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262
밥만 먹고 레벨업 1263화
[히든 퀘스트: 아그의 부모님 시신 찾기.]등급: SSS
제한: 곡괭이를 쥔 자.
보상: 레인보우 펄.
실패 시 페널티: 펄광산의 모든 펄의 효과 소멸.
설명: 아그는 광산 안에서 부모의 시신을 찾다 죽음을 맞이했다. 죽은 상태에서도 부모를 찾겠다는 집념과 의지가 그를 귀신이 되어서도 광산을 캐게 했다. 그를 도와 부모의 시신을 찾아내라.
띠링!
[기회는 단 한 번뿐입니다.] [최초에 곡괭이를 보였던 한 사람만이 입장할 수 있습니다.] [경고.] [펄광산은 신화 속의 광산입니다.] [펄광산 안에는 거대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시신이 있는 곳까지 나아가 ‘광산의 핵’을 파괴해야만 합니다.]띠링!
[아그의 영혼이 소멸되는 시간이 3시간으로 단축되었습니다.]쿠르르르르르르르-
광산이 크게 진동한다.
민혁이 알림을 모두 들은 천외제국 간부들을 돌아봤다.
민혁은 아그가 필요한 것을 유일하게 간파해 낸 사람이다.
그랬기에, 오직 그만이 광산에 들어가 곡괭이를 휘두를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민혁이 어깨에 곡괭이를 걸쳤다.
아그가 양손으로 곡괭이를 쥐었다. 그리고 동시에 광산 안으로 뛰어들어 갔다.
아그를 쫓아 꽉 막힌 광산 앞에 도달할 수 있었다.
아그가 광산의 돌을 깨기 시작한다.
까아아아앙-!
까아아아앙-!
까아아아앙-!
‘엄청나다…….’
민혁은 아테네에서 많은 광산들과 광부들을 보아왔다.
엄청나다는 표현은 두 대상을 가리킨다.
첫 번째 대상은 광산이다.
[펄광산의 내구도 65,434.]‘이렇게 높은 내구도를 가진 광산은 처음이다.’
두 번째로 놀란 것은 바로 아그다.
‘이렇게 뛰어난 광부도 처음이다.’
어지간한 광부들도 고작 2m를 나아가기 위해 며칠을 소요해야 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아그가 무너져내린 돌들이 만들어낸 벽을 가격할 때마다 돌들이 깨져 나갔다.
‘이런 아그조차 단 한 번도 광산 깊숙한 곳에 들어간 적이 없다.’
이를 악문 아그가 보였다.
그는 마지막인 것을 아는지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었다.
드디어 민혁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까가가가가가강-!
민혁의 손재주 스텟은 상상을 초월한다.
물론 광부와 연관된 스킬 하나 없었으나 그의 높은 손재주 스텟이 그를 캐리한다.
까가가가가강-!
까가가가강-!
아그와 민혁의 곡괭이질에 의해 빠르게 돌무더기의 벽이 뚫리기 시작했다.
[목표지점까지 653m 남았습니다!]민혁은 한 지점을 무너뜨리고 안쪽으로 나아가며 이 정도면 충분히 수월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큰 오산이었다.
[펄광산이 쉽게 파헤쳐지는 걸 허락하지 않습니다.]광산 안은 어둡고 습했으며 쉴 새 없이 피어오르는 먼지에 기관지가 아릴 정도다.
그런 곳으로.
화아아아아아아아아악-!
거대한 화염이 솟아올랐다.
일순 밝아진 광산 내부. 그 뜨겁게 치솟아 오르는 화염이 아그와 민혁을 불태웠다.
“크흐으으으읍!”
[HP가 90% 미만으로 하락합니다.] [뜨거운 화마가 사라집니다.]순식간에 사라진 화마를 보며 잠깐 안도했던 민혁은 느낄 수 있었다.
‘광산의 온도가 급격히 올라갔다.’
약 50도 이상.
들이마시는 산소가 뜨겁다.
산소를 태운 화마에 의해 공기마저 희박해졌다.
그러나 아그는, 화상을 입고 ‘영혼’ 상태인 상황에서도 멈추지 않고 곡괭이를 휘두르고 있었다.
[뜨거운 더위에 의해 몸이 말을 듣지 않습니다.]그러나 민혁은 또다시 아그와 함께 미친 듯이 펄광산을 두들겼다.
까가가가강, 까가가가가강-!
민혁은 문득 궁금해졌다.
‘아그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부풀어 오르는 그의 턱근육을 보며 알았다.
이를 악문 그는 많은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그저 ‘엄마, 아빠’가 있는 곳이기에 나아가고 있다.
생각이 많아진다.
