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005
밥만 먹고 레벨업 1006화
천외제국은 유저가 세운 나라이나 아테네의 어지간한 국가보다 큰 힘을 발휘한다.
그러나 실제로 으뜸에 선 루브앙 제국과 비교하면 천외제국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루브앙 제국은 병사와 백성들을 모두 합쳐 약 8억 명에 이르는 인구수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에 천외제국은 현재 약 4,500만 명에 이르는 이들을 거느리고 있다.
영토 차이는 크지 않지만, 인구수를 생각하면 분명 그 차이는 컸다.
어떠한 자들은 말한다.
천외제국이 루브앙 제국과 그나마 비빌 수 있는 이유는 1천만 명 몫을 하는 NPC들 덕분이라고.
애석하게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때문에 천외제국이 루브앙 제국에게 밀리지 않기 위해선 영토 확장과 더불어 더 많은 이주민을 받아들여야 했다.
심지어 루브앙 제국에 속한 유저들을 흡수하게 될 시엔 그 격차가 더 좁혀지게 되는 것.
선착순.
그 말을 들은 헤이즈는 감탄했다.
‘사람들은 별것 아닌 것에도 선착순이라는 말을 들으면 초조해한다. 혹여 자신의 자리가 남지 않은 것은 아닐까. 또, 선착순 때문에 자리가 삽시간에 차버리면 어떻게 되는가?’
간단하다.
‘엄청난 대기자들이 그 선착순 안에 들기 위해 기다린다.’
선착순이 빠르게 차면 이는 엄청난 이슈가 되어 더 많은 이들이 몰리게 할 수 있다.
또한.
이 자리에는 무수히 많은 기자들이 있었고 유저들이 있었다.
특히나 기자들은 취재를 위해 군신의 신전 앞에 모두 밀집되어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로 인해 당연히 첫 번째 입장자는 기자가 될 수밖에 없다.
또한.
‘선착수 100만 명을 채우고 그다음에 받는 자들에 한하여 신전 운영기금을 요한다면?’
천외제국은 넉넉한 자금까지 확보할 수 있다.
폐하의 선견지명에 헤이즈는 보이지 않게 무릎을 탁하고 치고 싶었다.
몰려오는 기자들을, 병사들이 빠르게 앞에 나서서 막아낸다.
“어허! 군신의 신전 앞에서 소란이시오!”
“순서를 지키시오.”
기자들을 줄을 서게 한 병사들.
첫 번째는 놀랍게도 고은아 기자였다.
고은아 기자도 당연히 아테네의 유저다.
그리고 매번 천외제국을 위해 좋은 기사를 써주는 여인이다.
그런 그녀가 첫 번째에 있자 민혁의 눈이 반짝였다.
그녀가 군신의 신전 안으로 빠르게 걸음했다.
첫 입장자가 버프를 모두 받기 위해선 단순히 입장만 해야 하는 게 아니다.
그 신전 안의 모든 것을 직접 눈으로 보아야만 했다.
안으로 걸어 들어가던 고은아 기자가 초상화에 먼저 감탄했다.
‘에반게르가 ‘앳된 황제다’라 운을 뗀 이유.’
그에 대하여 고은아도 알 것만 같았다.
고은아는 아티팩트 견본품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공격력과 방어력, 등급을 제외하곤 어떠한 특수능력도 확인은 불가능하구나.’
당연하다.
민혁이 바보일 리 없다.
소중한 아티팩트의 정보를 누군가에게 함부로 발설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감탄과 경악이 나온다.
‘어떤 유저들도 얻지 못한 아티팩트가 많다. 또 영겁의 검의 공격력은 정말 미쳤어!’
고은아 기자가 감탄한다.
이윽고, 조각상이 있는 곳에 도달한 고은아 기자는 전율했다.
“와…….”
고작 한 명의 유저.
그 한 명의 유저가 군신이 되었다.
검을 내뻗은 민혁의 조각상은 말 그대로 가슴이 웅장해지게 하였다.
