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655
밥만 먹고 레벨업 656화
유저 최초로 왕이 된 민혁.
그는 알림을 듣게 되었다.
[아테네가 내린 당신의 첫 번째 신전을 찾고 있습니다.]신의 만찬에 참여했던 민혁은 아테네와 만난 후, 곧바로 빛이 되어 워프되고 있었다.
워프되고 있었던 그는 꽤 시간이 걸리는 것을 알았다.
그러는 도중 이러한 알림도 들렸다.
[당신의 신전을 찾았습니다!] [당신의 신전에 당신의 첫 번째 사제가 나타났습니다!] [첫 번째 사제의 마음을 얻지 못한다면 당신은 또 다른 사제를 찾아 나서야 할 것입니다!] [신은 위대한 존재입니다.] [쉬이 모습을 드러내어 신의 가치를 떨어뜨리지 마십시오!] [신전의 모습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그렇다.
신은 인간들에게 위대하고 거룩한 존재이다.
어떠한 신도 실제로 자신을 믿는 신자들에게 쉬이 모습을 드러내지 아니한다.
그리고 민혁 또한 궁금하여 신전의 모습을 확인했다.
그런데 이 무슨 일이란 말인가?
사제가 해머를 들고 선 것도 모자라, 자신의 동상을 분노 어린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심지어는.
당장 해머로 자신의 동상을 내리칠 것 같은 것도 모자라 욕설까지 하고 있었다.
‘뭐, 이런 미친 사제가 다 있어!?’
그러나 민혁은 차분히 그의 이야기를 모두 들었다.
어쩌면 사제 엠브론 입장에서는 신을 증오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이것이 어쩌면 유저와 NPC의 차이가 될지도 모르지.’
또한, 무너져내리는 신전을 보면서 이러한 생각도 했다.
‘내 신전이 무너지면 난 누구한테 보상받아?’
그렇다. 민혁은 그를 단순히 안타까워하는 것이 아니었다.
많은 것을 생각하며, 계산 또한 해보았다.
그리고 민혁은 ‘사람을 안아주는 방법’에 대해 잘 아는 인물이기도 하였다.
단순한 작은 말 한마디가 세상을 바꿀 수도 있는 법이다.
그랬기에 민혁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걸 추천하는 알림을 무시하고 엠브론의 앞에 나타나 떨어지는 천장을 대신 몸으로 받아주었다.
‘이 한 마디가 어쩌면 당신의 인생을 바꿀지도 모르지.’
그리고 다른 오만하고 위대한 신들의 입에서는 나올 수 없는 그 말을 했다.
“……미안하다.”
그 말을 들은 엠브론 사제의 눈이 커다래진다.
그리고 한 방울의 눈물이 뚝뚝 흘러내린다.
천천히 뒷걸음질 치는 엠브론.
그가 고개를 젓는다.
“어, 어찌 신이…… 인간에게 미안하다 하는 겁니까…….”
엠브론.
그 또한 알고 있다.
신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존재이기에 신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어째서.
“이것으로나마 네게 위안이 되었으면 해서.”
“…….”
엠브론.
그는 계속해서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민혁은 말없이 묵묵히 그 앞에 서 있었다.
‘어쩌면 이 신이라면…….’
내가 알던 신들과 전혀 다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스쳤다.
그리고 엠브론의 눈물이 그쳤을 때.
“…….”
엠브론.
그는 방금 전 신이 자신을 껴안았던 것이 생각났다.
쏟아져 내리는 천장을 대신 맞아준 신이다.
그 모습. 무척 멋진 모습이었다. 그랬기에.
“…….”
엠브론의 볼이 붉게 달아올랐다.
‘아, 아니 볼은 왜 붉어지는데……!?’
민혁.
그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런데 그때, 알림이 들려왔다.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는 신이 기뻐하며 이 모습을 바라봅니다.] [요리하는 신이 당신들을 응원합니다.]‘뭐, 뭘 응원하는데!? 아니, 도대체 뭘!?’
그래, 엘레네. 나와 이 사제의 앞으로의 행보를 응원하는 거지? 민혁은 그렇게 믿고 싶었다.
어느 정도 상황이 진정되었을 때, 민혁은 신전을 둘러봤다.