모든 어른들에게 외면받는 와중에, 그 부부에게 사랑을 받았던 아그.
그의 세상은 그들로부터 변화했고.
‘그의 세상은 그들로부터 무너졌다.’
아그에게 묻고 싶다.
차라리 광부 부부를 만나지 않았다면 이런 일도 없지 않았을까 하고.
그러나 깨닫는다.
그래도 아그와 그의 부모는 같은 답을 내렸을 거다.
그의 부모는.
‘너를 위해 죽었으나 후회하지 않는다.’
이라 말했을 것이며.
아그는.
‘고마워요.’
이라 답했을 거다.
민혁의 양손에 더 큰 힘이 들어간다.
필사적인 아그를 쫓아 또 한 지점을 넘어선다.
[펄광산이 쉽게 파헤쳐지는 걸 허락하지 않습니다.]천장이 크게 흔들린다.
[천장이 조금씩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광산 입장 후 두 시간 경과하였습니다.]천장을 지탱하는 크고 작은 돌들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민혁과 아그를 쉴 새 없이 강타했고 끊임없이 화마가 나타났다 사라진다.
민혁의 입술이 말라 비틀어지고 거대한 갈증이 그를 감쌌다.
[펄광산 내에선 어떤 것도 섭취할 수 없습니다.]그를 더욱 절망시킨다.
민혁이 아그를 다시 한번 보고.
집중을 시작한다.
[스킬 신의 의지가 발동됩니다.] [손재주에 관련한 모든 것들이 30% 일시적으로 상승합니다.] [모든 스텟 8%, 공격력과 방어력이 6% 상승합니다.] [스킬 신의 의지가 발동됩니다.] [손재주에 관련한…….]펄광산을 얻기 위함도 있다.
그러나 아그가 부모의 시신을 찾게 하기 위함도 있다.
아그는 나쁜 어른들을 많이 만났다.
그의 부모가 그랬던 것처럼, 꼭 그렇지 않은 어른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했다.
쿠구구구구구구구-
[목표지점까지 100m 남았습니다.] [HP가 30% 미만으로 하락합니다.] [건물 붕괴가 더 빠른 속도로 이루어집니다.]쿠구구구구구구구-
뜨거운 숨을 토하려는 하마의 입안에 있는 것처럼 깊은 곳에서 숨과 같은 것이 끓어올랐다.
뜨거운 바람이 태풍처럼 아그와 민혁을 덮쳤다.
화아아아아아아악-!
민혁조차 몸을 가누기 쉽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몸을 던져 아그를 끌어안았다.
파즈즈즈즈즈즈즈-!
거대한 돌조각들이 무기가 되어 민혁의 몸을 갈가리 찢어발겼다.
‘이런 곳에서 수백 년 동안 도전했다고?’
불가능을 알면서 했던 도전이 더 대단하게 느껴진다.
[HP가 9% 미만으로 하락합니다.]영혼 상태의 아그도 분명히 상처를 입는다.
그를 놓아주자, 그 역시 몸 곳곳에 피를 흘려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다.
곡괭이를 쥔 양손에서 뚝뚝 피가 흘러내리고 있다.
애초에 앙상했던 아그는 지금 당장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아 보였다.
[목표지점까지 70m 남았습니다.]지칠 대로 지친 아그가 계속 곡괭이를 휘두른다.
까아아아아앙-!
내리칠 때마다 찢어질 대로 찢어진 손아귀에서 피가 솟구쳤다.
까아아아아앙-!
그러나 아그는 멈추지 않았다.
하늘에서 떨어진 돌덩이가 정확히 아그의 정수리에 꽂혔다.
퍼서어어억-
탱그랑!
쓰러졌던 아그가 힘겹게 몸을 일으켜 다시 곡괭이를 휘두른다.
까가가가가가강-
아그의 의지에 민혁도 옆에 섰다.
둘의 시선이 마주쳤다.
처음이었다.
이 광산에 들어와 아그와 눈을 맞춘 것은.
무표정했으나 그 눈에서 민혁은 여러 뜻을 느꼈다.
[목표지점까지 20m 남았습니다.] [HP가 3% 미만으로 하락합니다.] [몸을 움직일 수 없습니다.] [정신이 흐릿합니다.]끝에 도달하던 두 사람이 풀썩 주저앉았다.
더 이상 움직이려 해도 움직여지지 않았다.
아그도 마찬가지다.
무표정했던 아그의 눈에서 눈물이 쉴 새 없이 흘렀다.
쿠르르르르르르-
재난영화 속 한 장면 같다.
민혁은 무너져내리는 광산 속의 아그를 바라보며 어떠한 말도 하지 못했다.
아그의 입이 달싹이나 목소리가 토해지지 않았다.
