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750
밥만 먹고 레벨업 751화
세계 랭킹 1위 파비앙이 대한민국을 방문했다. 그의 방문에 인천공항으로 엄청난 기자들이 몰려 들었다.
촤촤촤촤촤촤촤촤촤촥-!
파비앙은 아테네에서 엄청난 파급력을 가진 인물이 아니다.
그저 레벨이 가장 높은 유저로 유명할 뿐. 그런 파비앙이 지금 주목받는 이유는 그가 성장의 신이 가르쳐 준 방법을 토대로 고작 며칠 사이에 599레벨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이제 1레벨업까지 바로 코앞이다.
식신 민혁을 견제하고 있던 그는 일부러 이 나라에 방문했다.
‘어딜 감히 식신 따위가.’
기자들 앞에서는 손을 흔들어주며 불쌍한 식신에게 혀를 차줬다.
600레벨에 사람들이 이토록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새로운 힘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다.
특히나, 최초로 600레벨을 달성하면 엄청난 칭호가 주어질 터!
모든 이들이 궁금해했다.
기자들이 많은 질문을 던진다.
“대한민국에 방문하신 이유가 뭡니까?”
“저는 오래전부터 한국을 아주 사랑해 왔습니다. 600레벨을 이곳 호텔에서 묵으며 달성해 볼까 합니다.”
파비앙은 알았다.
자신이 600레벨을 달성하는 그 순간, 기자들은 개떼처럼 그 호텔 앞으로 몰려들 것이다.
그때 한 기자가 말했다.
“식신을 견제해서 우리나라에 오셨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는 사실입니까?”
“식신님을요?”
파비앙은 시치미를 뚝 뗐다.
“아니요, 그럴 리가요.”
맞다.
사실 파비앙은 자격지심에 찌든 인물이다. 레벨은 가장 높은데, 세계 그 누구도 자신을 인정해 주지 않았으니까.
이번 기회에 세계 최고라는 식신을 지근지근 밟아버릴 수 있게 된 것이다.
“단지, 얼마 전 식신님의 레벨이 597로 업한 것으로 아는데, 3레벨을 더 올리는 게 쉽지는 않을 겁니다. 저 역시 운이 좋았기에 레벨을 올렸으니까요.”
이는 파비앙의 도발이었고, 자신이 결국 앞서간다는 의미다.
“오늘은 한국에 와서 무척 기쁩니다. 1시간 동안 자유롭게 인터뷰를 하겠습니다.”
파비앙은 큰 인심 쓰는 듯 말했다.
그런데, 그때.
한 기자의 전화벨이 울렸다.
띠리리리리리-!
띠리리리리리리-!
“아, 진동모드로 해놓던가.”
곧, 얼굴을 찌푸렸던 기자의 진동모드로 해놨던 휴대폰도 울리기 시작했다.
곧이어, 기자들 주머니에서 휴대폰 벨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여보세요? 저 지금 파비앙 취재 중이라 바…… 뭐어어!? 세계 최초 600레벨 달성자가 나왔다고!?”
“그게 정말입니까!?”
“그게 누굽니까?”
“허어어억!”
기자들이 경악하기 시작했다. 그 이름을 들은 그들의 눈이 커다래졌다.
“시, 식신!?”
“식신 민혁!!?”
“민혁이라고?”
기자들이 전화를 받은 후, 약속이라도 한 듯 침묵했다.
모두의 시선이 파비앙에게 향해 있었다.
그러더니, 이내.
타악-
한 기자가 카메라를 회수하며 달리기 시작했다.
그를 따라 기자들이 전부 카메라를 회수하며 공항을 벗어났다.
“빨리 식신의 자택 앞으로 가야 해!”
“선배, 파비앙은요!?”
“파비앙은 무슨! 자그마치 식신이 600레벨을 달성했어! 그 파장은 엄청날 거라고!!!”
“아, 아니 인터뷰 세 시간 해주겠습니다!!!”
얼마 후, 파비앙의 앞에는 그 어떤 기자도 없었다.
파비앙의 매니저가 다가왔다.
“저어, 파비앙 님.”
“…….”
“지금 한국 들어가면 비웃음을 살 것 같은데요.”
“…….”
“귀국행 비행기 끊을까요?”
“…….”
입국 30분 만에 다시 본국으로 돌아가는 파비앙이었다.
* * *
미국으로 돌아온 파비앙은 많은 세계인들의 비웃음을 샀다.
