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444
밥만 먹고 레벨업 445화
먹자교와 먹자교 처단 연합. 그리고 바라스 왕국.
이들의 전투를 지켜보면서 세계의 무수히도 많은 이들이 오로지 한 사람의 등장을 기다려왔다.
항상 놀라운 행보를 보여주던 그가 등장한다면 지금의 절망적인 상황이 변하지 않을까 싶었기 때문이다.
비록 본인들은 그러한 경지에 오르지는 못했으나 그가 보여주는 유저로서의 위용.
그에 무수히 많은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그를 동경하고 기다린 것이다.
그런 그가 불현듯 나타나 길드원들에게 정체 모를 요리를 나눠주었으며 다급하게 입안에 뭔가를 넣고 씹더니 두 명의 사내를 소환했다.
그러더니 갑자기 로그아웃하였다.
“……?”
“……?”
“……?”
[……?] [……?] [……?]해설자들을 비롯해 그를 기다리던 세계의 시청자들과 먹자교 길드원들까지 의문을 표할 수밖에 없었다.
[민혁 유저가 두 명의 정체 모를 사내를 소환한 후에 곧바로 사라졌습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요?] [민혁 유저는 등장한 지 5분도 채 되지 않아 두 명의 사내와 정체 모를 요리들만을 남기고 사라졌습니다.]사람들의 기대감이 팍하고 식는 순간이었다. 지금 모습을 드러낸 두 명의 사내에 대한 기대감보다 민혁에 대한 기대감이 훨씬 더 컸기 때문이었다.
이는 ATV의 방송국 측의 해설자들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오늘 특별 해설자를 맡은 김대국 PD는 미간을 찌푸렸다.
‘낯이 익은데?’
그는 항상 남들과는 전혀 다른 곳에 시선을 집중하는 편이다. 그는 대부분 감에 의해서다. 그리고 그 감이 때론 잘 맞곤 했다.
모습을 드러낸 한 명의 사내가 매우 낯이 익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끝내기도 전이었다.
빛에 휩싸였던 두 사내.
소환이 끝남과 동시에 이미 발검 자세를 취하고 있다.
한 명의 사내는 입에 건초 하나를 물고 있다. 건초를 물고 있는 그의 검에 정체 모를 힘이 넘실거린다.
“용병극강검술 최종장.”
그가 힘껏 검을 휘두르는 순간이었다.
“죽음의 늑대.”
수백 개의 검기가 방출된다.
빛과 같은 속도로 날아가는 검기가 붉은 늑대의 모습과 같다.
그리고 병사들과 직격하는 순간.
쫘좌좌좌좌좌좌좌좌좍-
병사들의 몸이 마치 늑대에게 물어뜯긴 것처럼 찢겨나간다. 한 명의 병사가 그 검기에 온몸이 찢겨 발겨지는 시간. 0.1초도 되지 않는다.
한 명의 병사를 찢겨내고 더 나아가 뒤쪽의 병사들마저 물어뜯는다.
한 번의 검의 휘두름에 4천 명이 넘는 병사들과 기사들이 비명 한 번 제대로 지르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했다.
“흐이이이이이이익!?”
이벨론 공작이 경악한 음성을 토해낸다.
[제, 제가 지금 뭘 보고 있는 거죠……?] [이게 지금 가능한 일입니까? 제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이 도대체 무엇인가요.]그런데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귀에 MP3를 꽂고 있던 또 다른 사내.
검게 물든 검을 휘두르려던 그가 아차 하며 귀에 꽂혀있던 이어폰을 빼냈다.
그리고 전체 듣기 기능을 활성화한다.
베토벤 월광 3악장의 피아노의 선율이 전장을 장악한다.
처음 빠르고 강한 피아노 건반에 모두가 집중하게 된다.
전장에 퍼지는 그 음악 소리.
마치 악마의 재림을 표현하는 듯하다.
그리고 검을 힘껏 휘두르는 사내.
즉, 엘피스가 자신 또한 최고의 검의 힘을 발현한다.
바로 최근에 칼리안을 비롯해 최정예 랭커들 4천 명을 휩쓸어버렸던 힘.
“악마 심판자.”