곧, 신전의 출입구로 나온 고은아 기자.
그는 전율에 젖어 있다.
그런 그녀에게로 에반게르의 버프가 깃들었다.
“……!”
고은아가 경악했다. 그런 그녀에게로 한 남자가 걸어왔다.
작게 목례하며 인사한 그가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그거 1레벨입니다.”
“……?”
고은아는 그 말에 한 번 더 경악했다.
고은아 기자가 귀신처럼 로그아웃했다.
그녀의 손가락이 빠르게 키보드를 두들긴다.
그녀는 여느 기자들과 다를 바 없이 자극적인 제목을 잘 썼다.
[지금 천외제국에 오지 않으면 바보인 이유 세 가지.]* * *
선착순 100만 명.
놀랍게도 고작 2시간 만에 천외제국으로 100만 명이 이주했다.
그러자 천외제국은 공식발표를 냈다.
[천외제국 50만 명의 이주민 추가적으로 받을 것.]그러자 세계 곳곳에서 몰린 유저에 의해 이번에는 20분 만에 50만 명이 이주하는 쾌거를 이루어냈다.
그다음은 헤이즈와 회의 끝에 천외제국이 발표했다.
[천외제국. 너무 많은 이주민에 감당하기 어렵다는 의사.] [이주민을 받아들이기 위한 자금확보 필요성 여실.] [천외제국 이주민들. 군신의 신전에서 받은 버프 인증하며 파장.] [민혁 ‘그거 1레벨입니다.’ 발언.] [천외제국 이주민을 위한 영토확장 위해 군신의 교 가입자들에게 1플래티넘씩 받을 것.] [끊이지 않는 천외제국 이주민. 이튿날. 아우성치는 유저들 위해 천외제국 결단을 내려 400만 명의 이주민 선착순 추가 의사 밝혀.] [선착순 400만 명 이주민. 고작 10분 만에 종료.] [천외제국 앞 텐트와 돗자리를 펴고 대기하는 인파 5백만 명 이상.] [군신의 신전의 엄청난 파급력.] [군신의 신전의 레벨은 아직 1. 군신의 신전이 레벨업할수록 더 이상 천외제국에 발도 들일 수 없을 것이라는 전문가들 의견.] [아테네를 막 시작하는 유저들의 선택국가 루브앙 제국 62%를 넘어 천외제국 66% 달성.]끊임없이 기사들이 쏟아져 나온다.
그리고.
[엄청난 숫자의 이주민. 천외제국 감히 감당할 수 있는가?]천외제국이 이주민을 감당할 수 있냐는 물음.
헤이즈와 민혁, 간부진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내일 500만 명을 추가로 받겠다고 공표할 거야. 하지만 우리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어.”
이는 민혁이 선착순 인원들에게 1플래티넘씩 받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1,000만 명을 받으면, 1,000만 플래티넘이 천외제국에 들어온다.
그를 통해 제국 발전기금으로 사용하면 된다.
더 놀라운 사실은 1플래티넘은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라는 것이다.
초보 유저가 아닌 중수급 유저들부터 유입이 가능하기에, 단순히 숫자만 채우는 것이 아니게 된다.
“한 달 후쯤엔 신전 입장자들에 대하여 입장료 100만 골드씩을 받을 거야.”
그렇게 되면 천외제국은 많은 자금을 확보하게 된다.
그러나 아쉬운 것도 있었다.
헤이즈가 말했다.
“안타깝게도 이번 천외제국 이주민들 중 이방인이 약 95%를 차지합니다.”
“그게 왜?”
눈치 없는 로크의 질문이었다.
헤이즈가 차분히 설명했다.
“유저의 대부분은 사냥을 하며 레벨업 합니다. 우리는 사냥에 대한 세금을 부과할 순 없습니다.”
실제로 유저들이 사냥하여 획득한 골드에 대해 권리를 주장하는 건 도둑놈 짓이다.
