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372
밥만 먹고 레벨업 373화
공격기지 베르드크.
지니를 비롯해 잔존해 있던 병력과 유저들의 안색이 새하얗게 질렸다.
성벽에 금이 가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공격기지 베르드크를 둘러싸고 수백 마리의 보르몬의 수호자들이 공격을 가하고 있습니다.] [금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심지어 스킬들을 난사하며 저지하려던 유저들은 자신들의 공격에 큰 타격을 입히지 못하자 처음 좌절했고 이어 스킬 쿨타임 시간과 MP의 모든 소진에 두 번 좌절하고 있습니다.] [성벽이 무너지면 베르드크 안의 이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3만의 병력과 수백 마리의 보르몬의 수호자들입니다.] [반면 베르드크 안에는 그 1/10 정도의 병력 밖에 남질 않은 상황입니다.]현재 상황은 매우 참담했다. 성벽은 무너져가고 베르드크 안에 잔존한 이들은 스킬 사용도 거의 불가능하게 되었다.
또한, 적들의 숫자가 약 10배가량 많으니 눈앞이 캄캄하다.
‘하지만 여기서 쉬이 패할 수는 없어.’
지니가 명령을 내렸다.
“잠시 휴식시간을 가지고 성벽이 무너졌을 때의 전투를 대비한다.”
베르드크를 수호할 방법은 더 이상 없었다. 먹자교 길드와 랭커들이 소모된 HP와 MP를 회복시킨다.
하지만 그래 봤자 성벽이 무너졌을 때 고작해야 1/3 정도가 차올랐으리라.
콰아아아아아아앙-
콰자아아아악-
휴식시간을 가지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작았던 균일이 길게 이어진 거미줄처럼 퍼져가기 시작했다.
모두가 베르드크의 정문 앞으로 집결했다. 성벽이 무너지면 곧바로 적들은 이 앞으로 진격할 것이다.
베르드크 공격기지는 성벽과 다르게, 내구도가 그리 강한 편이 아니었다.
때문에,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차라리 정문 앞에서 버티는 것이 훨씬 더 나았다.
“할 수 있을 때까진 해보죠.”
지니가 자신의 채찍을 꽉 쥐었다. 칸과 아스갈, 에이스도 고개를 주억였다.
그와 함께 폭음이 울려 퍼졌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앙-
웅장했던 베르드크의 성벽이 무너지고 뿌연 먼지가 주변을 잠식했다.
그 뿌연 먼지 속에서, 베르드크의 이들을 맞이한 것은 돌진하는 카이온 대륙 유저들과 보르몬의 수호자들이었다.
“화살!!!”
카라미스의 잔존한 병력이 활시위를 걸고 놓는다.
퓨퓨퓨퓨퓨퓨퓨퓨퓨퓻!
“끄아아아아악!”
“으, 으아아아아아악!”
달려오던 유저들이 비명을 토한다.
“마법사들!”
“예!”
MP가 소량 회복된 마법사들이 미리 준비해 두었던 가장 높은 클래스의 마법을 캐스팅.
“파이어 필드!”
“파이어 스톰!”
“파이어볼!!”
“윈드 스톰!!!”
“아이스 레인!!!”
“라이트닝 소드!!!”
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쾅!
“끄아아아아악!”
“커헉!”
“크윽!”
곳곳에서 비명이 울려 퍼진다. 하지만 총알이 다 떨어진 군인들처럼, 더 이상 시전할 수 있는 스킬은 없었다.
보통 영화에서 이러한 장면에서 ‘착검’을 하고 불의의 의지를 불태운다.
그처럼 지니가 자신의 채찍을 꽉 쥐었다.
그리고 달리기 시작했다. 그 뒤를 따라 칸과 에이스, 아스갈이 내달렸다.
콰자아아아아악-
지니의 채찍이 앞에서 달려오던 유저를 후려친다.
“크읍!”
뒤로 날아간 유저의 뒤로 수백 명의 유저가 달려오고 있었다.
MP를 모두 소진한 칸. 하나, 그는 격투가였다.
