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361
밥만 먹고 레벨업 1362화
파스든 왕국 결계를 찢는 순간, 민혁은 곧바로 방송을 켰다.
아테네의 지존답게 그가 방송을 켜는 순간 빠른 속도로 시청자들이 몰려들었다.
이제까지 아테네 전역에서 파스든 왕국의 이들에게 당한 이들의 숫자는 생각보다 많았다.
소문에 소문을 타고 그들의 참교육을 보기 위한 시청자들도 몰려들었다.
[워이씨, 저 필로스란 소녀가 민혁이가 데려온 걔 맞지? 세계 두 번째 폭식결여증 환자.] [뭔 상황이여?] [딱 봐도 알겠네;; 저 쓰레기 같은 새끼들이 필로스 건드린 게 분명해 보임. 방제가 괜히 저런 게 아닐 듯.] [근데 저거 학살 아니냐……?] [솔직히 학살이라고 하긴 좀 그럼……ㅋㅋㅋㅋㅋ 바스란 왕국 애들 살인, 강도는 기본이고 그보다 더한 것도 하는 놈들임. 심지어 저 백성 놈의 새끼들도 크게 다를 바 없음. 왜 백성들이 저기서 살겠음. 사형받을 만한 죄짓고 저기로 튄 거임.]그들은 하나둘씩 등장하는 강자들을 보며 말문을 잃었다.
[아니, 꼬마 하나 때문에 저 많은 강자들이 모여든다고?] [솔직히 에바 아니냐? 꼬맹이 하나 때문에 저런다는 게?] [고작 꼬맹이 하나 아님.]어떤 사람의 말에 모두가 집중했다.
[저 꼬마 천외제국 모두가 아끼는 아이임. 오죽하면 악신 오블렌도 저 아이만 보면 헤죽거리면서 양팔을 벌려 껴안을까.] [악신이요……?] [구라즐.] [악신이 헤벌죽ㅋㅋㅋㅋㅋ.] [진짜임. 목격자들 많음.] [나 목격잔데, 쟤 천외제국이 진짜 아끼는 얘 맞다. 거의 딸바보 수준으로 아끼는 애임.]이 댓글을 다는 이들.
바로 천외제국의 유저들이다.
지니를 비롯한 로크, 칸, 아레스, 켄라우헬 등이 빠르게 키보드를 두들긴다.
그들은 이렇게라도 도움이 되고자 했던 것.
반응은 금방 왔다.
[그러니까 그 말은 저 필로스란 꼬마애 건드리면 아주 그냥 주오오오오오옷 된다는 거네……?] [그 정도 수준 아닐걸요? 캐릭터 삭제를 생각해봐야지 않을까요? 지금 저기 있는 저 사람들이 떼거리로 온다고 생각해 봐요.] [헐…… 전부 눈에 살기가…….] [와, 이건 주변 NPC들한테도 말해놔야겠다. 혹시라도 필로스란 애 있으면 꼭 건드리지 말라고.] [ㄹㅇ 나도 이따 접속하면 주변에 말해놔야지.]필로스와 가족들이 원하던 대로 모든 상황이 흘러가고 있었다.
* * *
어깨동무를 걸친 오블렌이 스산한 목소리로 말했다.
[사실 언젠간 이런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세상엔 욕심 많은 강자들이 넘쳐났고 약자라 생각되면 어떻게든 뺏으려는 자들투성이다.
그런 세상에서 언젠간 필로스를 노리고 접근해오는 놈들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소녀의 곁을 모두가 지켜주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언젠간 필로스는 독립해야 했다.
그녀를 사랑하고 아끼는 자들에게 가슴 아픈 일이다.
그런데 기회가 생겼다.
[소설들을 보면 주인공의 힘을 극대화시키기 위해서 악역을 등장시킨다.] [주인공은 아주 강하고 뛰어난 힘을 이용해 그 악역을 무찌르고 사람들에게 내보인다. 내가 이토록 강한 자다. 나를 함부로 건드려선 안 될 것이다.] [어쩌면 우리에겐 ‘필로스’를 지키기 위한 악역이 필요했던 걸지도 모른다.] [그 소설 속의 악역이 너와 네 왕국이다.] [악역을 무찌르고 자신들의 강함을 내보이기 위해 주인공은 최대한 멋지고 화려하게 등장하는 법이다.]이넬은 깨달았다.
필로스와 가족들이란 거대한 집단 앞에서 수백 년의 역사를 자랑해 왔던 파스든 왕국은 고작 이용당하는 ‘악역’에 불과함을.
