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272
밥만 먹고 레벨업 273화
로벤은 정말이지 어처구니가 없을 수밖에 없었다.
고작 인간에 불과한 자가 마계의 탑을 하루면 정복하겠다고 하니 말이다.
물론 이러한 자만심에 가득한 자들은 차고 넘쳤다.
하지만 그의 특유의 약 올림(?)에 그는 발끈하고야 만 것이다.
또한, 마계의 탑이 어떠한 곳이던가.
마계의 탑은 마치 만리장성처럼 어마어마한 숫자의 마족들이 제작해냈다.
또한, 수백 년 전의 마왕 바알과 마계의 주축 중 하나인 사대천왕이 함께하여 만들어냈다.
이제까지 한 번도 30층 이상을 공략해낸 자가 없는 게 바로 마계의 탑이었다.
‘이 건방진 녀석 같으니. 네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주마!’
그리고 로벤은 말했다.
“60%. 신기록자의 점수의 60%를 내어 1층을 통과한다면 내가 자네를 인정해주지.”
“에에~? 60%요? 130%도 거뜬해요~”
“이 인간 녀석이 정말!”
그에 로벤은 발끈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민혁이 아직도 살살살 그를 약 올리는 이유는 간단했다.
퀘스트 보상에 적혀져 있는 내용에 따르면 마계의 탑의 일부 정보라고 되어 있다.
하지만 잘만 구슬린다면 일부 정보에서 더 추가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네놈, 이전 신기록을 깨지 못한다면 네가 가진 그 아티팩트 중 상당수를 나에게 바치는 게 어떤가?”
“음…… 그럼 신기록 세우는 걸 제가 해낸다면요?”
“탑에 대한 정보 중 알고 있는 것을 전부 알려주지!”
로벤이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었다.
탑은 모든 정보를 안다고 해서 공략할 수 없는 것이었다.
10레벨짜리 유저가 고레벨 유저의 사냥터의 모든 보상과 공략 방식을 안다고 해도 깰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그리고 민혁은 퀘스트가 변경되었다는 알림을 들었다.
그들이 발걸음을 옮겨 마계의 탑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코니르가 말했다.
“코니르, 여기에서 라면 끓이고 싶다…… !”
“흐음?”
코니르는 생각보다 전투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민혁은 녀석을 미워하거나 하지 않았다.
“올라가서도 끓일 수 있는데?”
그에 코니르가 당당하게 말했다.
“들어가면 시끄러워서 ‘고뇌’할 수 없다. 코니르, 고뇌해야 한다!”
고뇌의 코니르라?
어울리지 않았지만 코니르는 마치 연구진처럼 라면을 조용한 환경에서 연구하려는 것 같았다.
그에 민혁은 고개를 주억였다.
일단 코니르가 어디에서 당하고 살 아이는 아니었다.
아까 전에도 그를 공격했던 삼인방은 괴롭히는 것이 아닌, 오히려 신명 나게 혼나고 있었으니까.
또한, 필요하다면 코니르를 소환의 방으로 보낸 후에, 재소환하면 민혁의 앞에서 나타나기에 걱정을 더 덜 수 있었다.
“그럼 조심히 놀구 있어?”
“고마워, 형!”
코니르가 뛸 듯이 기뻐하며 쪼그려 앉았다.
그리고 민혁과 일행이 안으로 들어갔다.
* * *
마법 군주 아인칼은 세계 통합 랭킹 2위에 빛나는 마법사 유저였다.
그의 위로는 흔히 알려진 통합 랭킹 1위의 마법사 알렉스가 있었다.
알렉스와 아인칼의 차이는 1~2레벨 차이였지만 그 둘의 차이는 꽤 명확했다.
알렉스는 공식적인 세계 마법사 랭킹 1위인 만큼이나 마법을 사용하는 컨트롤이 뛰어났다.
심지어 적들의 스킬 캐스팅 시간을 예측하는 특별한 마법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에 대비하는 마법을 사용하는 게 무척 난감한 존재가 알렉스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마법 군주 아인칼이 꼭 알렉스보다 못한 면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는 황금 지팡이라는 길드를 이끌고 있었다.
황금 지팡이는 약 250명으로 구축되어 있었는데, 이 중에 150명 정도가 프랑스에서 마법사 랭커로 군림하고 있었으며 100명 정도가 궁수 랭커들로 구축되어 있다.
그리고 마법 군주 아인칼은 다름 아닌, 블랙스톤의 멤버 중 하나였다.
켄라우헬의 부름을 받고 마계 쉼터 앞에 도착한 그는 자신이 들고 있는 황금빛으로 번들거리는 지팡이를 휘둘렀다.
