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449
밥만 먹고 레벨업 450화
영상으로 비치는 대악마의 강림!
사람들이 없던 시간도 만들어내어 시청 중에 있었다.
이 영상의 시청률, 보르몬 사냥 당시의 시청률보다 높다고 할 수 있었다.
그만큼 대악마 베로스의 강림은 놀랍고도 두려운 일이었다.
모든 세계인이 지켜보고 있는 만큼 그들이 베로스가 ‘왜?’ 강림했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왜 강림하긴? 베로스도 왕국건립을 원치 않는 거 아닐까? 아니면 운영자들이 그를 조종했거나.]처음 이에 대한 의견으로 기울어지는 듯싶었다. 하지만 곧 ‘타당’하지 않다는 의견이 나왔다.
[아테네 운영진들은 단 한 번도 자신들 손으로 만들어진 시나리오를 변경한 적이 없습니다. 이는 대악마 베로스가 스스로 강림한 것이 분명합니다. 또한, 베로스가 왕국건립을 거부한다니요? 우리 집 뽀삐가 지나가다 본 소시지를 보고 그냥 지나친다는 말과 다르지 않습니다.]그렇다. 그 의견은 말도 안 되는 것이었다.
그에 다시 한번 의문을 띄운다.
그러면 왜?
[소악마 디아블로. 그는 악마입니다. 그런데 악마가 일개 인간을 섬긴다? 베로스가 가만히 두고 볼 리가 없지요.]정체불명의 익명의 누군가.
그는 예리했다. 소악마 디아블로. 제로 등급 몬스터이다.
또한, 마계의 신화와 같은 존재로서 검 한 자루로 악마들에게 대항하는 존재이다.
디아블로에 대한 이야기는 마계에 대해 지식이 있는 유저라면 한 번쯤 접해본 적이 있다.
[생각해 보십시오. 디아블로는 계속 악마들에게 검을 겨눴습니다. 그런 그가 인간에게 영원한 충성을 맹세했습니다. 대악마 베로스라는 존재의 역린을 건드린 꼴이죠. 또한, 디아블로를 다시 데려가기 위함일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ㅇㄱㄹㅇ.] [이게 팩트인 듯.] [와, 정확하게 집어내네, 님 정체가 무엇?]그와 함께 사람들은 대부분 직감했다.
[그럼 디아블로만 베로스에게 가면 되는 거네?] [대악마 베로스가 이제까지 강림하지 못했던 이유는 분명히 존재할 겁니다. 그는 지금 무리해서 강림을 시도했을 테고, 큰 피해를 피하고 싶을 겁니다. 그러니 디아블로만 그에게로 넘겨준다면 먹자교는 어떠한 피해도 입지 않고 이 재앙을 피해갈 수 있을 겁니다.]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먹자교는 지금 왕국건립을 눈앞에 두고 있다.
대악마 베로스는 지금 이 자리에서 그들 모두, 더 나아가 바할라, 아틀라스까지 무너뜨려 버릴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먹자교는 끝이며 무너져버린 그들에겐 미래가 없다.
그와 함께 영상 속. 디아블로. 즉, 엘피스가 한 걸음을 떼고 있다.
* * *
뚜벅-
아비규환(阿鼻叫喚).
그 자체였다. 귀와 눈에서 피를 흘리거나 토하는 이들이 속출한다.
어떠한 이는 앉은 자세 그대로 오줌을 지리며 눈은 초점을 잃고 거품까지 물고 있다.
대악마 베로스의 강림이 모든 병사를 무력화시킨다.
고작 그의 등장일 뿐이었다. 그러나 그 등장이 이 자리에 있는 모든 이들을 굴복시키고 있었다.
그때, 엘피스의 고개가 돌아갔다.
그곳에 또 다른 대군이 당도하고 있었다.
바로 라브레도가 이끄는 탈모르의 신자들과 베스트 샐러 작가 아르벨의 팬들이었다.
그 숫자 약 6천을 웃돌 정도였다. 그런 그들은 이곳에 당도하는 순간 무릎을 꿇고 비명을 내지를 수밖에 없었다.
