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417
밥만 먹고 레벨업 외전 27화
유저들의 평균 레벨이 꾸준히 성장하는 만큼 NPC들도 성장한다.
수호자들도 성장할 수 있는 부류다.
하지만 그들은 성장하지 못했다.
왜?
살이 쪄서…….
“꿀, 꾸우우울!(이 돼지 같은 놈들!)”
돼지가 우리한테 돼지라고요?
피닉스가 눈을 끔뻑였다.
본래 그들도 꾸준히 성장했다면 최소 700레벨은 되어야 했다.
그러나 그들의 레벨은 500 정도다.
NPC들은 레벨이 하락하기도 한다.
유저들의 경우 특별한 사건이 아니라면 레벨이나 스텟, 스킬 등이 모두 보존되지만, NPC의 성장은 유저와 차별화된다.
NPC들은 신체 능력이 퇴보하면 레벨이 내려간다.
콩이는 아테네에게 다시 유토피아를 활성화시켜 달란 부탁을 받았다.
‘꿀, 꿀꿀, 꾸울…….(애초부터 난 유토피아의 왕 이 될 자였다, 꿀.)’
절대신수는 신수들과 유토피아의 주인이다.
콩이가 민혁의 펫이 되지 않았다면, 콩이가 유토 피아의 주인이 됐을 것이다.
‘꿀. 꿀꾸울…….(내가 이들을 이끌었다면 이렇게 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꿀.)’
콩이는 알 수 없는 사명감이 생겼다.
콩이는 먼 곳에 놓여 있는 한 작은 알을 발견했다.
어머니께서 말씀하신 알이다.
유토피아의 왕이 되는 자만이 부화시킬 수 있는 알이라고 들었다.
어머니께선 왕의 유토피아 통치에 따라 알에서 태 어나는 존재가 달라질 거라고 하셨다.
얼마나 유토피아를 훌륭하게 이끄는지, 수호자들 을 본래대로 되돌려 놓는지에 따라 알에서 부화하는 것이 달라진다는 뜻이다.
‘꾸우울.(뛰어나단 건 정말 피곤한 일이다, 꿀.)’
귀찮지만 어쩔 수 없다.
알에서 어떤 존재가 태어날지는 모르겠다만.
그 존재가 태어나면 그 존재에게 모든 것을 위임 하고 다시 떠날 생각이다.
샥샥-
콩이가 발간 모자에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뒷짐을 지었다.
“꿀, 꿀꿀, 꾸울!(살이 쪘다면 빼면 그만이겠지,특훈에 들어가겠꿀!)”
유토피아의 모든 존재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뚱뚱해진 자신들을 보면 후회되긴 했다.
[쉽지 않은일입니다.]콩이는 피닉스의 말에 미간을 찌푸렸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과거의 민혁처럼 살이 찌는 병이라도 걸린 건가?
콩이가 심각한 표정으로 그들을 보았다.
[너무 편하거든요.]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낫다는 말은 잘못된 말이다.
이렇게 행복한데!
히죽, 웃는 피닉스.
유토피아의 모든 존재들이 히히 웃었다.
아, 멋졌을 때도 좋았는데, 편하게 뒹굴거리는 맛에 푹 빠져 버렸다구.
헤죽거리는 피닉스와 유토피아 이들을 보며 콩이가 인자한 웃음을 지었다.
“꿱!”
콩이의 소시지 몽둥이가 또 한 번 신명 나게 움직 였다.
[꾸에에엑!] [크헉!] [커허어어억!]5분 후.
[노력해 보겠습니다.] [다시 인간들을 수호할 수 있는 수호자로 불릴 수 있게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콩이가 흡족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 * *
보좌관은 유토피아에서 본 내용을 사실 그대로 말할 순 없었다.
“잘 지내고 계십니다.”
아테네가 작은 웃음을 지었다.
[우리 콩이는 마음이 너무 여려.] [겉은 그렇게 안 보여도 그 누구보다 여리고 순수 한 아이지. 누가 뭐래도 내가 제일 잘 알아.]전혀 아닌 거 같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사실 콩이가 시무룩했던 건 외로워서인 것 같은데.’
보좌관은 콩이가 가을 타고 있음을 눈치챘다.
[유토피아로 가라 했을 때 퉁명스러운 표정이었지만 얼마나 설레었을까.] [수호자들과 어울리며 그곳의 주인이 될 거라는 생각에 기뻤을 거야.]‘역시 아테네 님은 너무 순수하게만 생각하시는 군.’
불현듯 보좌관은 궁금한 게 생겼다.
“알에는 도대체 어떤 존재가 있는 겁니까?”
유토피아에 오래도록 존재하던 알.
오로지 절대신수만이 깨울 수 있는 알이다.