그러자 공간이 둥그렇게 찢어졌다.
[군주의 소환.] [길드 내의 지정된 대상자들을 불러옵니다.]하루에 곧바로 소환할 수 있는 인원은 20~30명 정도였다.
군주 클래스는 특별하게도 ‘군주’라는 주 직업과 또 다른 주 직업을 가질 수 있었다.
군주 클래스를 가졌다고 해서 다른 직업에 대한 패널티가 전혀 적용되지 않았다.
찢어진 공간 안에서 황금 로브를 두른 마법사들과 궁수들이 걸어 나오기 시작했다.
‘프라이팬 살인마라…….’
아인칼은 고개를 돌려 마계 쉼터를 바라봤다.
한 궁수 클래스가 발 빠르게 마계 쉼터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곧바로 나와 보고했다.
“없습니다.”
“역시.”
켄라우헬 님의 지시가 떨어지고 약 40분 정도가 지났다.
‘금방 따라잡을 수 있겠지.’
그는 길드원들을 이끌고 마계의 탑 앞으로 향하고 있었다.
아직 군주 아크가 도착하지 않았다.
보통 원거리 공격자들만이 모인 황금 지팡이 길드였기 때문에 근접 길드가 주로 모인 길드를 이끄는 군주 아크가 와서 출발하는 게 효율적이다.
그렇게 탑을 향해 걸어가던 중, 아인칼이 눈살을 찌푸렸다.
“……저건 뭐야?”
정말이지 희한한 광경이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한 소년이 앉아서 무언가를 먹은 듯 보였다.
그리고 그 앞에는 정체 모를 모든 것이 검은 사내가 거대한 용 앞에 서 있었다.
거대한 용 앞에 선 그 남자가 말하기를.
“앉아.”
척!
“일어서.”
“척!”
“아이구, 내 새끼. 잘한다!”
그러면서 머리를 만져주더니 간식 하나를 던져준다.
그러자 간식을 맛있게 먹은 거대한 검은 용이 배를 발라당 까고 눕는 게 아닌가!?
“…….”
“…….”
“…….”
“저, 저거 용 아닙니까?”
“무슨 용을 강아지 훈련시키듯…….”
그들이 말문을 잃었다.
그리고 앞의 소년은 까르르 박수를 치며 좋아하고 있었고 사내가 거대한 검은 용을 보며 말하기를.
“우리 독룡이 정말 귀엽지 않니?”
“컥, 이, 이름이 독룡이야……?”
“아, 아니 진짜 무슨 용인데…….”
분명히 독룡은 맞는 것 같긴 한데, 끝에 ‘이.’가 붙으니 뭔가 친구 집 강아지 이름인 뽀삐를 보는 느낌이었다.
* * *
20분 전.
민혁이 올라가고 난 후.
코니르는 고뇌에 빠졌다.
기본적인 라면을 가장 맛있게 끓이는 방법이 뭐란 말인가!
“끄아아아……. 코니르……. 어렵드아…….”
코니르는 결국에는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그때, 정체 모를 검은 가면을 쓴 사내가 마계의 탑 앞에 도착했다.
그러더니 바닥에 누워서 말똥말똥 눈을 빛내는 코니르를 보더니 말했다.
“꼬마야, 여기서 잠들면 감기 걸린다.”
“코니르, 잠 안 잤다. 라면의 달인이 되기 위해 수련 중이다!”
“호오? 라면이라.”
그에 검은 가면의 사내가 관심을 보였다. 그리고 코니르는 희한하게도 앞의 사내가 눈이 익었다.
본 것 같은데,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그 사내가 말했다.
“목표가 있다는 것은 좋은 것이지. 네가 현재 달성하고자 하는 라면의 경지가 무엇이더냐.”
그 물음에 코니르가 말했다.
“나는 가장 기초적인 라면을 가장 잘 끓이고 싶다!”
코니르는 마치 앞의 사내가 은둔 고수 같은 느낌이 풀풀 풍기자 지지 않겠다는 듯 힘 있게 말했다.
그에 잠시 고민하며 턱을 쓸던 사내.
그가 말했다.
“기초적인 라면을 가장 잘 끓이는 방법이라, 나는 얼추 알고 있지.”
“그, 그게 뭔데!!!?”
“바로 라면 끓이기 설명서대로 끓이는 것이다.”
“……!”
코니르는 그 순간, 둔탁한 무언가로 머리를 강타당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사내가 말했다.
“설명서에 적혀 있는 내용은 연구진들이 수십만 번의 연구 끝에 가장 맛있는 비율이 나오게 하는 설명서이지, 그러니 그렇게 끓이면 높은 경지에 오를 수 있을 거다.”