쿠화아아아아아아아악-
그가 힘껏 땅에 검을 박아넣는 순간이었다.
밀집되어 있던 수천의 병사들은 자신들의 발밑에서 아주 작은 검은 구슬이 떠오르는 걸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일제히. 그 구슬들이 추가 공격력 2,500%의 데미지로 폭발한다.
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쾅!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다.
엘피스의 기본 공격력에 더해진 추가 공격력 2,500%의 힘을 감당할 수 있는 존재가 있을 리 만무했다.
반경 50m를 집어삼킨 폭발로 적들의 시체가 형체도 남지 않고 사라져 있다.
순간 모두가 말문을 잃을 지경이었다.
바라스 왕국군, 심지어 극강팔인들까지.
그들은 지금 숨소리조차 내뱉지 못하고 있었다.
방금 전의 그 학살의 주범들이, 그 숨소리를 쫓아 자신들을 죽이러 올까 봐 두려운 것이다.
[대, 대체…….]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구원자일지도 모르는 민혁이 등장했다가 사라지자 김이 빠졌었다.
그런데 지금 그가 소환한 두 존재가 10만 대군의 위용을 가뿐히 짓밟아버린다.
놀라기는 아군들도 매한가지였다.
엘프왕자 아르곤의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민혁 님. 당신은 도대체 어떠한 자들을 가신으로 두게 된 겁니까?’
그뿐만이 아니었다. 바다의 지배자 용왕.
‘저자들이 정녕 중간계의 존재들이 맞다는 건가?’
그리고 창공 발라드 후작까지.
‘밴 스승님, 당신이 이 영지에 있는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모두가 먹자교의 검과 방패에 감탄하며 어떠한 말도 잇지 못할 때였다.
잠시 아군도, 적군도 전투를 멈추고 그 둘만을 바라보던 그때.
허겁지겁-
우물우물-
쩝쩝쩝쩝-
“껄껄, 우리 아들…… 아니, 영주님이 만들어주신 이 음식 너무도 기똥 차! 아주 맛있어!”
“너무 지쳐서 민혁이의 음식이 생각나던 때였는데 말이죠!”
“와, 초밥 너무 맛있다!”
각기 다른 종류의 음식들을 앞에 펼치고 창술사들의 보호를 받으며 음식을 취하고 있는 먹자교 길드원들의 목소리만이 퍼지고 있었다.
정적이 깨진다.
[저 음식들은 민혁 유저가 등장과 함께 다급하게 주고 간 음식들이군요. 아마 버프 요리이겠지요.] [도대체 얼마나 맛있길래 저들은 지금의 상황도 인지하지 못할 만큼 빠져 있는 걸까요?] [듣기로 민혁 유저의 음식은 입에 넣는 순간 천상의 하모니를 들을 수 있다고 하니 굉장히 기대됩니다.] [저들은 방금 전까지만 해도 죽어 나가던 자들이었습니다. 귀신창 밴이라는 노인은 목이 잘리기 직전이었죠. 지금은 가슴에서 피를 흘리면서 음식을 먹네요. 어, 지금 가슴에서 피가 콸콸콸 쏟아지는데도 먹고 있습니다!] [현상금 사냥꾼 크로우는 등에 화살이 박힌 채로…….] [……심지어 아스갈 양은 양쪽 다리가 부러진 것 같은데도 웃으며 먹네요.] [민혁 빠순이 양께서도 연신 감탄하며 먹고 있군요. 그나마 그녀가 유일하게 멀쩡하군요.] [그로데스크한 광경이네요.]해설자들은 의아했다. 지금 이 전쟁통에 그들은 미친 듯이 먹어치우고 있었다.
그렇게 맛있어서인가?
물론 그러한 사실도 있었다.
하나, 그들이 그렇게 미친 듯이 먹어치우고 있는 이유.
‘이 음식을 먹음으로써 전쟁은 끝난다.’
그들 모두가 확신하고 있었다.
* * *
민혁.
다시 현실로 돌아온 그는 캡슐에서 재접속을 시도하고 있었다.
[현재 불안정한 심리 상태이십니다.] [접속할 수 없습니다.] [충분한 휴식을 취한 후 접속하실 것을 권장합니다.]수백 번을 반복해도 접속할 수 없었다.