정말 대부분의 것이 무너져 있었다.
엠브론.
그 또한 상황을 인지했다.
자신은 방금 전까지 이 신전을 해머로 두들겨 대고 있었고 무너지게 만든 장본인이다.
“……내 신전 어떻게 할 거야?”
“죄송합니다.”
그를 안아주거나 위로해 주는 건 여기까지다.
민혁은 손해는 보지 않으려 하는 사람이었다.
물론 무너져가기 직전의 신전이었으나 그래도 자신의 첫 번째 신전이었다.
그리고 알림이 들려왔다.
[첫 번째 사제 엠브론의 운명을 바꾸셨습니다!] [그러나 사제 엠브론이 가진 숙명이 너무도 강력합니다!] [사제 엠브론의 완전한 인정을 받는다면 사제 엠브론의 숙명을 거스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연계 퀘스트: 첫 번째 사제 엠브론.] [연계 퀘스트: 첫 번째 사제 엠브론.]등급: SS
제한: 신.
보상: 엠브론의 신전운영.
실패 시 패널티: 엠브론이 떠나감.
설명: 첫 번째 사제 엠브론. 그는 신에 대한 증오가 가득하다. 그나마 당신에 대한 증오는 사라졌으나 언제 또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갈지 모른다. 엠브론의 마음을 사고, 엠브론의 충성심 또한 얻어내자.
클리어 조건: 엠브론과의 친밀도 상승.
[엠브론이 임시적으로 당신의 첫 번째 사제가 됩니다.]민혁.
그는 턱을 쓸었다.
자신은 사제 엠브론을 알아준 것이 맞고 위로해 주었다.
그러나 신전은 무너졌으며 이 보상을 엠브론에게 받아야 할 것 같았다.
그런데 사제인 엠브론이 그럴 수가 있을까?
그는 일단 엠브론의 상태창을 확인해봤다.
(엠브론)
등급: 지존 NPC.
종류: 첫 번째 사제.
레벨: 563
공격력: 1,005
방어력: 1,607
신성력: 5,443
특수능력:
⦁패시브 스킬 신을 섬기는 자.
⦁패시브 스킬 신을 증오하는 자.
⦁패시브 스킬 믿음을 주는 사제.
⦁타고난 교황의 힘.
⦁타고난 죽음의 사제의 힘.
⦁엑티브 스킬 신과 함께.
⦁엑티브 스킬 신을 위한 기도.
잠재력: 132
경험치: 18%/100%
설명: 엠브론. 앞으로의 그는 신을 믿느냐 마냐에 따라 인생이 갈릴 것이다.
“……!?”
민혁.
그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 앞의 사제 엠브론이 단순한 사제가 아니었음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다른 패시브 스킬이나 엑티브 스킬도 분명히 놀라우며 특히나 믿음을 주는 사제는 신에게 버림받거나 증오하거나, 또는 아직 섬겨야 할 신을 찾지 못한 사제들을 끌어당기는 힘을 가졌다 한다.
아직 신도 한 명도 제대로 거느리지 못한 민혁에겐 꼭 필요한 힘.
그리고 이를 제외하고도 가장 놀라운 건 바로 이 두 가지이다.
(교황의 힘)
패시브 스킬
레벨: 없음
효과:
⦁교황이 될 수 있는 재목을 타고났습니다. 그가 만약 어떠한 신을 진심으로 섬기고 그를 믿고 따른다면 세상을 놀라게 할 교황의 탄생이 될 것입니다.
⦁그가 교황이 된다면 신의 모든 스텟 5%가 상승하는 효과를 받습니다.
⦁그가 교황이 된다면 그는 타고난 입담으로 많은 신도를 끌어오게 될 것입니다.
교황.
그렇다.
사제 엠브론은 교황이 될 재목이었다.
그가 가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그러나.
(죽음의 사제의 힘)
패시브 스킬
레벨: 없음.
효과:
⦁그가 신을 섬기기를 거부한다면 그는 다른 신의 사제들을 죽이며 신조차 겨누는 죽음의 사제로 가장 적합한 인물입니다.
⦁그가 죽음의 사제가 된다면 모든 스킬이 변화하고 스텟 또한 변화할 것입니다.