“끄으으으읍!”
“으아아아아악!”
참으로 불쌍할 지경이다. 전쟁이 끝난 직후 늦게 당도해버린 그들은 곧바로 대악마 베로스를 목도하고 무릎 꿇고 비명을 지른다.
한 걸음을 떼었던 엘피스의 시선이 주변을 흩는다.
엘프의 왕, 엘프 왕자, 용왕, 창술사, 먹자교 길드원, 그 외의 NPC들도 상황은 다를 바 없었다.
‘가야…… 한다…….’
자신이 가지 않으면 이 자리의 모두가 죽을 것이다. 한 걸음을 떼었던 그가 양팔을 활짝 펼치는 대악마 베로스를 향해 한 걸음을 더 뗀다.
“가지 마! 엘피스!!!”
그때, 한 여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부길드 마스터 지니.
그녀가 무릎 꿇은 채 절규했다. 그녀는 이 끔찍한 속박에서 벗어나고 싶었으나 벗어날 수가 없었다.
엘피스가 그녀를 돌아본다.
곧이어 분대장 파크가 가슴을 움켜쥐며 외쳤다.
“가지 마십시오!!! 우리가 싸우겠습니다! 우리가 죽어서도 당신을 지키겠습니다!!”
그리고 귀신창 밴이 눈에서 피를 흘리면서 외친다.
“엘피스!! 자네 그렇게 영주님을 져버리고 가는가!? 영주님의 명령이 떨어지지 않았는데!? 영원한 충성을 맹세하지 않았나!?”
베스트 샐러 작가 아르벨도 외친다.
“내 훗날 자네와 사랑을 나눌 여인에 대한 이야기를 집필해준다고 약속했었네! 정말 이대로 가겠다는 건가!?”
그의 떼어지던 걸음이 멈춰선다.
곧이어 쓰러지려던 병사들도, 백성들도 마지막 힘을 짜내어 울부짖는다.
“방패시여! 가지 마십시오!”
“우리가 싸워보겠습니다!”
“우린 싸울 수 있습니다!!”
엘피스의 가슴이 저릿해 온다. 자신과 그들은 함께한 날이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러고 보면 그들은 먼저 다가와 주었다.
‘낄낄, 자네도 이 녀석의 똥 커피 한잔할 테야?’
귀신창 밴은 자신을 보며 할아버지처럼 웃어주었고.
‘자네와 먼 훗날의 연인의 이야기. 벌써부터 대작 예감일세!’
아르벨은 매일 영감이 떠오른다는 듯 기뻐했다.
지니를 비롯해 길드원들은.
‘든든하다, 엘피스!’
‘엘피스, 내가 못생겼다고 나 죽이고 그러면 안 돼?’
‘엘피스, 대체 그 MP3는 누가 준 거야?’
‘엘피스!’
‘엘피스~’
‘엘피스!!!’
‘꾸우우우울~!’
모두가 고마운 사람들이었다.
가난한 집 아이로 태어나, 대악마들의 그릇을 담는 그릇이 되어, 소악마라는 존재가 되어버렸던 자신을, 그들은 참으로 아껴주었다.
그리고 대악마 베로스.
그가 이를 지켜볼 리가 없었다.
[내게 오너라, 그렇지 않다면.]거대한 그 손.
손가락을 튕긴다.
따악-
그 순간, 라브레도와 함께 당도했던 아르벨의 팬들이 있던 진영에서 거대한 마기의 불이 폭발했다.
콰아아아아아아앙-
그 마기의 불은 자그마치 약 400명을 한 번에 불태워 소멸시켰다.
고작 한 번의 손가락 튕김이었다. 그가 얼마나 절대적인 존재인지 알려주는 것 같았다.
뚜벅-
다시 엘피스가 걸음을 뗀다.
그때, 엘피스가 아닌 또 다른 사내가 묵묵히 서서 그를 바라보고 있다.
“가는 겐가?”
[……!?]대악마 베로스.
그는 경악하였다. 잠시 속박되어 있던 인간이 스르르 몸을 일으켜 멀쩡히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엘피스의 시선이 그에게 고정된다.