번쩍 뛰어올라 무릎으로 적의 안면을 찍어내자, 그 뒤에 있던 이들의 진영이 우르르 무너져 내린다.
에이스가 마지막 힘을 발현.
“화염 주먹!!”
콰아아아아아아아-
그의 주먹에서 거대한 불길이 뻗어져 나가며 지니를 위협하는 적들을 몰아내고 있었다.
베르드크에 남아있던 최정예들이 앞으로 나아간다.
그들은 평타 공격이라고는 하나, 대한민국 최고의 랭커들이었다.
퍼퍼퍼퍼퍼퍼퍼퍽-
칸이 발 빠르게 주먹으로 앞에서 몰려오던 적들을 후려친다.
하나, 한 격투가의 스킬에 맞고 뒤로 나가떨어진다.
“크흡!”
나가떨어진 칸을 향해 적들이 몰려든다. 아스갈이 두 개의 이도류로 아름다운 선을 그리며 그들의 앞에 내려서 막아선다.
쐐헤에에에에에엑-
몰려오는 적들이 그녀의 검에 속수무책으로 쓰러져 나간다.
하지만 버티는 것은 오래 가지 못했다.
“윽!!!”
“크흑!”
칸과 에이스, 아스갈의 입에서 비명이 쉴 새 없이 터져 나왔다. 그러는 와중에도 그들은 지니를 에워싸고 있었다.
“왜, 왜……!!”
“우리 부길마님을 지켜야 하지 않겠어?”
현재 길드 마스터는 민혁이 분명하다. 하지만 지니는 전 레전드 길드의 마스터이고 이들의 수장임은 변함이 없었다.
최소한, 적들에게 수장도 지키지 못했다는 말은 듣고 싶지 않았다.
또한, 그녀는 자신들의 정신적 지주이기도 하였다. 그녀는 오래 살아남아야만 했다.
“꺄아아아아악!”
지니에게 향하는 마법을 아스갈이 몸을 내던져서 막아내었다. 그녀의 HP가 급감하여 움직임이 힘들어 보였다.
“크흐윽!!!”
수백의 적을 앞에서 혼자 막아내던 칸이 결국에 한쪽 무릎을 꿇고 말았다.
그리고 이어지는 적의 치명타 공격!
콰아아아아앙-
발차기에 안면을 얹어 맞은 칸이 바닥을 굴렀다.
그리고 에이스. 그가 마지막으로 지니의 앞을 막아섰다.
“정의. 이것이 나의 정의라면 내 목숨 바쳐 이 공주를 지키노라!!”
어디서 본 것인지 모를 애니메이션의 대사를 읊으며 에이스가 당당히 앞을 막아섰다.
콰직-
“크흡!”
하지만 그 당당한 목소리와는 다르게 머지않아 무너지고야 말았다.
한쪽 무릎을 꿇고 흙투성이가 된 지니가 주변을 둘러봤다. 모든 것이 슬로우 모션처럼 지나가는 것 같았다.
적들이 아군들을 베어내고 전진한다.
남은 아군은 이제 끽해야 100명 남짓.
그들이 지니의 주변으로 모여들어 지키려 한다.
‘인생 헛살지는 않았어.’
빙그레 웃음 지은 지니가 마지막으로 자신의 채찍을 꽉 쥔다. 그리고 힘껏 휘두르며 앞으로 나아간다.
그리고 끝내.
콰직-
오른쪽 가슴이 꿰뚫리며 적의 검을 손으로 잡아챘다.
“하아…….”
그녀가 작은 한숨을 내쉬었다. 강제 로그아웃이 코앞으로 다가온다.
“지니다!!”
“베르드크의 수장 지니를 잡았다!”
“이, 이거 왜 안 빠져!?”
검을 쥔 유저가 빼려 했지만 빠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미 수백 명의 유저가 그녀의 앞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그녀가 씁쓸한 미소를 머금었다.
“모두 고마워.”
지니는 오늘 자신의 주변에는 자신을 아껴주고 지켜주려는 이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는 어쩌면 ‘승리’보다도 더 값진 것일지도 몰랐다.
그런데, 바로 그때.