[아직 나올 자들이 많아.]하늘 위에서 한 사내가 떨어져 내렸다.
그가 누구인지 알아챈 이넬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졌다.
“브로드……!”
루브앙 제국의 황제 브로드.
그가 무릎 꿇고 있는 백성들과 군사들을 보며 읊조린다.
“황제극강검술.”
“잠깐만, 내 백성들은 무고하지 않은가!”
이넬은 백성들만 살아 있다면 언제든 파스든 왕국을 재건할 수 있다 믿었다.
이 위기만 어떻게든 극복하면 말이다.
[이미 알고 있다. 네 백성들 하나하나가 모두 악질적인 범죄자들이라는 사실을.]이넬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진다.
같잖은 감성팔이 따위 먹히지 않는다.
“동물농장.”
하늘 위에서 수만 마리의 미쳐 날뛰는 코끼리들이 떨어져 무릎 꿇은 자들을 짓밟는다.
이윽고 거대한 돼지 한 마리가 폭탄처럼 떨어져 그들을 집어삼켰다.
생존한 자들도 안심하긴 일렀다.
미친 야생마 같은 자들이 놈들을 끌고 가 먼 곳에 처박아 버렸기 때문이다.
순식간에 다른 이도 등장했다. 브로드에 이어 하늘에서 떨어지는 자.
검은 머리카락을 흩날리는 노인이었다.
“신의 극창.”
피유유우우우우웅-
하늘에서 빛처럼 떨어진 그 창이 땅에 꽂힌 순간 거대한 폭발을 일으키며 주변을 초토화시킨다.
“악마 가르기.”
뒤를 이어 나타난 엘피스의 그 무엇이든 가를 법한 검이 대지를 반으로 쪼개버렸다.
[오늘 이곳은 멸망한다.]“고, 고작 어린애 하나 건드렸다고…….”
[고작이 아니다.]악신의 입술이 비틀렸다.
그의 의지에 생겨난 수만 권의 악신의 서가 왕국에 존재하는 모든 건물에 번개를 떨어트렸다.
쿠콰코콰콰콰콰쾅-
이넬은 단숨에 흔적도 없이 한낱 먼지가 되어 흩어지는 건물들을 보며 망연한 표정을 지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살아남은 자들은 넘쳤다.
스스로가 방금 전 백성들이라 말했던 자들.
사실 끔찍한 죄를 저질러 도망칠 곳이 필요했던 백성들이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품속에서 무기를 꺼내었다.
브로드의 궁극기가 떨어졌으나, 백성과 병사들을 합치면 그 숫자는 7천만에 가까웠던바.
“이 개자식들이!?”
“내가 이렇게 쉽게 뒤질 거 같아?”
미쳐 날뛰는 그들이 성벽 너머의 파티장으로 진격한다.
어차피 피할 수 없는 것을 알았기에 싸우는 것을 선택한 거다.
“내가 뒈지더라도 저 새끼 배때기는 가르고 죽는다!”
“니들 생각처럼 쉽게는 안 뒈져!”
필로스와 삼촌들이 죽이는 속도보다 놈들이 성벽을 타고 기어 올라오는 속도가 더 빨랐다.
그만큼 많은 자들이 이 자리에 있는 거다.
그리고 이넬은 아직 끝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애초부터 이 땅은 내 손에 의해 창조되었다.’
자연도, 높게 솟은 건물도, 그리고 이 성벽과 흙과 하늘마저 그의 손에서 만들어졌다.
때문에 언제든 폭파시킬 수 있었고 자신만 혼자 도망칠 수도 있었다.
설령 악신이 있다고 한들 차원을 가르고 도망치는 자신을 잡을 순 없을 터.
‘언제든 재기할 수 있다.’
그들이 찾을 수 없게 더 꼭꼭 숨어버리면 그만이다.
‘그리고 설령 뒈진다 해도!’
혼자 가진 않는다.
이 자리의 모두 함께 가게 만들 거다.
악신 오블렌이 그의 어깨에 팔을 걸치고 있다.
‘이제 다 나온 거지? 그렇지?’
그가 확신했다.
이제 더 나올 자는 없을 거다.
있다면 진작에 나왔겠지!
자, 되었다. 이제 이곳의 모두를 저승으로 인도할 시간이다.
“나는 차원의 군주다!”
이넬이 급격히 자신의 힘을 끌어올렸다.
폭발적으로 끌어올려진 힘을 이용해 악신으로부터 벗어났다.
수백 권의 악신의 서가 그를 제약하려 했지만 그마저도 풀어냈다.