그가 말한다.
“말리진 않겠네, 자네의 자유야. 그리고 우리에겐 아직 영주님의 명령이 떨어지지 않았다네.”
그는 다른 이들과 다르게 냉정하게 이 상황을 판단했다. 대악마 베로스와 싸운다면 자신들이 가져가야 할 리스크가 너무도 컸다.
잔혹하다고 말할 수 있으나 이게 현실이다.
또한, 아직 먹자교의 영주는 명령하지 않았다.
엘피스를 지킬지, 먹자교를 지킬지.
브로드는 지금 누구보다 현명한 판단을 내리고 있었다.
엘피스는 그 말에 천천히 한 걸음을 떼었다.
브로드가 그를 보며 말한다.
“얼마 전 자네와 나. 영주님이 했던 이야기를 되새겼으면 하는 바람뿐일세.”
“…….”
엘피스는 여전히 걸었다. 어느덧 대악마 베로스의 앞에 당도했다.
[아이야, 나에게 영원한 충성을 맹세하라.]그의 이질적인 속삭임이 다른 이들의 귀를 긁으며 공포에 떨게 만든다.
그가 뻗은 손에서 한 장의 핏빛으로 물든 양피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저 양피지, 종속의 양피지입니다.] [종속의 양피지는 영원한 ‘노예’로서의 전략을 의미합니다.] [적혀 있는 내용에 따르면 계약을 이행한 자는 정신과 몸, 그 어떤 것이라도 자신이 맹세한 이의 모든 명령을 이행해야 한다고 알려집니다. 말 그대로 악마들과 싸웠던 소악마 디아블로는 이제 베로스의 완전한 악마가 되는 것입니다.]핏빛의 양피지가 엘피스의 바로 앞으로 내려선다.
[무릎을 꿇고 나에 대한 영원한 충성을 맹세하라.]그리고 엘피스의 한쪽 무릎이 꿇린다.
그 모습을 보며 모두가 절망한다.
그리고 엘피스는 과거 민혁과의 대화를 회상한다.
* * *
엘피스는 두려웠다.
자신의 행복해진 삶이,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 영지에서의 생활이 언젠간 무너지게 되지 않을까.
그도 눈치채고 있었다. 대악마 베로스가 어쩌면 자신으로 인해 분노할지도 모른다는 사실.
쉬이 자신을 놓아주지 않을 거라는 사실.
그는 영주 집무실로 향했다.
그곳에 이미 민혁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브로드가 있었다.
엘피스는 브로드가 있었으나 말했다.
“떠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어째서?”
민혁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엘피스는 그에 대한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충분히 그럴 수 있겠네.”
민혁도 충분히 이해하였다. 본래 엘피스는 이곳에 있어야 할 운명이 아니었다.
대악마 베로스라는 존재는 정말 엘피스를 되찾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릴지도 몰랐다.
그때 민혁이 말했다.
“그런데 엘피스. 그걸 왜 네가 걱정해?”
“…….”
엘피스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빙긋 웃음 짓고 있는 그를 보았다.
“넌 이제 내 신하이고 친구다. 내가 너를 보호하고 있는 거야. 네가 나를 걱정하지 않아도 돼.”
하지만 엘피스를 설득하기에 다소 부족하다고 생각한 건지 그는 잠시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가 말했다.
“설령 그런 상황이 오더라도, 네 스스로 판단하지 마. 내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생각해 봐. 설령 누군가 너를 원망하면 어쩌냐고? 너를 생각해. 이기적인 사람도 되어봐야지. 그리고.”
민혁이 몸을 일으켜 그의 앞으로 다가와 그의 어깨를 두들겨 주었다.
“네 이름의 뜻을 기억해.”
그 말에 브로드는 호쾌하게 웃었다.
“허허, 엘피스. 자네 너무 괜한 걱정을 하고 있었구만. 나 또한 영지에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게나.”
그에 엘피스는 어색한 웃음으로 그 두 사람을 보았다.
내가 섬기는 사람. 정말 멋진 사람이다. 이 사람과 영원히 함께하고 싶다.