“자금확보를 위해선 평범한 NPC백성들의 이주가 제국 발전에 훨씬 많은 기여를 합니다.”
쉬운 이유다.
“그들은 식당을 열거나 혹은 다양한 상점 등을 열죠. 또 식료품 등을 구매할 때마다 세금을 매길 수 있습니다. 많은 이주민을 확보했지만, 아쉬운 건 어쩔 수 없습니다.”
그렇다. 천외제국은 이례 없는 이주민을 맞이했으나 군사력의 큰 보강만이 있는 실정이다.
또, 군신의 광고영상이 나가면 이방인 이주율만 비약적으로 올라갈 터였다.
“그게 아쉬운 부분입니다.”
헤이즈의 말을 이해한 로크가 고개를 주억였다.
하지만 지금 이 자리에선 마땅한 해결책이 없는 실정이다.
계속된 이야기를 진행하던 중 아레스가 말했다.
“그래도 현재 군신의 교의 신도들이 다른 유저 신들이 만든 교에 비해 약 20배 가까운 인원을 확보했다는 기사를 봤다. 정말 대단한 거지.”
고작 이틀 만에 벌어진 일이다.
그에 헤이즈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사실상 군신의 교를 뛰어넘는 인원확보는 그 어떠한 신도 힘들 겁니다.”
헤이즈가 자신 있게 한 말.
그러나 얼마 후 그녀는 그 말을 정정해야만 했다.
* * *
아테네는 새로운 신으로 누군가를 임명할 수 있는 힘을 가졌다.
물론 그 조건은 매우 까다로운 편에 속한다.
하지만 아테네는 매번 ‘그’를 보며 생각했다.
‘대단한 자. 존경받아 마땅한 자.’
그는 매번 고통받고 괴로워하는 자들을 치유해 주곤 했다.
그의 손길이 닿으면 수십 년간 정신적인 고통에 빠져 허우적거리던 무수히 많은 이들의 얼굴에 환희의 웃음이 자리매김했다.
사실.
아테네는 살면서 저토록 놀라운 치유력을 가진 자를 본 적이 없었다.
그로부터 고통에서 해방된 자들은 이제 그 고통을 잊고 더 나아가 도약하였다.
그에 아테네는 절대신들을 불러 회의를 거쳤다.
[나는, 저토록 많은 자들의 입가에 웃음이 떠나지 않게 하는 자를 본 적이 없다.]아테네의 말에 토를 다는 자는 없었다.
그녀의 말이 사실이었으니까.
[그의 손길 한 번에 그들은 눈물 흘리며 기뻐했다. 그들의 어미인 나조차, 모든 군대를 통솔하는 군신조차, 모든 죽음을 관장하는 죽음의 신조차 해내지 못한 업적이다.]모두 자존심 상했으나 인정했다.
수호신 오블렌도 마찬가지였다.
‘저토록 누군가를 기쁘게 만들 수 이는 신은 세상에 두 번 다시 존재하지 않을 터.’
[그에 나는 그에게 새로운 신의 자리를 내어주려 한다. 그 신의 이름은…….]아테네의 거룩한 말.
모두가 귀 기울인다.
[자라나라의 신이다.]* * *
그는 감격에 차올랐다.
고통받는 많은 자들을 해방시켰다.
그들은 아직도 자신을 찾아와 정말 고맙다며 인사하곤 했다.
그에 욕심이 생겼었다.
더 많은 이들을, 더 많은 자들을 구원하고 싶다.
하지만, 자신의 힘도 한계가 있었다.
하루에 해방시킬 수 있는 자들은 열 명이 채 안 되었다.
그런 자신의 간절한 꿈을, 거룩한 신 아테네가 고통받는 자들을 위해 들어주었다.
감격에 차오른 그는 더 많은 이들을 구원할 수 있음을 알았고, 자신의 새로운 신도들이 올 것을 알았다.
그가 위대하고 거룩한 걸음을 떼어, 천외제국 성벽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그 시각.