발 빠르게 거리를 벌린 그가 성벽 너머로 달려오는 백성들을 보았다.
‘이놈들이 좀 아깝긴 하다만.’
어차피 악인은 세상에 항상 존재하는 법이다.
그렇기에 다시 쉽게 모을 수 있었다.
차원의 군주 이넬이 품속에서 한 장의 양피지를 꺼냈다.
[차원 폭발의 양피지.]그의 손끝에서 창조되었기에 그가 가질 수 있는 물건이었다.
[호오.]악신 오블렌이 자신의 품을 벗어나 양피지를 치켜드는 이넬을 보며 턱을 어루만졌다.
다른 이들이 놀란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
“그러니까, 왜 날 가지고 놀아! 감히 날! 차원의 군주인 나아아알!”
그가 붉게 충혈된 눈으로 입술을 비틀었다.
“나는 이 땅에서만큼은 신이다.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신이란 말이다!”
그가 오른손의 엄지와 검지로 양피지를 집었다.
“죽어라, 신인 나에게 대항한 대가이다.”
“방금 전까진 백성들을 죽이네 마네 하더니.”
민혁이 조소했다.
“어차피 또 모으면 그만이거든. 언제든 다시 모을 수 있고 그와 다르게 너희들은 이 자리에서 모두 죽을 거다. 차원의 폭발에서 무사히 살아나갈 수 있는 자는 없다.”
확실히 그렇다.
차원을 넘어 결계를 찢고 들어왔다.
매스 텔레포트를 사용할 수도 있겠지만 차원을 벗어나는 매스 텔레포트는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설령 악신이라고 할지라도 벗어나는 것보다 폭발의 시간이 더 빠를 확률이 크다.
그때 민혁이 필로스에게 안대를 씌웠다.
“필로스, 맛있는 걸 먹는 상상을 해.”
“응!”
귀를 막고 필로스가 행복한 상상에 빠져들었다.
이넬의 얼굴이 처참하게 일그러졌다.
“감히 지금 날 앞에 두고도…….”
“다 나왔다고 생각해?”
“……?”
그들은 한 명씩 모습을 드러냈다. 이젠 더 이상 그 누구도 나타나지 않고 있었다.
“허풍을 떠는구나.”
이넬의 손가락 끝에 힘이 들어간다.
찌이이익-
아주 조금씩 양피지가 찢어져 간다. 그 모습을 보며 오호라 하는 민혁의 표정이 거짓이라 믿었다.
“설령 있다 한들 지금 날 제압하고 이 모든 상황을 정리할 수 있다 보느냐?”
지금 당장 이 자리에 있는 악신도 자신을 건드릴 수 없다.
왜? 아무리 악신의 공격이 빠르다 해도, 양피지를 찢는 손가락의 속도가 한 발 더 빠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곧 민혁이 손바닥을 쫙 펼쳤다.
하나의 손가락이 접혔다.
이넬은 바보가 아니다.
0이 되는 시간까지 기다려 줄 바보 같은 자가 아니란 거다.
또다시 하나의 손가락이 접혀 세 개만이 남았다.
그 전에 이넬이 양피지를 찢으려던 찰나.
민혁이 3, 2, 1의 과정을 생략하고 손바닥을 완전히 접었다.
“아직 한 명 남았다.”
피이이이이이이잉-!
알 수 없는 청아한 검의 울음소리가 이넬의 정신을 마비시킨다.
기이하게 울려 퍼지는 그 소리가 그의 움직이려는 손을 멈칫하게 한다.
“모두 베어라.”
[만리검(萬里劍).]푸화화화하하하학-!
이넬의 시야에 양피지를 잡았던 한쪽 팔이 날아가는 모습이 담긴다.
한쪽 팔을 부여잡고 뒤를 돌아봤을 때, 모조리 베어 넘겨진 백성들과 군사들이 보였다.
수천만에 이르던 백성과 병사들.
그들 모두를 흩고 지나간 강대한 한 자루의 검에 모두 양단되어 쓰러지고 있었다.
그 모든 장면이 슬로우 모션처럼 보인다.
“으, 으아아아아아악!”
그가 고통을 참을 수 없어 비명을 지르자, 그와 함께 다시 주변의 사물이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성벽으로 진격하던 모든 자들이 죽어 있었다.
자신이 일구었던 왕국의 모든 것이 한낱 잿더미가 되어 허공에 흩어지고 있다.
망연한 표정을 짓는 그의 앞으로.
덥석-
어느새 다가온 민혁이 멱살을 쥐고 있었다.
“아, 생각해 보니 나도 남았어.”
이 X새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