곡괭이를 쥐고 어떻게든 기어가기 위해 발악한다.
결국 돌무더기의 벽 앞에 도달해 곡괭이를 찍으려 하나,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후두두두두둑-
계속 쏟아지는 돌무더기 사이로 아그와 민혁이 파묻혀 간다.
민혁은 앞을 막아선 거대한 돌무더기의 벽을 바라봤다.
‘이곳만 넘어서면 되는데…….’
그러나 아무리 움직여 보려 해도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아그의 간헐적으로 떨리는 등을 바라본다.
그의 좌절이 민혁에게 느껴진다.
그때.
까가가가가가강-!
정체 모를 소리가 들려왔다.
까가가가가가강-!
그것은 벽 너머에서 들려오는 것이었다.
까가가가가가가강-!
굳게 막혀 있던 벽의 일부가 부서진다.
까가가가가가가가강-!
부서지는 벽 너머로 두 개의 반투명한 인영이 보인다.
까가가가가가강-!
아그는 이 광산에서 두 사람의 시신을 찾기 위해 수백 년의 시간을 나아갔다.
그것이 불가능한 것임을 알고 있음에도 멈추지 않았다.
그것은 아그뿐만이 아니었던 거다.
[아그를 남겨두고 죽음을 맞이한 부모는 차마 그를 두고 떠나지 못했습니다.] [한 맺힌 그들이 이곳에서 아그가 오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600년 동안 아그를 기다려 왔습니다.] [아그의 부모가 길을 열기 시작합니다.]까가가가가가가가강-!
투, 투두두두두둑-
서서히 보인다.
무너지는 돌무더기. 그 틈에서 두 사람의 시선이 아그를 바라보고 있다.
쉴 새 없이 곡괭이질 하는 두 사람의 손에 의해 마침내 무너져내린다.
쿠르르르르르르르-
무너져내리는 돌무더기 너머 두 사람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의 뒤에는 이미 오래전에 부패되어 버린 두 개의 해골이 놓여 있다.
아그가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
[히든 퀘스트: 아그의 부모님 시신찾기 완료.]일어서는 아그의 모습이 변화한다.
빛에 휩싸인 그의 몸에 가득했던 화상이 사라진다.
더럽고 냄새나며 퀴퀴했던 옷의 때가 빠져 새하얀 옷을 입는다.
그의 부모들도 마찬가지다.
깨끗한 옷을 입은 두 사람이 그를 보며 웃고 있다.
소년 아그가 그들을 향해 힘차게 지면을 딛고 달려가 안겨든다.
무너지던 광산이 멈춘다.
그 사이에서, 아그는 600년 만에 만난 부모에게 오랜 시간 동안 꼭 하고 싶었던 말을 한다.
“내 부모가 되어줘서 고마웠어요.”
두 사람은 말없이 그런 아그를 꽉 끌어안았다.
민혁은 바닥에 쓰러진 상태로 그 모습을 보고는, 작은 미소를 지은 채 그들을 바라봤다.
[아그의 오랜 한이 풀립니다.] [아그와 부모가 함께 성불합니다.]거대한 빛이 광산 한편에 열린다.
부모가 앞서 ‘천국인지 지옥인지’ 모를 그곳을 향해 걸어갔다.
함께 가는가 싶던 아그가 멈춰 서 뒤를 돌아본다.
그리고 이내 민혁을 향해 달려왔다.
열한 살의 소년 아그. 깨끗해진 얼굴의 아그가 환하게 웃음 지었다.
“고마워요. 형.”
아그가 손을 흔들며 뛰어간다.
어머니, 아버지의 가운데에 서 함께 빛으로 걸어가는 아그는, 천진난만한 아이가 어떤 이야기를 신나서 떠드는 것처럼 상기되어 있었다.
끝으로 아그와 그 부모가 빛을 넘어 사라졌다.
[한 맺힌 아그의 영혼이 사라졌습니다.] [퀘스트 완료에 따라 펄광산의 완전한 소유권을 획득합니다.]띠링!
[아그가 레인보우 펄을 선물합니다.]그뿐만이 아니다.
아그는 민혁을 위해 작은 선물을 하나 남겨두었다.
아그가 사라진 곳에서 빛을 흩뿌리는 무언가가 천천히 민혁을 향해 날아왔다.
그것은 아그가 쥐었던 곡괭이였다.
민혁이 손을 뻗어 그 곡괭이를 쥐었다.
[아그는 광부의 아이입니다!] [광부의 아이의 힘이 담긴 곡괭이를 획득합니다.] [광부의 아이의 힘이 담긴 곡괭이를 쥔 자는 광부의 신에 필적할 능력을 발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