* * *
무릎을 꿇은 엘피스.
그가 한마디를 땐다.
“종신의 서에 서약한다.”
곳곳에서 절규가 들려왔다.
“엘피스으으으! 하지 마! 하지 말라고!!!”
“엘피스. 그거 읊으면 나 너 미워할 거다!”
“왜 민혁이는 어떤 말도 하지 않았는데, 네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는 거야!!”
모두가 절규한다.
그리고 세계의 많은 이들 또한 당연한 결과이나 아쉬워한다.
[이렇게 대악마라는 존재에게 유저는 한없이 나약하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민혁 유저가 힘겹게 얻은 디아블로라는 가신을 빼앗기게 되는군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데, 이 일이 먹자교 길드를 위한 길임이 사실인지라 더 씁쓸하기 그지없군요.] [디아블로를 잃는 먹자교이나 이로써 그들은 왕국건립에 성공하게 될 것입니다.]그리고 모두가 바라보는 곳.
엘피스가 계속 읽어 내려간다.
“나 엘피스는 영원히 맹세한다. 나의 육신과 정신마저도 ‘그’를 위해 영원히 사용할 것이며, ‘그’의 명령이라면 어떠한 것이라도 이행할 것이다.”
“젠장! 젠장!”
“브로드 경! 막아요. 어째서 막지 않는 건가요!”
모두의 절망 속. 브로드는 어떠한 말도 하지 않고 묵묵히 엘피스만 보았다.
그리고 엘피스가 한 줄 한 줄을 읽어 내려갈 때마다 베로스는 미소를, 먹자교는 절망에 빠졌다.
그리고 더 절망적인 사실은.
‘우리는 속박이 풀렸다고 하여서 그를 지키기 위해 싸웠을까?’
‘민혁이의 결정이 없는 한 우리가 엘피스를 위해 싸웠을까?’
그것이 본심이라는 사실이었다.
지금 대악마 베로스에게 대항하면 일구어진 모든 것이 무너질지도 모른다.
그것들을 ‘감히’ 자신들이 결정해선 안 되는 게 맞았다.
그리고 엘피스도 같은 심정일 것이다.
그랬기에 더욱더 분하고 원통한 것이다. 가지 말라 하지만, 정말 그것이 맞는지 모르니까.
[크하하하하하하하하!]대악마 베로스의 소름 끼치는 웃음소리가 장내를 장악한다.
“살아 숨 쉬는 10년, 100년, 설령 영원이라는 엉겁의 시간이 지난다 할지라도 오로지 그를 위해 살아갈 것이며.”
베로스는 진심으로 기뻤다.
소악마 디아블로.
통제되는 않는 악마였다. 그런 디아블로를 지금 자신의 손에 온전히 거머쥐게 되었다.
그것도 ‘종신의 서’라는 영원한 계약 관계로!
그는 절대 이 계약 관계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며 철저히 자신에게 이용당할 것이다.
그의 먹자교에서의 기억을 지울 것이고, 나중에는 그의 손으로 먹자교를 지우게 하리라.
[크흐흐흐흐흐흐!]절망 속.
그의 웃음소리만이 울려 퍼진다.
이제 디아블로는 마지막 몇 줄만 읽으면 된다.
“나는 그의 검이요, 방패요, 신하이며, 그는 나의 왕이요, 하늘이요, 세상이 될 것이다. 나 엘피스가 종신의 계약을 맺는 자.”
베로스의 광소와 먹자교의 절망 속.
엘피스가 단도를 꺼내 자신의 손가락을 베어낸다.
손가락에서 떨어지는 피가 ‘종신의 서’에 떨어지며 양피지가 붉게 빛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엘피스. 그가 서약자의 이름을 말한다.
“민혁.”
종신의 서가 피가 되어 엘피스의 몸으로 스며든다. 계약이 이행된다.
철컥-
그가 자신의 검을 쥔다. 이제야 악마를 베려 한다.
엘피스.
그의 이름의 뜻은 희망이다.
그때 먹자교 길드원들에게 알림이 강타했다.
[길드 마스터 민혁 님이 접속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