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418
밥만 먹고 레벨업 외전 28화
드래곤은 몬스터의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한다.
극소수의 강자들을 제외하면 드래곤이 지상 최고
의 포식자라는 사실은 변함없다.
그런 드래곤,그것도 로드를 키운 게 아기 돼지라고?
피닉스는 현실을 부정했다.
[왜. 왜요?]왜?
아니,왜!
어떻게 돼지가 드래곤을 키우냔 말이다!
그것도 드래곤 로드를!
콩이는 그저 비열하게 웃고 있었다.
[죽일까요?] [콩이 님께서 말씀하시면 유토피아의 모든 것을말살하겠습니다.]
뚱뚱한 유토피아의 수호자들이 움츠러들었다.
겁먹은 어린양처럼 두러음에 벌벌 떠는 그들을 보며 콩이가 고개를 저었다.
[역시 콩이 님께선 변함이 없으시군요.]루나가 부드러운 미소를 그렸다.
변함이 없다.
피닉스와 수호자들이 감탄했다.
겉은 저렇게 싸가지없고 개념 없어 보여도 혹시 엄청나게 선한 자였던 거였던가?
우리가 그를 오해했던 걸까!?
콩이가 냉동된 소시지를 꺼냈다.
그리고 수호자들을 개 패듯이 패기 시작했다.
[억,윽,악,옥! 커흐으으으윽!] [음머어어어어!]루나는 흐뭇한 미소를 머금었다.
[변함이 없으셔서 너무 좋습니다.]
그때.
[아,안 돼! 안 돼에에,하나 남은 거야. 하나 남은 거라……!]콰지이이익-
[무슨 소리지?]루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콩이가 대수롭지 않게 꿀꿀거렸다.
[아아, 그렇군요. 수컷의 번식기관이 영영 터져 나가는 소리였군요]
모든 상황이 일단락되었다.
루나는 주체할 수 없었다.
콩이를 보니 몸이 움찔거렸다.
그래도 될까?
난 이제 그의 곁을 떠난 드래곤인데.
드래곤 로드라는 무서운 존재가 되었는데.
“꾸우우울!”
콩이가 양팔을 벌렸다.
활짝 웃은 루나가 빛처럼 빠르게 폴리모프했다.
헤츨링의 모습이 된 루나가 콩이에게 힘껏 안겨들었다.
“끼에에에에에에에!”
그것은 강아지가 1년 만에 만난 주인 품에 안겨드는 모습 같았다.
콩이와 장난치는 루나의 얼굴에 행복한 미소가 가득했다.
* * *
유토피아 수호자들은 군기가 바짝 들었다.
드래곤들은 이미 돌아갔다.
하지만 수호자들은 험한 꼴을 당한 피닉스를 본보기로 삼았다.
더 이상 콩이에게 반기를 들어서는 안된다고 확신했다.
“꿀, 꿀꿀, 꾸을(이제 진짜 시작한다. 꿀!).”
콩이가 다시 유격 복장으로 나타났다.
[우리가 살을 배고 과거로 돌아간다고 달라질 게 있습니까?]피닉스가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제국의 상징이었던 피닉스는 잊혀가고 있다.
【이제 인간들은 우러가 아닌 아티팩트와 뛰어난 힘을 숭배합니다.】
한때 ‘제국’을 떠올리면 그 상징적 존재인 수호자도 함께 떠올리게 되었다.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아, 그 대장장이가 유명한 제국?’
‘그 제국은 백화의 검이 유명하지 않나?’
수호자가 아닌 것들부터 떠올린다.
수호자들은 한때 영적인 존재로 취급받았다.
어떤인간들은 수호자에게 기도를 올리기도 했다.
수호자들은 신이 아니다.
따라서 인간들이 자신을 향해 기도를 올리면 최선을 다해 도와주곤 했다.
이제 인간들은 한낱 몬스터인 수호자 대신, 신들에게 기도를 올린다.