[알이 깨어나면 걱정이야. 우리 아이는 먹을 것만 좋아하는 아이라, 혹시 싫어하는 건 아닐지.]아테네가 쓴웃음을 지었다.
[그 안엔 또 다른 아기 돼지가 있어.]보좌관의 눈이 번뜩 떠졌다.
“설마……?”
[맞아, 암컷이야.]* * *
[아직 하나 남았다.]피닉스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아직 하나가 남아 있어 완전한 중성화(?)는 면할 수 있었다.
콩이가 없는 늦은 밤.
피닉스와 수호자들이 모였다.
[이대로 당할 순 없다.]갑자기 나타난 아기 돼지한테 자신들이 개 맞듯이 맞았다.
그뿐인가?
갑자기 다이어트라니?
납득할 수 없었다.
[지금의 우리가 당해낼 수 있는 상대는 아니지 않습니까.]미노타우르스가 콧김을 뿜어 냈다.
[그렇지, 지금의 우리는 당해낼 수 없지.]뚱뚱해진 수호자들은 모든 것이 전보다 훨씬 약해 졌다.
피닉스를 대표하는 뜨거운 화염도 미약해졌고, 미노타우르스의 자랑인 단단한 다리근육도 살로 가득 찼다.
[과거의 우리라면 이길 수 있겠지.]충분하다 못해 차고 넘친다.
수호자의 숫자는 수백이었고 놈은 고작해야 하나다.
[문제는 우리가 살 빼기 싫다는 거 아닙니까…….] [맞다. 귀찮다. 하지만 또다른 방법이 있지.]또 다른 방법?
수호자가 살을 빼지 않고도 저 극악무도한 아기 돼지를 몰아낼 방법이 있단 말인가?
[드래곤 아라카를 아는가?] [레드 드래곤 아라카!?] [물론 알다마다.]드래곤은 여전히 몬스터 중 최상위 포식자로 불린다.
그들은 유저들과 함께 성장하였고 평균 레벨 800에 이른다.
레드 드래곤의 경우 900대에 이르며 아라카란 자는 1,000레벨에 이른다.
[내가 레드 드래곤 아라카와 친분이 있는 건 모두 알 것이다.] [오, 오오오오!] [그에게 부탁해 보지. 예전엔 유토피아와 드래곤들이 활발히 교류했다니까, 현 드래곤 로드를 불러 보는 거야.] [현 드래곤 로드라면 역사상 가장 위대한 드래곤 로드가 될 거라 칭송받는 자 아닙니까?] [그렇다네, 어떤 드래곤이 더 뛰어난가를 두고 겨루며 뭉치지 못했던 드래곤 장로들조차도 현 드래곤 로드를 중심으로 모였을 정도이니까.]모두가 감탄했다.
레드, 드래곤, 블루 드래곤, 그린 드래곤까지.
치열하게 싸우던 모든 드래곤을 규합한 자라니?
[그런 자가 와서 저 극악무도한 아기 돼지를 처단해 준단 겁니까?]상상만 해도 경이롭다.
[그래, 내일 아침이면 드래곤 로드가 이곳에 와 저 건방진 아기 돼지를 한 줌의 잿더미로 만들어 버릴 거야!]피닉스가 껄껄거리며 웃었다.
이야기를 마친 피닉스는 내일을 기대했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드래곤이라……’
* * *
드래곤 로드 루나.
어린 소녀의 모습을 한 그녀는 가장 뛰어난 드래곤이라 칭송받는다.
드래곤의 벼로 이루어진 왕좌에 앉은 루나는 어느새 천외제국을 떠나 드래곤 로드가 되어 있었다.
떠난 지는 3개월.
많은 이들이 보고 싶었다. 그중 꼽으라고 한다면.
‘콩이 님, 잘 계시나요?’
헤츨링 시절의 루나를 키운 건 콩이다.
콩이는 루나에게 세상을 살아가는 법.
남을 배려하는 법.
좋은 드래곤이 되는 방법 등을 가르쳐 주었다.
멋진 세상을 보여주겠다며 자신을 등에 업고 산을 올랐던 그 따뜻했던 콩이의 온기가 잊히지 않았다.
‘보고 싶어요.’
그때.
“로드시여!”
흉악(?)하게 생긴 드래곤들이 모여들어 예의를 갖췄다.
드래곤 로드 루나는 보고를 들었다.
“유토피아에서 도움을 청했다라.”
딱딱한 어조로 말하는 루나는 쓰게 웃음 지었다.
어느새 이런 말투가 익숙해져 가고 있다.
자신은 그저 콩이의 품에 안겨 ‘끼에에에’ 우는 철부지이고 싶은데.