[아니, 파비앙 뭔뎈ㅋㅋㅋㅋ, 언제는 지가 무조건 600레벨 먼저 달성한다고 호언장담하더니.] [심지어 파비앙은 ‘성장의 신’의 후예이기 때문에 얻는 경험치량이 식신보다 3배 가까이 높다는 겁니다.] [와, 이렇게 보니까 식신 대단하긴 하네. 어떻게 그 정도 레벨업을 단숨에 해낸 거지?] [갓식신 인정. 근데 파비앙은 그냥 X신인 듯.] [ㅋ…… ㅂㅅ맞는 듯.] [인터뷰할 때마다 식신 견제하면서 엄청 비꼬던데.] [‘저는 누구보다 빠르게 600레벨을 달성할 것입니다! 다른 그 누구도 저보다 빨리 600레벨을 달성하지 못할 테죠.’ 이렇게 말하면서 식신 견제하지 않았음?] [ㅇㅇ, 걍 X신임.]파비앙이 세계 곳곳을 돌며 인터뷰를 해준 덕분에, 가장 먼저 600레벨을 달성한 민혁의 파급력은 더욱 커졌다.
그때.
“파비앙 님. 세계인들이 공약을 지키라면서 난리입니다.”
“…….”
그렇다. 파비앙은 인터뷰에서 공약도 걸었었다.
만약 자신보다 그가 레벨 600을 먼저 달성한다면 천외국 앞에 가서 엎드려서 절을 하고 받아달라고 청할 것이라고 말이다.
파비앙은 알았다.
‘이런 때일수록 잘 대처해야 한다.’
그렇다. 파비앙은 잔머리가 좋은 인물이다.
때마침 길드에 소속되지 않은 그였다.
천외국의 민혁에게 가서 파비앙은 약속을 이행할 것을 말하며 이리 말할 것이다.
“당신에게 영원히 충성을 맹세하고 고난과 역경을 함께 이겨내겠습니다. 존경합니다.”
결과에 승복하는 멋진 랭커의 모습!
또한 그를 도와 천외국을 더 부흥시키겠다는 약속!
그래야만 세계인들의 비난이 잦아들 것이다.
그는 알고 있는 기자들에게 모두 연락을 돌렸고 이는 BJ들도 마찬가지였다.
“모두 천외국 앞으로 오십시오. 오늘부터 전 천외국의 사람입니다.”
* * *
세계 다양한 BJ들과 기자들이 천외국 앞에 모여들었다.
BJ들은 먼저 파비앙으로부터 부탁을 받았다.
-나의 이 모습을 결과에 승복하는 모습으로 포장해 주게.
그렇다. 대중들은 진행하는 자의 말에 이끌리게 된다.
또한 BJ들의 장기가 바로 입담이지 않은가?
수많은 방송국 카메라들 역시 세계 랭킹 1위에서 2위로 밀려난 파비앙이 천외국의 휘하로 들어가는 모습을 촬영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그때, 파비앙은 검은색 흑마에 올라 멋들어진 모습으로 천외국을 향해 내달리고 있었다.
약속이라도 했던 듯 BJ들과 방송국 기자들이 그를 촬영하기 시작한다.
“파비앙이 도착했습니다.”
“세계 랭킹 1위였던 파비앙은 얼마 전 공약을 내걸었고 그 공약을 지키기 위해 이 자리에 왔습니다.”
“결과에 승복하기 위해 곧바로 천외국으로 발걸음한 파비앙에게 위로의 박수를 보냅니다.”
검은 흑마를 타고 천외국으로 달리는 파비앙은 생각했다.
‘가장 멋지게 연출되어야 한다.’
이 판은 모두 자신이 짜놓은 판.
한 편의 영화 같은 모습을 그려내야 한다.
천외국 앞으로 흑마를 타고 당도한 파비앙이 씁쓸하면서도 미묘한 웃음으로 천외국을 둘러봤다.
“이곳이 천외국…….”
성벽 위에 경비들이 묻는다.
“당신은 누구요!?”
“정체를 밝혀라!”
파비앙은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는 파비앙이라는 자요, 민혁 전하께 전해주시오. 나 파비앙. 그대에게 영원한 충성을 맹세하고자 이곳에 발걸음했음을.”
“……?”
의아한 표정을 지은 경비병들이 서둘러 보고를 올리기 위해 달려갔다.
파비앙은 말에서 내려 성벽을 돌아보며 마치 중세시대 영화 속 기사처럼 말한다.
“이곳이 내가 지켜야 할 왕국. 천외국…….”
그렇게 성벽을 둘러보던 때였다.
“민혁 전하 납시오오!!!!!”
그 거대한 외침과 함께, 파비앙은 성벽 위에서 민혁이 자신을 잘 볼 수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민혁이 성벽 위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돌아온 지 얼마 안 된 듯 얼굴에 피곤한 기색이 역력해 보였으며, 몸 곳곳은 흙투성이였다.
파비앙이 한쪽 무릎을 꿇으며 경건하게 예의를 차렸다.
“나 파비앙. 민혁 전하을 위해 한걸음에 달려왔습니다.”
“…….”
그는 자신의 가슴을 탕탕 쳤다.
“당신과 당신의 왕국을 위해 살아갈까 합니다.”
그의 표정은 굳건했고 커다란 의지가 가득 담겨 보였다.