[무엇이 달라집니까?]피닉스의 말에 유토피아 이들이 동감했다.
수호자들이 살이 찐 이유?
나태해서, 게을러서, 먹고 놀아서가 사실이다.
콩이는 그들을 비웃었다.
“꿀! (근본적 이유가 인간들 때문이라고 말하고싶은 건가. 꿀.)”
“꿀꿀?(한심하기 짝이 없다. 꼭 수호자란 존재가
인간들이 불러야만 가는 존재인가. 꿀)”
“꿀!(인간들이 찾지 않는다면 너희들이 그들을 찾
아가면 되는 것 아닌가. 꿀).”
“꿀꿀.(그들이 도움이 필요하다면 먼저 발 벗고
나서주면 그만 아닌가. 꿀).”
콩이의 생각은 그렇다.
수호자 한날 몬스터에 불과하다.
한때 영적인 존재로 숭배받았다 한들 그를 그대로
받아들여선 안 된다.
“꿀꿀(먼저 다가가 봤는가. 꿀?)”
그 질문에 누구도 답하지 않았다.
언젠간 찾아주겠지.
그래도 수호자인데 불러주겠지.
그렇게 안일한 생각이 들었던 게 사실인바.
“꿀!(그들이 우리틀 멀리한다면 우리가 그들을 가
까이하면 된다. 꿀!).”
모두가 놀란 표정으로 콩이를 본다.
어떻게 돼지머리에서 저런 생각이……?
생각해 보면 그의 말이 모두 맞다.
언제나 숭배받기를 원했다.
수호자란 그들을 지키고 아끼는 존재다.
꼭 그들이 부르지 않아도 수호자가 먼저 다가가면 된다.
“꿀!(다이어트 기간은 한 달이다. 꿀!).”
수호자들의 다이어트가 시작되었다.
* * * * *
수호자들이 열심히 달리기 중이었다.
살이 쪄서 이제 날지 못하게 된 피닉스는 달리면
서도 날개를 파닥거렸다.
“꿀!(너는 더 많은 칼로리 소모가 필요하다. 꿀!)”
콩이는 느긋하게 의자에 앉아, 빠리코 쭈쭈바를 먹어대고 있었다.
벌써 30바퀴째다.
구보가 끝난 후엔 산으로 갔다.
콩이는 산을 타는 수호자들의 뒤를 뒷짐 진 채 따라가며, 호루라기를 불었다.
삑, 삑, 삑-!
정상에 올라서자 콩이가 말했다.
“꿀!(반복 10회!).”
수호자들이 다시 내려갔다 올라갔다를 반복했다.
【크허헉,허억허억!]
【크흐으으으으윽!]
미칠 것 같다.
이대론 숨넘어가 죽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들은 엄청난 인내력으로 10번 오르내리는 데 성공했다.
수호자들은 산 정상에서 컵라면과 김밥을 먹는 콩 이를 발견했다.
역시 산 정상에선 컵라면에 김밥이다.
콩이가 말했다.
“꿀!(10바퀴 추가!)”
모두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콩이가 소시지 용둥이를 자신의 손바닥 위에 내리찍었다.
[저 돼지 새끼…….]
“꿀?(뭐라고, 꿀?)”
【아, 아닙니다.】
다시 내려가려던 피닉스는 문득 열 받았다.
“?”
[콩이님도 뚱뚱하시지 않습니까!]
자신의 턱을 어루만지던 콩이가 고개틀 끄덕였다.
생각해 보니 그렇긴 하다.
콩이는 돼지인 데다가 많이 먹는다.
어쪄면 가장 다이어트가 필요한 건 콩이일지도 모른다.
“꿀(귀찮꿀.)”
하지만 자신은 귀찮았다.
[……?]우리도 귀찮은데 하고 있잖은가!?
어!? 모범이 되어야 할 돼지가 정작 자신은 다이어트하지 않고 놀고먹는단 말인가!
그때,콩이가 말했다.
