쓰러졌던 곽도현 회장이 사망했다는 보고를 받았다.
“자기야!”
“왜요. 무슨 일 있어요?”
“곽도현 그 사람 죽었다는데?”
“그래요?”
“가만! 우리도 조문 가야겠다.”
“조문은 왜요?”
“누가 후계자가 될지 봐야겠어.”
“조문 간다고 그걸 알겠어요?”
“분위기 보면 알게 돼 있어. 같이 갈래?”
“전 짐 정리나 할게요. 아직 할 일이 많아요.”
“알았어.”
검은색 양복에 검은색 넥타이를 메고 장례식장에 찾아갔는데 워낙 많은 사람들이 운집해 있어서 내가 누군지도 모르고 조문을 받았다.
상주는 딸이었고, 노상수 사장이 후계자로 언급했던 김창수, 서태춘, 박세훈을 볼 수 있었다.
그것도 아주 가까이서 맞절까지 했다.
‘으이그~ 출신은 못 속인다고 하더니 아주 배신이 난무하겠구나.’
당장은 김창수가 곽도현 뒤를 잇겠지만 서태춘과 박세훈이 차례로 반란을 일으키고 군소 조직들까지 통제를 벗어나서 난장판으로 변해가는 미래가 보였다.
‘지들끼리 치고 박고 하면 다행인데…….’
파벌 싸움이 벌어지고 이권을 위한 구역 전쟁이 벌어지면 부수적인 피해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셋 중 하나에게 힘을 실어주면 한강파를 살리고 아주 적은 피를 흘리는 것으로 다시 질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셋 다 지저분한 놈들이라 정 가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그렇다면?’
방법은 의외로 가까이 있었다.
곽도현 회장 장례식을 치르는 지금이라면 각 계파 본거지에 최소한의 인원만 남아 있을 것이다.
“접니다. 노 사장님!”
―네. 대표님!
“받아적으세요.”
―네?
“일단 적으세요.”
―알겠습니다.
김창수, 서태춘, 박세훈 그 세 명이 치부와 장부를 숨겨둔 장소를 알려주었다.
“새벽에 치면 정신 못 차리고 당할 겁니다.”
―아무리 그래도 위험하지 않겠습니까? 그들이 연합해서 저흴 치면 아직은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그곳에 가면 세 사람을 감옥에 보낼 증거를 찾을 수 있을 겁니다. 금고만 털어도 되니까 무리하지 말고 치고 빠지세요. 장례가 끝나기 전에 주요 간부들 전부 잡아 가둘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지금이 아니면 피를 너무 많이 흘리게 됩니다. 제가 무리하는 이유를 이해해 주세요.”
―체할 수도 있지만 일단 삼켜야겠군요.
“체하면 소화제 먹으면 되죠.”
―알겠습니다.
내가 하라는 일을 해서 손해 본 적이 없는 노상수다.
그래서 그런지 이의를 제기하긴 했지만 내 설명에 바로 수긍했다.
* ? ? * ? ? *
“무슨 사람이 이렇게 많은 거지?”
“회장님이 갑자기 돌아가셨으니 당연한 거 아니겠습니까?”
“근데 말이다. 태춘아!”
“네. 형님!”
“저기 저 친구 누군지 알겠냐?”
“이때다 싶어서 얼굴도장이나 찍으려고 온 거겠죠. 뭘 신경을 쓰고 그러십니까?”
김창수가 말하는 사람은 바로 나 이무혁이었다.
그가 나를 보고는 곽도현 회장 장례식 분위기에는 이질적이라고 생각했는지 서태춘에게 누군지 확인하려고 했다.
“그게 아니라 뭐 이상한 거 안 보이냐?”
“형님! 너무 예민하신 거 아닙니까?”
“예민하긴, 그 옆에 서 있는 사람 봐. 우리 같은 부류와는 결이 달라.”
“뭔데요?”
“보면 모르겠어? 딱 봐도 경호원이잖아.”
“경호원이요?”
“우리가 느끼는 긴장감과는 달라. 눈빛이 살아 있어.”
“쳇! 그래봤자 회장님이 몰래 거래하던 놈이겠죠. 여기서 뭘 어쩌지도 못할테니까 신경 끄세요.”
“묘하게 거슬려서 그런다.”
“거참! 속 시끄럽게 왜 그러세요. 그보다 세훈이 저 새끼 어떻게 할지나 생각해보세요.”
서태춘 입장에서는 일단 김창수가 곽도현 뒤를 이어 보스가 된다면 나쁠 것이 하나 없었다.
그래서 가장 위협이 되는 박세훈부터 제거하고 기회를 볼 참으로 김창수에게 박세훈의 도발을 대비하자고 넌지시 운을 띄운 것이었다.
“장례식이나 끝내고 뭘 하든지 하자. 안 그러냐?”
“그러다 세훈이가 먼저 움직일지도 모릅니다.”
“발인 때까지만 참자.”
“좋습니다. 대신 미리 준비는 하고 있겠습니다.”
“그러든지.”
김창수가 조금만 더 예민했다면 나를 위험인물로 찍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그들에게 지금 가장 큰 일은 곽도현 회장을 화장하는 것과 차기 대권을 차지하는 일이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