“이기어검.”
촤촤촤촤촤촤촤촤촤촤촤촤촥!
하나의 검이 빛처럼 허공을 날며 앞으로 몰려오는 적을 모두 쓸어내기 시작했다.
흙먼지 속에서 하늘 위에 날아올라 있는 누군가 있었다. 그는 용의 비늘을 두른 듯한 갑옷을 입고 있었다.
또한, 날개뼈 죽지에서 용의 날개와 같은 것이 활짝 펼쳐져 있었다.
* * *
중국의 게임 방송국 중 최정상을 달리는 TBC 방송국.
그곳에서 PD 호웨이가 호탕스러운 웃음을 터뜨렸다.
“크하하하하하, X신 같은 대한민국놈들 처절하구나!!!”
자욱한 흙먼지 속에서 대한민국 유저들이 처절한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하나, 제깟 것들이 몰려오는 중국 유저들과 보르몬의 수호자를 상대로 무엇을 하겠는가?
그들은 처절하게 투항하였지만 결국에는 하나둘 쓰러지기 시작했다.
완전한 압승이었다.
물론, 아틀라스의 상황은 달랐다.
검은 마법사 알리와 로크, 카이스트라 등등으로 구축된 이들이 민혁의 요리를 먹은 후로 말 그대로 날아다니며 중국 유저들을 학살하고 있었다.
벌써 그들이 사냥한 숫자가 중국 유저 4천 명.
중국의 치욕이었다.
하나, 베르드크는 달랐다.
베르드크에선 중국이 한국 유저들을 짓밟고 있었다.
‘어디 미개한 한국인들 따위가…….’
또한, 시청률은 어떠한가? 중국 최고의 방송국이니만큼 벌써 시청률은 약 38%를 갱신했다.
특히나, 한국 유저들이 쓸려나가는 대목에서 가파르게 상승했다는 거다.
“이제 지니만 죽이면…….”
마지막까지 투쟁하던 지니가 쓰러지고 수백여 명의 유저들이 몰려들었다.
호웨이의 손에 땀이 쥐어진다. 그녀의 목만 치면 사실상 베르드크 탈환은 끝이다.
그런데, 바로 그때였다.
“P, PD님!”
“지금 중요한 장면인 거 안 보여!?”
권위적이고 다혈질적인 PD인 호웨이가 미간을 찌푸렸다. 그런데 곳곳에서 사람들이 그를 불렀다.
“호PD님!!!”
“호 PD님!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
“4번 카메라!! 4번 카메라입니다!!”
그에 따라 호웨이가 시선을 틀었다. 4번 카메라, 6번 카메라, 8번 카메라 등.
여러 대의 카메라가 다각도로 무언가를 비추고 있었다.
그것은 빛처럼 빠르게 검은 날개를 펼치고 하늘에서 밑으로 하강하는 한 사내였다.
“뭐, 뭐야, 저 사내는……!?”
거대한 검은 날개, 검은색의 검. 그리고 온몸이 검은 비늘에 뒤덮여 마치 아이언맨의 슈트를 입은 듯하다.
그러한 자가 아비규환 속으로 빛처럼 떨어져 내렸다.
호웨이는 9번과 10번 카메라에 집중했다. 9번 카메라와 10번 카메라는 현재 베트드크 안의 상황을 비춘다.
갑자기 등장한 사내가 검을 쏘아 보냈다.
이기어검.
무협지에서 등장하는 최고의 경지에 오른 자만이 사용할 수 있다는 검!
그러한 이기어검이 발현되며 지니를 공격하던 수백 명의 유저를 물러낸다.
한데,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호, 호웨이 PD님.”
“하늘이…… 하늘이 이상합니다…….”
“하늘이 이상하다고?”
공교롭게도 현재 시청률은 최고치를 향해 가고 있었다.
“시, 시청률 45% 돌파!!”
“시청률 46% 돌파!!!”
현재 중국의 TV 시청자 중 반절 이상이 보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할 때, 호웨이의 시선이 하늘을 비추는 카메라로 돌아갔다.
“도, 도대체 저게 뭐야? 까마귀 떼?”