죽음의 사제.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나 설명만 들어도 알 수 있었다.
그 의미는 민혁이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죽음의 사제 엠브론의 앞으로가 뒤바뀔 거라는 거였다.
그러나 문제는.
‘이 신은 다른 신들과 다름을 인정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내가 그를 섬겨야 할 이유는 없다. 또한, 나를 가지기에는 이 신이 부족할지도 모른다.’
엠브론.
그는 자신 스스로가 교황이 될 재목임을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
어려서부터 보유했던 신성력이 남달랐던 점.
자비의 신이 직접 신탁을 내린 점.
그리고 일반 사제들이 해내지 못하는 것들을 해내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한 자신이 이 앞의 가장 낮은 곳에서 시작하는 신을 섬겨야 할 이유가 있는가?
그런 생각을 할 때.
신이 묻는다.
“밥은 먹었어?”
“…….”
* * *
스토리팀.
그들이 부리나케 특별 유저 관리팀으로 달려왔다.
죽음의 사제.
아주 특별한 NPC의 운명이 비틀어졌음을 들은 것이다.
자초지종을 들은 스토리팀의 팀장.
그래도 그는 설마 했다.
“아무리 그래도 식신은 엠브론의 마음을 얻진 못할 겁니다. 죽음의 사제가 되야 할 자가 광신도가 될 정도로 식신을 믿어야 할 텐데요. 그와 친밀도를 올리는 건 무리라고요.”
그는 애써 부정했다.
그에 박민규 팀장과 이민화 사원이 쓰게 웃었다.
박 팀장.
그가 말한다.
“저희도 어떻게 될 것이다 말은 못 하겠지만.”
박민규 팀장.
그는 모니터 속에서 요리를 시작하는 민혁을 보며 말했다.
“식신은 요리를 잘할 뿐 아니라 상대방이 원하는 걸 무척 잘 안다는 것 또한 문제죠.”
* * *
사제 엠브론.
그는 어려서부터 신께 기도해왔다.
때문에 그는 육식을 금하였으며 채식 위주의 식단을 유지해왔다.
그리고 위대한 신이 묻는다.
“밥은 먹었어?”
그 말에 엠브론은 배를 부여잡았다.
이곳에 오기 전 밥을 먹긴 했지만 긴장했던 탓인지 배가 고프다.
민혁.
그가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는다.
‘나는 엠브론의 마음을 사야 한다.’
엠브론에게 이미 신으로서 꽤 좋은 모습을 심어줬다.
이제 친밀도를 올려줘야 한다.
“그건 왜 물으시는 겁니까?”
신이 어째서 자신이 배고픈가에 대해 묻는가.
“그냥 밥 한 끼 해주려고.”
“……!?”
엠브론.
그에게는 충격적인 이야기였다.
신이 사제를 위해 직접 무언가를 만들어준다.
역사 속. 그 어떤 것에서도 보지 못한 내용이다.
‘이 신은 정말 다르구나…….’
대륙신이기 때문일까?
자신이 생각하는 신들과 완전히 다르다.
그리고 궁금하기도 했다.
‘식신이라…….’
먹는 걸 좋아하는 신의 요리는 어떨까?
그러면서 말한다.
“요리해 주신다니, 감개무량할 뿐입니다. 그러나 저는 육식을 하지 않습니다.”
“육식을 하지 않는 것뿐이지, 고기 맛을 내는 채소는 괜찮잖아?”
“그, 그렇긴 합니다.”
엠브론.
그 또한 들은 바 있다.
가장 위대한 교인 아테네교의 고위급 사제들은 아주 한 번씩 귀한 재료를 접한다고.
그 재료들은 고기 맛을 낸다고.
그리고 민혁은 아테네교와 친분이 있기에 다양한 재료들을 받아왔다.
예를 들어 닭고기 풀이나 혹은 소고기의 등심 맛을 내는 소고기 사과 등등인데, 정말 그 맛이 흡사하고 식감도 똑같다.
“긴장했었으니 따뜻한 죽을 끓여주마.”
민혁.
그가 요리를 시작했다.
엠브론을 위한 요리는 닭죽이었다.
채소를 다지고, 닭을 삶아 육수를 우려낸다.