“파비앙의 눈빛을 보십시오. 비록 민혁에게 랭킹 1위 자리를 빼앗겼으나 정정당당한 경쟁을 했기에 후회는 없어 보입니다.”
가슴을 탕탕 친 파비앙이 말한다.
“당신의 곁에서 영원히 당신을 지켜주겠소.”
그렇게 말하며 파비앙은 남은 한쪽 무릎도 꿇었다.
세계인들이 떠든다.
[그래도 남자답게 자신이 한 공약은 지키려고 하네.] [세계랭킹 1위였던 남자. 비록 특출난 것은 없지만 레벨에 대한 특혜로 받았던 것만 해도 엄청난 전력 상승 효과를 가진 랭커죠.] [크, 이로써 천외국이 더 단단해지는 걸까요?]] [파비앙을 흡수한 천외국이라.]그런데 그때.
“파비앙.”
“말씀하시죠.”
“그래서 당신이 누군데?”
“……?”
“???”
[???] [???]순간 세계인들의 머리 위로 의문부호가 떠올랐다.
“저, 저는 파비앙. 다른 말로는 표현할 수 없습니다.”
“아니, 그러니까. 나는 파비앙이 누군지 모른다니까?”
곧바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미친ㅋㅋㅋㅋ 침 나왔엌ㅋㅋㅋㅋ]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아닠ㅋㅋ 파비앙 폼 다 잡았는데, 민혁은 쟤 누군지 모름.] [근데 그럴 수 있음. 파비앙 랭킹 1위였던 애치고 인지도 없는 편 ㅋㅎ.]그때, 방송국 관계자 중 한 명이 민혁에게 목소리를 높이며 파비앙이 누구인지에 대해서 설명해 주었다.
‘후우, 그래. 날 모를 수도 있다. 그렇지만 나의 레벨은 599. 당신과 가장 가까운 사내다.’
이제야 알겠는가?
내가 천외국과 함께한다면 얼마나 큰 전력상승이 될지?
이제 어서 양팔을 벌리고 자신을 안아달란 말이다!
“그 공약에 의해 당신을 섬기려 하오. 하지만 난 그 공약에 의한 거짓된 충성이 아니요! 당신과 천외국을 지키겠다는 가슴 뜨거운 충성심을 품고 있습니다!!!”
파비앙이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이제 이쯤 설명했다면 민혁이 양팔 벌려 달려오지 않을까?
“아니, 누가 받아준대? 왜 받아준다고 한 적도 없는데, 지 혼자 난리야?”
“…….”
그렇다.
민혁은 받아준다고 한 적 없다.
결정적으로 사실 민혁은 파비앙에 대해 알고 있다.
세계 랭킹 1위이며, 자신이 그의 레벨을 쫓고 있었으니까.
물론 파비앙의 건방진 언행들도 알고 있다.
그러한 민혁은 파비앙이 전력상승 효과가 있다고 해서 받아주지 않는다.
또한, 먼저 자신을 비꼬며 욕되게 했던 사내이다.
받은 대로, 이곳에서 똑같이 갚아준다.
이를 바라보는 이들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근데 식신 평소보다 더 쌀쌀맞네.] [그러게, 평소엔 예의를 지키는데.] [님들 생각 좀 해보셈. 갑자기 이름도 모르는 유저가 대뜸 찾아와서 ‘천외국 날 받아줍쇼!’ 하는데, 바쁜 민혁이 기분이 좋겠습니까? 가뜩이나 이야기 들어보면 파비앙이 자기 견제했던 인물인데.] [그렇긴 하네요.]파비앙의 표정은 당혹스럽기 그지없었다.
아니, 세계 랭킹 1위였던 남자를 마다하는 사내라니!?
그러나 파비앙도 여기서 물러설 순 없었다.
“저 파비앙 많이 부족하지만 당신과 천외국을 위해 이 목숨 바쳐…….”
“정확하게 짚고 넘어가자.”
그때, 민혁이 단호하게 말했다.
“난 당신을 알지도 못했던 사람인데, 당신은 나를 두고 이제까지 수많은 인터뷰를 하면서 견제해 왔다 이거지?”
“…….”
“그 인터뷰 과정에서 나를 견제하며 비꼬듯 말했던 것도 다반사일 것이고, 내 입장에선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그랬다는 게 굉장히 기분이 나빠.”
“…….”
“그런데 내가 당신보다 빨리 600레벨을 달성했고 그 때문에 민심은 당신을 욕하고 비웃었겠지. 그때, 자신이 내걸었던 공약을 실천함으로써 비호감에서 호감형 이미지로 바꿔보겠다. 이거잖아.”
“…….”
“이거 완전 개쓰X기 새끼 아니야?”
민혁의 표정이 차가워졌다.
천외국 왕의 카리스마가 파비앙을 압도해 나간다.
세계 BJ들과 방송국 카메라들이 민혁과 파비앙을 클로즈업할 때에 그가 차갑게 말했다.
“꺼져, X신 새끼야.”