‘방금 전의 접속은 천운이었어…….’
아테네는 오류가 없는 게임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아주 간혹 접속 오류와 같은 경우는 존재한다.
장시간 게임을 함으로써 접속 불가의 유저가 수백 번 시도함으로써 한 번쯤 성공하는 경우가 아주아주 드물게 존재한다.
민혁이 잠깐이나마 그 행운을 거머쥘 수 있었다.
하지만 아테네 기기는 잠깐의 접속을 허용하자마자 정상적인 게임 플레이를 제지했다.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게임에 강제 접속하셨습니다.] [현재 불안정한 심리 상태이십니다.] [3분 내로 강제 로그아웃될 예정입니다. 안전한 곳에서 로그아웃하시길 권장합니다.]로그아웃 당한 후, 다시 접속하기 위해 한참을 재시도하던 민혁이 결국 캡슐에서 나왔다.
‘차라리 쉬고 들어가는 게 낫겠어.’
일단은 음식도 먹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 어지러운 머리가 어느 정도 진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TV 앞에 앉은 그는 먹자교 길드원들이 허겁지겁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보았다.
‘맛있게들 먹어서 다행이야.’
민혁이 작은 웃음을 머금었다.
그들을 위해 민혁이 온 힘을 다해 준비한 음식은 그만큼의 힘 또한 가지고 있었으니.
* * *
민혁이 전쟁을 준비하기 시작한 몇 개월 전.
그는 영주 자택의 주방에 들어와 있었다.
그는 헤이즈를 통해 자신의 의사를 전달했다.
특별한 일이 없을 시, 자신을 방해하지 말 것.
그는 메모지를 보았다.
길드원들 한 명 한 명, 또는 NPC들 한 명 한 명에게 ‘레시피 창조’ 스킬을 사용하여 그들이 먹고자 하는 음식을 모두 메모해두었다.
그 음식의 숫자만 해도 어마어마한 수준에 이른다.
하지만 민혁은 이를 ‘노동’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보답’이라 생각한다.
먼저 음식을 만들기 전 생각한다.
‘모두 고맙다.’
자신이 이 정도로 살을 뺄 수 있었던 것. 아테네에 적응하고 많은 사람의 동경의 대상이 된 것.
자신만의 힘으로 일구어진 것이 아니었다.
모두가 도와줬기에, 함께해줬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현실에서 몇 년을 고독하게 살아왔던 민혁에게 그들은 특별한 존재가 되어주었다.
때론 가족처럼, 때론 친구처럼. 또는 아버지처럼, 또는 어머니처럼.
그의 공허하기만 했던 마음을 그들이 꽉꽉 채워주었다.
‘너희들이 먹고 기뻐할 수 있기를.’
모두가 특별하다.
라면 끓이기의 신이 되고 싶다는 소년 코니르, 정말 아끼는 동생이다.
머리를 빗으로 빗으며 자신에게 커피를 타주는 귀신창 밴. 아버지 같은 분이다.
부길드 마스터이자 지니. 자신의 절친한 친구이자, 때론 길드 운영에 조언을 주는 든든한 조력자이다.
못생겼지만 마음만큼은 누구보다 따뜻한 로크. 항상 진심 되게 다가와 줘서 고맙다.
그 외에 무수히도 많은 사람.
‘시작하자.’
그는 양팔 소매를 걷어 올렸다.
세계 방방곡곡에서 구해온 수백 가지의 진귀한 재료들이 산처럼 쌓여있다.
먼저는 데스를 위한 요리이다.
‘변화해줘서 고맙다.’
데스는 먹자교의 소속원은 아니었지만 꼭 한 번 맛있는 식사를 대접해주고 싶은 친구였다.
그에게 레시피 창조를 사용했을 때, 그가 먹고 싶어 했던 음식.
바로 ‘집밥’이었다.
데스는 홀로 오랜 시간을 살아왔고 흔한 혼자 사는 남자처럼 인스턴트, 배달 음식 등에 익숙해져 있다.
손재주도 딱히 좋지 않아 음식을 해 먹진 않는 듯 보였다.