천외제국 성벽 앞. 텐트나 돗자리를 펴고 천외제국 이주를 기다리는 자들 수백만의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곧, 충격적인 알림을 듣게 되었다.
[세상에 새로운 신이 탄생했습니다.] [그의 이름 자라나라의 신 코루입니다.]“……자라나라의 신?”
“이름 왜 이래?”
사실 유저들은 큰 감흥은 없었다.
아테네에선 머리카락 설정이 가능했고, 대머리여도 머리가 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곧 그들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불과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군신의 교에 들어갔던 인파만큼 많은 인파가 삽시간에 몰려온 것이다.
“으어어어어어!”
“역사적인 순간이야…….”
“드디어…… 드디어……!”
“탈모르시여!”
“…….”
“…….”
군신의 교 이들은 성벽 앞에 무릎 꿇고 절규하는 신도들을 보았다.
가슴이 뜨거워진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정말 오래도록 고통받았을 거야.”
“그래, 나 또한 대머리였다면 저랬을 거야. 크흑……!”
그들의 절규에 많은 이들이 눈물을 글썽였다.
바로 그때. 성벽 위로, 드디어 그가 나타났다.
누구보다 거룩한 모습으로 나타난 그는 슬픈 표정으로 그들을 보았다.
그것은 그들을 가엽게 여기는 신의 표정.
그리고 이제껏 고생했다는 듯 인자하게 그들을 바라보는 표정이다.
그런 그들을, 새로운 신 코루가 위로하려 한다.
신의 목소리.
오로지 신만이 낼 수 있는 거룩한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그들에겐 어떠한 죄도 없었다.]그렇다.
우리에겐 어떠한 잘못도 없었다.
[그저 타고났던 것. 다른 이들보다 부족했음이다.] [그들의 슬피 우는 울음은 절규다.] [그 절규는 그 부족함이 채워지지 않음을 알던 그들의 절규다.]그렇다. 부족하고 채울 수 없는 절대적인 그것.
[그러나.] [고통받는 부족한, 약자들을 위하려 한다.] [나는 함께 싸워나갈 것이다.] [모두가 부족하지 않게 하기 위해.]쓸데없이 멋있는 문장들이다.
코루.
그가 힘껏 한쪽 팔을 들었다. 그와 함께 마치 신호처럼 모두가 일제히 외쳤다.
“자라나라! 머리머리!”
그 뜨거운 함성이 천외제국 전체를 흔들고.
[또 한 번. 부족함을 채워, 한 걸음 더 나아가게 할 것이니.]코루가 다른 손을 크게 펼쳤다.
그러자.
“자라나라! 머리머리!”
“으어어어어어어!”
“으억, 눈부셔!”
“크윽!”
그들의 반짝반짝한 그것이 태양과 만나 더 강렬한 빛을 발산한다.
그때, 신의 손끝에서 일어난 기적이 ‘그들의 부족함’을 채운다.
그들의 머리에서 머리카락이 자라나기 시작했다.
“크흐흐흐흐흑!”
“타, 탈모르시여!”
[부족하지 아니한 자야.] [죄짓지 아니한 자야.] [그리고.] [이제 풍성한 자야.] [함께 외쳐라.] [자라나라.]“머리머리!”
[자라나라.]“머리머리!!!!!”
그들의 부족했던 그 공간에, 검게 자라나는 그것들이 그들의 머리를 채우기 시작한다.
그 모습을 눈에 담는 군신의 교 이들이 인자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너희도 이제 대머리가 아니야.’
‘멋져…… 너희도 이제 풍성하다구!’
그리고 성벽 위에 선 한 노인.
그 노인도 한땐 대머리였다. 그러나 코루에 의해 구원받았다.
그의 이름은 창신 밴.
“허허, 내 평생 이렇게 감동적인 광경은 처음이구나.”
그의 한쪽 눈에서 뜨거운 눈물 한 방울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