“꿀!(난 뚱뚱해도 귀엽지만, 너흰 아니란다.)”
어?
피닉스는 납득해 버렸다.
콩이는 원래 아기 돼지이니 뚱뚱해도 귀여웠다.
근데 자신들은 뚱뚱하니 흉측했다.
[아. 맞네요.] [그렇군.] [맞는 말이야.]
묘하게 납득한 수호자들이 다시 산을 하산했다.
산타기 훈련이 끝났다.
기다리고 기다리면 밥 시간이다.
모두가 기뻐했다.
아아,고된 훈련 끝에 먹는 밥이란 꿀맛이렷다!
그들 앞에 놓인 것은 삶은 닭가슴살과 샐러드였다.
반면 콩이는 점심부터 치킨을 뜯고 있었다.
“꾸울!(역시 치킨은 양념 반,후라이드 반이다.꿀!)’’
콩이가 제로콜라를 벌컥벌컥 들이켰다.
[으……, 맛없어.] [웩……] [샐러드에 소스조차 없다고?]피닉스와 유토피아 이들이 분노했다.
산타기 훈련은 그렇다 쳐도.
[왜 이걸 같이 안 드십니까!?]우리는 이런 음식을 주면서 본인은 맛있는 것을 먹다니?
콩이가 말했다.
“꿀!(난 살 안 찌는 체질이다. 꿀!)”
어?
듣고 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콩이는 방금까지 57마리의 치킨을 먹어치웠다.
먹는 양 대비 통통하게 귀여운 수준에 불과했다.
수호자들은 납득했다.
그들은 물만 먹어도 살이 찌지만,콩이는 잘 안 찌는 체질!
그러던 때.
피닉스가 앞에 놓인 닭가슴살을 바라봤다.
[왜 안 먹는 거냐, 다음 훈련하려면 먹어야지.]미노타우르스의 말에 피닉스는 자신의 가슴을 내
려다보곤 앞에 놓인 닭가슴살을 바라봤다.
아. 같은 조류구나……,
미노타우르스는 말이 없었다.
이를 안 콩이가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닭가슴살처럼 단백질 함량이 많고 지방이 적은 돼지 안심을 줬다.
‘동족이 아니구나.’
피닉스가 드디어 식사를 하려던 때였다.
파르스 제국 수호자 피그랏이 물끄러미 돼지 안심
을 바라보더니 말했다.
피닉스는 결국 먹는 걸 포기했다.
돼지 피그랏이 ‘그거 먹을 거아? 내 친구인데, 먹
을 거야?’라는 시선을 보내왔기 때문이다.
피닉스는 샐러드만 먹었다.
오후는 근력 운동 시간이었다.
이상한 기구들이 가득 놓여 있다.
피그랏, 미노타우르스, 용족 등.
한때 몸이 근육질로 가득했던 자들이 기구 앞에 모였다.
“꿀!(그대들은 3대 몇을 치나. 꿀!)”
[3대? 3대가 뭐지?] [바로 알아보셨군요. 제가 우리 집 3대 독자입니다.]콩이는 3대 독자 놈을 몽둥이로 몇 대 팬 후 다시
이야기했다.
“꿀꿀!(꿀! 너희는 최소 1,500은 칠 거라 믿는
다.)”
곧 콩이가 그들의 3대를 측정했다.
“꿀……?(생긴 건 2천 치게 생겨서 고작 600? 실
망이다. 꿀. 너희는 한 달 내로 3대 2천을 치는 걸
목표로 한다!)”
수호자들은 3대 1,500이니. 2,000이니 하는 것
이 무슨 상징을 가지는지 궁금했기에 콩이에게 집요
하게 물었다.
콩이가 휴, 하는 소리를 내며 말했다.
“꿀, 꿀꿀!(헬스장이란 곳에서 3대 500을 치는 자
들은 인정받을 수 있지. 모두가 흘끗흘끗 너희를 바
라보고 감탄할 거다. 그리고 하나의 증명이 된다. 헬
스인들은 서로 묻곤 한다, 꿀!)”