일반적인 혼자 사는 남자처럼 데스는 보글보글 된장찌개가 끓고, 고등어구이 하나쯤이 놓인 정말 집밥 같은 밥을 먹고 싶어 하는 것처럼 보였다.
민혁은 입가에 웃음이 만연하며 요리했다.
보글보글 된장찌개를 끓이며, 두부를 한가득 넣고 간을 본다.
그리고 고등어를 굽고, 시금치 무침이나 콩나물무침, 콩자반과 파김치 등을 만든다.
‘허겁지겁 먹겠는데?’
절로 미소가 피어오른다. 내가 아닌 남을 위해 요리하게 된 민혁.
실로 엄청난 발전이었고 폭식 결여증 치료의 진척이라 볼 수 있다.
그리고 데스의 언데드들을 더욱더 강화할 수 있는 특수능력 효과가 부각된다.
마침내 완성되었을 때.
[집밥을 완성하셨습니다.] [데스만이 버프 효과를 볼 수 있는 요리입니다.] [레시피 창조 스킬 요리는 한 사람당 한 달에 하나씩의 요리만 맛볼 수 있습니다.] [무아지경. 당신의 남을 위한 마음, 즐거움, 노력 등이 들어간 요리입니다.] [무아지경에 따라 버프 효과가 더 좋아지며 등급이 상승합니다.] [전설 등급입니다.] [손재주 30을 획득합니다.] [명성 200을 획득합니다.] [업적 포인트 5000을 획득합니다.]첫 번째 요리가 전설 등급이라는 사실.
느낌이 매우 좋다.
그치지 않고 이번에는 아스갈을 위한 ‘엽기스러운 떡볶이’ 세트를 준비한다.
‘항상 조용하지만 언제나 길드를 위해 발 벗고 나서는 그녀.’
간혹 차가운 듯 보이지만 누구보다 마음씨가 따뜻한 여성이다. 스트레스가 있다면 이 엽기스러운 떡볶이 세트를 먹고 확 날려버리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그렇게 진심으로 바라며 스스로가 행복해한다.
데스의 음식을 만들며 미소 지었던 것처럼 그녀의 요리를 만들면서도 스스로가 행복해진다.
그리고 완성된다.
[무아지경에 따라 버프 효과가 더 좋아지며 등급이 상승합니다.] [전설 등급입니다.]연속 두 번째 전설 등급이라?
민혁이 미소를 머금었다. 이런 경우는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번엔 지니을 위한 요리.
그녀는 고소한 풍미를 가진 까르보나라였다. 아삭아삭한 피클과 함께 곁들이면 최고의 음식.
‘녀석, 살이 참 많이 빠졌지.’
과거와 다르게 무척 예뻐진 지니를 생각하며 미소 짓는다. 그러면서 완성되었을 때, 빙긋 웃는다.
[무아지경에 따라 버프 효과가 더 좋아지며 등급이 상승합니다.] [전설 등급입니다.]“…….”
이제 민혁은 식은땀이 나기에 이르렀다.
‘갑자기 왜 이렇게 운이 폭발해……?’
그렇게 계속 음식을 만들었던 민혁.
네 번째 음식.
[무아지경에 따라 버프 효과가 더 좋아지며 등급이 상승합니다.] [전설 등급입니다.]“으, 으으음…….”
이젠 너무 잘 나와줘서 불안할 정도다.
그리고 다섯 번째 음식을 만들었을 때.
전혀 예상하지 못한 알림이 들려왔다.
[무아지경에 따라 버프 효과가 더 좋아지며 등급이 상승합니다.] [전설 등급입니다.] [다섯 개의 전설 등급 요리를 연속적으로 만들어내셨습니다.] [명성 500을 추가 획득합니다.] [5대 기본 스텟 30을 추가 획득합니다.] [다섯 개의 전설 등급 요리를 만드심에 따라 요리의 신이 당신에게 놀라워하고 있습니다.] [요리의 신은 식신의 스승으로서 그는 식신의 후예인 당신을 주의 깊게 지켜보기 시작했습니다.]띠링!
[요리의 신이 당신께 열 개의 전설에 도전하는 내기를 제안합니다.]“……!?”
정말이지 갑작스러운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