루나는 아직 헤츨링이다. 그런 자신에게 필요 이상으로 의지하는 이들이 부담스러워 큰 압박감을 느 꼈다.
“알겠다. 장로들과 함께 방문토록 하지.”
동이 트고 있다.
드래곤의 모습으로 폴리모프한 루나가 장로들과 함께 날아올랐다.
* * *
콩이가 아침 일찍 유토피아에 왔다. 유토피아에 수호자들이 모여들었다. ‘도대체 언제 오는 거지?’ 피닉스는 애간장이 타들어갔다.
전음을 통해 그들이 오고 있음은 이미 확인했다.
“꿀, 꿀꿀, 꾸울(이제부터 다이어트 특훈을 시작 하겠꿀!)”
그때.
콩이는 갑자기 하늘 위로 가득히 드리워진 그림자 를 볼 수 있었다.
“꾸울?”
의아한 표정을 짓는 콩이가 하늘을 배회하는 드래곤들을 발견했다.
그중 익숙한 드래곤이 보였다.
‘꿀?(루나?).’
콩이도 물론 루나가 보고 싶었다.
자신의 손으로 직접 키워 드래곤 로드로 취임시켰다.
딸 시집보내는 아빠의 마음이랄까.
녀석의 드래곤 로드 취임식에 참여해 눈시울을 붉혔던 콩이다.
[어이, 돼지 새끼.]콩이는 돼지 새끼긴 하다.
근데 기분이 좀 나쁘다?
콩이는 폴리모프한 채 땅에 내려선 드래곤들을 보았다.
그러다 루나에게 손가락으로 제스처를 취했다.
반가움에 달려가려던 루나가 멈칫했다.
[이분이 누구인지 아느냐!? 가장 위대한 드래곤 로드이신 루나이시다!]피닉스의 옆에 선 루나가 묵묵히 이야기를 들었다.
[내 지금부터 드래곤 로드님께 부탁하여 너의 육신을 갈가리 찢어발길 것이다.]루나의 얼굴이 딱딱히 굳어졌다.
[드래곤의 염화가 너의 온몸을 불태울 것이다. 네 놈은 뼛가루밖에 남지 않아 죽어서도 편치 않을 거 다.]‘누굴 죽여?’
갈수록 루나의 얼굴이 분노로 일그러져 간다.
[하찮은 아기 돼지여.]
[지금이라도 무릎 꿇고 사죄를 한다면 내 고통 없이 죽여달라 로드께 청해보겠다.]
콩이가 코를 후벼 파더니 코딱지를 퉁겼다.
[저 녀석이 돌았군!]
[감히 드래곤 로드 앞에서!]
[건방진 아기 돼지가 세상 무서운 줄 모르는구나!]
피닉스는 쯧, 혀를 찼다.
[보셨습니까?’
그가 루나를 돌아보자 눈빛에 살기가 깃들어 있다.
‘이런……’
현 드래곤 로드 루나는 가장 온화한 드래곤이라는 평도 받는다.
드래곤답지 않게 탐욕적이지도 않다.
[지혜와 평화의 상징인 로드시여.]어떤 자들은 그녀를 피닉스처럼 칭하곤 했다.
그런 그녀가 이렇게 살기를 띤다?
‘건방진 아기 돼지의 행실이 그녀마저 분노하게 만들었단 말이던가?’
살기를 피워올리는 루나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나는 지혜와 평화의 상징이라 불린다.] [내가 그렇게 행동한 까닭은 한 가르짐에서 시작 되었다.] [강한 힘을 가진 자는 짓밟지 않아야 한다.] [모두를 끌어안아야 하며 파괴에 의한 쾌락보다 사랑에 의한 쾌락을 느끼며 삶을 살라 셨다.] [그분의 말씀 하나하나가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피닉스를 비롯한 유토피아의 이들이 감탄했다.
도대체 어떤 위대한 자가 드래곤 로드 루나에게 그토록 놀라운 가르침을 주었는가?
또 이리도 멋지고 아름다운 드래곤을 만들어냈단 말인가?
혹시 그자의 이름이 가르치는 자 아닐까.
가능성 있다.
가르치는 자 베라든은 민혁의 친우이기도 하였으니, 그녀에게 위대한 가르침을 내렸을지도 모른다.
[혹시 그자의 존함이 베라…….] [콩이.] [예?]이름이 콩이라고?
무슨 그런 이름이 있단 말인가?
의아한 표정으로 루나를 돌아볼 때, 그녀가 애정 어린 시선으로 씩 웃고 있는 콩이를 바라봤다.
[내가 가장 존경하는 자. 바로 저기 있는 아기 돼지이다.]피닉스는 부정했다.
[아, 아니…….]드래곤이 돼지를요?
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