“꿀?(3대 몇? 꿀?)”
“꿀꿀.(이때 나 3대 500이라 말하면 기선제압 할수 있다.)”
[아,아아아아…….] [3대 몇을 치는지가 상징적인 것이었군요!] [인간들은 3대 500만 쳐도 감탄하여 바라본다 이겁니까?] [세상에! 초절정의 존재들만 사용한다는 그 힘이그저 3대 500이란 말만 해도 힘을 발한다는 겁니까?]
팔짱을 낀 콩이가 제자에게 아주 뛰어난 걸 가르
치듯 인자하게 끄덕인다.
[이럴 수가……,]
미노타우르스를 비롯한 헬스 꿈나무들은 감탄했다.
3대 500만 쳐도 적을 제압할 수 있다니 ?
[3대 500이란 정말 대단하군.] [콩이 님,감사합니다.]그들이 의욕을 불태웠다.
3대 2,000! 기필코 해내리라!
그러다 미노타우르스는 뭔가 궁금해졌다.
【한데, 콩이 님은 어찌 그리 잘 아십니까?]
“꿀(즐투브로 봤다. 꿀).”
즐투브가 뭐지?
아무튼 그들은 의욕을 불태웠다.
* * * *
일주일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콩이는 여전히 산 정상에서 맛있는 걸 먹었다.
오늘은 짜장면이다.
[내 언젠간 저 돼지 뒤통수를 치는 날이 오리라.]미친 듯이 산을 뛰어 내려가는 피닉스는 저 녀석이 우릴 괴롭히기 위해 이런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했다.
땅에 내려서고 무언가 이상함을 깨달았다.
‘어? 몸이 왜 이리 가볍지?’
처음 시작했을 때보다 등반하는 시간이 크게 줄어 들었다.
[난 숨도 덜 차.] [심지어 피곤하지도 않아.]수호자들은 부쩍 달라진 몸을 느끼고 있었다.
피닉스가 말했다.
[갈수록 불이 더 뜨겁게 타오르고 있어.]미노타우르스도 콧김을 크게 뿜었다.
[나도 일주일 사이에 3대가 250이나 늘었다.]수호자들은 변화하고 있다.
그때 신에서 하산하던 콩이가 말했다.
“꿀, 꿀꿀,꿀!(지금 힘들어도 좀만 참아라. 한 달뒤에 먹고 싶은 걸 다 먹게 해주지.)
그날 밤.
옹기종기 모여 자러는 수호자들이 대화를 나눴다.
[어쩌면 콩이 님은 좋은 분이 아닐까.]고작 한 달 뒤에 먹고 싶은 것을 먹게 해주겠다는
말을 듣고 수호자들의 반응이 달라졌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렇다.
우리 앞에서 음식을 야무지게 먹는 이유는, 그를
참아낼 수 있는 인내심을 길러주시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우리를 열심히 운동시키며 자신은 노는 진짜 이유는,우리가 자립할 수 있게 하러는 것 아닐까?
[살이 다 빠진다면 콩이 님을 위해 피닉스의 영단을 드러야겠어.]수호자들의 주변에선 1년에 한 번 영약이 생겨난다.
[나도.] [나 역시.]그때 미노타우르스가 말했다.
[너희는 뭐가 제일 먹고 싶어?]하나둘 자신들이 먹고 싶은 걸 이아기해 나갔다.
그때 피닉스가 입안 가득 차오른 침을 삼키며 말했다.
[난 콩이 님이 드시던 삼겹살이란 게 먹고 싶더군.
불판에 노릇노릇 구워 입에 넣으면. 크!]
그때.
피그랏이 말했다.
[그 불판 위 녀석도 예전엔 이름이 있었겠지?] [녀석의 부모님도 낳았을 때 행복하셨을 거야……]입맛이 사라졌다.
피닉스는 다짐했다.
언젠간 이 녀석을 불판 위에 올려 버리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