하늘 위를 정체 모를 까마귀 같은 새들이 점령한 채 배회하고 있었다.
그리고 바로 그때.
“시청률 50% 돌파합니다!!!”
중국인들은 마지막 지니의 목을 치는 장면을 보려고 했을 터.
하지만 정작, 그 시청률 50%의 중심은 갑자기 나타난 모든 것이 검은 사내였다.
어떠한 중국 마법사가 시야를 가리는 흙먼지를 ‘윈드’ 마법을 사용해서 걷어냈다.
그리고 드러난 모습.
모든 카메라가 순간 그 사내를 클로즈업한다.
클로즈업된 사내의 앞으로 몰려들던 300명이 넘던 유저들이 이기어검과 거대한 검은 화염에 당한 채 로그아웃당해 있었다.
“……!”
호웨이가 경악했다.
‘저자는 누구지……?’
호웨이를 비롯해 지금 이 시간 50%가 넘는 시청률. 그 장본인들의 시청자들이 그 사내를 주시하며 숨을 참고 있을 지경이었다.
그리고 그 사내가 입을 열었다.
그 음침하고 어두운 웃음소리!
그에 호웨이는 잠깐 그에게 빠져들고야 말았다.
‘머, 멋지다……?’
호웨이.
그는 멋을 참으로 좋아하는 사내였다. 그 순간, 그의 중2병적인 웃음소리에 그는 자신도 모르게 빠져들고 있었다.
[아아아아, 나의 이 용의 눈물 검에 적들이 모두 눈물을 쏟으며 죽고야 말았구나.]‘요, 용의 눈물 검이라니? 세상에 저렇게 아름다운 이름의 아티팩트가 존재할 수 있는 건가……?’
호웨이가 빠져든다.
[그리고 뜨거운 나의 심장은 어찌할꼬? 아아아아, 내 앞의 적들은 수만이라는 강군의 숫자이나 나의 이 가슴은 불꽃처럼 뜨겁게 타오르고 있구나.]그리고 사내가 앞으로 터벅터벅 걸어갔다.
중국인 유저들의 표정이 ‘똥 씹은’표정이 되었다.
유치한 대사에 치가 떨리는 표정!
하지만 그와 다르게 호웨이는 감탄한다.
그리고 사내. 그가 말한다.
[수만의 적들 앞에 나의 잠들어 있던 그자들을 깨워야겠어.]그리고 그가 하늘 높이 양팔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그 순간.
[키헤에에에에에에에엑!] [캬하아아아아아아아아악!] [키히이이이에에!]하늘을 뒤덮었던 검은 까마귀 떼!
아니,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존재들이 빠르게 하강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카메라가 어느덧 그들을 확인할 수 있는 위치까지 도달한다.
클로즈업된 그들은 용의 날개를 가졌지만 이족 보행이었다. 또한, 피부는 용의 비늘로 이루어져 있었으며 화려한 검과 창과 같은 무기들을 들고 있다.
그들의 숫자 약 4천.
그들이 일제히 사내의 앞에 내려앉아 한쪽 무릎을 꿇고 도열하며 외친다.
[위대한 자이시여! 명령을 내려주시옵소서!!] [위대한 자이시여! 명령을 내려주시옵소서!!] [위대한 자이시여! 명령을 내려주시옵소서!!]수천의 정체 모를 자들의 목소리가 전장을 지배한다. 그리고 그 앞에선 사내.
그가 ‘용의 눈물 검’을 하늘 높이 들어 올리며 외쳤다.
[피 끓는 나의 전우들이여, 우리의 구호로 세상을 뜨겁게 하라!!] [내 오른손이 미쳐 날뛴다!!!] [내 오른손이 미쳐 날뛴다!!!] [내 오른손이 미쳐 날뛴다!!!]그리고 그 순간 호웨이가 전율한다.
‘머, 멋있어……!’
그리고 그때, 사내가 차가운 목소리로 위엄 있게 뱉어낸다.
[명령한다.]정체 모를 사내가 차가운 시선으로 몰려오는 적들을 바라봤다.
[멸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