그 우려진 육수에 찹쌀과 갖은 채소를 넣고 젓기 시작한다.
민혁.
그는 가마솥 앞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닭죽을 오랜 시간 끓여냈다.
그 모습.
너무도 낯설었다.
그런데 멋지기도 하다.
신이란 자가, 일개 인간을 위해 요리한다.
그 모습을 엠브론은 자신도 모르게 계속 바라본다.
정말 멋진 신이란 생각이 든다.
그리고 자신의 앞으로 닭죽이 완성되어 놓인다.
그 옆으로는 ‘김치’라는 녀석도 함께다.
엠브론.
그는 신의 눈치를 보다가 그가 먹는 모습을 보며 따라 먹어본다.
그릇에 잘 담긴 닭죽은 여러 가지 다른 색을 내는 채소와 쌀알이 만나 아름다운 빛깔을 띤다.
한 수저를 들어 후! 후! 하고 불어준다.
그다음에 그 뜨거운 것을 입에 넣는다.
“허어~”
입김을 뿜어내며 그 뜨거움을 달래준다. 그리고 씹어보는데 짭조름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난다.
‘이게 바로 고깃국 맛……?’
이야기는 들어왔다. 담백하고 구수한 고깃국의 맛.
그것이 가득 배어든 닭죽.
씹어주는데, 죽 안에 숨은 닭고기 풀이 씹힌다.
부드러우면서도 작은 식감이 느껴진다.
이제껏, 어떤 채소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식감이다.
그렇게 막 씹어주다가 꿀떡하고 넘기는데.
“……!”
그의 눈이 번뜩 뜨인다.
이내 그가 허겁지겁 닭죽을 먹기 시작한다.
이번엔 그 뜨뜻한 닭죽을 들어 올리고 그 위에 아삭한 김치 하나를 얹어본다.
그리고 입에 넣는다.
차가운 김치가 닭죽을 조금 식혀주고 계속 씹을 때마다 새콤달콤하게 느끼할 수 있는 닭죽의 맛을 보완해준다.
맛있다.
너무도 맛있다.
이것이 고기의 맛인가!?
유레카!
그는 깨달아버린다.
허겁지겁 그의 음식을 먹어대는 엠브론.
그가 닭죽을 삭삭 긁어먹고 후! 하는 배부른 숨을 토해낸다.
자신도 모르게 배를 어루만지는데, 자신의 음식을 다 먹고 자신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던 신과 눈이 마주친다.
그리고 신.
그가 이를 드러내 아름다운 미소로 질문한다.
“맛있었어?”
“…….”
그 미소. 너무도 아름답다.
그랬기에.
“맛있었습니다.”
그 순간.
[엠브론과의 친밀도가 상승합니다!] [당신의 환한 미소에 엠브론이 반합니다!] [엠브론과의 친밀도가 상승합니다!] [당신이 첫 번째 사제를 위해 해준 요리에 엠브론이 반합니다!] [엠브론과의 친밀도가 상승합니다!] [퀘스트: 첫 번째 사제 엠브론 완료.] [연계 퀘스트: 당신을 따르는 사제들이 생성됩니다.]그리고 엠브론의 볼이 홍조로 가득 물든다.
“……?”
민혁.
그는 이해할 수 없었다.
‘나한테 반한 거야? 음식 먹고 반한 거야?’
볼이 붉게 홍조로 물든 엠브론.
그는 민혁을 한참이나 바라보다 민망한 듯 고개를 틀어 회피했다.
‘시선은 왜 피하는데!!’
그리고 엠브론.
그가 홍조를 가라앉히며 묻는다.
“좋습니다. 일단 당신을 위해 당분간 당신의 신전에 살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당신의 교 이름은 정하셨습니까?”
그 질문에 민혁의 입이 쭈욱 찢어졌다.
아주 오래전부터 사실 그의 ‘교’는 존재해 왔다.
드디어 그 위대한 교의 진정한 탄생이 시작되는 것이다.
바로.
“민혁교.”
“……?”
어이없는 이름에 사제 엠브론이 귀를 의심했다.
그러나 민혁이 힘을 주어 말했다.
“나의 교의 이름은 민혁교다!!”
위대한 교.
민혁교가 진정한 탄생을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