그에 코니르가 곧바로 해봤다.
설명서대로 생수 550㎖를 넣고 팔팔 끓기 시작하자 라면과 스프를 넣었다.
그리고 다르게는 민혁이 알려준 대로 면이 살살 풀리기 시작할 때에 젓가락으로 휘휘 들어 올려 주었다.
“호오, 그러한 방법도 알고 있다니. 멋진 꼬마군.”
“코니르! 칭찬받았다!”
앞의 사내는 아까 전의 그들과 다르게 어린아이에게 무척이나 호의적이었다.
그리고 라면 끓이기를 완성한 순간, 코니르에게 알림이 들려왔다.
[1Lv 최고의 라면 끓이기 퀘스트에 성공하셨습니다.] [패시브 스킬 ‘쫄깃한 면발’을 익히셨습니다.] [2Lv 퀘스트. 라면과 라면의 조화가 생성됩니다.]코니르는 ‘집념’ 스킬에 의해 일반 가신이나 NPC들과 다르게 퀘스트 등을 받는다.
그리고 드디어 첫 번째 퀘스트가 달성되었다.
패시브 스킬 쫄깃한 면발을 확인한 코니르는 경악했다.
‘……라면을 휘휘 저어줄 때, 남들보다 더 쫄깃쫄깃하게 만들 수 있다니. 우와!’
코니르는 경악했다.
그리고 그는 콩이 다음으로, 이 앞의 사내를 동경하게 되었다.
“우와! 아저씨 멋져!!!!!!”
“하하하하하. 해냈구나? 정말 잘되었어! 하하하하하!”
사내는 자신도 기쁜 것처럼 활짝 웃었다.
그러다가 코니르가 해맑게 물었다.
“아저씬, 누구야?”
“나는 흑염룡이란다.”
그렇다. 그는 민혁의 아버지 흑염룡이었다.
마계에서 용기사를 만나 연계 퀘스트를 받아온 흑염룡은 마계의 탑에 파괴의 용이 잠들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온 것이다.
“이름이 멋져!”
“고맙구나.”
“흐음, 근데 코니르 두 번째 과제가 생겼어!”
“호오, 네 이름은 코니르였군.”
“응! 두 번째 과제는 라면과 라면의 조화야, 끄응…… 조화가 뭐지? 코니르 어렵다!”
그 말을 듣고 있던 흑염룡. 그는 골똘히 생각하다가 말했다.
“조화라…… 꼬마야, 혹시 짜파구리라고 아니?”
“짜파구리?”
“그래.”
“몰라!”
“자, 이제 내가 알려주는 대로 따라하려무나.”
민혁의 아버지 흑염룡은 항상 꿈꾼다.
자신의 아들 민혁이 완치가 된 날을 말이다.
그 때문에 그날을 기다리며 그는 항상 요리를 배우곤 했다.
녀석이 좋아할 만한 먹을거리를 식탁에 한가득 차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때에, 짜파구리라는 라면의 조합 요리를 알게 되었었다.
흑염룡은 코니르가 어설프게 쫓아오지만 열심히 하자 흐뭇하게 웃으며 하나하나 가르쳐주었다.
한없이 자상하고 친절한 흑염룡을 코니르 또한 잘 따랐다.
그리고 너구리짱 라면과 짜파게튀 라면의 스프와 면을 조화롭게 이용해 끓여낸 짜파구리.
그 위로 계란 프라이까지 척척 올려줬다.
그 순간 코니르에게 알림이 울렸다.
[2Lv 라면과 라면의 조화 퀘스트를 성공하셨습니다.] [패시브 스킬 ‘조화의 장인’을 익히셨습니다.] [3Lv 퀘스트. 비빔면을 맛있게 먹는 방법이 생성됩니다.]코니르는 감탄했다. 그 덕분에 두 개나 달성하지 않았는가!
또한, 조화의 장인 패시브 스킬은 라면과 라면을 보기만 해도 어떤 것이 조화로울지 눈에 보이는 놀라운 스킬이었다.
“코니르, 흑염룡 아저씨 좋다! 존경한다!”
“하하하하하, 일단 먹자구나.”
흑염룡이 만들어진 짜파구리 라면을 보았다. 계란 프라이 한 장이 올라가 있는 짜파구리 라면.
젓가락으로 계란 프라이를 조금 꾹 갈라낸 후에, 짜파구리 면과 함께 집어 들었다.
윤기가 좌르르르 흐르는 면빨과 너구리짱 라면 스프의 매콤한 향에 침이 꿀꺽 넘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